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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6화

그 소리를 들은 부소경도 멈칫하며 그에게 물었다.

“경민아, 지금 뭐라고 했어?”

하지만 그 순간에 전화가 끊겼다.

구경민은 부소경과 통화하는 사이에 고윤희가 눈앞까지 다가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윤희가 창문을 두드리자 송 기사가 창을 내렸다.

그리고 아무 예고도 없이 차 안에 있는 구경민을 발견했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구경민을 본 고윤희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

오히려 구경민이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었다.

“윤희야….”

고윤희는 참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구경민 씨, 그냥 나 좀 한번에 죽여주면 안 돼?”

그녀가 사라진지 4개월, 그녀를 다시 만난 구경민은 여전히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말투는 그를 전혀 모르는 사람 대하는 것처럼 차가웠고 7년을 동거한 사람에게 느끼는 정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고윤희의 태도는 단호하고 냉정했다.

그녀가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심사숙고했을지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

구경민은 그들이 과연 사랑했던 적이 있었나 의심할 정도였다.

그녀는 그에게 담담하고 당당한 말투로 죽여달라고 말했다.

구경민은 가슴에 돌을 얹은 것처럼 무겁고 갑갑했다.

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난 뒤에야 한마디했다.

“윤희야, 살이… 많이 빠졌네.”

고윤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구경민 씨는 전이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네. 여전히 웃으며 사람을 갈구고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야. 날 죽일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내 앞에서 미소 짓고 있으니까 말이야.”

구경민이 말이 없자 고윤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구경민 씨랑 오래 같이 살아서 그런지 얼굴만 딱 봐도 알 것 같아.”

구경민이 물었다.

“왜 내가 당신을 죽이러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고윤희는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구경민 씨, 그런 질문은 좀 재미없어.”

“당신이 나를 내쫓을 때 난 살기를 느꼈어. 나 정말 산에서 죽을 뻔했어. 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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