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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7화

오히려 전보다 더 아름다웠다.

아이를 가진 여자만이 가질 수 있는 침착함이 있었고 임신으로 생긴 주근깨도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미련 없는 눈빛으로 구경민을 바라보는 그 눈망울 마저도 아름다웠다.

예전의 고윤희는 항상 사랑을 갈구하는 눈빛으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경계하지만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마주 보고 있었다.

큰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아무리 구경민이라도 이런 상황에서 그녀를 억지로 차에 태울 수는 없었다.

그는 고윤희를 아래위로 훑다가 그녀의 손에 든 봉지에 시선이 닿았다.

고윤희가 말했다.

“이런 거 볼 필요 없어! 내 돈 주고 산 음식이 아니야. 마음 착한 여기 사장님이 남은 반찬을 싸주셨어.”

오늘은 운이 좋게도 식당에 단체손님이 들어왔다.

오후에 도착한 손님들로 인해 긴 회식이 이어지고 여 사장은 그들이 아주 늦게까지 있을 것 같다면서 고윤희에게 설거지는 내일 해도 되니 일찍 돌아가서 쉬라고 했다.

그녀가 나오기 전, 여 사장은 또 남은 반찬을 싸서 그녀에게 주었다.

“알바, 반찬이 형편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먹어.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꼭 데워서 먹어. 그래야 탈이 안 나.”

고윤희는 사장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며칠 전부터 구석진 곳에 같은 차량이 세워져 있었지만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따라 가슴이 불안하고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조금 전에 식당에 들어갈 때도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봤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반찬을 들고 밖으로 나온 고윤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검은색 차량을 발견했다.

현지 차량 번호였고 평범한 국산차였다.

그래서 이 차 안에 구경민이 있을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남은 반찬을 들고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그 차에 구경민이 타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끝내는 찾아왔구나.

소리 없이 나를 관찰하고 있었구나.

두 사람이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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