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831 - 챕터 1840

2823 챕터

제1831화

그녀는 뒤돌아서 신세희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우리 오빠 네가 찔렀어? 너 죽고 싶구나?”여자는 주먹을 들어 살벌한 기세로 신세희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세희야, 조심해! 쟤는 악마야!”고통스럽게 바닥을 나뒹굴던 반호영이 소리쳤다.하지만 그녀의 주먹이 신세희에게 닿기 전에 지영명이 동생의 손목을 가로챘다.“지영주! 네 새언니가 될 사람이야! 예의를 갖춰!”새언니?지영주라는 여자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신세희를 빤히 보았다.신세희가 이를 갈며 말했다.“지영명! 차라리 날 죽여! 이 악마 같은 놈아!”그녀는 발을 들어 지영명을 걷어찼다.지영명은 그녀의 팔을 잡으며 간곡하게 말했다.“신세희, 너도 그만해. 이러다가 아기까지 다쳐.”“어차피 부소경과 접촉도 안 해본 아이니까 이제부터 이 아이는 내거야! 사내아이든 계집애든 난 내 자식으로 기를 거야!”“꺼져, 이 자식아!”“난 아빠가 없어. 엄마가 나를 홀로 키웠어. 부잣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면서 힘들게 키웠어. 그러다가 엄마도 돌아가셨어.”지영명은 처연하게 말했다.“오빠, 그만 얘기해!”지영주가 지영명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서 치료부터 받자.”지영명은 옆에 있는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사모님 잘 모시고 있어.”그의 부하들은 곧장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 형님!”지영명은 바닥을 뒹구는 반호영을 힐끗 보고는 말을 이었다.“저것도 데려가서 상처 잘 꿰매고 치료받게 해. 난 반호영이 보는 앞에서 신세희랑 결혼식을 올릴 거야!”“네, 형님!”신세희는 멍하니 반호영이 들것에 실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지영명도 안으로 들어가고 그녀는 홀로 갑판에 남았다.그녀의 좌우로 지영명의 부하들이 그녀를 에워쌌다.임산부가 아니라 홀몸이었어도 여기서 도망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절망감이 한순간에 몰려왔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까?이때, 신세희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지영명과 대치 중일 때부터 깜빡이고 있었지만 무음으로 설정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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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2화

서진희가 훌쩍이며 말했다.“세희야, 엄마가 원하는 건 하나뿐이야.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일단은 살아. 살아야 해, 알겠지?”엄마!나 사는 게 너무 힘들어!신세희는 울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 나는….”“살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아! 유리한테는 엄마가 필요해! 나를 딸을 먼저 보낸 엄마로 만들지 마! 엄마한테는 너뿐이잖아.”“엄마….”“엄마랑 약속해. 넌 살아남을 수 있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살아 남아. 알겠지?”서진희는 간곡하게 부탁했다.신세희는 서러움에 눈물이 났다.이런 상황에 죽는 것보다 살아남는 게 더 힘들었다.지금은 기회가 없어도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죽음으로 이 모든 상황에서 벗어날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녀의 엄마는 어떻게 될까?평생 방랑자로 세상을 떠돌며 살던 그녀의 엄마.이 나이에 딸을 또 잃게 되면 아마 평생 죄책감과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유리도 마찬가지였다.신세희는 울어서 갈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엄마. 꼭 살아남을게.’서진희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래야 우리 딸이지. 유리 걱정은 하지 마. 엄마가 유리 옆에서 잘 돌볼게.”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엄마. 소경 씨 좀 봐꿔줘.”이때, 옆에 있던 부소경이 전화를 받았다.“신세희, 장모님이 하신 말씀 잘 이해했지? 무조건 살아남아.”“소경 씨… 지영명은 최후의 복수 상대로 당신을 지목할 거예요. 꼭 조심해요.”“내 말 들어. 무조건 살아남아. 내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당신 구하러 갈 거야. 어떤 모습이든, 거기서 무슨 일을 당했든 당신은 언제나 내가 사랑하는 아내야. 우리 아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당신은 혼자만 생각해. 알겠지?”“여보….”감동이 몰려왔다.잠시 후, 그녀는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소경 씨, 나도 여기서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도울게요.”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상처를 다 처치한 지영명이 갑판으로 올라왔다.“이만 끊을게요.”그녀가 전화를 끊자마자 지영명은 다가와서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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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3화

순간 반호영은 울음을 터뜨렸다.“하하!”지영명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부소경! 네 동생은 네가 자신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모르더라? 하지만 나는 알지!”“넌 일면식도 없는 구경민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어.”“사실 넌 무자비한 인간이 아니야. 자기 사람한테는 말이지. 난 누구보다 널 잘 알아. 네가 그런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네 동생, 네 아내가 내 손에 잡혀 있는 지금도 이쪽으로 대포 한발 못 쏘잖아?”부소경은 솔직하게 답했다.“그렇지.”“하하! 정말 기분 좋네!”지영명은 광기 가득한 웃음을 터뜨리며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부소경, 오늘은 이만하지. 한달 뒤에 다시 연락할게. 나한테도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거든. 아내와 동생을 살리고 싶으면 얌전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부소경이 물었다.“뭘 원하지? F그룹? 남성? 뭘 원하든 다 들어줄게.”지영명이 답했다.“한달 사이에 리스트 작성해서 보낼게.”신세희는 죽을 각오를 하고 핸드폰을 향해 소리쳤다.“소경 씨, 이놈은 복수하려는 거예요. 당신 목숨을 노리고 있다고요!”전화가 탁 하고 끊겼다.신세희는 무감각한 눈으로 지영명을 쏘아보았다.지영명이 천천히 손을 올렸다.그러더니 한참이 지나서 그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널 죽이지는 않을 거야. 때리지도 않을 거고.”“너 같은 여자는 소중하게 대해줘야지. 모든 게 끝난 뒤에 너에게 청혼할 거야.”“왜 그런 줄 알아? 네가 내 손에 있는 이상, 나는 이길 자신이 있거든. 너만 있으면 부소경은 얌전히 내 말에 따를 거야.”신세희는 깊은 분노와 절망감이 동시에 몰려왔다.하지만 동시에 오기도 생겼다.그녀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기다리고 있을게!”지영명은 그녀의 대답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그는 고개를 돌려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다.“출발해! 섬으로 간다!”배가 다시 출발했다.남성에서 출발한 배는 먼 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신세희의 마음도 점점 차분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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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4화

부소경은 부성웅을 노려보며 주먹을 들었다. 서진희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자네, 아무리 힘들어도 아버지를 때리면 안 돼! 아들로서 못할 짓이야!”부소경의 두 눈은 분노로 시뻘겋게 물들었다.주먹을 쥔 손에서 으드득 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하지만 서진희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차마 때릴 수는 없었다.다행히 이때, 구경민도 안으로 들어왔다.사실 구경민과 부성웅은 같이 차로 움직였는데 부성웅이 발 빠르게 먼저 올라온 것이었다.부성웅은 손녀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구경민에게 집으로 같이 가자고 부탁했다. 구경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기에 그 부탁을 수락했다.그는 부성웅이 어떻게 반호영을 포섭했는지 알아내야 했다.그래야 신세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그래서 그는 부성웅과 함께 부소경의 집으로 왔다.구경민은 미안한 얼굴로 부소경에게 말했다.“소경아, 아저씨가 아무리 잘못했어도 네 아버지잖아. 여기서 아저씨를 때려서 분풀이를 한다고 해도 세희 씨를 무사히 구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어떻게 세희 씨를 구출해야 하는지 방법을 생각하는 거야.”말을 마친 구경민은 억지로 부소경의 팔을 아래로 내렸다.부성웅은 부소경의 등 뒤에 선 작은 아이에게 시선이 갔다.신유리는 상처받은 눈을 하고 할아버지를 보고 있었다.이틀 전에 겨우 마음속으로 할아버지를 받아들이기로 했던 아이였다.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아서 아이는 기쁘고 행복했다.아이는 틈만 나면 친구들에게 할아버지가 생겼다고, 나이는 많지만 정말 잘생긴 할아버지라고 자랑했었다.그리고 언제 기회가 되면 할아버지랑 애들을 집에 초대하겠다고 약속도 했었다.아이의 친구들도 신유리가 입 마르게 칭찬하는 할아버지를 궁금해했다.그런데….신유리는 눈시울을 붉혔다.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그 나이에 있을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은 내 할아버지가 아니야.”부성웅은 죄책감에 가슴이 무너졌다.하나밖에 없는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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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5화

아이는 모든 걸 잃은 표정으로 울고 있었다.“꺼져!”이때, 밖에서 또 누군가가 들어왔다.서준명이었다.그는 신유리의 비명을 듣자마자 안으로 달려들어와서 울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았다.“유리야, 유리야….”서준명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그의 뒤에는 이제는 걸음걸이도 힘들어 보이는 서씨 어르신이 따라오고 있었다.안 본 사이에 그는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 같았다.그는 최근 줄곧 병을 달고 살았다.서진희와의 사이는 조금씩 완화되고 있었지만 그냥 내쫓지만 않을 정도였고 아버지라고 부르지는 않았다.서씨 어르신을 본 서진희가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오셨어요?”“나는….”서씨 어르신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유리 돌아왔다고 해서 궁금해서 와봤어. 애가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신유리는 여전히 앙칼진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꺼져! 당신들 다 나쁜 사람이야! 다 나가서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서씨 어르신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당신들 다 우리 엄마를 괴롭혔잖아! 우리 엄마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기회만 생기면 괴롭혔어?”신유리는 미친듯이 욕설을 퍼부었다.서씨 어르신이든, 부성웅이든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었다.6살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엔 이 상황이 너무 버거웠다.이런 유리의 모습에 서진희는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아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달랬다.“아가, 울지 마. 외할머니가 여기 있잖아.”이때, 민정아와 엄선희도 달려왔다.두 여자는 신유리와 서진희를 감싸안았다.신유리는 그제야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선희 이모, 정아 이모….”“유리 울지 마. 울지 마, 뚝.”민정아는 팔짱을 끼고 건들건들 두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 누가 우리 유리 울리면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면상을 날려버릴 거예요!”“유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두 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요!”“어차피 저는 돈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요! 그래서 당신들이 두렵지 않다고요!”그 말을 들은 부성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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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6화

부성웅은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부성웅은 고개를 돌리고 굳은 표정으로 부소경을 돌아보며 말했다.“네 할아버지… 돌아가셨어.”모두가 말을 잇지 못했다.부태성 어르신은 장수 노인이었다. 무려 102세까지 사셨다.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잠깐 놀라기는 했지만 그렇게 슬퍼하는 내색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부씨 가문의 최고 집권자였던 어르신의 별세는 작은 일이 아니었다.F그룹이 남성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시작이 부태성이었다. 그는 남성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서울까지 가지를 뻗었다.그런 부태성의 별세는 세간의 혼돈을 초래할 것이었다.부성웅은 부소경에게 해명을 하고 싶고 신유리의 용서를 빌고 싶었지만 여기 더 머무를 수 없었다. 지금은 당장 돌아가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러야 했다.“소경아, 본가는 너무 걱정하지 마. 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너랑 경민이는… 세희 어떻게 구출할지 그것에만 집중해.”부성웅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부소경이 차갑게 대꾸했다.“처음부터 관여할 생각이 없었어요. 본가에 발을 들일 생각도 없었고요!”그 말이 아버지인 부성웅에게는 큰 상처였지만 아들을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구경민이 다가와서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아저씨,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 소경이는 제가 잘 설득해 볼게요. 지금 가장 급한 건 세희 씨를 구출하는 게 맞아요. 상대는 세희 씨를 인질로 잡고 소경이를 위협할 거예요.”부성웅은 그제야 급급히 발길을 돌렸다.구경민은 다가가서 울고 있는 신유리를 애처롭게 바라보았다.그는 줄곧 이 아이를 딸처럼 대했다.고윤희에게도 만약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유리를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돌보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아이가 이처럼 슬퍼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구경민 역시 괴로웠다.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에게 물었다.“유리야, 윤희 이모랑 동생이 보고 싶지 않아?”신유리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구경민을 바라보며 답했다.“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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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7화

그런 아이를 바라보던 부소경은 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솟았다.“소경아.”구경민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부소경에게 다가갔다.“네가 본가 사람들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아. 그리고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알아. 하지만 소경아, 이게 기회일 수도 있어.”부소경은 눈을 번쩍 뜨며 구경민을 빤히 바라보았다.지금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구경민뿐이었다.구경민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이 돌아가시면서 장례식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거야. 그쪽에서는 네가 바빠서 다른 걸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기회다 싶어 이쪽으로 잠입할 수도 있어. 그때 놈들을 제거하면….”“알았어!”부소경은 그제야 구경민의 의도를 이해하고 냉철하게 말했다.“장례식에 참석할 거야. 그리고 거하게 치를 거야. 진문옥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두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신세희가 반호영에게 인질로 잡혀간 사건, 부성웅 혼자 이런 담대한 계획을 세웠을 리 없었다.분명히 진문옥의 선동이 있었을 것이다.부소경이 그녀의 아들들을 몰살했으니 그녀는 그를 제거할 기회만 기다렸을 수 있었다.구경민도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진문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저씨 모시고 오면서 좀 들은 게 있어. 반호영이 유리 납치하기 전에 진문옥을 찾아갔었어. 아저씨를 이용해서 유리를 가족에게 떨어뜨리도록 요구한 건 반호영이야. 아저씨는 처음에 안 된다고 반대하셨는데 진문옥이 아저씨를 꼬드겼어.”그 말을 들은 부소경은 분을 못이기고 주먹으로 벽을 쳤다.주먹에서 피가 흐르자 유리가 달려와서 그의 손을 잡았다.부소경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딸에게 말했다.“아빠 괜찮아. 아빠 아무렇지도 않아.”그는 딸을 품에 꼭 껴안았다.마음을 의지할 곳이 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지난 5년 사이 신세희도 이런 마음이었을까?신유리는 아빠의 품을 벗어나 의약품 상자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작은 손으로 아빠의 손등에 약을 발라주었다.처치가 끝난 신유리는 고개를 들고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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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8화

조금 전까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최여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부소경, 내가 다시 돌아올 줄은 전혀 예상 못했나 봐? 게다가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서 말이야.”구경민에게 쫓겨나서 도망다니다가 부성웅과 진문옥의 도움을 받고 도주했던 그녀였다. 반호영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반호영을 찾아갔지만 반호영 역시 그녀를 반 병신으로 만들었다.그때 최여진이 다급하게 살려달라고 어딘가에 연락했던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그래서 사람들은 최여진이 당연히 죽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런 최여진이 멀쩡하게 살아서 귀국했다.“어떻게 돌아온 거지?”부소경이 담담하게 물었다.최여진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표정을 바꿔 살기 어린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그러더니 시선을 돌려 신유리를 빤히 바라보았다.일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이는 전보다 많이 의젓해 보였다.6살 아이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부소경을 꼭 닮은 모습이었다.“최여진 씨? 나 아줌마 누군지 알아!”신유리가 차갑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최여진은 등골이 오싹했다.“아… 저기….”최여진이 말을 더듬었다.“아줌마 정말 대단하네.”신유리가 말했다.최여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말투나 분위기가 전혀 어린애 같지 않았다.그녀는 아이가 혼자의 힘으로 반호영의 손에서 도망쳐 걸어서 집까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렇게 힘겹게 돌아왔는데 엄마가 아이를 구출하러 호랑이 소굴로 다시 들어갔다는 것도. 그러다가 지금은 해상에서 조폭에게 잡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여섯 살 아이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원래도 담대하고 세심하던 아이는 더 냉철하고 더 침착하게 변했다.“호영 삼촌 손에 잡혔다가 탈출하다니. 도대체 어떻게 탈출한 거야?”신유리가 물었다.최여진은 아이의 독기 어린 눈빛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그래 봐야 여섯 살 꼬마 아닌가?그녀는 목청을 가다듬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내가 누군데?”“나 해외에 있을 때 보고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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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9화

최여진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부소경과 신유리 앞에서 그런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신유리가 말했다.“참 모략이 뛰어난 아줌마네.”“당연하지!”“그러니까 호영 삼촌이 날 납치하고 우리 엄마를 납치한 그 악랄한 계획이 아줌마 입에서 나온 거라는 거지?”신유리가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최여진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꼬마 주제에 이렇게 눈치가 빠르다고?“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나 반호영 증오해! 그런데 내가 왜 그런 인간한테 도움을 주겠어?”정곡이 찔린 최여진이 다급히 말했지만 신유리는 냉소를 머금을 뿐이었다.아이는 부소경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부소경은 집요한 눈빛으로 진문옥을 응시하고 있었다.아이는 이 장례식장에서 완전한 아군은 자신과 아빠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구경민도 그들의 편에 서기는 했지만 그들은 문상객일 뿐이고 그들의 옆을 오래 지켜줄 수는 없었다.그래서 아이는 어떻게든 아빠와 합심해서 모든 적을 상대해야 했다.부소경은 진문옥을 노려보고 있었다.신유리는 최여진은 자신이 담당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나이가 어리다고 얕잡아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신유리는 냉소를 지으며 소리쳤다.“최여진! 당신이 할머니 옆에 서지만 않았어도 의심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하필이면 할머니의 옆을 택했지! 그렇다는 건 사전에 할머니랑 연락이 있었다는 증거야!”“만약 당신이 호영 삼촌이랑 화해하지 않았으면 호영 삼촌이 당신을 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접근하도록 허락했을까?”신유리는 신랄하게 최여진을 비난했다.“최여진! 호영 삼촌이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밉지도 않아?”최여진은 할 말을 잃었다.신유리는 계속해서 상대를 다그쳤다.“호영 삼촌이 당신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내가 알지. 삼촌 성격에 당신이 먼저 다가가지 않았으면 받아주지도 않았을 거야! 당신이 그 악랄한 계획을 호영 삼촌에게 알려줬으니 가능했던 거지!”최여진은 점점 이 아이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아이는 전혀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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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0화

신유리는 직설적이지만 그녀의 의도를 꼭 집어서 말했다.그리고 아이의 말은 사실이었다.그녀의 목적은 부소경이었다.꼬신 게 아니라 그녀는 진문옥의 초대를 받고 이 자리에 왔다. 남성에 온지 며칠 사이에 부태성 어르신이 돌아갈 줄은 몰랐지만.신유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말이 없네? 그렇다는 건 인정한다는 거네.”“너!”여자의 얼굴에 분노가 스쳤지만 그렇다고 버럭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진문옥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모님, 이 아이가 사모님의 손녀인가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부소경을 바라보며 물었다.“부 대표님한테 이렇게 큰 아이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신유리는 고개를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았다.부소경이 신유리에게 말했다.“유리야, 어른한테 무례하는 거 아니야.”신유리가 물었다.“아빠가 아는 사람이야? 둘이 언제부터 사이가 그렇게 좋았어?”아이는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다. 예상이 맞다고 말한다면 여기서 크게 울어제낄 생각이었다.아니지! 울기 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부터 물어뜯을 것이다.그리고 최여진도!엄마를 제거하려는 모두를 물어뜯을 것이다.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아빠 혼자 살라지!이런 생각을 한 신유리는 또 눈시울을 붉혔다.“솔직히 유리야.”김미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당차고 똘똘한 아이는 처음 보네. 숙녀 같아. 유리 아가씨라고 불러줘야 하나?”신유리가 말했다.“당연하지! 난 유리 아가씨가 맞으니까! 그러니까 아줌마도 자기소개 좀 해!”신유리는 작은 몸으로 아빠의 앞을 가로막고 김미정을 빤히 쳐다보았다.아이는 어떻게든 김미정에게 지지 않으려고 발꿈치까지 들었다.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김미정의 무릎까지 밖에 닿지 않았다.짜증이 치밀었다.김미정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만나서 반가워. 난 김미정이라고 해. 서울에서는 귀족 가문이라고 불려. 부씨 가문도 남성에서 귀족 가문이라고 불린다면서? 너희 아빠는 남성에서 부동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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