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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눈을 뜬 고윤희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구경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뭐라고 했어?”

구경민은 다가가서 그녀를 안아 차에 태우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녀의 분노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 나 당신을 며칠 동안 따라다녔어. 당신이 놀라서 나쁜 생각을 할까 봐 섣불리 다가갈 수 없었어. 난 당신을 죽이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 당신이랑 같이 집에 돌아가려고 왔어.”

고윤희는 구경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다가 손에 들고 있던 반찬 봉지를 바닥에 버렸다.

안에서 반찬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구경민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향했다.

먹다 남은 새우, 그리고 갈비와 다 식은 만두까지 있었다.

구경민은 가슴이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이런 걸 가져가서 먹으라고 했다고? 이거 사람이 먹는 음식 맞아?”

고윤희는 대답 대신 이를 갈며 말했다.

“구경민 씨, 죽이고 싶으면 빨리 죽이라니까! 내가 이렇게 앞에 가만히 서 있잖아! 내가 뭘 그렇게 미운 짓을 했어? 내가 얼마나 미웠으면 이렇게까지 해? 이제 제발 끝내줘. 내 목숨을 줄게! 더 이상 나 괴롭히지 마!”

고윤희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내가 맞혀봐? 당신 최여진을 사랑하지? 최여진이 나를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고 시켰어? 그리고 나를 천천히 괴롭힐 작정이야?”

“나 알아! 4개월 전에 그 여자가 남자들을 고용해서 내 몸을 더럽히려 했는데 결국 실패했잖아! 그래서 그게 억울해서 이러는 거지?”

“구경민 씨! 내가 당신 여자친구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난 당신 옆에 있을 때 그 여자의 존재도 몰랐어!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 걸 알았지만 날 사랑해달라고 강요한 적도 없잖아! 가라고 해서 군말 없이 떠났잖아!”

“왜 당신 여자친구는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임신까지 한 나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남자들에게 겁탈당하는 모습이 그렇게 보고 싶어? 당신은 당신 약혼녀랑 같이 와인 한잔하면서 구경하려고?”

“경민 씨, 그런 거야?”

이렇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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