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은 한층 더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멍청한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요즘 누가 이런 애들 장난 같은 걸 한다고? 고작 재산 몇백억, 몇천억에 부동산 몇 채 가지고 당신들이 재벌가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요? 집에 거울도 없어요? 재벌가가 당신들을 받아줄 것 같아요?”사모님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자현은 계속해서 그들을 비꼬기 시작했다. “당신들 같은 촌년들이 이런 데서 제대로 놀아보겠다고요? 그것도 우리 구씨 가문 호텔의 제일 큰 룸에서? 고작 1억 2천만 원 밖에 안 냈으면서! 당신들, 우리 호텔이 무슨 싸구려 모텔인 줄 알아요?”“…”지금 제일 눈치가 빠른 사람은 바로 나영희 엄마였다. 나씨 가문은 운성에서 억 소리 나는 재산을 가진 집안이다. 나영희 엄마는 바로 웃음을 지으며 구자현의 말에 대답했다. “저기… 자현 아가씨, 아가씨가 한 말 새겨들을게요. 근데, 저희… 이미 다 알아요.”“안다고요? 뭘 아는데요?” 구자현은 차갑게 웃으며 나영희 엄마에게 되물었다. “아까 제일 먼저 자리를 떠난 여자가 남자 꼬시는 꽃뱀이라는 거 알아요? 그 여자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요. 저 여자가 얼마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여자인지 알아요? 그런데도 저런 여자랑 어울려 다니다니. 남편 뺏기고 혼자 독수공방이나 하고 싶나 보죠?”그 말에 나영희 엄마가 바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 여자가… 정말 그런 여자예요?”구자현은 눈썹을 들썩였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그 여자, 미워하는 사람 남편만 골라서 유혹하거든요! 게다가 백발백중이에요!”“…”지금 이 순간, 구자현은 혼이 빠져 있는 그녀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그 모습에 구자현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됐어요. 멍청한 사모님들은 그만 우리 호텔에서 나가주세요. 보기만 해도 짜증 나니까! 빨리 꺼져요!”기세등등하던 사모님들은 지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일사불란하게 룸을 빠져나갔다.그들 중, 나영희 엄마의 발걸걸이 제일 느렸다.신세희가 들고 있던
도연주는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구자현을 쳐다보았다. “아가씨, 당신한테 어떻게 유리 엄마의 그런 사진이 있을 수 있죠?”구자현은 물 흐르듯 유창하게 대답했다. “그 여자가 예전에 내 남자친구를 꼬실려고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다른 남자한테 찝쩍대기까지 했어요. 제가 그 모습을 딱 봤죠. 제가 이런 약점을 잡은 덕분에 저 여자가 제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게 된 거예요. 그 후로 제 남자친구를 건드리지도 않았고요. 그 일이 아니었으면 이런 곳에서 뜯어먹을 남자 없나 하고 찾아보지도 않았을 거예요.”한바탕 쏟아지는 말들이 도연주의 화를 북돋웠다. “신세희! 비록 내 남편이 권력있고 돈도 많은 재벌가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여자가 내 남편을 눈독 들이지 못하게 할 거예요! 그러니까 아가씨, 부탁 좀 드릴게요. 그 여자 사진 좀 보내주세요. 제가 꼭 그 여자 비참하게 만들어 버릴게요. 아가씨 대신 제대로 복수도 해주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 저도 알아요. 재벌가 아가씨들이 체면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하지만 전 달라요. 전 꼭 신세희를 나락으로 보내버릴 거예요! 다시는 얼굴 못 들고 다니게 만들어 줄 거예요!”그녀의 말에 구자현은 웃으며 박수를 쳤다. “내가 도와줄게요! 지금 당장 비서한테 그 사진 갖고 오라고 할게요. 핸드폰 안에는 없거든요.”말을 끝낸 후, 구자현은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 사진들은?”상대방은 그녀의 말에 빠르게 대답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됩니다. 합성 곧 끝나가요. 아가씨, 사진 엄청 잘 나왔어요. 티 하나도 안 나요! 30분만 더 기다리세요. 바로 가져다드릴게요!”“그래. 기다릴게.”전화를 끊은 후, 구자현은 나영희 엄마에게 말했다. “30분 후에 제 비서가 올 거예요.”도연주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구자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감사합니다, 아가씨.”앞으로 구씨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 도연주는 적극적으로 구자현에게 말했다.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가 사진 줬다는
구선예가 말했다. “동생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는 다 알잖아? 우리 아빠 하루하루가 옛날 같지 않다는 거. 지금 구씨 가문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은 구경민이야. 하지만 구경민이 우리랑 사이가 좋지는 않지. 오히려 부소경이랑 더 끈끈해. 네가 운성에 없어서 잘 모르나 본데, 나랑 네 형부 지금 모든 심혈을 운성에 쏟고 있어. 아무리 부소경에게 닿으려도 노력해도 닿지도 못하는데, 넌 지금 부소경의 여자를 건드리겠다는 거야?”그녀의 말에 구자현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언니! 언니도 알아보는 거야? 부소경이 단순히 죄인이라고 생각해서 신세희를 옆에 두는 게 아니라는 거. 부소경, 신세희한테 진심일수도 있어.”구선예는 더욱더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언니가 손 떼라고 말하는 거 잖아. 서울에 있는 구경민도 아빠가 어쩌지 못하는데, 거기다가 부소경까지 합세하다니. 그러다 아빠랑 우리 한꺼번에 나락으로 갈 수도 있어!”“뭐가 그렇게 무서운 건데!” 구자현은 험상궂은 얼굴로 대답했다. “나한테 완벽한 계획이 있어!”“무슨 계획?”구자현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임서아, 그 바보 있잖아! 걔는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서씨 집안의 외손녀? 서씨 집안 어르신이 고이 모시는 공주? 임서아 지금 내 머리꼭대기에서 잘난 척하고 있어. 내가 굳이 굳이 운성에 찾아와 신세희를 괴롭히는 것도 다 임서아 명령 때문이야! 걔네 외할아버지가 우리 아빠를 아주 꽉 잡고 있어서 안 들을 수도 없어. 그래서 언젠가 부소경이 이 일을 추궁한다고 해도, 임서아만 골치 아프게 되는 거지.”“나 구자현이 아니라.”“그리고 아까 그 여자, 언니도 봤잖아. 재벌가에 끼고 싶어서 환장하던 거. 그러니까 저 여자가 우리를 팔아먹을 일은 없다는 거지. 멍청한 년들이 공짜로 굴러오는데 가만히 놔두면 그게 바보지! 그리고 난 신세희 이 죽일 년이 망하는 꼴을 꼭 봐야겠어! 벌써 죽었어야 할 년이!”“부소경은 나 구자현 소유야. 내 것이어야만 한다고! 다른 여자가 부소경 근처에 얼
”지금 구씨 저택에 있어요?” 신세희는 담담하게 물었다.부소경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세희에게 반문했다. “유리는?”“유리 방금 잠들었어요.” 신세희가 대답했다.“유리 잘 챙겨줘. 최대한 빨리 갈게. 아빠가 장난감 한 트럭 사가지고 간다고 유리한테 전해!”“알겠어요.” 신세희가 대답했다.“너… 무슨 일 있어?” 부소경이 또 한 번 그녀에게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는 왜 친 거지?방금, 그는 CCTV로 집에 있는 모녀의 모습을 지켜봤었다.부소경이 집에 없을 때, 유리는 무척이나 말을 잘 들었다. 유리는 가끔씩 엄마를 걱정하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마치 어른이 된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 부소경은 CCTV를 통해 그 모습을 보며 여러 번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어린아이의 성격이 그와 신기하게도 닮아 있었다.신세희가 다정하게 유리를 재워주는 모습을 보며 부소경은 CCTV 화면을 껐다.사실은 부소경은 그녀가 언제 쉬는지 지켜보려고 했다. 만약 신세희가 밤을 새워 설계도를 그리고 있으면, 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해 일찍 자라고 말할 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유리의 방을 나서기도 전에, 서경수가 부소경을 불렀다.부소경은 화면을 끌 수밖에 없었다.서경수는 그냥 심심해서 한 번 불러본 것이었다. 부소경이 병실 안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그는 마음이 너무 뿌듯했다. “소경아, 미안하게 됐구나. 운성에서 서울까지 날아와서 고작 이 늙은이나 챙기게 하다니…”사실 서경수는 무척이나 기뻤다.적어도 부소경은 그를 존경하고 존중해주고 있었다.마침 서경수는 부소경이랑 제대로 대화해보고 싶었다.하지만, 서경수의 입이 열리기도 전에 부소경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서경수는 알 수 있었다. 전화를 받는 부소경의 눈빛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관심이 가득한 눈빛이었다.전화를 받는 그의 말투도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여보세요…”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가벼웠다.서경수는 귀머거리가 아니었다. 그는 바로 그 목소리가 신세희의
하지만 부소경의 눈에 신세희는 단지 장난감일 뿐이다. 그냥 죄인일 뿐이다.신세희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부소경은 갑자기 신세희가 하고 싶은 말을 미처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이 여자 왜 이러는 거지?무슨 일이라도 있나?부소경이 다시 전화를 걸어 그녀에게 물어보려는 그때, 그는 의사 몇 명이 서경수의 병실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 모습이 부소경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그는 바로 병실 안으로 달려 들어갔고, 그는 서경수가 두 눈을 부릅뜨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숨을 헐떡이는 서경수의 모습에 의사는 바로 그에게 약을 처방했고 바로 그를 응급 처치실로 데리고 들어갔다.응급 처치를 하던 사이에 부소경은 시간을 짬 내 신세희에게 전화를 쳐 무슨 일은 없는지 물어봤다. 전화하기 전, 그는 또 한 번 화면을 열어 집 CCTV를 확인해보았다.신세희는 거실에 없었다.유리의 방에도 없었다.그녀의 방에는 CCTV를 설치하지 않아 확인할 방도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방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방에도 신세희는 없었다.결국 그는 리모컨으로 카메라 각도를 욕실 쪽으로 돌렸다. 그는 문에 틈 하나가 생겼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남자는 카메라를 더 깊숙이 들이댔다. 그는 금방 욕실에서 나온 여자가 세면대에서 피부 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모습에 부소경은 갑자기 피식하고 웃었다!신세희는 피부 관리를 하고 있던 것이 아니다. 그녀는 한쪽 얼굴에 약을 바르고 있었다. 이 약은 그녀에게 얼음팩을 준 마음씨 좋은 의사가 준 것이었다. 이걸 바르면 아마 좀 더 빠르게 회복이 될 것이다. 얼굴에 골고루 약을 바른 후, 신세희는 잠옷을 입고 커다란 슬리퍼를 질질 끌며 남자의 안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바로 이불속으로 숨어버렸다.같은 시각, 남자는 그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 방은 그의 안방이었고, 집도 그의 소유였다. 남자는 더 이상 볼게 없었는지 바로 화면을 껐다
한편, 구자현의 목소리는 여전히 여유롭고 재수 없었다. “신세희, 밥은 먹었어?”신세희는 우유를 마시고 있는 딸을 쳐다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리야, 엄마 전화 하나만 받고 올게. 먼저 드레스 룸에 가서 입고 싶은 옷 고르고 있어. 옷이 어떤지 엄마한테 꼭 보여주고. 알겠지, 우리 애기?”“응! 내가 꼭 알아서 잘 고를게, 엄마.” 아빠가 집에 없을 때, 유리는 무척이나 독립적이었다. 마치 애어른같이 조금도 엄마의 속을 썩이지 않았다.아이가 폴짝대며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야 신세희는 대답을 했다. “구자현씨, 절 처리할 더 좋은 방법이 생각 난 거예요?”구자현은 웃으며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맞아. 당신 꽤 똑똑하네.”신세희는 계속해서 물었다. “당신 부소경 좋아해요?”“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속마음을 들켜버려 부끄럽고 분했는지 구자현은 냅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아닌가요?” 신세희는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내가 부소경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신세희는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냉소했다. “당신처럼 악독하고 이기적인 여자가 고작 임서아 하나 때문에 나한테 복수할 리는 없잖아요. 당신 언니 때문일 리는 없고, 조카 때문은 더더욱 아닐 거잖아요. 당연히 본인 때문이겠죠! 부소경 옆에 있는 여자가 나라는 사실이 질투 나서! 내 말이 틀렸어요?”“…”한참이 지난 후, 구자현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게 뭐 어때서? 넌 이미 끝났어. 이 상황에 그런 생각 할 새가 있기는 해?”신세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당신이 부소경을 좋아하든, 거지를 좋아하든 관심 없어요. 난 당신이 얼마나 독한 사람인지만 알면 되고 내가 미리 부소경한테 딸을 지켜 달라고 하면 되니까!”“너… 신세희,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구자현은 질투와 분노가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신세희는 처량하게 대답했다. “협박이요? 난 지금 닭장에 갇혀있는 닭이에요. 나한테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한가요? 죽이든 말든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하
한편, 구자현의 언니 구선예는 그녀의 핸드폰을 주워주었다. 구선예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왜 이렇게 화가 났어?”“그 여자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나한테 바득바득 대들더라니까!” 구자현의 얼굴은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져 있었다.구선예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 “민정아가 이미 그 여자 손 봐주려고 했었데. 근데 실패했어. 민정연도 시도했다가 결국 실패했고, 임서아도 그 여자 앞에서 고개 들고 다닌 적 없데. 에밀리도 그 여자 앞에서 나댔다가 스케줄 다 취소됐어. 자현아, 조심해. 그 여자 만만하게 볼 사람이 아니야.”“하!”그녀의 말에 구자현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민정아, 민정연 같은 년이랑 내가 같아? 같은 레벨이라고 말하지 마! 급 떨어지니까! 그 자매는 그냥 궁상맞은 거지새끼들이야! 민정연은 신세희 앞에 당당하게 서 있지도 못하는 년이야. 임서아한테 대신 처리해달라고 부탁이나 하고.”“임서아, 멍청하고 거만한 년. 외할아버지가 하늘까지 다 가려줄 줄 알고 있더라고. 그래서 나한테 신세희 처리하라고 명령까지 한 거겠지! 그 멍청한 년들이 나랑 비교할게 뭐가 있다고! 난 신세희가 편히 죽지도 못하게 할 거야! 임서아가 나한테 명령까지 했잖아! 흥! 난 모든 일을 임서아한테 덮어씌울 거야!”말을 하면 할수록 구자현은 더욱더 의기양양해졌다. 그녀의 말에 구자현은 눈웃음을 지었다. “동생아, 넌 진짜 잘못 태어난 것 같아. 넌 여자로 태어날 게 아니라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어. 네가 남자였다면, 지금쯤 아빠는 분명 구경민보다 더 잘 나갔을 걸? 동생아, 내일 언니 대신 제대로 복수해줘.”구자현은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 “언니, 만약 일이 일찍 해결되면 아마 오늘 밤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게 될 거야. 언니는 일단 기대나 하고 있어.”“난 신세희가 지금 당장 죽었으면 좋겠거든!”두 자매는 뒤에서 신세희를 열심히 욕하고 있었고, 신세희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어차피 구자현의 말대로 신세희는 내일 파티에 가야 했다. 신세희는
신세희는 이씨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왜 그러세요, 이씨 아주머니?”이씨 아주머니는 너무 화가 났다. 욕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런 신문은 다 가짜예요! 이건 명예훼손이잖아요!”신세희는 이씨 아주머니에 손에 들린 신문을 받아 들더니 그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내용을 확인한 그녀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같은 시각, 서울.서경수의 병실 안. 서경수는 방금 응급 처치실에서 벗어났다.어르신에게 큰 문제는 없었다.어젯밤, 그는 부소경과 신세희의 일에 너무 긴장한 것 때문에 심장발작이 일어난 것이었다. 서울에서 제일 좋은 병원에서, 그것도 제일 좋은 설비로 살려내서인지 어르신은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같은 시각, 그의 병실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서준명과 서준명 부모, 임서아, 구성훈, 그리고 부소경까지.사람들은 서씨 어르신을 둘러싸며 그에게 안부를 건네었다. 그때 임서아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어머나! 이… 이건 너무 하잖아? 어머나!”임서아가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왜 그래, 서아야?” 위험에서 벗어난 서경수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임서아에게 물었다.“외할아버지…” 임서아는 서경수를 부르며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가능한 자신의 현숙한 모습을 섞으며 부소경에게 말했다. “소경 오빠, 오빠랑 같이 살고 있는 그 죄인이… 오빠 신세희랑 무슨 사이예요? 그냥 갖고 노는 거예요?”부소경은 차갑고 살벌한 눈빛으로 임서아를 쳐다보았다.서경수와의 관계만 아니었어도 부소경은 지금 바로 임서아의 목을 비틀어버렸을 것이다. 바로 바닥에 쓰러트려 그녀의 갈비뼈를 분질러 버렸을 것이다!하지만 서경수 때문에 부소경은 그만 그 생각을 참아버렸다. 그는 단번에 임서아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뺏어 들었다.임서아는 마음속으로 기뻐했다.하하!이제 다 됐어!구자현의 전투력이 이렇게 빠르고 높은 줄은 몰랐네!고작 이틀 삼일 사이에 신세희를 이렇게 만들어 버리다니! 하하!너무 분이 풀리는 상황이었다. 임서아는 자신의 핸드폰을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