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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3화

진솔하면서도 비굴한 태도.

신세희는 갑자기 분노가 사그라졌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알았어. 반호영, 널 미워하지 않을게. 하지만 내가 하려는 일을 막지도 마. 어차피 유리가 그 사람 곁으로 돌아갔으니 된 거야. 둘째가 배 속에 있지만 아직 그 사람은 만나지 못했으니까 정이 들지는 않았을 거야.”

“소경 씨 옆에는 유리가 있으니까. 둘이 의지하면서 살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여. 그러니까 반호영, 날 막지 마. 나 정말 살고 싶지 않아. 지쳤어.”

담담하지만 단호한 말투였다.

그녀는 삶의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반호영은 시퍼런 대낮에 남성에 진입해서 부소경이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납치했다. 그랬다는 건 그의 배후에 그를 도와주는 세력이 있다는 얘기였다.

예를 들자면 부성웅 부부, 그리고 서울에 있는 구성훈.

모르긴 해도 이미 해외 세력과 연합했을 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반호영이 아무도 모르게 남성에 잠입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신세희의 추측이 맞다면 다시 돌아가도 결국 또 위험에 처할 거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스스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이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얘기였다. 부소경 성격에 그룹을 제물로 바치더라도 그녀를 구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나중에는 어떻게 될까?

무슨 수로 먹고 살지?

그러다가 도중에 부소경이 변이라도 당하게 되면 유리는 누가 돌볼까?

아이는 고아가 될 것이다.

“안 돼!”

신세희는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쌌다.

사랑하는 유리를 고아로 만들 수는 없었다.

고작 6세, 아직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한 아이.

동년의 절반 이상을 도주 생활을 하며 살았다. 아빠 옆으로 돌아온지 2년도 되지 않았는데 자신을 희생하고 배속의 아이를 희생하는 일이 있더라도 유리의 미래를 지켜야 했다.

그래서 신세희는 죽기로 결심했다.

“반호영, 날 좀 죽게 내버려 둬. 그래야 너, 그리고 소경 씨 사이의 모든 오해와 원한이 풀릴 거야!”

“날 돌려보내면 네 형은 평생 널 원수로 생각할 거야. 소경 씨 성격에 널 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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