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눈을 크게 뜨고 유리 엄마 손에 올려진 말랑하고 초록색에 검은 무늬가 있는 그 물건을 보았다. 분명 뱀이었다. 영희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손에 있던 뱀을 바닥에 던졌고, 그 작은 뱀은 힘 없이 그녀의 발 위로 떨어졌다. “으악......!”영희 엄마는 울부짖듯이 소치리며 두 다리가 떨리고 있었고 거의 바지에 지릴 기세였다. “히히히, 하하하. 아줌마 진짜 겁쟁이시네요, 저 보세요, 저 좀 보세요.” 신유리는 웃으며 쭈그려 앉아 그 뱀을 주워 다시 갖고 놀았다. 뒤에 있던 아이들도 따라 웃고 있었다. 심지어 나영희도 자신의 엄마를 비웃었다. “엄마, 엄마, 왜 그렇게 겁이 많아? 우리도 안 무서워하잖아. 이거 진짜 뱀이 아니라 장난감이야. 하하, 엄마, 그게 뭐야, 진짜 웃겨.” 영희엄마:“......” 자리에 있던 모든 사모님들:“......” 그녀들은 하나 같이 놀라서 입술이 퍼래졌다. 그리고 이럴 때 아이들이 신나게 웃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화가 났다. 상황이 진정된 후,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건 방장 강수희 엄마였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신유리를 보며 나영희에게 물었다. “영희야 다시 말해봐, 이 뱀 유리가 너희한테 놀자고 가져온 거니?” “맞아요.” 영희는 순진하게 말했다. “유리가 최고예요. 재밌는 장난감은 다 가져와 주거든요. 유리가 저희 사이에서 제일 똑똑해요. 방금 유리가 저한테 저희 엄마가 화내는 모습은 엄청 무섭지만 상냥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못 믿겠어서 이 장난감으로 시험해본 거예요.” 그리고 영희는 엄마를 보았다. "엄마, 진짜 유리 말이 맞았네. 엄마는 보기엔 무서워 보여도 겁이 많고 상냥한 사람이었구나.” 신유리도 무해한 표정으로 영희 엄마를 보았다. “아줌마, 저 아줌마 좋아해요. 히히히.” 영희 엄마:“......” 신세희:“......” 자리에 있던 사모님들:“......”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어른들은 신유리가 5살짜리 꼬
“수진아, 너도 이리와!” “선이야, 이리와!” “건호야......” “영희야!” 부잣집 사모님들은 서로를 따라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를 다그치며 신유리와 놀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엄마, 저 뱀 유리가 가져온 게 아니라 원래부터 영희 거였어.” 강수희가 작게 말했다. 나영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저 뱀은 내 거야. 난 뱀 장난감을 좋아해. 내가 아랫집 사는 친구한테 장난감 엄청 많이 주고 바꿔온 거야… 우리 반 친구들도 이거 재밌다고 엄청 좋아해.” “나영희!”나영희 엄마는 나영희의 뺨을 당장이라도 때리고 싶었다. “너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너 신유리랑 놀고 나서 더 말썽 꾸러기가 됐어! 이 뱀 당장 버려.” “엉엉엉......” 나영희는 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이쪽에서 신유리는 신세희의 다리 옆에 붙어 고개 들어 신세희를 보았다. “엄마, 나 집 가고 싶어…” 유리는 눈치가 빠른 아이여서 모든 사라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걸 알았다. “이왕 왔으니까 오늘 절대 집에 못 가요! 신유리 엄마, 당신도 이 톡방 안에 사람이고, 이 파티에 참가 했으니, 오늘 꼭 그 일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을 생각해 내세요. 그래야 유리 엄마의 성의를 우리가 볼 수 있죠. 아니면 유리 엄마도 그 여자랑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거예요! 그럼 당신이랑 당신 딸은 당장 유치원에서 쫓겨나겠죠!” 강수희 엄마가 무서운 기세로 말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나영희 엄마도 날카롭게 소리쳤다. “꼭 신유리한테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고 하세요! 자신이 한 악행을 자기 입으로 설명하게 하라고요! 절대 이렇게 교양 없는 아이를 쉽게 용서할 수 없어요!” 신유리는 놀라서 엄마 뒤에 숨었다. 이걸 본 신세희는 딸 때문에 마음이 아팠고, 그녀는 가방을 내려놓은 뒤 옷 소매를 걷었다. 나영희 엄마는 놀라서 바로 한쪽으로 물러났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예요! 사람 때리려는 거예요? 날 때리면
부딪힌 남자는 마치 신세희가 이곳에서 부딪히길 기다린 사람 같았다. 그는 힘이 세서 신유리가 부딪혔다면 날라 갔겠지만, 다행히 유리는 몸집이 작고 민첩해서 부딪히지 않았다. 그런데 170cm 가 넘는 신세희는 부딪혀서 뒤로 자빠질 뻔했다. “여사님, 괜찮으세요?” 남자는 얼른 두 팔을 벌려 신세희를 잡았고, 우아하게 몸을 돌려 신세희를 품에 안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카메라로 이 장면이 찍히고 있었으며 촬영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이 각도, 아주 죽이는 구만!” 이때, 모르는 남자 품에 안긴 신세희는 그제서야 그의 얼굴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느끼하게 여성적인 느낌이 났고, 신세희는 보자마자 역겨워서 일어나 남자를 밀어냈다. “죄송해요, 제가 먼저 부딪혔네요. 죄송합니다!” 남자는 눈썹을 움직이며 웃었다. “미인이 부딪혔는데 저야말로 영광이죠.” 신세희:“괜찮으시면 다행이네요.” 그리고 그녀는 남자를 비켜간 뒤 신유리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신유리는 입술을 내밀고 말했다. “엄마, 방금 부딪힌 저 아저씨 난 싫어.” 신세희도 싫었기에 유리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엄마랑 집에 가자. 엄마는 집에 가서 너희 유치원 이사장님께 편지를 써야겠어.” “편지는 왜 쓰는데?” 신유리가 신세희에게 물었다. 신세희는 가볍게 딸에게 말했다. “엄마가 이사장님께 편지를 써야, 너가 계속 유치원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사실 그녀는 부소경에세 편지를 쓸 생각이었다. 그녀는 부소경에게 꼭 유리를 이 유치원에 다니게 해야한다고, 왜냐면 유리가 이곳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려 했다. 그녀는 꼭 유리를 위해 준비해야 했다. 왜냐면 그녀가 내일 맞이할 운명이 뭐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의 운명은 구자현이 쥐고 있다. 신세희가 몰랐던 건, 그녀가 룸에서 나왔을 때 구자현과 구선예도 동시에 룸에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룸 안에 있던 사모님들은 두 자매를 보고 모두 굳었다. 강수희 엄마가 제
구자현은 한층 더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멍청한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요즘 누가 이런 애들 장난 같은 걸 한다고? 고작 재산 몇백억, 몇천억에 부동산 몇 채 가지고 당신들이 재벌가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요? 집에 거울도 없어요? 재벌가가 당신들을 받아줄 것 같아요?”사모님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자현은 계속해서 그들을 비꼬기 시작했다. “당신들 같은 촌년들이 이런 데서 제대로 놀아보겠다고요? 그것도 우리 구씨 가문 호텔의 제일 큰 룸에서? 고작 1억 2천만 원 밖에 안 냈으면서! 당신들, 우리 호텔이 무슨 싸구려 모텔인 줄 알아요?”“…”지금 제일 눈치가 빠른 사람은 바로 나영희 엄마였다. 나씨 가문은 운성에서 억 소리 나는 재산을 가진 집안이다. 나영희 엄마는 바로 웃음을 지으며 구자현의 말에 대답했다. “저기… 자현 아가씨, 아가씨가 한 말 새겨들을게요. 근데, 저희… 이미 다 알아요.”“안다고요? 뭘 아는데요?” 구자현은 차갑게 웃으며 나영희 엄마에게 되물었다. “아까 제일 먼저 자리를 떠난 여자가 남자 꼬시는 꽃뱀이라는 거 알아요? 그 여자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요. 저 여자가 얼마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여자인지 알아요? 그런데도 저런 여자랑 어울려 다니다니. 남편 뺏기고 혼자 독수공방이나 하고 싶나 보죠?”그 말에 나영희 엄마가 바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 여자가… 정말 그런 여자예요?”구자현은 눈썹을 들썩였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그 여자, 미워하는 사람 남편만 골라서 유혹하거든요! 게다가 백발백중이에요!”“…”지금 이 순간, 구자현은 혼이 빠져 있는 그녀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그 모습에 구자현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됐어요. 멍청한 사모님들은 그만 우리 호텔에서 나가주세요. 보기만 해도 짜증 나니까! 빨리 꺼져요!”기세등등하던 사모님들은 지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일사불란하게 룸을 빠져나갔다.그들 중, 나영희 엄마의 발걸걸이 제일 느렸다.신세희가 들고 있던
도연주는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구자현을 쳐다보았다. “아가씨, 당신한테 어떻게 유리 엄마의 그런 사진이 있을 수 있죠?”구자현은 물 흐르듯 유창하게 대답했다. “그 여자가 예전에 내 남자친구를 꼬실려고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다른 남자한테 찝쩍대기까지 했어요. 제가 그 모습을 딱 봤죠. 제가 이런 약점을 잡은 덕분에 저 여자가 제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게 된 거예요. 그 후로 제 남자친구를 건드리지도 않았고요. 그 일이 아니었으면 이런 곳에서 뜯어먹을 남자 없나 하고 찾아보지도 않았을 거예요.”한바탕 쏟아지는 말들이 도연주의 화를 북돋웠다. “신세희! 비록 내 남편이 권력있고 돈도 많은 재벌가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여자가 내 남편을 눈독 들이지 못하게 할 거예요! 그러니까 아가씨, 부탁 좀 드릴게요. 그 여자 사진 좀 보내주세요. 제가 꼭 그 여자 비참하게 만들어 버릴게요. 아가씨 대신 제대로 복수도 해주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 저도 알아요. 재벌가 아가씨들이 체면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하지만 전 달라요. 전 꼭 신세희를 나락으로 보내버릴 거예요! 다시는 얼굴 못 들고 다니게 만들어 줄 거예요!”그녀의 말에 구자현은 웃으며 박수를 쳤다. “내가 도와줄게요! 지금 당장 비서한테 그 사진 갖고 오라고 할게요. 핸드폰 안에는 없거든요.”말을 끝낸 후, 구자현은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 사진들은?”상대방은 그녀의 말에 빠르게 대답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됩니다. 합성 곧 끝나가요. 아가씨, 사진 엄청 잘 나왔어요. 티 하나도 안 나요! 30분만 더 기다리세요. 바로 가져다드릴게요!”“그래. 기다릴게.”전화를 끊은 후, 구자현은 나영희 엄마에게 말했다. “30분 후에 제 비서가 올 거예요.”도연주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구자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감사합니다, 아가씨.”앞으로 구씨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 도연주는 적극적으로 구자현에게 말했다.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가 사진 줬다는
구선예가 말했다. “동생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는 다 알잖아? 우리 아빠 하루하루가 옛날 같지 않다는 거. 지금 구씨 가문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은 구경민이야. 하지만 구경민이 우리랑 사이가 좋지는 않지. 오히려 부소경이랑 더 끈끈해. 네가 운성에 없어서 잘 모르나 본데, 나랑 네 형부 지금 모든 심혈을 운성에 쏟고 있어. 아무리 부소경에게 닿으려도 노력해도 닿지도 못하는데, 넌 지금 부소경의 여자를 건드리겠다는 거야?”그녀의 말에 구자현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언니! 언니도 알아보는 거야? 부소경이 단순히 죄인이라고 생각해서 신세희를 옆에 두는 게 아니라는 거. 부소경, 신세희한테 진심일수도 있어.”구선예는 더욱더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언니가 손 떼라고 말하는 거 잖아. 서울에 있는 구경민도 아빠가 어쩌지 못하는데, 거기다가 부소경까지 합세하다니. 그러다 아빠랑 우리 한꺼번에 나락으로 갈 수도 있어!”“뭐가 그렇게 무서운 건데!” 구자현은 험상궂은 얼굴로 대답했다. “나한테 완벽한 계획이 있어!”“무슨 계획?”구자현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임서아, 그 바보 있잖아! 걔는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서씨 집안의 외손녀? 서씨 집안 어르신이 고이 모시는 공주? 임서아 지금 내 머리꼭대기에서 잘난 척하고 있어. 내가 굳이 굳이 운성에 찾아와 신세희를 괴롭히는 것도 다 임서아 명령 때문이야! 걔네 외할아버지가 우리 아빠를 아주 꽉 잡고 있어서 안 들을 수도 없어. 그래서 언젠가 부소경이 이 일을 추궁한다고 해도, 임서아만 골치 아프게 되는 거지.”“나 구자현이 아니라.”“그리고 아까 그 여자, 언니도 봤잖아. 재벌가에 끼고 싶어서 환장하던 거. 그러니까 저 여자가 우리를 팔아먹을 일은 없다는 거지. 멍청한 년들이 공짜로 굴러오는데 가만히 놔두면 그게 바보지! 그리고 난 신세희 이 죽일 년이 망하는 꼴을 꼭 봐야겠어! 벌써 죽었어야 할 년이!”“부소경은 나 구자현 소유야. 내 것이어야만 한다고! 다른 여자가 부소경 근처에 얼
”지금 구씨 저택에 있어요?” 신세희는 담담하게 물었다.부소경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세희에게 반문했다. “유리는?”“유리 방금 잠들었어요.” 신세희가 대답했다.“유리 잘 챙겨줘. 최대한 빨리 갈게. 아빠가 장난감 한 트럭 사가지고 간다고 유리한테 전해!”“알겠어요.” 신세희가 대답했다.“너… 무슨 일 있어?” 부소경이 또 한 번 그녀에게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는 왜 친 거지?방금, 그는 CCTV로 집에 있는 모녀의 모습을 지켜봤었다.부소경이 집에 없을 때, 유리는 무척이나 말을 잘 들었다. 유리는 가끔씩 엄마를 걱정하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마치 어른이 된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 부소경은 CCTV를 통해 그 모습을 보며 여러 번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어린아이의 성격이 그와 신기하게도 닮아 있었다.신세희가 다정하게 유리를 재워주는 모습을 보며 부소경은 CCTV 화면을 껐다.사실은 부소경은 그녀가 언제 쉬는지 지켜보려고 했다. 만약 신세희가 밤을 새워 설계도를 그리고 있으면, 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해 일찍 자라고 말할 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유리의 방을 나서기도 전에, 서경수가 부소경을 불렀다.부소경은 화면을 끌 수밖에 없었다.서경수는 그냥 심심해서 한 번 불러본 것이었다. 부소경이 병실 안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그는 마음이 너무 뿌듯했다. “소경아, 미안하게 됐구나. 운성에서 서울까지 날아와서 고작 이 늙은이나 챙기게 하다니…”사실 서경수는 무척이나 기뻤다.적어도 부소경은 그를 존경하고 존중해주고 있었다.마침 서경수는 부소경이랑 제대로 대화해보고 싶었다.하지만, 서경수의 입이 열리기도 전에 부소경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서경수는 알 수 있었다. 전화를 받는 부소경의 눈빛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관심이 가득한 눈빛이었다.전화를 받는 그의 말투도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여보세요…”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가벼웠다.서경수는 귀머거리가 아니었다. 그는 바로 그 목소리가 신세희의
하지만 부소경의 눈에 신세희는 단지 장난감일 뿐이다. 그냥 죄인일 뿐이다.신세희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부소경은 갑자기 신세희가 하고 싶은 말을 미처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이 여자 왜 이러는 거지?무슨 일이라도 있나?부소경이 다시 전화를 걸어 그녀에게 물어보려는 그때, 그는 의사 몇 명이 서경수의 병실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 모습이 부소경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그는 바로 병실 안으로 달려 들어갔고, 그는 서경수가 두 눈을 부릅뜨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숨을 헐떡이는 서경수의 모습에 의사는 바로 그에게 약을 처방했고 바로 그를 응급 처치실로 데리고 들어갔다.응급 처치를 하던 사이에 부소경은 시간을 짬 내 신세희에게 전화를 쳐 무슨 일은 없는지 물어봤다. 전화하기 전, 그는 또 한 번 화면을 열어 집 CCTV를 확인해보았다.신세희는 거실에 없었다.유리의 방에도 없었다.그녀의 방에는 CCTV를 설치하지 않아 확인할 방도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방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방에도 신세희는 없었다.결국 그는 리모컨으로 카메라 각도를 욕실 쪽으로 돌렸다. 그는 문에 틈 하나가 생겼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남자는 카메라를 더 깊숙이 들이댔다. 그는 금방 욕실에서 나온 여자가 세면대에서 피부 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모습에 부소경은 갑자기 피식하고 웃었다!신세희는 피부 관리를 하고 있던 것이 아니다. 그녀는 한쪽 얼굴에 약을 바르고 있었다. 이 약은 그녀에게 얼음팩을 준 마음씨 좋은 의사가 준 것이었다. 이걸 바르면 아마 좀 더 빠르게 회복이 될 것이다. 얼굴에 골고루 약을 바른 후, 신세희는 잠옷을 입고 커다란 슬리퍼를 질질 끌며 남자의 안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바로 이불속으로 숨어버렸다.같은 시각, 남자는 그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 방은 그의 안방이었고, 집도 그의 소유였다. 남자는 더 이상 볼게 없었는지 바로 화면을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