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74화

작가: 수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식당에서 남은 반찬을 싸가지고 오면서 저런 표정을 짓다니!

저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거 아닌가?

구경민의 마음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더 가슴 아픈 건 한진수를 향해 웃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애틋함이 엿보였다.

그를 떠난지 고작 4개월인데 이 여자 벌써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준 걸까?

구경민은 달려가서 남자를 칼로 찔러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은 그 충동을 삭혀야 했다.

부소경과 신세희가 했던 말이 귓가에 울렸다.

그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구경민은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조차 막막했다.

그들을 따라 그들의 집까지 찾아갔는데 고윤희와 저 남자가 같이 잠든 모습을 보면 참을 수 있을까?

그건 못 참을 것 같았다!

그는 조용히 한진수와 고윤희의 뒤를 따라 그들이 살고 있는 월세방 근처까지 왔다.

이 도시에서 가장 환경이 열악한 다세대 주택이었는데 여러 세대가 같이 살고 있었다. 공사장 일군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거지 행색을 한 사람도 있었다.

물론 지저분한 일을 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이곳 다세대 주택가에는 백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소형 원룸 형식으로 된 방들이 줄 지어 있었는데 가장 큰 방이라고 해봐야 10평 정도였고 거기에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었다.

가장 작은 방은 5평 정도에 침대와 옷장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곳에 사는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부소경이 경고했던 말이 떠올랐다.

“세희도 달동네 같은 곳에서 산 적 있는데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 고생도 참 많이 했지. 그래서 앞으로는 절대 그런 고생시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어.”

부소경이 말한 달동네를 구경민은 가본 적 없었다.

하지만 만약 이 시대에 빈민굴이 있다면 이런 곳이겠구나 싶었다.

정말 소름이 돋았다.

다행히 한진수, 고윤희가 사는 방은 조금은 크고 옵션도 있었다.

10평 정도의 1.5룸 형태였는데 작은 방을 고윤희 혼자 쓰고 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75화

    노인은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반찬들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남성에서 몇 년 살기도 했고 아들이 공장 관리인으로 일했지만 노인은 이런 사치스러운 반찬은 거의 먹지 않았다.“어머니, 이따가 데워서 같이 먹어요. 새우가 칼슘이 풍부해서 노인한테 좋대요.”고윤희가 말했다.“그래, 그래. 만두는 일단 보관했다가 반찬 없을 때 데워서 먹자.”노인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주방에서 부산을 떨었다.저택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구경민은 고배율 망원경으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방 두 개에 다 창문이 있었고 반찬 냄새 빠지라고 창문을 다 열어 두었기에 안 쪽 상황이 똑똑하게 보였다.온 가족이 다 같이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자 구경민은 속이 쓰렸다.그와 고윤희는 같이 7년을 살았다.고윤희는 항상 배려심 많고 온화한 여자였지만 한 번도 그의 앞에서 시름 놓고 크게 웃어본 적 없었다. 그녀는 지금 아이처럼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에는 풍성한 식사가 차려졌다.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다.한진수가 새우를 고윤희에게 권하자 고윤희는 웃으며 거절했다.“어머니 드려요. 칼슘 보충해야죠. 난 임신 중이라 해산물 많이 먹으면 안 돼요.”말을 마친 그녀는 새우를 발라 노인의 밥그릇에 놓아주었다.노인도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하지만 고윤희가 다시 새우를 발라서 권하자 노인은 극구 사양하며 고윤희한테 먹으라고 했다. 고윤희는 어쩔 수 없이 새우를 한진수의 그릇에 놓아주며 말했다.“진수 오빠, 많이 먹어야 해요. 우리 집에 노동력이라고는 오빠뿐이잖아요. 나와 어머니, 그리고 배속의 아이까지 오빠만 바라보고 있다고요.”한진수는 새우를 다시 고윤희의 접시에 놓아주었다.그녀는 더는 거절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오빠, 새우가 일곱 개나 있어요. 내가 세 개 먹을 테니까 오빠랑 어머니가 두 개씩 드세요. 계속 사양하지 말고요.”일가족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고윤희는 새우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76화

    고윤희는 누가 들을까 봐 작은 소리로 한진수의 귓가에 대고 말했지만 어려서부터 특수훈련을 받은 구경민의 청각은 남들보다 훨씬 뛰어났다.사실 이런 상황이 올 거라 어느 정도 예측하고는 있었다.두 사람이 같이 4개월을 생활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게 더 이상했다.하지만 직접 그 말을 들었을 때, 구경민은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머릿속에 우뢰가 울고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저 집을 폭파시키고 싶었다.하지만 한진수의 말 한 마디가 구경민의 이성을 다시 돌려놓았다.한진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바보야! 내가 한 말 벌써 잊었어? 너 지금 임산부야. 아무 사고도 없어야 한다고. 너도 이 아이 놓치면 다시는 엄마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잖아. 앞으로 우린 결혼도 할 건데 뭐가 그렇게 급해?”고윤희도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오빠, 오빠가 나를 구하고 벌써 4개월이 지났어요. 그 동안 한 번도 내 몸에 손을 댄 적 없잖아요. 오빠는 내가 싫어요?”“바보!”한진수가 웃으며 말했다.“네가 싫었으면 너를 업고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 난 당연히 네가 좋지. 그래서 너를 다치게 할 수는 없어. 난 기다릴 수 있어. 너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가 끝나면 나도 더 이상 참지 않을 거야!”“그때 가서 굶주린 늑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지!”“농담도 참!”“원래 농담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내 마누라한테는 할 수 있지!”말을 마친 한진수는 부드럽게 웃었다.“어서 들어가서 자. 난 엄마랑 같이 저쪽 방에서 널 지킬게.”“잘 자요, 오빠.”그리고 방에서는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구석진 곳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구경민은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다행이다!정말 다행이다!그의 아내는 아직 다른 남자와 살을 섞지 않았다.마음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주었지만.만약 오늘 두 사이에 뭔가 일어났다면 구경민은 이성을 잃고 그 남자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그날 밤, 구경민은 흥분에 잠에 들 수 없었다. 전날도 밤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77화

    남자는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른 때였다면 그녀의 이런 주동적인 스킨십이 당연히 좋았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그의 예상이 정확하다면 일단은 참아야 했다.부소경은 그녀를 살짝 밀치며 말했다.“신세희, 얌전히 있어! 오늘은 안 돼!”그러자 여자가 울음을 터뜨렸다.“소경 씨, 이제 내가 싫어졌어요? 싫증난 거예요?”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많이 서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한 달 전에 그와 헤어지겠다고 난리를 치던 여자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부소경은 어떻게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임신인 것 같다고 얘기해야 하나? 그래서 지금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이야기해 주면 될까?하지만 내일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그녀가 속상해할까 봐 두려웠다.사실 임신이든 아니든 부소경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그들 사이에는 이미 유리가 있고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도 좋았다.그녀의 기분과 건강이 가장 우선이었다.남자는 그녀를 품에 끌어안으며 말했다.“아니야, 세희야. 그런 거 아니야.”“그럼 키스해 줘요. 안 한지 며칠이나 됐잖아요. 나… 하고 싶어요.”그녀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작은 소리로 애원했다.이런 상황에서 욕구가 없다면 당연히 거짓말이었다.하지만 그는 참아내야 했다.그가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신세희의 부드러운 손길이 또다시 그의 몸을 덮쳤다.오늘의 그녀는 아주 매혹적이었다.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 적극적이었다.부소경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그는 몸을 뒤집어 여자의 위에 올라탔다.그리고 조심스럽게 힘조절을 해가며 그녀를 안았다. 불타오르는 욕구도 절제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그녀를 만족시켜 주느라 일이 끝나자 남자는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여자는 그의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었다.잠든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녀와 처음 만나고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녀의 나이 올해 서른, 하지만 얼굴은 6년 전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78화

    구경민은 웃음을 터뜨리며 횡성수설했다.“아,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정말 기분 좋아서 전화했어.”부소경은 화를 참으며 그에게 물었다.“고윤희 씨가 너랑 같이 돌아온대?”“그건 아니야.”“그런데 밤중에 왜 전화질이야?”“그러니까 그 여자 아직은 다른 남자의 여자가 아니라고.”어린아이 같은 구경민의 말에 부소경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고작 그거 때문에 그렇게 흥분한 거야? 구경민! 너 예전의 그 구경민 맞아?”“당연하지! 난 네 친구 구경민이야.”이때, 부소경의 품에서 잠자던 여자가 시끄러워서 잠에서 깼다.신세희는 몽롱한 눈을 뜨고 부소경에게 물었다.“소경 씨, 이 시간에 누구랑 통화해요? 여자?”부소경은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신세희는 요점 정서가 줄곧 불안정했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 그러니까….”수화기 너머로 구경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자는 무슨! 세희 씨! 저예요! 저 구경민이라고요! 윤희 찾았어요. 아마 며칠 뒤면 세희 씨도 윤희 만날 수 있을 거예요!”멀리 떨어진 구경민은 신세희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하지만 부소경은 똑똑히 보았다.신세희는 구경민의 말을 듣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울먹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울며 부소경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수화기에 대고 물었다.“경민 씨, 뭐라고요? 윤희 언니… 찾았어요?”구경민이 당황하며 물었다.“세희 씨, 왜 그래요? 왜 울어요?”신세희는 처량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윤희 언니 데리고 돌아올 거예요?”구경민이 대답했다.“당연하죠!”그러자 신세희는 눈물을 흘렸다.“구경민 씨! 양심 있어요? 윤희 언니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에요! 언니는 당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요! 언니도 감정이 있어요!”“언니는 한 번도 당신을 저버리지 않았어요! 언니를 저버린 사람은 당신이에요! 알아요? 당신이 매정하게 언니를 집에서 내쫓았고 당신 전 여자친구가 언니를 죽이려 했어요! 언니는 갈 곳을 잃었다고요!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79화

    오후 두 시쯤이었다. 고윤희에게서 연락이 오자 신세희는 의아한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언니, 요즘 통화가 잦네요?”고윤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세희 씨, 앞으로는 내가 전화하고 싶을 때 전화할 거예요. 이제 더 이상 구경민을 피하지 않기로 했거든요.”신세희가 말이 없자 고윤희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어쨌든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잖아요. 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이런 말을 하는 고윤희의 말투가 처량하고 씁쓸했다. 신세희는 고윤희가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가 물었다.“언니, 혹시….”“필요한 거 없어요. 좋은 소식 알려주려고 전화했어요. 나 일자리 구했어요.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일인데 괜찮아요. 일하다가 시간 나서 여기서 쉬면서 전화한 거예요. 그리고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신세희는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고윤희가 말했다.“점심에 어떤 손님이 식사를 하시고 갔는데 음식이 많이 남겼더라고요. 내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음식을 싸주시는 거예요. 그거 가져가면 저녁을 해결할 수 있어요. 고기도 있고 생선도 있고 새우도 있더라고요.”신세희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언니… 이런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고윤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세희 씨,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요. 세희 씨도 예전에 곡현에 있을 때 나보다 더 힘들었잖아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때는 그랬죠.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분유값도 벌고 장애인이 된 오빠를 돌봐야 했으니까요. 매달 오빠한테 들어가는 약값도 만만치 않은데 괜찮은 일자리는 없어서 공사장에서 남자들처럼 시멘트를 나르고 했죠. 그렇게 한달에 겨우 200만원 벌었어요.”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난 지금 세희 씨보다 행복한 거잖아요.”“난 공사장에 나갈 필요도 없고 하루에 반만 일해요. 사장님도 인심이 좋으신 분이라 매번 남은 반찬을 싸주세요. 그리고 날 사랑해 주는 남자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80화

    화장실에서 나온 신세희는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그녀는 기쁨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부소경에게 말했다.“여보, 나 임신했어요! 내가 임신이래요!”부소경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신세희는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사실 요즘에 많이 예민해지고 눈물도 많아진 것 같아서 이런 내가 정말 싫었는데 임신이래요.”여자는 기쁘면 밖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았지만 남자는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부소경은 속으로 날아갈 것처럼 기뻤지만 겉으로는 부드럽게 아내에게 당부했다.“동작 너무 크게 하지 마.”“알았어요!”“앞으로 편식하지도 말고.”신세희는 요즘 입맛이 없어서 그렇지 편식하는 사람은 아니었다.“알았어요.”“유리 유치원에 데려가고 병원에 가자.”부소경이 말했다.“네!”두 사람은 달콤한 표정으로 거실로 나왔다. 금방 잠에서 깬 신유리도 엄마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물었다.“엄마, 로또라도 맞았어?”“네 아빠가 부자인데 내가 로또를 살 일이 뭐가 있어?”신세희는 자랑스럽게 대꾸했다.“그런데 왜 그래?”신유리가 물었다.“비밀이야!”“그래? 괜히 좋아했네.”신유리가 시무룩해서 말했다.“뭐 기쁜 일이라도 있어?”신세희가 물었다.“난 또 엄마 배 속에 내 동생이 자라고 있는 줄 알았지. 그래서 괜히 좋아했다고 그랬잖아. 엄마, 이번 주말에 백화점에 가서 나 바비인형 사줘. 동생 대신 내 방에 데려다놓을래.”신유리가 말했다.신세희는 남자를 바라보며 몰래 웃음 지었다.아직 병원에 가서 확진을 받지 못했기에 아직은 신유리에게 소식을 알려줄 수 없었다.아침을 먹은 뒤, 그들은 신유리를 유치원에 데려가고 두 사람이 함께 산부인과로 향했다. 한 시간이 지나 검사를 끝낸 신세희가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왜 그래?”부소경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제 가요.”신세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부소경은 그녀의 팔목을 잡으며 다급히 물었다.“도대체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81화

    남자는 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니까 예전에는 소경 씨가 유리랑 나 두 명만 돌보면 됐었는데 앞으로 네 명을 더 돌봐야 한다는 얘기예요.”“이런 상황도 있을 수 있겠네요. 한 아기의 기저귀를 먼저 갈아주면 다른 아기가 당신의 팔에 매달려서 팔을 물어버릴 수도 있겠죠.”“그러니까 우리한테 아이가 두 명이나 더 생긴다고?”남자가 입술을 감빨며 물었다.“맞아요.”신세희는 생글생글 웃으며 남편에게 말했다.“그러니까 앞으로 날 부를 때 호칭을 바꿔줘요!”“뭐, 뭐라고 불러?”“여왕님! 오늘부터 나를 여왕님으로 불러요!”“그… 그래. 여… 여왕님.”누구보다 냉철하고 침착했던 남자는 지금 이 순간 공손히 신세희의 앞에 고개를 숙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왕님께 인사드리옵니다. 여왕님, 조심하세요. 이 노비가 부축해 드리겠사옵니다.”부소경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세희를 부축해서 주차장으로 향했다.차에 오른 뒤에도 신세희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까불어댔다.“어허! 조수석에 앉거라! 오늘 여왕님이 기분이 좋으니 직접 운전하겠다!”하지만 부소경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다른 건 다 들어줄 수 있었다.여왕님이라는 호칭도 좋았다.하지만 운전은 맡길 수 없었다.배 속에 아이가 두 명이나 자라고 있는데 허리를 무리하게 할 수는 없었다.“어허! 옆에 타라는데도!”여왕이 명령했다.남자는 고개를 들고 평소의 냉랭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그녀에게 말했다.“얌전히 조수석으로 돌아가!”신세희는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하나, 둘….”신세희는 얌전히 조수석에 탔다.가슴이 두근거렸다.사실 아이를 두 명이나 동시에 임신하면서 자신의 지위가 조금은 올라가지 않았을까 기대하고 있었다.남자는 계속해서 말했다.“얌전히 안전벨트 매!”“알았어요!”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보… 그러면 출근은… 계속해도 돼요?”그녀는 남자가 절대 반대할 거라고 생각했다.“해야지! 왜 출근을 안 해? 어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1482화

    한참이 지난 뒤에야 그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물었다.“경민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결정을 한 거야?”한편 지금 통화 중인 구경민은 쌓였던 화가 당장이라도 폭발하려 하고 있었다.어젯밤, 그는 신세희의 전화를 받고 한참을 고민했다.기쁜 것만 생각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걸 잊었다.고윤희는 그 남자와 방을 같이 쓰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녀의 마음은 그 남자에게로 갔다.그녀는 그 남자에게 모든 마음을 내주었다.잠에서 깬 구경민은 다시 그 연립주택을 찾아갔다가 마침 같이 마당에서 세수를 하는 고윤희와 그 남자를 발견했다.남자가 양치를 끝내자 고윤희는 미리 준비해 둔 세수물을 남자의 앞에 가져다주었다.“오빠, 여기 물이요.”“고마워!”한진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고윤희를 바라보았다.고윤희도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한진수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당 밖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구경민의 마음에서 질투의 불길이 치솟았다.하지만 그는 충동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그는 원래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이제 고윤희가 어디 있는지도 알아냈고 그녀가 출산하고 산후조리가 끝나기 전에는 그들이 합방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구경민은 그나마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가 밉고 증오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마당의 일남일녀를 보고 있자니 부부가 같이 생활하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여자가 남자를 위해 세수물을 받아오는 모습을 보자 구경민은 자신과 고윤희가 함께 있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1년 365일 항상 구경민보다 일찍 기상했다.아이를 지우고 온 날에도 그녀는 한 번도 늦잠을 자지 않았다.매일 아침 그가 잠에서 깨면 그녀는 다가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경민 씨, 잘 잤어요? 가서 양치해요. 화장실에 준비해 뒀어요.”그가 양치를 끝내면 고윤희는 그에게 면도기와 따뜻한 물을 준비해 주었다.다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식탁에는 항상 맛있는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고 외출할 때면 그녀

최신 챕터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3화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2화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1화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0화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9화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8화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7화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6화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5화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