이걸 생각하자 신세희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바로 다시 눈물을 삼키고 황급히 세면실로 들어와 신세희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4시간 동안 얼음을 올려 놓고 있었더니 부기는 이미 어느 정도 가라앉았지만, 아직 멍이 남아 있어서 매우 못생겨 보였다. 신세희는 씁쓸하게 웃은 뒤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방으로 와서 부소경이 예전에 주었던 그 보석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부씨 저택에서 노부인이 주신 금색 팔찌인 가보가 있었다. 이 팔찌를 보자마자 신세희는 그 날의 부씨 저택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노부인은 그녀에게 직접 말했다. “원래 이 팔찌는 네 엄마에게 주려고 했었는데, 네 엄마가 너무 일찍 떠나서 줄 수가 없었어.” 여기까지 생각한 뒤 신세희는 또 하숙민 아줌마가 부씨 가문에 간절히 들어오고 싶어했던 눈빛이 생각났다. 황급히 팔찌를 다시 포장한 뒤 신세희는 바로 하숙민의 묘지로 향했다. 묘지는 온통 꽃으로 꾸며져 있어 매우 아름다웠다. 이곳은 확실히 묻히기에 산도 좋고 물도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하숙민과 그녀의 부모는 다같이 묻혔으니 아마 외롭지도 않을 거 같아 신세희는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또 저번처럼 하숙민 묘비 앞에 꿇어 앉고 작게 말했다. “엄마, 제가 어쩌면 조만간 여기 밑에서 같이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아름답고 청아한 곳에 사시는데 저는 못 살 거 같아요. 아마 저는 제 시체를 처리해줄 사람도 없겠죠. 제가 그곳으로 가도 엄마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고, 심지어 제가 못 알아볼 수도 있겠네요. 나중에 제가 엄마를 못 알아봐서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워요. 그래서 제가 미리 이 팔찌를 드릴게요. 엄마께서 살아 계실 때 저는 선물을 드릴 능력이 없었어서, 지금에서야 드디어 제가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됐네요. 마음에 드세요? 엄마,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꼭 손녀를 지켜주셔야 해요, 네? 꼭 손녀 유리가 무탈하게 클 수 있도록 지켜주세요. 제가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엄마.” 할
신세희가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 보였다.여자는 귀티 나게 꾸몄고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신세희는 의젓하게 여자를 보았다. “누구세요?” 신세희는 머릿속으로 누군지 생각했지만 이 여자가 대체 누구의 엄마인지 떠오르지 않았다.“하! 연기하시네요! 저희 유치원에서 대화 몇 번 나눴었잖아요. 매번 그쪽 따님이 제 딸 장난감을 뺏어서, 그쪽이 저희 딸한테 돌려주기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저희를 모르는 사람인척 연기하시네요!”신세희는 생각이 났다.눈 앞에 이여자는 신유리의 친구 나영희 엄마였다. 나영희는 자꾸 장난감을 유리에게 주며 같이 놀자고 하는 걸 좋아했고, 신유리는 나영희에게 필요 없다고 했다. 원래 두 아이가 서로 장난감을 주면 그건 아이들이 나눔을 아는 거지만, 나영희 엄마는 신유리가 자기 자식의 장난감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영희 엄마는 신세희를 몇 번이나 찾아왔었고, 신세희는 장난감을 다 돌려주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그녀는 총 나영희 엄마랑 두 번 정도 대화를 나눈 게 전부였고, 매번 장난감만 돌려준 다음에 떠났는데, 사람을 제대로 기억할 리가 있나?이 여자가 말을 해줘서 신세희는 생각이 났다.얼굴을 이렇게 맞고 그녀는 누군가와 대화하기 싫어서 평온하게 물었다. “저한테 무슨 볼일 있으신가요?”신유리는 작은 목소리로 신세희에게 말했다. “엄마, 영희네 엄마 되게 무섭게 생겼다. 근데 걱정하지 마. 만약 영희 엄마가 못 살게 굴면 우리 같이 때리자.”“신유리, 그러면 안되지!”신유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마치 용감한 전사처럼 호시탐탐 영희 엄마를 보고 있었다.아빠는 출장가기 전 유리에게 부탁했었다. “유리야, 집에서 꼭 엄마를 지켜줘야 해.”영희 엄마는 자신의 네일을 만지며 여유롭게 말했다. “저희 단톡방에 1000만원을 내신 이후로 그 집 차를 한번도 못 본 것 같네요?오늘 입은 옷도 엄청 촌스럽고요.설마 진짜로 1000만원을 내려고 집에 있는 모든 걸 팔고, 능력은 없는
신유리는 더 이해하지 못 했다. “오늘은 토요일이잖아. 토요일엔 아빠 출근 안 해. 아빠가 출근한다고 해도 엄마가 날 놀아줄 수 있는 건데 왜 맨날 아저씨야?”엄선우는 또 말했다. “네 아빠는 원래 일에만 몰두하는 대표님이셨는데, 엄마가 오시고 나서 아빠가 달라졌어.”신유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아빠가 좋게 변한 거지?”엄선우는 고개를 저었다. “NoNoNo,연속극에 나오는 잘생긴 대표님들처럼 변하셨지.”신유리는 ‘연속극’ 이라는 단어를 듣고 호기심이 생겨 엄선우에게 연속극의 뜻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엄선우는 간단하게 말했다. “연속극은 말이야, 드라마 안에 너네 엄마아빠만 좋은 역할로 나오게 되어 있어. 특히 네 아빠는 엄청 잘생기고, 엄청 능력도 좋아서 네 엄마를 엄청 아껴주지. 그 안에 제일 많이 나오는 사람들이 나쁜 여자들이야. 그 여자들은 모든 방법을 구상해서 엄마가 아빠한테 시집가려는 걸 막으려 해. 이게 연속극이야.”신유리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이해했어.”그녀는 엄선우가 말하는 나쁜 여자들이 할아버지 집에서 자기한테 진 두 여자 같은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나쁜 여자들이었다.하지만 신유리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그저 웃으며 나영희의 엄마를 보았다.영희 엄마는 역시 걸려들었다. “너 이 쪼그만한 게! 말을 그렇게 해? 교양 없이! 누가 나쁘다는 거야? 네가 뭔데 나보고 연속극에 나오는 악녀래?”신유리는 웃었다. “아줌마! 찔리셨나 봐요. 저는 아줌마가 나쁜 여자라고 말한 적 없어요. 저는 그저 아줌마가 연속극을 많이 보셨다고 했지, 본인이 본인을 악녀라고 하시는 걸 보면 인정하신 거네요. 아줌마, 자기가 인정할 정도의 악녀면 도대체 얼마나 나쁜 사람인 거예요?”신세희:“......”드디어 자기 자식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이해했다. 그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이 꼬맹이는 눈치가 왜 이렇게 빠른 거지?아빠를 닮은 건가?신세희는 무고한 눈으로 영희 엄마를 보았다.영희 엄마는 유
이 호텔은 매우 사치스러웠다.신세희는 문 앞에 도착하자 마자 이 호텔이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소비할 수 없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 게다가 오늘은 소규모 파티였는데, 분명 1000만원을 내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을 테고, 분명 다른 지출이 더 있을 수 있었다.다행히 그녀의 수중에 부소경이 보상금으로 준 10억이 있어서 만일 중간에 돈이 부족했을 때 사용할 수 있었다.신세희는 배짱 있게 신유리의 손을 잡고 예약된 큰 룸으로 향했다.엄청 큰 룸 안은 소리가 약간 시끄러웠다.“수진 엄마, 이 가방 한정판이죠? 엄청 비싸 보이네요.” 나영희 엄마가 고상하게 서수진 엄마에게 아부를 떨었다.“그정도는 아니에요. 이 모델은 이번에 남편이 홍콩 출장 다녀오면서 사온 거에요. 180만원 정도밖에 안 해서 저렴해요. 영희 엄마 가방도 괜찮아 보이는데, 어디 거예요? 딱 봐도 고급져 보여서 저렴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서수진 엄마는 아첨을 즐기며 우아하게 상대를 칭찬했다.“네, 제 건… 코치 한정판이라 550만원 정도 해요.” 나영희 엄마는 여유롭게 말했다.서수진 엄마는 민망해져 그저 웃었다. “......”신세희는 마침 이때 신유리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들어와서 보니 안에 있는 사모님들은 다 빛이 나는 가죽을 입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너무 빛이 나서 눈이 부실 정도인 보석을 끼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몇 천 만원 짜리 뱃지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들 삼삼오오로 모여서 서로에게 칭찬을 했다.사실 다들 앞에서는 칭찬하면서 속으로 욕했다.신세희는 이 파티가 그 가난한 집 엄마를 왕따 시키기 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게 보였다.그녀들은 서로가 잘 났다고 자랑하려고 모인 이유가 더 컸고, 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은 당당하게 자신의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무리에서 열렬하게 자랑하던 사모님들은 신세희를 보자 하나씩 어안이 벙벙해졌다.신세희는 목폴라 니트에 A라인 오렌지색 가죽치마를 입고 왔다.이 코디는 매우 심플한데 깔끔했고, 또 사람에게 따뜻한 느낌
“오,유리 엄마 드디어 왔네요. 감히 못 올 줄 알았는데.” 영희 엄마는 자신의 엄청 큰 보석 알을 만지며, 비웃는 표정으로 신세희를 보았다.영희 엄마와 사모님들이 이렇게까지 질투를 하니 신세희는 온 몸이 불편해졌다.그녀는 영희 엄마의 인사에 대답하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리에게 말했다. “유리야, 너 이 친구들이랑 노는 거 좋아해?”신유리는 신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아해. 수진이랑 영희, 그리고 친구들도 나한테 다 잘해줘.”신세희는 또 온화하게 웃었다. “너 이 유치원 엄청 좋아하지?”신유리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쟤네랑 나랑은 다 친구고, 난 이 유치원이 제일 좋아. 근데 엄마가 나 여기 있는 거 싫으면 난 전학가도 돼.”마지막 말에는 신유리가 확실히 실망한 말투인 게 느껴졌다.신세희는 머리를 딸의 머리에 맞댄 뒤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 것도 안 중요한데, 우리 딸의 성장환경이랑 우리 딸의 친구가 제일 중요해. 유리만 좋으면 전학 갈 필요 없어.”신세희는 12살에 임씨 가문에 입양된 이후로,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없었다.임서아의 친구들은 다들 색안경을 끼고 그녀와 놀아주지 않았고 마치 그녀를 거지 보듯 보았다. 어렵게 커서 대학을 간 뒤, 그녀는 친구가 생겼고 진심으로 그들을 대했다.그런데 대학교 2학년 때 그녀는 감옥에 들어갔다.그 이후로 그녀의 모든 친구나 동기들은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신세희는 자신의 딸이 자기처럼 되지 않길 바랐다.“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있어. 엄마는 어른들이랑 놀게.” 신세희는 신유리를 달래며 말했다.“알겠어, 엄마.” 신유리는 방방 뛰며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신세희는 그제서야 그녀를 더욱 질투하는 사모님들을 보고 평온하게 말했다. “다들 감사해요. 오늘 만약 여기서의 지출이 1000만원을 넘어가면 제가 더 보탤 수 있어요.”신세희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나영희 엄마는 무섭게 물었다. “다… 당신 무슨 뜻이에요? 꼭 저희가 협박한 것처럼 말하네요! 내키지 않는 것 같잖아
신세희는 눈을 크게 뜨고 유리 엄마 손에 올려진 말랑하고 초록색에 검은 무늬가 있는 그 물건을 보았다. 분명 뱀이었다. 영희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손에 있던 뱀을 바닥에 던졌고, 그 작은 뱀은 힘 없이 그녀의 발 위로 떨어졌다. “으악......!”영희 엄마는 울부짖듯이 소치리며 두 다리가 떨리고 있었고 거의 바지에 지릴 기세였다. “히히히, 하하하. 아줌마 진짜 겁쟁이시네요, 저 보세요, 저 좀 보세요.” 신유리는 웃으며 쭈그려 앉아 그 뱀을 주워 다시 갖고 놀았다. 뒤에 있던 아이들도 따라 웃고 있었다. 심지어 나영희도 자신의 엄마를 비웃었다. “엄마, 엄마, 왜 그렇게 겁이 많아? 우리도 안 무서워하잖아. 이거 진짜 뱀이 아니라 장난감이야. 하하, 엄마, 그게 뭐야, 진짜 웃겨.” 영희엄마:“......” 자리에 있던 모든 사모님들:“......” 그녀들은 하나 같이 놀라서 입술이 퍼래졌다. 그리고 이럴 때 아이들이 신나게 웃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화가 났다. 상황이 진정된 후,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건 방장 강수희 엄마였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신유리를 보며 나영희에게 물었다. “영희야 다시 말해봐, 이 뱀 유리가 너희한테 놀자고 가져온 거니?” “맞아요.” 영희는 순진하게 말했다. “유리가 최고예요. 재밌는 장난감은 다 가져와 주거든요. 유리가 저희 사이에서 제일 똑똑해요. 방금 유리가 저한테 저희 엄마가 화내는 모습은 엄청 무섭지만 상냥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못 믿겠어서 이 장난감으로 시험해본 거예요.” 그리고 영희는 엄마를 보았다. "엄마, 진짜 유리 말이 맞았네. 엄마는 보기엔 무서워 보여도 겁이 많고 상냥한 사람이었구나.” 신유리도 무해한 표정으로 영희 엄마를 보았다. “아줌마, 저 아줌마 좋아해요. 히히히.” 영희 엄마:“......” 신세희:“......” 자리에 있던 사모님들:“......”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어른들은 신유리가 5살짜리 꼬
“수진아, 너도 이리와!” “선이야, 이리와!” “건호야......” “영희야!” 부잣집 사모님들은 서로를 따라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를 다그치며 신유리와 놀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엄마, 저 뱀 유리가 가져온 게 아니라 원래부터 영희 거였어.” 강수희가 작게 말했다. 나영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저 뱀은 내 거야. 난 뱀 장난감을 좋아해. 내가 아랫집 사는 친구한테 장난감 엄청 많이 주고 바꿔온 거야… 우리 반 친구들도 이거 재밌다고 엄청 좋아해.” “나영희!”나영희 엄마는 나영희의 뺨을 당장이라도 때리고 싶었다. “너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너 신유리랑 놀고 나서 더 말썽 꾸러기가 됐어! 이 뱀 당장 버려.” “엉엉엉......” 나영희는 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이쪽에서 신유리는 신세희의 다리 옆에 붙어 고개 들어 신세희를 보았다. “엄마, 나 집 가고 싶어…” 유리는 눈치가 빠른 아이여서 모든 사라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걸 알았다. “이왕 왔으니까 오늘 절대 집에 못 가요! 신유리 엄마, 당신도 이 톡방 안에 사람이고, 이 파티에 참가 했으니, 오늘 꼭 그 일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을 생각해 내세요. 그래야 유리 엄마의 성의를 우리가 볼 수 있죠. 아니면 유리 엄마도 그 여자랑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거예요! 그럼 당신이랑 당신 딸은 당장 유치원에서 쫓겨나겠죠!” 강수희 엄마가 무서운 기세로 말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나영희 엄마도 날카롭게 소리쳤다. “꼭 신유리한테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고 하세요! 자신이 한 악행을 자기 입으로 설명하게 하라고요! 절대 이렇게 교양 없는 아이를 쉽게 용서할 수 없어요!” 신유리는 놀라서 엄마 뒤에 숨었다. 이걸 본 신세희는 딸 때문에 마음이 아팠고, 그녀는 가방을 내려놓은 뒤 옷 소매를 걷었다. 나영희 엄마는 놀라서 바로 한쪽으로 물러났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예요! 사람 때리려는 거예요? 날 때리면
부딪힌 남자는 마치 신세희가 이곳에서 부딪히길 기다린 사람 같았다. 그는 힘이 세서 신유리가 부딪혔다면 날라 갔겠지만, 다행히 유리는 몸집이 작고 민첩해서 부딪히지 않았다. 그런데 170cm 가 넘는 신세희는 부딪혀서 뒤로 자빠질 뻔했다. “여사님, 괜찮으세요?” 남자는 얼른 두 팔을 벌려 신세희를 잡았고, 우아하게 몸을 돌려 신세희를 품에 안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카메라로 이 장면이 찍히고 있었으며 촬영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이 각도, 아주 죽이는 구만!” 이때, 모르는 남자 품에 안긴 신세희는 그제서야 그의 얼굴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느끼하게 여성적인 느낌이 났고, 신세희는 보자마자 역겨워서 일어나 남자를 밀어냈다. “죄송해요, 제가 먼저 부딪혔네요. 죄송합니다!” 남자는 눈썹을 움직이며 웃었다. “미인이 부딪혔는데 저야말로 영광이죠.” 신세희:“괜찮으시면 다행이네요.” 그리고 그녀는 남자를 비켜간 뒤 신유리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신유리는 입술을 내밀고 말했다. “엄마, 방금 부딪힌 저 아저씨 난 싫어.” 신세희도 싫었기에 유리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엄마랑 집에 가자. 엄마는 집에 가서 너희 유치원 이사장님께 편지를 써야겠어.” “편지는 왜 쓰는데?” 신유리가 신세희에게 물었다. 신세희는 가볍게 딸에게 말했다. “엄마가 이사장님께 편지를 써야, 너가 계속 유치원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사실 그녀는 부소경에세 편지를 쓸 생각이었다. 그녀는 부소경에게 꼭 유리를 이 유치원에 다니게 해야한다고, 왜냐면 유리가 이곳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려 했다. 그녀는 꼭 유리를 위해 준비해야 했다. 왜냐면 그녀가 내일 맞이할 운명이 뭐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의 운명은 구자현이 쥐고 있다. 신세희가 몰랐던 건, 그녀가 룸에서 나왔을 때 구자현과 구선예도 동시에 룸에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룸 안에 있던 사모님들은 두 자매를 보고 모두 굳었다. 강수희 엄마가 제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