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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4화

부소경은 그의 말투에서 진한 질투와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경민이 너답지 않아. 너 이렇게 충동적인 사람 아니잖아.”

한참이 지난 뒤에야 부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부소경이었다면 그는 절대 그 남자를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구경민은 달랐다.

“그 아이는 내 아이라고! 내 아이가 다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걸 어떻게 참아?”

구경민은 미친듯이 소리쳤다.

부소경은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럼 고윤희 씨를 끌고 와.”

“왜? 그렇게 못 하겠어? 어제 너한테 그러지 말라고 한 건 고윤희 씨가 나쁜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서였어.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네 상태가 더 심각해 보여. 그러니까 그냥 고윤희 씨 여기로 데려와. 나랑 세희가 고윤희 씨를 설득해 볼게.”

구경민은 고통스럽게 머리를 쥐어뜯었다.

“소경아, 이미 늦었어.”

“어젯밤에는 둘이 여태 합방도 하지 않았다고 했잖아.”

“하지만 윤희의 마음이 그 남자한테 가 있어.”

구경민이 힘없이 말했다.

부소경은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 그가 신세희를 찾아다닐 때도 이런 심정이었다.

곡현에서 신세희를 찾았을 때, 부소경은 서시언을 죽여 버릴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충동을 참고 몰래 신세희를 오랫동안 관찰했다.

그리고 그녀가 서시언을 남자로서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6년 동안 남매처럼 지냈고 같은 방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밤, 신세희의 집밖에 잠복해 있던 부소경은 그녀가 꿈을 꾸며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꿈에서도 부소경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소경 씨, 나 버리지 마세요. 제발 나 버리지 마세요. 나랑 결혼해 주면 안 돼요? 나 소경 씨 사랑해요.”

그래서 부소경은 신세희를 데리고 돌아올 때 그녀의 진실한 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경민의 상황은 좀 달랐다.

고윤희는 완전히 구경민을 포기한 것 같았다.

“넌 윤희 씨 사랑해?”

부소경이 물었다.

“당연한 소리를!”

구경민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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