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381 - Chapter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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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1화

아이는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아침에 잠에서 깨자 침대 옆을 지키고 있는 외할머니가 보였다.신유리가 외할머니에게 물었다.“외할머니, 어제 저녁에 여기서 유리를 지켜준 거예요?”외할머니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아침에 눈을 떴는데 유리 혼자 무서울까 봐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외할머니가 선물 준비했는데 한번 볼래?”“꽃이네요? 생화!”신유리는 활짝 웃었다.서진희는 꽃으로 화관을 만들어 아이에게 주었다.아이는 더 이상 엄마나 아빠를 찾지 않았다.외할머니가 어쩌면 부모님보다 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부모님이 도착하기 전, 신유리는 주말마다 외할머니 댁에서 자겠다고 말했다.그렇게 둘 사이는 급격히 가까워졌다.본가로 오는 길에서도 신유리는 쉴 새 없이 아빠와 엄마에게 왜 외할머니만 두고 오냐고 물었다.“할아버지는 유리한테 외할머니가 생겼다는 거 몰라?”“다 가족인데 왜 외할머니만 쏙 빼고 파티하는 거야?”아이의 질문에 부모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신유리는 그럴수록 이유가 궁금했다.마침 차에서 내리자 보고 싶었던 외할머니가 보였다.아이는 쪼르르 달려가서 외할머니의 품에 안겼다.“외할머니, 유리 놀래켜 주려고 온 거예요?”“조금 전에 같이 오지 왜 따로 왔어요? 외할머니 나빴어. 그래도 유리는 여기서 외할머니 만나서 기뻐요. 다음에는 꼭 같이 와요.”신유리는 할아버지 댁에서 열리는 가족모임에 외할머니도 참석한다는 사실이 기뻤다. 아이는 이따가 본가로 들어가면 저택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 줘야겠다고 다짐했다.서진희는 아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그래. 우리 유리 놀래켜 주려고 일부러 따로 왔지.”신세희와 부소경이 그들에게 다가왔다.신세희는 여전히 눈이 부어 있었다. 서진희는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걸까?둘은 아직 화해하지 않은 걸까?그런데 왜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면서 부소경을 따라 이곳까지 온 걸까?부성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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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부소경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계속 기분 좋았으면 좋겠군.”옆에 있던 신세희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아줌마가 왜 여기 있어?”신유리가 고개를 들고 불쾌한 표정으로 고소정을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고소정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유리구나. 나도 너희랑 친척이니까?”“그런데 왜 우리 엄마한테 인사 안하고 아빠부터 찾아?”신유리의 질문에 고소정은 대답을 피했다.“아줌마 일부러 그랬네.”신유리가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고소정은 어린 신유리의 질문공세에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저번에 백화점에서 우리 엄마랑 우연히 만난 것처럼 한 것도 사실은 거짓말이지?”“그리고 아줌마 딸을 나랑 같은 유치원에 보낸 것도 일부러 그런 거잖아?”“상은이한테 다 들었어. 아줌마는 상은이 친엄마가 아니라면서? 그리고 상은이한테 자꾸 나랑 친하게 지내라고 재촉했다며?”고소정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어린 신유리의 말빨에 밀린 것이다.“유리야. 난 네 엄마 친척인 동시에 네 아빠의 친구이기도 해. 그러니까 우리가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거지. 못 믿겠으면 네 아빠한테 물어보렴.”고소정은 도발적인 눈빛으로 신유리를 쏘아보며 말했다.사실 이렇게 하면 부소경이 자신을 똑똑한 여자라고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하지만 부소경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신유리가 버럭 화를 냈다.“아줌마 정말 이상한 여자네! 우리 엄마 친척이면 친척이지 왜 자꾸 우리 아빠한테 친한 척해?”“아줌마랑 우리 아빠가 친구야? 우리 아빠랑 친구가 되기 전에 나한테 허락 받았어?”“허락 받은 적 있냐고 묻잖아!”“우리 아빠는 남자 친구를 사귈 때마다 나한테 허락 받고 사귀었거든?”고소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신유리의 발언에 서준명까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가 약간 통쾌한 표정을 지으며 신유리에게 물었다.“그래서 유리야? 네가 허락한 네 아빠 친구 중에 여자는 있어?”신유리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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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아줌마, 안녕하세요.”뒤에 있던 고소정이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소정이도 왔구나. 소경이 회사랑 비즈니스 계약을 성사시켰다면서? 정말 축하해.”고소정에게 한 말이었지만 사실은 신세희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옆에 있던 신세희와 서진희는 서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신세희는 그래도 괜찮았다.어차피 이 남자의 애정을 포기하기로 했기에.이곳에 와서 좋은 대접을 못 받을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도 상관없었다.어차피 한두번 당한 것도 아니고.신유리와 엄마만 괜찮다면 아무래도 좋았다.기대를 한껏 낮추고 나니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그녀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부소경에게 말했다.“부 대표님, 원한다면 고소정 씨랑 손잡고 들어가지 그래요? 난 정말 괜찮거든요. 지금 손잡지 않으면 아마 유리가 고소정 씨를 괴롭힐 것 같네요.”“당신 뭐라고 했어?”신세희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유리가 고소정 씨한테 좀 무례하게 굴어도 절대 유리 건드리지 마세요. 유리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내가 당신 목을 물어뜯을지도 몰라요.”신세희는 고소정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고소정 씨, 이거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고. 난 당신 친척이 아니야.”“당신과 내 남편이 친한 건 알겠는데 나랑은 엮지 말아줘.”신세희의 비아냥에 고소정은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우리 친척 맞잖아. 내 작은할아버지가….”“그 사람이 뭐?”신세희는 단호하게 고소정의 말을 잘랐다.고소정은 서씨 어르신의 눈치를 살피고는 우물쭈물했다.“작은할아버지, 세희 좀 말려봐요….”신세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분은 당신 작은할아버지고 당신 엄마의 이모부일 뿐이지 우리랑은 아무런 관계 없어.”말을 마친 신세희는 엄마의 어깨를 감싸안았다.“나랑 엄마는 서씨 가문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우린 친척이 아니라고.”“엄마!”이때 신유리가 눈시울을 붉히며 엄마를 찾았다.신세희는 다급히 아이를 안으며 물었다.“유리 왜 그래?”“그러면 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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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예의 없는 사람은 할아버지야! 할아버지 필요 없어! 할아버지 미워!”할아버지의 호통에 신유리는 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던 신세희조차 딸의 우는 모습을 보고 아이를 품에 꽉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신세희!”부성웅의 호통이 신세희를 향했다.“네가 유리한테 대문 앞에서 소란 피우라고 시켰어? 너 참 대단한 애구나! 어떻게 어린 딸을 이용할 생각까지 해?”“나한테 약점 잡힌 걸 알고 이제 도망칠 곳이 없으니까 유리 앞세워서 빠져나가려는 수작 아니야!”신세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는 부성웅을 쏘아보며 반박했다.“아버님!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내 아이한테 상처주는 건 내가 용납 못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안 들어갈 이유는 없죠!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말해!”“우리 엄마랑 유리 내보내고 우리끼리 얘기해요.”“어차피 아버님이 추궁할 사람은 저잖아요? 제가 혼자 감당할게요.”부성웅은 사실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었다.그가 착해서가 아니라 그 역시 신유리가 충격 받을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유리는 부소경의 어린 시절 모습을 꼭 닮았다. 그래서 한 번도 저 아이가 부소경의 핏줄이 아니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니 할아버지로서 손녀가 상처받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누군가가 먼저 이 대화에 끼어들었다.“안 돼!”서씨 어르신이었다.“할아버지!”서준명이 짜증스럽게 할아버지를 불렀다.서씨 어르신은 서운한 표정으로 서준명을 바라보며 말했다.“준명이 너 오늘 시간 없다고 하지 않았어? 할아버지가 오자고 할 때는 바쁘다더니 왜 이제야 온 거냐?”“할아버지는 같이 와줄 사람이 있잖아요. 고모는 혼자고요!”서씨 어르신은 서진희의 눈치를 살폈다.서진희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차갑게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오늘 조카 편을 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다.어르신은 그 눈빛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어쨌든 왔으니까 들어가자꾸나. 네 아빠랑 엄마는 외출을 별로 안 좋아하니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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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서진희가 말했다.“딸, 네가 힘든 거 다 알아. 저 인간들이 네 옷을 벗기면 엄마가 너를 안아줄 수 있잖아. 그러면 너도 수치심을 덜 느낄 거야. 안 그래?”“엄마….”“가자. 엄마랑 같이 들어가자. 무슨 일 있어도 엄마가 같이 있어줄게.”서진희는 굳건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는 창백해진 얼굴로 아까부터 말이 없던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당신 데리고 여기까지 온 건 대문 앞에서 인사만 하고 돌아가라는 뜻은 아니었어.”신세희는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들어가죠!”그녀는 다시 비장한 표정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기껏해야 발가벗겨진 채로 거리에 내던져지겠지!어차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고비였다.어쨌든 누가 자신의 딸이나 엄마에게 해를 가하면 절대 참지 않겠다는 게 그녀의 다짐이었다.신세희는 딸 신유리의 손을 잡고 엄마의 팔짱을 낀 채, 부성웅 부부를 따라 부소경 본가로 들어섰다.대문 앞에서 그 난리를 떨다 보니 벌써 열한 시가 넘었다.파티가 시작될 시간이었다.사실 파티라고 하기에는 조금 조촐한 가족모임이 더 가까웠다.그들은 고작 식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진상희도 보이지 않았고 부태성 부부만 자리에 참석했으니 인원은 열 명 정도.윤혜정은 신세희가 담담한 얼굴로 자리에 앉자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할머니한테만 말해 봐. 혹시 무슨 잘못을 저질렀어?”신세희는 말없이 할머니를 바라보았다.이 집에서 그나마 그녀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이 윤혜정 여사였다.신세희는 할머니의 얼굴을 보자 울컥 서러움이 북받쳤다.“할머니, 저 괜찮아요.”윤혜정 여사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 살다 보면 내 뜻대로 되는 일보다 힘든 일이 더 많은 법이야. 마음 굳게 먹어.”신세희는 다소곳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윤혜정 여사도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아가, 널 보니 나도 기분이 좋구나.”말을 마친 윤혜정 여사는 익살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사실 그녀는 이게 별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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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부소경은 다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오히려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각자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다.부성웅과 진문옥은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는 듯,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가령 모녀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들의 옆에는 서준명이 앉아 있었다.서준명은 상당히 충격 받은 모습이었다.그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었다.“세희가 그럴 리가 없는데? 세희 같은 애가 밖에서 남자를 두 명이나? 이건 사실이 아니야.”“6년이나 도망 다니면서 서시언과 같이 생활했지만 둘은 계속 남매 사이를 유지했잖아. 한 번도 선을 넘은 적 없어. 지금은 확실한 행복이 손에 있는데 밖에서 남자를 만났다고? 그것도 두 명이나? 이건 말도 안 돼!”혼잣말로 들렸지만 사실은 부성웅의 의견에 반박하는 내용이었다.부성웅은 그런 서준명을 무시하고 자신의 아들을 빤히 바라보았다.부소경 역시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고 있었다.그의 시선은 서준명을 지나쳐 서진희에게 향했다. 서진희는 분노를 억지로 감추고 있었다.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서씨 어르신을 쏘아보고 있었다.부성웅이 꺼낸 얘기였지만 서진희가 가장 미운 사람은 서씨 어르신이었다.망할 영감!서진희는 자신의 몸에 흐르는 서씨 어르신의 피를 죄다 뽑아버리고 싶었다.정말 가식적이지 않은가!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참회하고 속죄하겠다더니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여전히 자신의 손녀를 비난하는 이 자리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정말 잔인하고 지독한 영감이었다!서진희는 혹시라도 서씨 어르신이 신세희를 비난한다면 당장 달려나가 이 영감의 목을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윤리?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부소경은 조용히 서진희를 관찰하다가 다시 시선을 옮겨 신유리를 바라보았다.아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엄마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눈빛이었고 엄마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눈빛이었다.하지만 그 시선에 두려움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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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그리고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그는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서진희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싶었다.죽일 듯한 기세로 자신을 노려보는 친딸과 시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소경아! 이거 봐! 이게 다 증거야! 가령 이모 핸드폰에도 수두룩해!”부성웅이 다시 부소경에게 삿대질하며 입을 열었다.부소경은 아버지에게서 핸드폰을 건네받았다.“신세희 똑똑히 들어! 네 불륜 상대가 호텔 로비에 찍힌 CCTV 영상을 다 지웠다고 이 일이 감춰지는 게 아니야! 네가 그 두 남자랑 실랑이를 벌일 때 우린 현장에 있었어!”부성웅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신세희를 비난했다.그러고는 다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눈으로 직접 봐! 이게 그날 영상이야! 네가 봤던 장면도 있지?”“나와 네 큰엄마를 협박했던 그 남자야!”“그 남자는 우리 엄마 때문에 당신들을 때린 게 아니야! 할아버지가 나쁜놈이라서 때린 거야!”이때, 어린 유리가 울며 할아버지를 비난했다.부성웅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신세희! 더럽고 추악한 짓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서 내 손녀까지 나쁘게 물들인 거야?”“확실한 증거가 없었으면 오늘 이 자리에서 공개하지도 않았어! 매번 우리를 공격했던 남자가 누군지 알아?”부소경은 담담한 눈빛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가성섬 섬주의 넷째 동생 반호영이야!”부성웅은 씩씩거리며 식탁을 쳤다.“그날 반호영도 호텔에 있었어! 다 잡은 놈을 신세희가 보내줬다고! 호텔 로비에 그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신세희가 그 자식을 도망치게 도와줬단 말이야!”부성웅은 감정이 잘 통제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그는 당장이라도 신세희를 때려 죽일 것처럼 노려보았다.그는 자기가 겪었던 모든 기분 나쁜 일을 신세희의 탓으로 돌렸다. 그래서 서씨 어르신이 충격에 빠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신세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쟤가 형사들을 막아서 반호영이 도망갔다고!”“반호영이 누군지 알지? 가성섬의 넷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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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서씨 어르신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이때 고가령이 입을 열었다.“이모부 생각은 내가 제일 잘 알지.”최근 고가령은 줄곧 서씨 어르신의 옆에서 그를 보살폈다. 그래서 서진희가 저택 앞에 나타났을 때 어르신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앓아 누웠다고 생각했다.그 날 서씨 어르신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자신이 옆에서 돌보지 않았더라면 서씨 어르신이 병원에 실려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서씨 어르신이 사생아를 얼마나 증오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서준명은 그걸 몰라서 서진희를 두둔한다고 생각했다.‘이모부는 항상 쟤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셨지!’그래서 서씨 어르신이 서진희의 딸인 신세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했다.고가령은 어르신의 등을 다독이고는 진지하고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난 내가 이모부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엄마.”고소정이 엄마의 옷깃을 잡으며 말렸다.“아무리 그래도 엄마가 작은할아버지의 생각을 완전히 대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작은할아버지가 알아서 하시게 내버려 둬. 엄마는 안 그래도 마음이 약하잖아. 서진희 씨는 엄마의 어릴적 친구이기도 하니까. 엄마는 줄곧 옛친구를 걱정했잖아. 그러니 친구한테 유리한 말만 하겠지.”“그래도 작은할아버지 생각도 좀 배려해 줘. 엄마 혼자 판단하고 서진희 씨에 대해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엄마는 유리한 증언만 할 테니까. 그러면 작은할아버지가 너무 안쓰럽잖아.”말을 마친 고소정은 다시 부소경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리고 사모님이 소경 오빠한테 한 일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해.”“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정말 사랑하는 줄 알았어. 그런데 누가 알았겠어? 겉으로는 잉꼬부부인 척하면서 같은 날에 두 남자를 호텔까지 부를 줄은.”“나는 저 사모님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아무리 남자가 좋아도 동시에 둘을 같은 호텔에 부르는 건 좀 아니지 않아? 그러다가 싸움이 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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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신세희 어머님은 어렸을 때 내 작은할아버지를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했잖아요. 심지어 스스로 작은할아버지의 성을 따서 서씨라고 지었고요. 우리 엄마는 아무리 작은할아버지와 가깝게 지냈어도 성을 따르진 않았어요.”“그런데… 그런 여자가 어떻게….”고소정은 적당한 때에 말을 끊었다.마치 자신은 착하고 억울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자신들은 그냥 방관자라는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그리고 백화점에서 신세희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고 주장했다.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서씨 어르신에게 말했다.“작은할아버지가 해결하는 게 맞아요.”“작은할아버지, 어떻게 생각하세요?”고소정이 물었다.서씨 어르신은 고소정을 힐끗 바라보았다.그러자 고소정이 또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작은할아버지. 저희가 있잖아요. 저희가 옆에서 잘 보살펴 드릴게요.”“게다가 과거 사건이기는 하지만 명백히 해야 할 것도 있잖아요. 이 기회를 빌어 같이 오해를 푸는 게 좋겠어요.”“물론 이 자리를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겠죠. 자신들의 만행이 천하에 드러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제 엄마가 작은할아버지를 지켜드릴게요.”“저희가 있는 한 절대 그런 사람들에게 휘둘릴 일 없어요!”고소정은 자신이 마치 정의의 대변자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다.그러고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신세희와 안절부절못하는 서진희를 향해 무해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준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고소정! 헛소리 지껄이지 마! 오늘 가족모임을 끝으로 당장 내 집에서 꺼져! 우린 너희 모녀를 환영하지 않아!”그러자 고소정이 눈시울을 붉혔다.“준명 오빠….”“난 네 오빠가 아니야!”고소정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준명 오빠, 부 대표님도 저와의 오해를 풀고 저랑 계약을 체결했는데 아직도 그 일로 저를 나쁘게 생각하는 거예요?”“어제 신세희 저 여자가 다른 남자랑 있는 사진을 부 대표님에게 직접 전하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저도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건 싫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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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신세희와 서진희는 멍한 표정으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한참이 지난 뒤, 서진희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해요! 날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싶다고 말하라고요! 물론 곱게 죽지는 않을 거예요! 내 몸에 흐르는 당신의 피를 전부 뽑아버리고 싶네요!”서진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가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그녀를 비난했다.“서진희! 너 이모부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무리 그래도 너한테 생명을 준 아버지잖아! 너 정말 인간도 아니야!”서씨 어르신의 발언에 고가령은 뭔가 불안감을 느꼈다.저게 무슨 뜻일까?서진희를 용서하려는 걸까?그렇게 둘 수는 없지!고가령은 이 기회에 두 부녀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시킬 작정이었다.“이모부, 저거 봐요. 이모부는 그래도 딸이라고 품어주려고 했는데 쟤는 전혀 이모부 생각을 하지 않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친딸이 이모부를 버려도 제가 있잖아요. 제가 이모부 옆에서 효도할게요.”고가령은 진심을 토로하듯이 애절하게 말했다.말을 마친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서씨 어르신의 눈빛은 차갑고 냉담했다.마치 혐오스러운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성웅아.”서씨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부성웅은 공손하게 대답했다.“어르신, 사실 오늘 다들 모이라고 한 건 집안에 존재하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세요. 제가 다 책임질게요.”서씨 어르신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집안에 존재하는 오해와 모순을 풀고 싶어. 그래도 괜찮겠지?”부성웅은 당연히 괜찮다고 대답했다.어차피 이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리였다.“당연하죠! 오해는 빨리 풀고 모순은 해결하는 게 좋으니까요. 다들 모인 자리에서 풀 수 있으면 저희야 좋죠.”서씨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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