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481 - 챕터 1490

2823 챕터

제1481화

남자는 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니까 예전에는 소경 씨가 유리랑 나 두 명만 돌보면 됐었는데 앞으로 네 명을 더 돌봐야 한다는 얘기예요.”“이런 상황도 있을 수 있겠네요. 한 아기의 기저귀를 먼저 갈아주면 다른 아기가 당신의 팔에 매달려서 팔을 물어버릴 수도 있겠죠.”“그러니까 우리한테 아이가 두 명이나 더 생긴다고?”남자가 입술을 감빨며 물었다.“맞아요.”신세희는 생글생글 웃으며 남편에게 말했다.“그러니까 앞으로 날 부를 때 호칭을 바꿔줘요!”“뭐, 뭐라고 불러?”“여왕님! 오늘부터 나를 여왕님으로 불러요!”“그… 그래. 여… 여왕님.”누구보다 냉철하고 침착했던 남자는 지금 이 순간 공손히 신세희의 앞에 고개를 숙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왕님께 인사드리옵니다. 여왕님, 조심하세요. 이 노비가 부축해 드리겠사옵니다.”부소경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세희를 부축해서 주차장으로 향했다.차에 오른 뒤에도 신세희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까불어댔다.“어허! 조수석에 앉거라! 오늘 여왕님이 기분이 좋으니 직접 운전하겠다!”하지만 부소경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다른 건 다 들어줄 수 있었다.여왕님이라는 호칭도 좋았다.하지만 운전은 맡길 수 없었다.배 속에 아이가 두 명이나 자라고 있는데 허리를 무리하게 할 수는 없었다.“어허! 옆에 타라는데도!”여왕이 명령했다.남자는 고개를 들고 평소의 냉랭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그녀에게 말했다.“얌전히 조수석으로 돌아가!”신세희는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하나, 둘….”신세희는 얌전히 조수석에 탔다.가슴이 두근거렸다.사실 아이를 두 명이나 동시에 임신하면서 자신의 지위가 조금은 올라가지 않았을까 기대하고 있었다.남자는 계속해서 말했다.“얌전히 안전벨트 매!”“알았어요!”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보… 그러면 출근은… 계속해도 돼요?”그녀는 남자가 절대 반대할 거라고 생각했다.“해야지! 왜 출근을 안 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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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2화

한참이 지난 뒤에야 그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물었다.“경민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결정을 한 거야?”한편 지금 통화 중인 구경민은 쌓였던 화가 당장이라도 폭발하려 하고 있었다.어젯밤, 그는 신세희의 전화를 받고 한참을 고민했다.기쁜 것만 생각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걸 잊었다.고윤희는 그 남자와 방을 같이 쓰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녀의 마음은 그 남자에게로 갔다.그녀는 그 남자에게 모든 마음을 내주었다.잠에서 깬 구경민은 다시 그 연립주택을 찾아갔다가 마침 같이 마당에서 세수를 하는 고윤희와 그 남자를 발견했다.남자가 양치를 끝내자 고윤희는 미리 준비해 둔 세수물을 남자의 앞에 가져다주었다.“오빠, 여기 물이요.”“고마워!”한진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고윤희를 바라보았다.고윤희도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한진수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당 밖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구경민의 마음에서 질투의 불길이 치솟았다.하지만 그는 충동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그는 원래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이제 고윤희가 어디 있는지도 알아냈고 그녀가 출산하고 산후조리가 끝나기 전에는 그들이 합방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구경민은 그나마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가 밉고 증오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마당의 일남일녀를 보고 있자니 부부가 같이 생활하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여자가 남자를 위해 세수물을 받아오는 모습을 보자 구경민은 자신과 고윤희가 함께 있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1년 365일 항상 구경민보다 일찍 기상했다.아이를 지우고 온 날에도 그녀는 한 번도 늦잠을 자지 않았다.매일 아침 그가 잠에서 깨면 그녀는 다가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경민 씨, 잘 잤어요? 가서 양치해요. 화장실에 준비해 뒀어요.”그가 양치를 끝내면 고윤희는 그에게 면도기와 따뜻한 물을 준비해 주었다.다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식탁에는 항상 맛있는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고 외출할 때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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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3화

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구경민은 차를 운전해서 조용히 따라갔다. 차 안의 남자가 질투에 불타는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한 시간 뒤, 한진수와 고윤희는 어제 같이 점심을 먹었던 천안대교 아래에 도착했다. 남자는 고윤희를 부축해서 차에서 내린 뒤, 다리 밑에 방석을 펴주었다.그러고는 고윤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여기서 쉬고 있어. 안 추울 거야. 점심에 여기로 올게.”고윤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오빠.”한진수가 자리를 뜨자 그녀는 홀로 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리고 오전 내내 그곳에 앉아 있었다. 가끔 허리가 시큰거리면 서서 서성이기도 했다.그러면서 수시로 배를 어루만지며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아가야, 아빠가 오늘도 무사히 일을 찾을 수 있게 기도해 줘. 오늘도 어제처럼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기도하자. 그래야 앞으로 우리 생활이 좋아지니까.”“엄마가 세희 이모한테 돈을 좀 빚졌어. 그거 갚아야 하니까 아가는 얌전히 무럭무럭 커야 해.”고윤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도 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온화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구경민은 취한 듯,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내 아이잖아! 내 핏줄이잖아!’구경민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가 차에서 내리려고 문고리를 잡던 순간, 남자가 돌아왔다.그는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고윤희 앞에 나타났다.고윤희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오빠, 이게 무슨 일이에요?”한진수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오전에 일을 좀 했어. 공사장 담벽을 허무는 작업인데 조금만 더 하면 끝나. 담벽 옆에 공중화장실이라서 사람들이 냄새 난다고 하기 싫다고 했나 봐. 오늘 오전만 8만원을 벌었어!”한진수가 말했다.고윤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에게 말했다.“오전에 8만원이면 오늘 하루 16만원, 한 달이면 500만원 가까이 되네요? 내가 한 달에 60만원이니까 우리 부자네요!”한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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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4화

부소경은 그의 말투에서 진한 질투와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이건 경민이 너답지 않아. 너 이렇게 충동적인 사람 아니잖아.”한참이 지난 뒤에야 부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부소경이었다면 그는 절대 그 남자를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구경민은 달랐다.“그 아이는 내 아이라고! 내 아이가 다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걸 어떻게 참아?”구경민은 미친듯이 소리쳤다.부소경은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그럼 고윤희 씨를 끌고 와.”“왜? 그렇게 못 하겠어? 어제 너한테 그러지 말라고 한 건 고윤희 씨가 나쁜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서였어.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네 상태가 더 심각해 보여. 그러니까 그냥 고윤희 씨 여기로 데려와. 나랑 세희가 고윤희 씨를 설득해 볼게.”구경민은 고통스럽게 머리를 쥐어뜯었다.“소경아, 이미 늦었어.”“어젯밤에는 둘이 여태 합방도 하지 않았다고 했잖아.”“하지만 윤희의 마음이 그 남자한테 가 있어.”구경민이 힘없이 말했다.부소경은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과거 그가 신세희를 찾아다닐 때도 이런 심정이었다.곡현에서 신세희를 찾았을 때, 부소경은 서시언을 죽여 버릴 생각까지 했다.하지만 그는 충동을 참고 몰래 신세희를 오랫동안 관찰했다.그리고 그녀가 서시언을 남자로서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들은 6년 동안 남매처럼 지냈고 같은 방을 사용하지 않았다.그러던 어느날 밤, 신세희의 집밖에 잠복해 있던 부소경은 그녀가 꿈을 꾸며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그녀는 꿈에서도 부소경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소경 씨, 나 버리지 마세요. 제발 나 버리지 마세요. 나랑 결혼해 주면 안 돼요? 나 소경 씨 사랑해요.”그래서 부소경은 신세희를 데리고 돌아올 때 그녀의 진실한 마음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구경민의 상황은 좀 달랐다.고윤희는 완전히 구경민을 포기한 것 같았다.“넌 윤희 씨 사랑해?”부소경이 물었다.“당연한 소리를!”구경민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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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5화

“고마워, 친구야!”부소경은 웃으며 대답했다.“우리는 생사를 나눈 형제야. 고맙다는 인사는 우리 사이에 필요 없어!”“끊을게.”구경민이 말했다.“그래.”전화를 끊은 뒤, 부소경은 엄선우에게 연락해서 말했다.“엄 비서, 이건 무조건 비밀로 해야 해. 일단 경민이 모르게 그 남자를 빼돌려. 그리고 충분한 돈을 줘서 남자를 해외로 내보내.”엄선우는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대표님도 고생이 많으시네요. 사람들은 대표님이 냉혈한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인자하신 분인 줄은 누가 알겠어요. 그것도 가장 친한 친구의 라이벌을 살리려 하다니요….”부소경은 웃으며 대답했다.“그 사람이 잘못한 건 없는데 어떻게 죽게 내버려두겠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고윤희 씨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해.”“네, 대표님!”전화를 끊은 뒤, 부소경은 중얼거리듯 말했다.“경민아,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한편, 전화를 끊은 구경민이 다리 쪽을 바라보는데 그 남자가 고윤희를 부축해서 트랙터에 태우고 있었다.남자는 공사장에, 고윤희는 식당에 일하러 갈 시간이었다.구경민은 그들의 뒤를 따라 고윤희가 일하는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고윤희가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윤희야, 앞으로 다시는 이런 곳에서 일하지 않게 해줄게.”“나랑 같이 집에 돌아가면 가정부가 다 알아서 해줄 거야.”“네가 먹고 싶은 건 뭐든지 가져다가 네 앞에 대령할 수 있어.”“앞으로 내가 족욕 시켜주고 칫솔 준비해 주고 매일 아침에 깨워줄게. 아침도 내가 할 거야.”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건지, 안으로 들어가던 고윤희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고 잠깐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하지만 구경민은 선탠한 차 안에 앉아 있었기에 밖에서는 그를 알아볼 수 없었다.그는 담담한 말투로 송 기사에게 명령했다.“출발해.”송 기사가 놀라서 물었다.“대표님, 이대로 가실 거예요?”구경민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잘 안 보이는 곳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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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6화

그 소리를 들은 부소경도 멈칫하며 그에게 물었다.“경민아, 지금 뭐라고 했어?”하지만 그 순간에 전화가 끊겼다.구경민은 부소경과 통화하는 사이에 고윤희가 눈앞까지 다가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윤희가 창문을 두드리자 송 기사가 창을 내렸다.그리고 아무 예고도 없이 차 안에 있는 구경민을 발견했다.“언제부터 여기 있었어?”구경민을 본 고윤희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오히려 구경민이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었다.“윤희야….”고윤희는 참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구경민 씨, 그냥 나 좀 한번에 죽여주면 안 돼?”그녀가 사라진지 4개월, 그녀를 다시 만난 구경민은 여전히 꿈을 꾸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의 말투는 그를 전혀 모르는 사람 대하는 것처럼 차가웠고 7년을 동거한 사람에게 느끼는 정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고윤희의 태도는 단호하고 냉정했다.그녀가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심사숙고했을지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구경민은 그들이 과연 사랑했던 적이 있었나 의심할 정도였다.그녀는 그에게 담담하고 당당한 말투로 죽여달라고 말했다.구경민은 가슴에 돌을 얹은 것처럼 무겁고 갑갑했다.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난 뒤에야 한마디했다.“윤희야, 살이… 많이 빠졌네.”고윤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구경민 씨는 전이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네. 여전히 웃으며 사람을 갈구고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야. 날 죽일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내 앞에서 미소 짓고 있으니까 말이야.”구경민이 말이 없자 고윤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구경민 씨랑 오래 같이 살아서 그런지 얼굴만 딱 봐도 알 것 같아.”구경민이 물었다.“왜 내가 당신을 죽이러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고윤희는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대답했다.“구경민 씨, 그런 질문은 좀 재미없어.”“당신이 나를 내쫓을 때 난 살기를 느꼈어. 나 정말 산에서 죽을 뻔했어. 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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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7화

오히려 전보다 더 아름다웠다.아이를 가진 여자만이 가질 수 있는 침착함이 있었고 임신으로 생긴 주근깨도 사랑스러웠다.그리고 미련 없는 눈빛으로 구경민을 바라보는 그 눈망울 마저도 아름다웠다.예전의 고윤희는 항상 사랑을 갈구하는 눈빛으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지금은 경계하지만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마주 보고 있었다.큰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아무리 구경민이라도 이런 상황에서 그녀를 억지로 차에 태울 수는 없었다.그는 고윤희를 아래위로 훑다가 그녀의 손에 든 봉지에 시선이 닿았다.고윤희가 말했다.“이런 거 볼 필요 없어! 내 돈 주고 산 음식이 아니야. 마음 착한 여기 사장님이 남은 반찬을 싸주셨어.”오늘은 운이 좋게도 식당에 단체손님이 들어왔다.오후에 도착한 손님들로 인해 긴 회식이 이어지고 여 사장은 그들이 아주 늦게까지 있을 것 같다면서 고윤희에게 설거지는 내일 해도 되니 일찍 돌아가서 쉬라고 했다.그녀가 나오기 전, 여 사장은 또 남은 반찬을 싸서 그녀에게 주었다.“알바, 반찬이 형편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먹어.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꼭 데워서 먹어. 그래야 탈이 안 나.”고윤희는 사장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며칠 전부터 구석진 곳에 같은 차량이 세워져 있었지만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그런데 오늘 따라 가슴이 불안하고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조금 전에 식당에 들어갈 때도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봤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반찬을 들고 밖으로 나온 고윤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검은색 차량을 발견했다.현지 차량 번호였고 평범한 국산차였다.그래서 이 차 안에 구경민이 있을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남은 반찬을 들고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걸어왔다.그리고 그 차에 구경민이 타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끝내는 찾아왔구나.소리 없이 나를 관찰하고 있었구나.두 사람이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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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눈을 뜬 고윤희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구경민을 바라보며 물었다.“지금 뭐라고 했어?”구경민은 다가가서 그녀를 안아 차에 태우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아냈다.그녀의 분노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 나 당신을 며칠 동안 따라다녔어. 당신이 놀라서 나쁜 생각을 할까 봐 섣불리 다가갈 수 없었어. 난 당신을 죽이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 당신이랑 같이 집에 돌아가려고 왔어.”고윤희는 구경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다가 손에 들고 있던 반찬 봉지를 바닥에 버렸다.안에서 반찬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구경민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향했다.먹다 남은 새우, 그리고 갈비와 다 식은 만두까지 있었다.구경민은 가슴이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이런 걸 가져가서 먹으라고 했다고? 이거 사람이 먹는 음식 맞아?”고윤희는 대답 대신 이를 갈며 말했다.“구경민 씨, 죽이고 싶으면 빨리 죽이라니까! 내가 이렇게 앞에 가만히 서 있잖아! 내가 뭘 그렇게 미운 짓을 했어? 내가 얼마나 미웠으면 이렇게까지 해? 이제 제발 끝내줘. 내 목숨을 줄게! 더 이상 나 괴롭히지 마!”고윤희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내가 맞혀봐? 당신 최여진을 사랑하지? 최여진이 나를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고 시켰어? 그리고 나를 천천히 괴롭힐 작정이야?”“나 알아! 4개월 전에 그 여자가 남자들을 고용해서 내 몸을 더럽히려 했는데 결국 실패했잖아! 그래서 그게 억울해서 이러는 거지?”“구경민 씨! 내가 당신 여자친구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난 당신 옆에 있을 때 그 여자의 존재도 몰랐어!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 걸 알았지만 날 사랑해달라고 강요한 적도 없잖아! 가라고 해서 군말 없이 떠났잖아!”“왜 당신 여자친구는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임신까지 한 나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남자들에게 겁탈당하는 모습이 그렇게 보고 싶어? 당신은 당신 약혼녀랑 같이 와인 한잔하면서 구경하려고?”“경민 씨, 그런 거야?”이렇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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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9화

“난 혼자 화장실 변기에 두 시간을 앉아 있었어!”“내가 몇 번을 씻었는지 알아?”“내가 긴급 피임약을 얼마나 먹었는지는 알아?”“이미 그런 약들에 내성이 생겨서 효과도 없대!”“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피임에 신경 쓰지 않았어!”“최근 2년 사이에 임신이 더 쉽게 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난 그때 당신의 아이를 너무도 갖고 싶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원하지도 않는데 아이를 가지고 당신을 압박할 생각은 없었어.”“나 당신이랑 7년을 같이 살았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당신들 상류사회는 원래 그런 곳이니까!”“몇십 년 전에 서씨 어르신도 그랬고 그 뒤로 세희 씨의 시아버지 부성웅 씨도 그랬어!”“당신도 그 사람들이랑 다를 게 없어!”“난 아이를 가지고 당신을 협박할 생각 없어! 아이를 가지게 된 건 사고야! 병원에 가서 수술하려고 했어! 그런데 의사가 내 몸이 더 이상 낙태 수술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어!”“이 아이까지 수술하면 다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했다고!”여기까지 얘기한 고윤희는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이제 그런 건 상관없어. 어차피 우린 살아남지 못할 걸 알아. 구경민 씨, 난 당신이랑 돌아가지 않을 거야.”“지금 나한테 말해줘. 내가 꼭 죽어야만 하는 거야?”고윤희는 구경민을 똑바로 바라보며 절망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러고는 의식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사방을 둘러보던 고윤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사방에서 차량과 경호원들이 이쪽으로 접근해 오고 있었다.그들은 그녀의 주변을 겹겹이 포위했다.식당 사장과 직원들까지 궁금해서 달려 나왔다.여 사장이 중얼거리듯 말했다.“쟤 보통내기가 아닐 줄 알았어. 옷은 정말 촌스러운데 피부가 정말 곱거든. 절대 궂은 일을 하며 살다 온 사람이 아니야.”“처음에는 남편이랑 싸우고 가출한 여자인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닌가 봐.”“어느 재벌이 키우던 장난감이었네. 애를 배고 도망쳐 나와서 그 아이로 재벌을 협박하려다가 들킨 거지. 불쌍한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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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0화

한진수는 고윤희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윤희 너 바보야? 구경민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왜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해? 배속의 아이도 생각해야지!”고윤희는 울며 소리를 질렀다.“어서 가요! 나 그냥 내버려 두세요! 오빠가 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난 네 가족이야! 너 출산하면 우리 결혼하기로 했잖아! 내가 어떻게 너를 모르는 척해!”구경민은 어이가 없었다.나를 앞에 세워 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이지?거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구경민은 다가가서 한진수의 뒤통수를 잡고 강제로 그를 일으켜 세웠다.한진수도 기골이 장대한 남성이지만 구경민은 그보다 키가 훨씬 더 컸다. 그는 마치 작은 동물을 잡듯이 한진수를 끌어 힘든 기색 하나 없이 그를 옆으로 던져 버렸다.바닥에 가슴을 부딪힌 한진수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한진수는 겁에 질린 눈으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서울에서 호의호식하며 일생을 산 재벌집 귀공자가 권세는 있지만 자신이 체력적으로 그에게 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싸움실력이 보통내기가 아니었다.아마 한진수 같은 남자가 세 명 있어도 구경민의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오빠!”고윤희는 울며 그에게 달려가서 한진수를 품에 안았다.“오빠, 괜찮아요? 오빠… 피 나요. 어떡해요, 오빠….”그녀는 울며 분노한 눈빛으로 구경민을 쏘아보았다.“우리 진수 오빠 죽이지 마… 내가 당신 따라갈게. 나한테는 무슨 짓이든 해도 좋아. 내가 갈게.”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기어서 구경민 앞으로 갔다.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광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그는 달려가서 억지로 고윤희를 일으켜 세웠다.“사모님, 오해세요. 대표님은 사모님을 죽일 생각이 없어요. 그냥 사모님이랑 같이 집에 돌아가고 싶어서 그랬어요. 당신은 사모님이잖아요!”주광수는 고윤희를 부축해서 구경민에게 다가갔다.고윤희의 어깨가 움찔하고 떨렸다.그녀는 그제야 주광수를 알아보고 말했다.“광수 씨? 광수 씨였군요. 저번에 우리를 도와줘서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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