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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식당에서 남은 반찬을 싸가지고 오면서 저런 표정을 짓다니!

저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거 아닌가?

구경민의 마음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더 가슴 아픈 건 한진수를 향해 웃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애틋함이 엿보였다.

그를 떠난지 고작 4개월인데 이 여자 벌써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준 걸까?

구경민은 달려가서 남자를 칼로 찔러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은 그 충동을 삭혀야 했다.

부소경과 신세희가 했던 말이 귓가에 울렸다.

그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구경민은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조차 막막했다.

그들을 따라 그들의 집까지 찾아갔는데 고윤희와 저 남자가 같이 잠든 모습을 보면 참을 수 있을까?

그건 못 참을 것 같았다!

그는 조용히 한진수와 고윤희의 뒤를 따라 그들이 살고 있는 월세방 근처까지 왔다.

이 도시에서 가장 환경이 열악한 다세대 주택이었는데 여러 세대가 같이 살고 있었다. 공사장 일군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거지 행색을 한 사람도 있었다.

물론 지저분한 일을 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이곳 다세대 주택가에는 백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소형 원룸 형식으로 된 방들이 줄 지어 있었는데 가장 큰 방이라고 해봐야 10평 정도였고 거기에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었다.

가장 작은 방은 5평 정도에 침대와 옷장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곳에 사는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부소경이 경고했던 말이 떠올랐다.

“세희도 달동네 같은 곳에서 산 적 있는데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 고생도 참 많이 했지. 그래서 앞으로는 절대 그런 고생시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어.”

부소경이 말한 달동네를 구경민은 가본 적 없었다.

하지만 만약 이 시대에 빈민굴이 있다면 이런 곳이겠구나 싶었다.

정말 소름이 돋았다.

다행히 한진수, 고윤희가 사는 방은 조금은 크고 옵션도 있었다.

10평 정도의 1.5룸 형태였는데 작은 방을 고윤희 혼자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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