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821 - Chapter 1830

2823 Chapters

제1821화

아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빠… 엄마는?”부소경은 멍한 얼굴로 딸을 바라보았다.왜 이렇게까지 잔인한 걸까?벌을 받고 있는 걸까?이복형제들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은 자신을 하늘이 벌하는 걸까?아니면 엄마를 지키지 못한 그를 벌하는 걸까?그것도 아니면 아버지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효를 다하지 않아서 벌을 받고 있는 걸까?하지만 그게 부소경을 탓할 수 있는 일이던가?그가 이복형제들을 죽이지 않았으면 부소경은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동생을 먼저 공격한 건, 이복형들이었다. 부소경은 반격을 했을 뿐이다.엄마는?그는 최선을 다해 엄마를 보살폈다. 신세희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벌을 내리는 걸까?만삭이 된 몸으로 스스로 인질이 되어 범인의 소굴에 들어가다니!왜 이런 식으로 그를 자꾸 벼랑으로 내모는 걸까?그는 순간적으로 본가에 있는 모두를 쓸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아버지? 새엄마?할아버지? 할머니?그들의 고집과 자기주장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원한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그의 엄마는 건축 디자인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고 충분히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그와 반호영, 서로를 증오하는 쌍둥이형제는 세상에 태어날 필요도 없었다.이 모든 발단의 시작이 본가였다.모든 원죄는 본가에서 시작되었다.부소경은 주먹을 피나도록 불끈 쥐었다.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신세희의 번호였다. 아직 핸드폰을 끄지 않은 걸까?부소경은 곧장 전화를 받았다.“신세희?”수화기 너머로 신세희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살아갈 용기를 잃었다.단호하게 반호영의 배에 타기로 한 건 신유리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리는 그 배에 타지 않았다.신세희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애써 버텨오던 멘탈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만삭인 여자는 큰 배를 붙잡고 갑판에서 통곡했다.반호영이 그녀를 달래려고 다가왔지만 그녀는 그의 얼굴을 손톱으로 잡아뜯었다.“미안해, 세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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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2화

신세희가 울음을 멈추었다.“뭐… 뭐라고 했어요? 방금 뭐라고 했어요?”그녀는 귀를 의심했다.운명의 장난인 걸까?“우리 딸이 스스로 집을 찾아 돌아왔어.”부소경의 슬픈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딸이… 혼자 돌아왔다고.”신세희는 한참을 말을 할 수 없었다.부소경의 구슬픈 흐느낌이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소경 씨….”한참이 지난 뒤,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유리가 무사히 돌아갔다니 안심이네요. 유리 잘 보살펴 줘요. 그리고… 좋은 여자 만나서….”“그런 말하지 마! 신세희,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곧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이상한 말하지 마!”분노한 부소경이 으르렁거렸다.옆에 있던 반호영도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유리가 부소경의 곁으로 돌아갔다.반호영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처음부터 아이가 그에게 보여줬던 호감은 모두 진심이 아니었다. 그건 그저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려는 아이의 거짓말이었던 것이다.젠장!그 순간 반호영은 주변에 있는 것들을 다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신세희를 보자 마음이 약해졌다.그는 다가가서 신세희를 품에 안고 절절하게 말했다.“신세희, 극단적인 생각하지 마! 그러면 안 돼! 배속의 아이를 봐서라도, 유리를 위해서라도 살아야지. 유리가 아빠 곁으로 돌아갔다잖아. 네가 바라던 거 아니야?”신세희를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반호영은 거짓말을 해야 했다.신세희는 반호영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애원했다.“반호영… 나 돌려보내 줄 수 있어? 내 남편, 내 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해줄 수 있어?”“아니!”반호영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경계 태세를 취했다.“하!”신세희가 냉소를 터뜨렸다.반호영이 다급히 말했다.“그 인간은 너 사랑하지 않아! 정신 차려, 신세희! 네가 만삭이 될 때까지 부소경은 뭐 했지? 널 보살피지도, 유리를 보살피지도 않았어! 그 인간이 신경을 조금만 더 썼어도 내가 유리를 납치할 수 있었을까?”“아예 접근도 하지 못했을 거야!”신세희는 그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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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3화

진솔하면서도 비굴한 태도.신세희는 갑자기 분노가 사그라졌다.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알았어. 반호영, 널 미워하지 않을게. 하지만 내가 하려는 일을 막지도 마. 어차피 유리가 그 사람 곁으로 돌아갔으니 된 거야. 둘째가 배 속에 있지만 아직 그 사람은 만나지 못했으니까 정이 들지는 않았을 거야.”“소경 씨 옆에는 유리가 있으니까. 둘이 의지하면서 살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여. 그러니까 반호영, 날 막지 마. 나 정말 살고 싶지 않아. 지쳤어.”담담하지만 단호한 말투였다.그녀는 삶의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반호영은 시퍼런 대낮에 남성에 진입해서 부소경이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납치했다. 그랬다는 건 그의 배후에 그를 도와주는 세력이 있다는 얘기였다.예를 들자면 부성웅 부부, 그리고 서울에 있는 구성훈.모르긴 해도 이미 해외 세력과 연합했을 지도 모른다.그게 아니라면 반호영이 아무도 모르게 남성에 잠입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신세희의 추측이 맞다면 다시 돌아가도 결국 또 위험에 처할 거라는 얘기였다.그리고 스스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이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얘기였다. 부소경 성격에 그룹을 제물로 바치더라도 그녀를 구출하려 할 것이다.하지만 그 나중에는 어떻게 될까?무슨 수로 먹고 살지?그러다가 도중에 부소경이 변이라도 당하게 되면 유리는 누가 돌볼까?아이는 고아가 될 것이다.“안 돼!”신세희는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쌌다.사랑하는 유리를 고아로 만들 수는 없었다.고작 6세, 아직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한 아이.동년의 절반 이상을 도주 생활을 하며 살았다. 아빠 옆으로 돌아온지 2년도 되지 않았는데 자신을 희생하고 배속의 아이를 희생하는 일이 있더라도 유리의 미래를 지켜야 했다.그래서 신세희는 죽기로 결심했다.“반호영, 날 좀 죽게 내버려 둬. 그래야 너, 그리고 소경 씨 사이의 모든 오해와 원한이 풀릴 거야!”“날 돌려보내면 네 형은 평생 널 원수로 생각할 거야. 소경 씨 성격에 널 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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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4화

갑작스러운 굉음에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귀부터 막았다.반호영도 움찔거리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귀를 막아주었다.신세희는 기를 쓰고 그의 손길을 뿌리쳤다.“저리 꺼져!”그나마 반호영에게 느꼈던 측은지심도 완전히 사라진 순간이었다.그녀는 이토록 질기게 달라붙는 반호영이 가증스러웠다.둘째 임신하고 이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남편과 생이별을 하게 만들었다. 손에 칼만 있었더라면 그녀는 서슴없이 그의 가슴을 찔렀을 것이다.그런데 배에서 반호영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신세희는 고개를 숙이고 바다를 바라보았다.저 먼 지평선에서 배 한척이 갑자기 나타났다. 지금 타고 있는 배보다 더 큰 배였다.갑판에서 누군가가 커다란 확성기를 들고 그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던 해적선 같은 광경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신세희는 짜증스러운 말투로 반호영에게 물었다.반호영은 전방을 물끄러미 주시하다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젠장! 지영명 이 빌어먹을 자식이! 약속을 어겼어. 섬까지 내주었는데 약속을 어기다니! 망할 자식!”“지영명이 누군데?”신세희가 물었다.그제야 반호영은 실속을 털어놓았다.“10여년 전에 서울에서 꽤 잘나가는 귀족 가문의 자제였는데 나중에 회사가 나락가면서 집이 망했어. 그때 지영명 나이가 고작 18세였는데 지원금은 받기 자존심 상하다고 스스로 조직을 만든 놈이야.”“강도였네!”신세희는 냉소를 머금었다.반호영이 말했다.“지영명은 조용히 세력을 넓혀 나갔어. 나중에는 서울에 있는 고위 관원이나 기업가들도 놈의 눈치를 보게 되었지. 그렇게 여기저기 보호세를 뜯어내고 다니다가 구경민이랑 부소경이 연합해서 놈들을 해산시켜 버렸어.”“소경 씨?”신세희는 그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반호영, 이간질하지 마. 소경 씨랑 조폭이 무슨 상관인데?”“10여년 전이면 소경 씨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을 때야. 네 엄마도 그렇고. 두 사람은 해외에서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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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5화

“그냥 말해주고 싶었어. 네 남편은 해외에서 도주 생활을 하는 날에도 그 어린 나이에 자신만의 무기창고를 가지고 있었어. 부소경 개인의 명의로 말이야.”“병장기 뿐만이 아니야 신세희. 총기, 화약, 탄약 무기란 무기는 다 가지고 있었다고. 이제 알겠어?”반호영의 말투에서 짙은 서러움과 질투가 묻어났다.배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오면 오라지.신세희는 바다에 뛰어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반호영이 말하는 무기 창고에 대한 내용은 과거에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했다. 신세희는 말없이 반호영을 응시했다.갑자기 이 남자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짙은 서러움, 질투, 분노, 부러움… 온갖 감정이 뒤섞인 그의 얼굴은 흉측하기 그지없었다.“똑 같은 18세에 난 대학에 입학했지만 부모님은 내가 대학에 가는 걸 반대하셨어. 염치가 없다고 오히려 날 비난하셨지.”“부소경이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때, 내 아버지는 어떻게 하면 날 반병신으로 만들까 고민했어. 난 악마의 종이라고 생각하셨거든.”“놈이 좋은 집에서 호의호식할 때, 내 엄마라는 사람은 시도때도 없이 날 꼬집고 때려서 피멍이 들게 만들었어. 조금이라도 싫은 티를 내면 유리조각이 가득한 바닥에 날 무릎 꿇고 벌서게 했지.”“부소경은 어땠지? 엄마가 옆에 있었고 아빠는 적지 않은 생활비를 보내줬어. 좋은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용돈 받은 거로 점점 더 많은 돈을 불려나갔지.”“대기업 오너의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해외에서 조용히 자신의 세력을 넓히고 구경민이라는 대기업2세와 단짝친구가 되었어!”“그렇게 부소경은 자신의 세력을 조금씩 넓혀갔던 거야. 그만큼 무시무시한 힘이 있었기에 지영명은 조직을 해체하고 해외로 도주할 수밖에 없었어.”“해외로 도망쳐서 조금씩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지영명을 구경민이 끝까지 쫓아가서 벼랑 끝으로 내몰았어.”“하지만 지영명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지. 구경민이 자신을 쫓고 있다는 걸 감지한 지영명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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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6화

신세희는 흠칫 걸음을 멈추었다.부소경과의 전화를 끊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통화 내용을 유리가 듣고 있었을 줄이야!아이의 목소리를 들은 신세희는 조급해졌다.“엄마! 엄마!”아이는 계속 엄마를 불러댔다.“엄마, 죽으면 안 돼! 엄마 죽으면 유리는 엄마를 잃는 거잖아! 외할머니도 많이 슬퍼하시잖아! 그리고 외삼촌도… 엄마, 강하게 살아남아야 해. 약해지지 마, 엄마… 제발… 살아줘. 나쁜 생각하면 안 돼!”“아빠가 엄마 구하러 갈 거야!”신유리는 서럽게 흐느꼈다.신세희는 가슴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미간을 확 찌푸리고 이를 악물었다.그리고 울음이 터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유리야, 엄마가 약속할게. 엄마 안 죽어. 유리는 집에서 아빠 잘 보살펴 드리고 아빠 말 잘 들어야 해. 알았지?”신유리는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엄마. 엄마, 강해져야 해. 유리도 강하게 살아서 돌아왔잖아. 유리는 호영 삼촌이 전혀 두렵지 않았어. 냉정하게 생각하고 움직여서 도망 나왔어. 그러니 엄마도 할 수 있어.”여섯 살 아이는 엄마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반호영의 말이 다 사실이라면 지금 선박에 오른 자들의 두목은 부소경을 가장 증오할 사람이었다.게다가 그는 10여년을 칼을 갈며 부소경을 어떻게 고통스럽게 해줄지 고민했을 것이다.신세희는 이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남편에게 알려야 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유리 울지 마. 엄마 이제 괜찮아. 유리도 여기서 탈출했는데 엄마도 당연히 할 수 있어. 유리 동생도 곧 태어나는데 힘내야지. 안 그래?”신유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엄마. 나중에 동생 오면 잘 보살펴 줄게.”“유리야, 아빠 바꿔줘.”신세희가 말했다.부소경이 전화를 받았다.“신세희,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야? 전화가 끊겨서 제대로 못 들었는데 지영명이라고 했어?”“10여년 전 도주범 지영명?”신세희는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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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7화

“무슨 중2병도 아니고 여자 하나 때문에 섬을 팔아? 이해할 수가 없군!”“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멍청한 자식! 넌 그 사랑 때문에 네 미래를 망친 거야!”“그런데 내가 잘못한 건 없잖아?”지영명은 거만하게 반호영을 비웃었다.그는 처음에 반호영을 공략하기 엄청 어려울 줄 알았다.과거 부소경의 잔인함과 무자비함을 떠올리면 지금도 소름이 돋았다.지영명은 구경민이 두렵지 않았지만 부소경이 두려웠다.그가 가장 증오하는 존재도 부소경이었다.평생소원이 부소경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먼저 이 섬부터 먹기로 결심하고 5년을 준비했다.그런데 그가 그렇게 눈독들이고 있던 이 섬을 반호영이 먹어 버렸다.그리고 반호영이 먼저 그에게 다가와서 섬을 줄 테니 거래를 하자고 했다.거래 조건도 정말 우스꽝스러웠다.한 달 전, 지영명에게 연락한 반호영은 이렇게 말했다.“내가 남성에 몰래 잠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이 섬을 줄게. 난 그냥 이 섬의 평범한 도민으로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내 제안, 수락할 거야?”그때 지영명은 제 귀를 의심했지만 흔쾌히 대답했다.“그럼! 당연히 수락해야지!”그들은 반호영이 남성까지 잠복한 뒤에야 부소경과 그가 쌍둥이형제라는 사실을 알았다.그러니 당연히 반호영을 살려둘 수 없었다.지영명은 반호영을 바다에서 제거할 생각이었다. 부소경에게 보내는 선전포고라고 볼 수도 있었다.“저 인간을 묶어서 가둬.”지영명이 부하에게 지시했다.“꺼져!”그의 부하들이 반호영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반호영은 괴성을 지르며 건장한 남자들을 때려눕혔다.그는 쉽게 제압당할 사람이 아니었다.그가 이 섬을 포기한데는 이유가 있었다.더 이상 부성웅과 진문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기 싫었다.이 섬을 처음부터 지키고 싶었다면 지영명에게 기회가 돌아갔을 리 없다.그런데 오히려 비천한 도주범 주제에 약속을 깨뜨리다니! 그는 반호영이 섬에 도착하기 전에 바다에서 그를 제거할 계획을 꾸몄다.괘씸하고 분노가 치밀었지만 반호영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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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8화

신세희는 불룩 나온 배를 손으로 감싸고는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죽이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상대가 말이 없자 신세희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 배가 궁금해? 맞아. 여기 부소경 애가 들어 있어. 지금 날 죽이면 넌 둘을 죽이는 거야. 그러니 빨리 해. 일타쌍피잖아?”“이리 와! 그 칼로 내 배를 찔러! 나도 사는 게 지긋지긋하던 참이었어.”신세희는 이제 모든 걸 내려놓았다.지영명까지 배에 올랐으니 결국 어떤 식으로든 죽을 것이다.그러니 더 많은 수모를 당하기 전에 빨리 죽고 싶었다.그녀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지영명을 빤히 바라보았다.지영명은 흠칫하다가 총구를 신세희에게 겨누며 말했다.“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내가 임산부라도 괜찮다고 하면 내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어?”“지영명 이 개자식아!”반호영은 몸을 벌떡 일으키고 지영명을 항해 발을 날렸다.만약 1대1로 붙는다면 지영명은 반호영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반호영 역시 그 참혹한 역사를 겪으며 끝끝내 살아남은 자였다.가만히 있을 때는 그냥 미소년 같은 이미지지만 그가 화나면 누구 하나는 죽어 나간다.아쉽게도 반호영에게는 총이 없었다.그의 발길이 지영명에게 닿기도 전에 지영명의 총탄이 그의 다리에 박혔다.“윽….”반호영은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뒹굴었다.그는 지영명 가까이에 굴러가서 두 손으로 지영명의 다리를 꽉 잡고 신세희에게 소리쳤다.“신세희, 도망가! 빨리 도망가! 바다로 뛰어! 뛰면 어떻게든 살 수도 있어. 그러니 빨리 도망가!”탕!총탄이 그의 손목을 명중했다.그리고 또 한 발, 멀쩡한 손목까지 관통했다.“반호영….”신세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보았다.아무리 미워도 그는 부소경의 동생이자 그녀에게 정을 주었던 하숙민의 아들이었다.어릴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엄마가 죽을 때까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비운의 남자.많은 잘못을 했지만 그래도 신유리와 그녀에게 자상하게 대해줬던 사람이었다.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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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9화

지영명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만삭인 임산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만약에 내가 임신한 자기 처랑 잠자리한 게 부소경 귀에 들어가면 아마 분해서 피를 토하지 않을까?”“어이, 임산부. 어떻게 생각해? 아까 내 질문에 대답도 안 했잖아. 내 파트너가 되는 거 어떻게 생각해?”지영명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며 미친 소리를 지껄였다.쫓겨서 아프리카로 망명을 간 뒤로 한 번도 고국의 땅을 밟지 못했고 부소경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부소경에 대해 알아본 게 있었다.그는 소문을 통해 부소경에게 기개가 남다른 아내가 있다고 들었다.그리고 부소경이 그 아내를 매우 사랑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부소경과 반호영이 동시에 사랑한 여자라면 뭔가 특별한 점이 있을 것이다.솔직히 지영명은 임산부에게 매너를 지키는 인간이 아니었다.반호영은 배에 의사와 의료설비 모든 걸 갖추었다고 말했다.지금 당장 저 배를 가르고 아이를 바다에 던져버릴 수도 있었다.그리고 산후조리를 하게 한 뒤, 노예로 굴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만약 태도가 좋으면 정말 애인처럼 예뻐해 줄 수도 있었다.지영명은 신세희가 자신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를 기대하고 있었다.그래야 스릴 있었다.그런데 만삭이 된 신세희가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뭐… 당신 같은 남자가 날 여자로 본다니 내가 영광으로 생각해야 하나?”이어진 신세희의 말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지영명이라고 했었나? 사실 나 다른 건 몰라도 남자를 유혹하는 방면에서는 아주 뛰어나거든. 지금은 임신해서 몸을 가누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여자들보다는 내가 낫다고 자부할 수 있어. 어때? 지금 해볼래?”지영명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소문에 들은 신세희는 도도하고 자존심이 강한 여자라고 들었다. 그런 성격 때문에 부소경의 눈에 들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설마 이 여자도 다른 여자들과 같이 헤프고 몸을 함부로 굴리는 여자였단 말인가?그가 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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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0화

신세희는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지영명을 바라보며 피식 비웃음을 터뜨렸다.“이거 미친놈 아니야? 너 돌았어? 나 임신한 여자야. 나랑 결혼하겠다고? 너도 반호영처럼 남의 것을 빼앗아야 직성이 풀리는 종이었어? 자기 애보다 남의 애가 더 좋다는 거야?”신세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지영명과 같이 죽자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던 그녀였다. 어차피 죽을 바에 남편의 적을 제거하고 가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을 했었다.그런데 이 더러운 조폭 새끼가 반호영처럼 변태일 줄은 몰랐다.이게 운명인 걸까?왜 내 인생에는 변태만 꼬이는 거지?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지영명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세희, 난 미치지 않았어. 진심이야.”“넌 내가 널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처음 본 사람한테 결혼하자고 해서 미친놈이라고 생각한 거지?”“그게 아니야.”지영명은 쓴 미소를 지었다.신세희는 저 뻔뻔한 면상에 육두문자를 날려주고 싶었다.그녀는 괴물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지영명을 바라보았다.지영명이 말했다.“네 남편은 내 평생 원수야. 그 놈을 제거하려고 돈을 주고 정보를 샀어. 난 한국 땅을 다시 밟은 적은 없지만 네 남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잘 알아. 그리고 너.”지영명은 자신의 가슴에 박힌 칼을 쓰다듬었다.칼날이 박힌 부위에서 피가 흥건하게 흘러내렸지만 그는 인상을 쓰지도, 칼을 뽑지도 않았다.그는 손으로 칼을 쓰다듬으며 신세희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비열한 조폭 주제에 끈기는 있어 보였다.지영명은 계속해서 말했다.“너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알아봤어. 예전에 조의찬을 구한다고 싸움에 뛰어든 적 있다면서? 그때도 넌 임신한 상태였어. 그런데 그 팔로 서시언을 위해 칼을 막아주었지. 너 때문에 서시언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어.”“하지만 임신한 너는 마취제도 맞을 수 없어서 멀쩡한 정신으로 봉합수술을 받아야 했지.”“임산부가 아니라 멀쩡한 남자라도 그렇게까지는 못해.”지영명은 얕은 한숨을 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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