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471 - Chapter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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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1화

그렇게 두 시간 정도 낮잠을 잤는데 그 사이 많은 꿈을 꾸었던 것 같다.꿈 속에서 그녀는 고윤희가 사람들에게 쫓기다가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태에서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것을 들었다.“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하고 있었어. 날이 참 좋네! 뛰어내리기 좋은 날씨야!”“구경민, 잘 들어.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게 당신을 만난 거야. 그리고 그보다 더 후회하는 건 당신의 자상함을 탐낸 거야. 이제는 그러지 않을 거야.”“나를 향했던 자상함이 나에게 가장 큰 상처가 될 거라는 걸 알았으면 그 지하실에서 평생 갇혀 살더라도 평생 매를 맞으며 살더라도 당신에게 구원을 요청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때는 매를 맞아도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거든.”“구경민 당신은 내 마음을 망가뜨렸어! 평생 당신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 이제 이별할 시간이야!”말을 마친 고윤희는 웃으며 절벽에서 뛰어내렸다.“언니, 언니!”신세희는 울며 잠에서 깼다. 비명소리가 너무 커서 밖에서 청소하던 가정부도 그 소리를 들었다.놀란 가정부가 안으로 들어와서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사모님, 왜 그러세요? 악몽이라도 꿨어요?”신세희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아줌마, 저 유리 임신하고 유리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6년이나 도망다녔어요. 그때는 소경 씨가 저를 사랑하는 줄도 모르고 그 사람이 나를 잡으면 죽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사람에게 잡히면 아이를 데리고 죽을 생각까지 했어요. 소경 씨가 저를 찾아왔을 때, 그 사람은 제 약점을 쥐고 있었어요. 그게 아니라면 죽었으면 죽었지 절대 소경 씨를 따라오지 않았을 거예요.”가정부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다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사모님, 두 분은 지금 사이가 너무 좋으시잖아요. 대표님은 남성 남자들의 공공의 적이라고요. 아내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왜 갑자기 옛날일이 떠오른 거예요?”“다 지나간 일이예요. 그만 잊고 앞으로 꽃길만 걸어야죠.”신세희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거 알아요? 저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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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화

수화기 너머로 구경민의 굳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소경아, 너… 세희 씨를 찾으러 다닐 때 어떻게 접근했어? 접근하기 엄청 어렵지 않았어?”부소경이 물었다.“너 윤희 씨 만났어?”구경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조금 전에 네 마누라가 연락이 왔어. 나한테 윤희를 찾아도 절대 자극하지 말라고 경고하더라. 안 그러면 나쁜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고.”부소경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신세희 성격이라면 무턱대고 접근하면 아마 시체로 발견됐을지도 몰라.”“그때 신세희가 곡현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갔거든. 하지만 곡현에 도착한 뒤에는 바로 세희를 찾아가지 않았어.”“그러면 어떻게 했어?”구경민이 다급하게 물었다.부소경은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경민아, 이거 얘기해 주면 나 우리 마누라한테 맞아 죽어!”“빨리 말해!”“약간의 계획을 세우고 접근했지.”부소경이 말했다.“자존심 강하고 고집도 센 여자를 억지로 데려와 봐야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죽는다고 난리를 칠 거야. 내 여자를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부소경의 말투에서 신세희를 향한 사랑이 가득 느껴졌다.잠시 침묵하던 구경민이 말했다.“알았어. 세희 씨 말이 맞아.”“신세희가 너한테 뭐라고 했는데?”부소경의 질문에 구경민은 볼멘 소리로 대꾸했다.“한바탕 협박하더라!”부소경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넌 욕 좀 먹어야 해!”“세희 씨 보면 꼭 좀 잘 얘기해 줘. 네 마누라는 나한테 불만이 너무 많아. 애초에 나는 얼마나 예의 바르게 대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알았어.”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먼저 끊을게.”“고윤희 씨는 찾았어?”부소경이 물었다.“아니!”구경민은 1초의 주저도 없이 거짓말을 했다.전화를 끊은 뒤, 구경민은 사면팔방에서 이쪽을 포위해 오는 자신의 부하직원들을 바라보았다.“다 물러가라고 해! 당장!”구경민이 다급히 말했다.“대표님….”“다 철수해!”송 기사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으로 지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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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구경민은 홀로 식당 근처에 남았다. 그는 차에 앉아 눈도 깜빡이지 않고 식당 내부를 쳐다보았다. 시간은 일분일초 흐르고 있었다.멀지 않은 곳 모퉁이의 한 호텔방에서 최여진은 창가에 앉은 채, 커튼 뒤에 숨어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그녀의 마음도 칼에 베인 것처럼 아팠다.그녀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손바닥이 손톱에 찔려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눈에서는 차가운 불꽃이 튀었고 이가 갈렸다.“빌어먹을 고윤희! 도대체 나보다 잘난 게 뭐야? 비천한 하녀 주제에! 도대체 뭐가 잘나서 내 약혼자가 이렇게까지 널 신경 쓰는 거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고윤희! 나가서 죽어 버려!”“아니지! 넌 행복을 가질 자격이 없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든 네 행복을 막을 거야!”최여진이 언제 근처 호텔까지 왔는지, 언제부터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아무도 몰랐다. 구경민은 온 신경을 고윤희에게 집중하고 있었다.이날 오후는 구경민에게 고역이었다.그는 고윤희가 식당에서 무리하다가 지칠까 봐 걱정이었고 고윤희한테 발각될까 봐 노심초사해야 했다. 신세희 말처럼 만약 고윤희가 그를 발견하고 갑자기 나쁜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그럼 구경민은 아내를 찾으러 왔다가 장례식을 치러야 할 수도 있었다.절대!구경민은 그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구경민은 이미 고윤희를 자신의 아내로 생각하고 있었다.고윤희와 함께 있던 날들에는 전혀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 사람은 정말 이상한 동물이었다.왜 모두가 잃은 후에야 소중함을 깨달을까?다행인 건 그녀가 어디 있는지 이제 안다는 점이었다.지금 그에게 부족한 건 돌파구였다. 어떤 방식으로 그녀의 앞에 나타나야 그녀가 겁을 먹지 않을까?이날 오후, 구경민은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지 고민하며 식당 주변을 지켰다.밤 여덟 시가 지나서야 고윤희는 지친 기색으로 허리를 두드리며 식당에서 나왔다.여 사장은 그녀에게 반찬을 챙겨주며 말했다.“알바, 먹다 남은 거긴 하지만 집에 가서 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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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식당에서 남은 반찬을 싸가지고 오면서 저런 표정을 짓다니!저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거 아닌가?구경민의 마음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더 가슴 아픈 건 한진수를 향해 웃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애틋함이 엿보였다.그를 떠난지 고작 4개월인데 이 여자 벌써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준 걸까?구경민은 달려가서 남자를 칼로 찔러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하지만 결국은 그 충동을 삭혀야 했다.부소경과 신세희가 했던 말이 귓가에 울렸다.그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하지만 구경민은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조차 막막했다.그들을 따라 그들의 집까지 찾아갔는데 고윤희와 저 남자가 같이 잠든 모습을 보면 참을 수 있을까?그건 못 참을 것 같았다!그는 조용히 한진수와 고윤희의 뒤를 따라 그들이 살고 있는 월세방 근처까지 왔다.이 도시에서 가장 환경이 열악한 다세대 주택이었는데 여러 세대가 같이 살고 있었다. 공사장 일군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거지 행색을 한 사람도 있었다.물론 지저분한 일을 하는 여자들도 있었다.이곳 다세대 주택가에는 백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소형 원룸 형식으로 된 방들이 줄 지어 있었는데 가장 큰 방이라고 해봐야 10평 정도였고 거기에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었다.가장 작은 방은 5평 정도에 침대와 옷장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곳에 사는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부소경이 경고했던 말이 떠올랐다.“세희도 달동네 같은 곳에서 산 적 있는데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 고생도 참 많이 했지. 그래서 앞으로는 절대 그런 고생시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어.”부소경이 말한 달동네를 구경민은 가본 적 없었다.하지만 만약 이 시대에 빈민굴이 있다면 이런 곳이겠구나 싶었다.정말 소름이 돋았다.다행히 한진수, 고윤희가 사는 방은 조금은 크고 옵션도 있었다.10평 정도의 1.5룸 형태였는데 작은 방을 고윤희 혼자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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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노인은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반찬들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남성에서 몇 년 살기도 했고 아들이 공장 관리인으로 일했지만 노인은 이런 사치스러운 반찬은 거의 먹지 않았다.“어머니, 이따가 데워서 같이 먹어요. 새우가 칼슘이 풍부해서 노인한테 좋대요.”고윤희가 말했다.“그래, 그래. 만두는 일단 보관했다가 반찬 없을 때 데워서 먹자.”노인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주방에서 부산을 떨었다.저택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구경민은 고배율 망원경으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방 두 개에 다 창문이 있었고 반찬 냄새 빠지라고 창문을 다 열어 두었기에 안 쪽 상황이 똑똑하게 보였다.온 가족이 다 같이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자 구경민은 속이 쓰렸다.그와 고윤희는 같이 7년을 살았다.고윤희는 항상 배려심 많고 온화한 여자였지만 한 번도 그의 앞에서 시름 놓고 크게 웃어본 적 없었다. 그녀는 지금 아이처럼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에는 풍성한 식사가 차려졌다.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다.한진수가 새우를 고윤희에게 권하자 고윤희는 웃으며 거절했다.“어머니 드려요. 칼슘 보충해야죠. 난 임신 중이라 해산물 많이 먹으면 안 돼요.”말을 마친 그녀는 새우를 발라 노인의 밥그릇에 놓아주었다.노인도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하지만 고윤희가 다시 새우를 발라서 권하자 노인은 극구 사양하며 고윤희한테 먹으라고 했다. 고윤희는 어쩔 수 없이 새우를 한진수의 그릇에 놓아주며 말했다.“진수 오빠, 많이 먹어야 해요. 우리 집에 노동력이라고는 오빠뿐이잖아요. 나와 어머니, 그리고 배속의 아이까지 오빠만 바라보고 있다고요.”한진수는 새우를 다시 고윤희의 접시에 놓아주었다.그녀는 더는 거절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오빠, 새우가 일곱 개나 있어요. 내가 세 개 먹을 테니까 오빠랑 어머니가 두 개씩 드세요. 계속 사양하지 말고요.”일가족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고윤희는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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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고윤희는 누가 들을까 봐 작은 소리로 한진수의 귓가에 대고 말했지만 어려서부터 특수훈련을 받은 구경민의 청각은 남들보다 훨씬 뛰어났다.사실 이런 상황이 올 거라 어느 정도 예측하고는 있었다.두 사람이 같이 4개월을 생활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게 더 이상했다.하지만 직접 그 말을 들었을 때, 구경민은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머릿속에 우뢰가 울고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저 집을 폭파시키고 싶었다.하지만 한진수의 말 한 마디가 구경민의 이성을 다시 돌려놓았다.한진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바보야! 내가 한 말 벌써 잊었어? 너 지금 임산부야. 아무 사고도 없어야 한다고. 너도 이 아이 놓치면 다시는 엄마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잖아. 앞으로 우린 결혼도 할 건데 뭐가 그렇게 급해?”고윤희도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오빠, 오빠가 나를 구하고 벌써 4개월이 지났어요. 그 동안 한 번도 내 몸에 손을 댄 적 없잖아요. 오빠는 내가 싫어요?”“바보!”한진수가 웃으며 말했다.“네가 싫었으면 너를 업고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 난 당연히 네가 좋지. 그래서 너를 다치게 할 수는 없어. 난 기다릴 수 있어. 너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가 끝나면 나도 더 이상 참지 않을 거야!”“그때 가서 굶주린 늑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지!”“농담도 참!”“원래 농담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내 마누라한테는 할 수 있지!”말을 마친 한진수는 부드럽게 웃었다.“어서 들어가서 자. 난 엄마랑 같이 저쪽 방에서 널 지킬게.”“잘 자요, 오빠.”그리고 방에서는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구석진 곳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구경민은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다행이다!정말 다행이다!그의 아내는 아직 다른 남자와 살을 섞지 않았다.마음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주었지만.만약 오늘 두 사이에 뭔가 일어났다면 구경민은 이성을 잃고 그 남자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그날 밤, 구경민은 흥분에 잠에 들 수 없었다. 전날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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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남자는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른 때였다면 그녀의 이런 주동적인 스킨십이 당연히 좋았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그의 예상이 정확하다면 일단은 참아야 했다.부소경은 그녀를 살짝 밀치며 말했다.“신세희, 얌전히 있어! 오늘은 안 돼!”그러자 여자가 울음을 터뜨렸다.“소경 씨, 이제 내가 싫어졌어요? 싫증난 거예요?”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많이 서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한 달 전에 그와 헤어지겠다고 난리를 치던 여자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부소경은 어떻게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임신인 것 같다고 얘기해야 하나? 그래서 지금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이야기해 주면 될까?하지만 내일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그녀가 속상해할까 봐 두려웠다.사실 임신이든 아니든 부소경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그들 사이에는 이미 유리가 있고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도 좋았다.그녀의 기분과 건강이 가장 우선이었다.남자는 그녀를 품에 끌어안으며 말했다.“아니야, 세희야. 그런 거 아니야.”“그럼 키스해 줘요. 안 한지 며칠이나 됐잖아요. 나… 하고 싶어요.”그녀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작은 소리로 애원했다.이런 상황에서 욕구가 없다면 당연히 거짓말이었다.하지만 그는 참아내야 했다.그가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신세희의 부드러운 손길이 또다시 그의 몸을 덮쳤다.오늘의 그녀는 아주 매혹적이었다.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 적극적이었다.부소경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그는 몸을 뒤집어 여자의 위에 올라탔다.그리고 조심스럽게 힘조절을 해가며 그녀를 안았다. 불타오르는 욕구도 절제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그녀를 만족시켜 주느라 일이 끝나자 남자는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여자는 그의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었다.잠든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녀와 처음 만나고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녀의 나이 올해 서른, 하지만 얼굴은 6년 전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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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8화

구경민은 웃음을 터뜨리며 횡성수설했다.“아,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정말 기분 좋아서 전화했어.”부소경은 화를 참으며 그에게 물었다.“고윤희 씨가 너랑 같이 돌아온대?”“그건 아니야.”“그런데 밤중에 왜 전화질이야?”“그러니까 그 여자 아직은 다른 남자의 여자가 아니라고.”어린아이 같은 구경민의 말에 부소경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고작 그거 때문에 그렇게 흥분한 거야? 구경민! 너 예전의 그 구경민 맞아?”“당연하지! 난 네 친구 구경민이야.”이때, 부소경의 품에서 잠자던 여자가 시끄러워서 잠에서 깼다.신세희는 몽롱한 눈을 뜨고 부소경에게 물었다.“소경 씨, 이 시간에 누구랑 통화해요? 여자?”부소경은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신세희는 요점 정서가 줄곧 불안정했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 그러니까….”수화기 너머로 구경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자는 무슨! 세희 씨! 저예요! 저 구경민이라고요! 윤희 찾았어요. 아마 며칠 뒤면 세희 씨도 윤희 만날 수 있을 거예요!”멀리 떨어진 구경민은 신세희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하지만 부소경은 똑똑히 보았다.신세희는 구경민의 말을 듣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울먹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울며 부소경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수화기에 대고 물었다.“경민 씨, 뭐라고요? 윤희 언니… 찾았어요?”구경민이 당황하며 물었다.“세희 씨, 왜 그래요? 왜 울어요?”신세희는 처량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윤희 언니 데리고 돌아올 거예요?”구경민이 대답했다.“당연하죠!”그러자 신세희는 눈물을 흘렸다.“구경민 씨! 양심 있어요? 윤희 언니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에요! 언니는 당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요! 언니도 감정이 있어요!”“언니는 한 번도 당신을 저버리지 않았어요! 언니를 저버린 사람은 당신이에요! 알아요? 당신이 매정하게 언니를 집에서 내쫓았고 당신 전 여자친구가 언니를 죽이려 했어요! 언니는 갈 곳을 잃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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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오후 두 시쯤이었다. 고윤희에게서 연락이 오자 신세희는 의아한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언니, 요즘 통화가 잦네요?”고윤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세희 씨, 앞으로는 내가 전화하고 싶을 때 전화할 거예요. 이제 더 이상 구경민을 피하지 않기로 했거든요.”신세희가 말이 없자 고윤희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어쨌든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잖아요. 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이런 말을 하는 고윤희의 말투가 처량하고 씁쓸했다. 신세희는 고윤희가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가 물었다.“언니, 혹시….”“필요한 거 없어요. 좋은 소식 알려주려고 전화했어요. 나 일자리 구했어요.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일인데 괜찮아요. 일하다가 시간 나서 여기서 쉬면서 전화한 거예요. 그리고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신세희는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고윤희가 말했다.“점심에 어떤 손님이 식사를 하시고 갔는데 음식이 많이 남겼더라고요. 내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음식을 싸주시는 거예요. 그거 가져가면 저녁을 해결할 수 있어요. 고기도 있고 생선도 있고 새우도 있더라고요.”신세희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언니… 이런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고윤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세희 씨,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요. 세희 씨도 예전에 곡현에 있을 때 나보다 더 힘들었잖아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때는 그랬죠.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분유값도 벌고 장애인이 된 오빠를 돌봐야 했으니까요. 매달 오빠한테 들어가는 약값도 만만치 않은데 괜찮은 일자리는 없어서 공사장에서 남자들처럼 시멘트를 나르고 했죠. 그렇게 한달에 겨우 200만원 벌었어요.”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난 지금 세희 씨보다 행복한 거잖아요.”“난 공사장에 나갈 필요도 없고 하루에 반만 일해요. 사장님도 인심이 좋으신 분이라 매번 남은 반찬을 싸주세요. 그리고 날 사랑해 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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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화장실에서 나온 신세희는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그녀는 기쁨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부소경에게 말했다.“여보, 나 임신했어요! 내가 임신이래요!”부소경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신세희는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사실 요즘에 많이 예민해지고 눈물도 많아진 것 같아서 이런 내가 정말 싫었는데 임신이래요.”여자는 기쁘면 밖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았지만 남자는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부소경은 속으로 날아갈 것처럼 기뻤지만 겉으로는 부드럽게 아내에게 당부했다.“동작 너무 크게 하지 마.”“알았어요!”“앞으로 편식하지도 말고.”신세희는 요즘 입맛이 없어서 그렇지 편식하는 사람은 아니었다.“알았어요.”“유리 유치원에 데려가고 병원에 가자.”부소경이 말했다.“네!”두 사람은 달콤한 표정으로 거실로 나왔다. 금방 잠에서 깬 신유리도 엄마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물었다.“엄마, 로또라도 맞았어?”“네 아빠가 부자인데 내가 로또를 살 일이 뭐가 있어?”신세희는 자랑스럽게 대꾸했다.“그런데 왜 그래?”신유리가 물었다.“비밀이야!”“그래? 괜히 좋아했네.”신유리가 시무룩해서 말했다.“뭐 기쁜 일이라도 있어?”신세희가 물었다.“난 또 엄마 배 속에 내 동생이 자라고 있는 줄 알았지. 그래서 괜히 좋아했다고 그랬잖아. 엄마, 이번 주말에 백화점에 가서 나 바비인형 사줘. 동생 대신 내 방에 데려다놓을래.”신유리가 말했다.신세희는 남자를 바라보며 몰래 웃음 지었다.아직 병원에 가서 확진을 받지 못했기에 아직은 신유리에게 소식을 알려줄 수 없었다.아침을 먹은 뒤, 그들은 신유리를 유치원에 데려가고 두 사람이 함께 산부인과로 향했다. 한 시간이 지나 검사를 끝낸 신세희가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왜 그래?”부소경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제 가요.”신세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부소경은 그녀의 팔목을 잡으며 다급히 물었다.“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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