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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7화

그런 아이를 바라보던 부소경은 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솟았다.

“소경아.”

구경민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부소경에게 다가갔다.

“네가 본가 사람들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아. 그리고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알아. 하지만 소경아, 이게 기회일 수도 있어.”

부소경은 눈을 번쩍 뜨며 구경민을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구경민뿐이었다.

구경민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돌아가시면서 장례식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거야. 그쪽에서는 네가 바빠서 다른 걸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기회다 싶어 이쪽으로 잠입할 수도 있어. 그때 놈들을 제거하면….”

“알았어!”

부소경은 그제야 구경민의 의도를 이해하고 냉철하게 말했다.

“장례식에 참석할 거야. 그리고 거하게 치를 거야. 진문옥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두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

신세희가 반호영에게 인질로 잡혀간 사건, 부성웅 혼자 이런 담대한 계획을 세웠을 리 없었다.

분명히 진문옥의 선동이 있었을 것이다.

부소경이 그녀의 아들들을 몰살했으니 그녀는 그를 제거할 기회만 기다렸을 수 있었다.

구경민도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문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저씨 모시고 오면서 좀 들은 게 있어. 반호영이 유리 납치하기 전에 진문옥을 찾아갔었어. 아저씨를 이용해서 유리를 가족에게 떨어뜨리도록 요구한 건 반호영이야. 아저씨는 처음에 안 된다고 반대하셨는데 진문옥이 아저씨를 꼬드겼어.”

그 말을 들은 부소경은 분을 못이기고 주먹으로 벽을 쳤다.

주먹에서 피가 흐르자 유리가 달려와서 그의 손을 잡았다.

부소경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딸에게 말했다.

“아빠 괜찮아. 아빠 아무렇지도 않아.”

그는 딸을 품에 꼭 껴안았다.

마음을 의지할 곳이 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5년 사이 신세희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신유리는 아빠의 품을 벗어나 의약품 상자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작은 손으로 아빠의 손등에 약을 발라주었다.

처치가 끝난 신유리는 고개를 들고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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