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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노인은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반찬들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남성에서 몇 년 살기도 했고 아들이 공장 관리인으로 일했지만 노인은 이런 사치스러운 반찬은 거의 먹지 않았다.

“어머니, 이따가 데워서 같이 먹어요. 새우가 칼슘이 풍부해서 노인한테 좋대요.”

고윤희가 말했다.

“그래, 그래. 만두는 일단 보관했다가 반찬 없을 때 데워서 먹자.”

노인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

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주방에서 부산을 떨었다.

저택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구경민은 고배율 망원경으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 두 개에 다 창문이 있었고 반찬 냄새 빠지라고 창문을 다 열어 두었기에 안 쪽 상황이 똑똑하게 보였다.

온 가족이 다 같이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자 구경민은 속이 쓰렸다.

그와 고윤희는 같이 7년을 살았다.

고윤희는 항상 배려심 많고 온화한 여자였지만 한 번도 그의 앞에서 시름 놓고 크게 웃어본 적 없었다. 그녀는 지금 아이처럼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에는 풍성한 식사가 차려졌다.

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다.

한진수가 새우를 고윤희에게 권하자 고윤희는 웃으며 거절했다.

“어머니 드려요. 칼슘 보충해야죠. 난 임신 중이라 해산물 많이 먹으면 안 돼요.”

말을 마친 그녀는 새우를 발라 노인의 밥그릇에 놓아주었다.

노인도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고윤희가 다시 새우를 발라서 권하자 노인은 극구 사양하며 고윤희한테 먹으라고 했다. 고윤희는 어쩔 수 없이 새우를 한진수의 그릇에 놓아주며 말했다.

“진수 오빠, 많이 먹어야 해요. 우리 집에 노동력이라고는 오빠뿐이잖아요. 나와 어머니, 그리고 배속의 아이까지 오빠만 바라보고 있다고요.”

한진수는 새우를 다시 고윤희의 접시에 놓아주었다.

그녀는 더는 거절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오빠, 새우가 일곱 개나 있어요. 내가 세 개 먹을 테니까 오빠랑 어머니가 두 개씩 드세요. 계속 사양하지 말고요.”

일가족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윤희는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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