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361 - Chapter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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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생각나는 대로 주먹을 휘둘렀다.반호영도 조의찬의 무자비한 공격에 잠깐 당황했는지 가만히 맞고 있었다.뒤에 있던 반명선이 울며 소리쳤다.“조의찬 씨, 우리 삼촌 때리지 마세요!”“삼촌, 삼촌 제발요. 의찬 씨는 정말 저한테 잘해요. 저한테 미안할 짓을 한 적도 없어요. 그러니까 삼촌 이제 그만해요.”하지만 서로 뒤엉켜 있는 남자들의 귀에는 그 말이 들리지 않았다.“젠장! 쥐새끼 같은 놈! 당장 이거 안 놔? 죽여 버릴 거야!”“반호영 네가 남자야? 갈 곳이 없어지니까 남성에 와서 세희 씨를 귀찮게 해? 네가 세희 씨를 사랑한다고? 그게 사랑이야? 그 여자가 얼마나 힘겨운 시절을 겪고 여기까지 왔는지 알기나 해? 세희 씨 그냥 내버려 둬! 그 여자의 행복을 방해하지 말라고!”“내가 언제 방해했어! 이거 놔!”쾅!반호영의 반격에 조의찬은 뒤로 물러서다가 벽에 부딪쳤다.“윽!”조의찬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반명선은 다급히 달려가서 조의찬을 부축하며 말했다.“삼촌, 이러다 이 사람 죽어요! 저 이 사람 사랑해요! 첫사랑이란 말이에요! 비록 나이가 저보다 많지만 그래도 사랑한다고요.”반호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는 조카의 간절한 얼굴을 보며 들었던 다리를 다시 내릴 수밖에 없었다.“의찬 씨가 어떻게 세희 씨와 유리를 구하는지 봤어요. 저는 정 많은 남자가 좋아요. 가성섬은 정말 싫었어요.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세희 씨처럼 혼자 이겨내고 싶어요. 대학에 갈 거고 의학을 전공할 거예요.”“조의찬 씨는 저를 도와 검정고시 학원을 찾아줬죠. 비록 이런 곳에서 품팔이 장사를 해서 버는 돈이 얼마 되지는 않아도 의찬 씨는 항상 저를 기다렸다가 기숙사까지 데려다줬어요. 저도 제가 못생긴 거 알아요. 이런 저한테 그 사람이 무슨 나쁜 마음을 먹었겠어요?”“저한테 무례한 짓을 저지르지도 않았고 저를 못생겼다고 무시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가 웃을 때 천사 같다고 위로해줬죠.”“의찬 씨가 그랬어요. 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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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하숙민 아주머니가 잠든 곳이 궁금한 거야?”반호영은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여전히 차갑고 쓸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그 사람 살아 있을 때 많이 괴로워했어?”“혹시 그 사람 사진 가지고 있어?”“그 사람은 어떻게 생겼어? 예뻐?”“감옥에 갔을 때 같은 방에 있었다고 들었어. 2년 옥살이 할 때 잔병치레가 많은 그 사람을 네가 돌봐줬다면서?”신세희는 사실 오늘 기분이 영 좋지 못했다.엄마의 집에서 신유리를 재우려는데 신유리는 극구 집에 가고 싶다면서 떼를 썼다. 그리고 자꾸만 아빠를 찾아댔다.“아빠는? 아빠는 왜 유리 데리러 안 와?”아이가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신세희의 가슴은 아파왔다.복잡하고 기나긴 하루였다.그런데 하필 이럴 때 반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반호영의 질문은 그녀의 아픈 곳을 자꾸만 건드렸다.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반호영, 당신 그냥 출국해. 부소경 씨가 당신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야. 사실 잡고 싶었으면 진작 잡았어. 계속 망설이고 있었던 건 지금 땅 속에 묻힌 그분 때문일 거야. 당신과 부소경 씨는….”신세희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두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혈육이잖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어.”반호영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나랑 그 인간이?”“한쪽은 성이 부씨이고 나는 반씨인데?”신세희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그 사람 묻힌 곳이 어디야?”반호영이 또 물었다.“아주머니는 평생 힘들게 사셨어. 사는 게 고통이었지. 당신을 가성섬에 버려두고 온 것도 사실은 그냥 당신을 살리고 싶었던 거야.”“신세희, 도대체 뭐가 두려운 거야? 내가 그 사람 무덤이라도 파헤칠까 봐 그래?”신세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사실 지금의 반호영은 거의 미쳐 있었고 그가 하숙민의 무덤에 가서 무슨 짓을 할지 보장할 수 없었다.반호영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부성웅 그 인간한테도 손을 안 댔어. 그런데 내가 그 사람 무덤 찾아가서 무슨 짓을 할 것 같아?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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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우리 꼬맹이 아빠가 보고 싶었어?”“응. 엄마는 아빠 안 보고 싶어? 엄마는 아빠 팔베개 없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자잖아.”신유리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신세희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하지만 최소한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려 미소를 지었다.“우리 꼬맹이가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게 없네!”“당연하지!”“하지만 오늘은 외할머니 생신이잖아. 아무리 아빠가 보고 싶어도 외할머니 곁에 있어 드리고 싶어.”신세희가 말했다.“오늘 외할머니 생신이었어?”아이의 질문에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외할머니는 평생 고생만 하셨잖아. 여기 오기 전까지는 길거리 생활도 오래 했고. 제대로 생일 축하도 못 받으셨지. 그래서 우리가 오늘 여기 있으면 외할머니도 행복해 하실 거야.”“아쉽지만 아빠는 오늘 야근이 있어서 못 오셔. 유리가 그래도 집에 가고 싶다면 엄마는 유리를 집에 데려가고 다시 돌아와서 외할머니 옆에서 잘 거야.”그러자 아이는 엄마의 품을 파고들었다.“아니! 집에 혼자 있는 건 싫어. 외할머니 옆에서 잘 거야. 그런데 왜 생신인데 생일케익도 준비 안 했어?”“그건 유리가 어려서 몰라서 그래. 여자는 나이가 드는 거 티내기 싫어하거든. 외할머니도 마찬가지야!”“그렇구나. 알겠어!”신유리가 웃으며 말했다.“외할머니랑 같이 잘 거지?”신세희가 물었다.“당연하지! 외할머니는 유리를 가장 예뻐하시잖아! 외할머니가 동화책 읽어주시면 좋겠어!”신유리가 자랑스럽게 말했다.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인 뒤, 엄마를 바라보았다. 서진희는 능숙하게 신유리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고 신유리는 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엄마.”신세희는 약간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서진희에게 말했다.“오늘만 유리 좀 부탁할게. 부소경 씨랑 대화가 길어질 것 같아. 힘든 걸 알지만 이겨내야지 어떡하겠어. 그러니까 엄마, 나한테 용기를 줘.”서진희는 그런 딸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말했다.“불쌍한 우리 딸… 잘 얘기해 봐. 그냥 오해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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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어딘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투였다.신세희는 마치 전장에 나온 것 같은 비장함도 느껴졌다. 물론 지는 건 자신이겠지만 져도 나약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허리를 곧게 세웠다.남자는 아내를 바라보며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재밌네.’“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그가 물었다.“우리….”신세희는 길게 심호흡하고는 쓰게 웃었다.“어쨌든 문밖에서 나눌 대화는 아닌 것 같네요. 당신이 꼭 밖에서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죠.”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부소경이 입을 열었다.“난 당신을 여태 기다렸어. 전화해도 안 받길래.”“안 올라갈 거예요?”부소경은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신세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어깨가 여느 때보다 차가웠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신세희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잠시 움찔하다가 가만히 있었다.어차피 조금 있으면 진실이 드러날 텐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상대를 도발할 필요는 없었다.신세희는 계속 침착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었다.침착해야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어.그리고 남자는 그녀가 자신을 뿌리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그는 더 바짝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고 신세희는 뿌리치고 싶어도 그의 힘을 당해낼 자신이 없었다.부소경은 그녀를 끌어안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신유리가 없는 커다란 거실은 여느 때보다 더 적막해 보였다.남자는 신세희를 소파로 데려다가 앉혔다.그리고 자신은 그녀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그는 다리를 쭉 뻗고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신세희, 오늘 무슨 일 있었어?”그가 물었다.신세희는 조용히 부소경을 응시했다.자신을 향해 쭉 뻗은 그의 다리가 보였다.너무 가깝고 애매한 거리였다.그녀에게는 불리한 자세였다.평소의 그녀라면 그의 품에 부드럽게 안기며 애교를 부렸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침착해야 해.그녀는 등을 곧게 세우고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소경 씨, 그 여자는 나보다 젊고 학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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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그때 나는 누군가에게 이용을 당했고 당신과 부적절한 행위를 했죠. 그게 어떻게 잘 맞아떨어져서 당신은 목숨을 구했고요.”“사실 시작부터 잘못된 것 같아요.”“나중에는… 나중에는 당신도 알잖아요. 당신은 줄곧 나를 싫어했어요.”“난 감옥 생활을 했었고 돈도 없고 당신이 아니었으면 지금도 밑바닥 인생이겠죠. 나 같은 여자랑 당신 같이 피라미드 최상층에 있는 남자는 어울리지 않아요.”“그때는 내가 어리석었어요. 그냥 내 아이한테 온전한 가정을 주고 싶었거든요.”“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생각부터 잘못되었던 거 같아요. 그때는 내가 너무 어려서… 두려웠어요.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갈 삶이 너무 버거웠었고 기댈 곳을 찾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난 6년이나 도망 다녔어요.”“6년 뒤에 당신에게 잡혀서 여기까지 왔죠.”“한때는 당신도 나를 사랑했었다고 생각해요.”“당신은 내가 당신의 통제범위를 벗어나는 게 싫었겠죠. 나한테는 당신 아이가 있으니까요.”“당신과 1년을 같이 살면서 당신이 나한테 보여줬던 애정도 진심이라고 생각해요.”“하지만 당신은 남성에서 왕과도 같은 존재잖아요. 돈, 권력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남자가 어떻게 한 여자만 바라보고 살겠어요?”“그래서 당신을 이해하기로 했어요.”“하지만 난 내 남자의 사랑을 누구와 나누고 싶지 않아요.”“남자의 냉대를 받으며 체념한 듯이 살고 싶지도 않고 내 남자가 새로운 애인이랑 붙어먹는 것도 감당할 수 없어요.”“당신과 같이 살면서 알게 된 것도 많아요. 당신은 겉으로는 차갑게 보이지만 아주 매정한 사람은 아니에요.”“그래서 앞으로 내 미래가 보여요. 당신은 나를 이 집에서 내쫓지는 않겠죠. 나는 당신이 주는 생활비나 받으며 애를 돌보고 당신과 새 애인이 뜨겁게 열애하는 모습을 지켜볼 자신이 없어요.”“내가 반항하거나 당신 새 애인에게 불리한 짓을 한다면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되겠죠.”“얌전히 입 다물고 모른 척하고 있어야 평온한 삶을 살 수 있겠죠.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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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부소경은 말없이 자신의 아내를 빤히 바라보았다.독기가 잔뜩 서린 그녀의 눈빛이 여느 때보다 더 차가웠다.그녀는 여전히 유리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았다.7년 전,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과 임서아의 결혼식 현장에 난입했을 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그때의 그녀는 목숨까지 내놓을 기세로 덤벼들었다.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목숨 따위는 개나 주라는 듯이 덤비고 있었다.하지만 목적은 그때와 정반대였다.처음에 봤던 그녀는 그에게 결혼을 요구했고 지금의 그녀는 그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그녀는 울지도 않았고 움츠러들지도 않았다.남은 건 독기뿐이었다.부소경은 자신의 아내가 6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비록 6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였지만 달랐다.6년 전의 그녀는 상처 입은 작은 동물 같았다.침착하려고 애쓰지만 어디 기댈 곳 하나 없이 툭 치면 부러질 것 같았다. 세상은 모두 그녀를 손가락질하고 있었고 그녀는 그런 눈길에 반항하기에는 너무도 작아 보였다. 그때의 그녀는 조금만 손을 내밀어 주면 쉽게 마음을 내줄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지금의 그녀는 강해졌고 더 이상 누군가의 연민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너무 강해져서 그에게까지 험악한 표정으로 딸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남자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나한테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어. 많이 컸네?”신세희도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이건 본능이죠.”부소경은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뭐?”“어차피 새 애인은 당신만 원하면 애를 몇 명이라도 낳아줄 수 있을 거예요.”“하지만 나는 달라요. 나한테는 유리뿐이죠.”“그리고 유리가 당신 옆에 있으면 거슬리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유리는 당신에게 줄 수 없어요. 유리는 나랑 같이 있어야 해요.”“어차피 당신은 유리와 함께한 시간이 고작 1년이잖아요.”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그러니까 유리도 데려가고 유리가 가진 지분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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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그래서 나는 내 외할머니나 엄마, 그리고 내 처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다 비슷한 처지라면 내 아이라도 그 불행을 겪지 않게 해야죠.”“내 엄마가 어렸을 때처럼 분명 아빠가 존재하는데 아빠의 어떤 도움도 못 받는 그런 경우는 피해야죠.”“부소경 씨, 내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없다면 아버지로써 응당 져야 할 책임을 지세요.”“당신은 매일 억대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죠.”“그러니 그 수입의 10분의 1은 유리에게 줘요.”“그리고 유리가 가진 지분도 회수해 갈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말을 마친 신세희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평온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그에게 어떤 미련도 남지 않은 듯한 눈빛이었다.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남성의 왕도 아니고 F그룹 대표도 아닌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빛.부소경은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6년 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그의 관심을 받겠다고 애 쓰는 여자들이 얼마나 될까?셀 수는 있을까?어떻게든 그의 침대에 기어오르려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여자도 적지 않았다.그 여자들은 마치 불나방 같기도 했다.예를 들면 고소정 같은 여자들.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해외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무리수까지 두었다. 차갑고 지적인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만들었으나 F그룹 직원들 앞에서 개망신을 당했다.하지만 고소정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다시 기어올랐다.하지만 눈앞의 이 여자는 어떤가?그는 그녀의 남편이었다.그리고 그녀는 합법적으로 그의 옆에서 그와 매일 같이 숨 쉬고 살아가는 여자. 당연히 그의 집에서 생활하고 회사로 찾아와서 다른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휘두르고도 성이 차지 않아 그의 넥타이를 가위로 잘라 버린 여자.그런 여자가 그의 앞에서 전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다.심지어 슬퍼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부소경은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내가 싫다고 하면?”그는 겉으로는 전혀 동요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신세희가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부소경 씨, 당신처럼 잔인한 남자한테 솔직히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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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신세희는 주먹으로 남자의 어깨를 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예요! 빨리 내려놔요! 우리 내일이면 이혼할 거라고요! 내일부터는 부부가 아니라고요! 빨리 내려줘요!”“부소경 씨! 내 자존심을 짓밟지 말아요! 차라리 나가 죽으라고 해요! 지금 내려놓으면 나가서 죽을게요!”“부소경! 그냥 고소정 찾아가! 당신 새 애인이잖아! 그 애인 찾아가라고! 그 여자가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예쁘잖아! 학력도 나보다 낫고! 나는 고작 고졸에 전과자일 뿐인데!”“내 몸에서 손 떼라고! 이거 놔! 당신 더러워!”“역겨워! 이거 놔!”“새 애인 찾아가라니까!”“난 전과자고 하찮고 별볼일 없는 여자잖아! 그러니까 내 몸에서 손 떼! 꺼지라고!”신세희는 울며 부소경의 얼굴을 할퀴고 손톱으로 그의 가슴을 마구 긁어댔다.셔츠를 입고 있는데도 그의 매끈한 피부에서 핏자국이 생겨났다.셔츠까지 벗고 있었더라면 그를 갈가리 찢어 죽일 기세였다!‘전에도 이렇게 남편한테 폭력적인 여자였지!’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남자는 그럴수록 더 그를 꽉 껴안을 뿐이었다.그는 침실 문을 발로 차서 열고 그녀를 침대에 던졌다.그가 올라오기도 전에 신세희는 발길질을 해댔다.“부소경! 당신은 정말 나쁜 놈이야! 오늘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나가 죽을 거야! 나쁜 자식! 죽어 버려!”“당장 꺼져! 평생 당신 얼굴 보고 싶지도 않아! 꺼지라고!”그녀는 미친 듯이 울고 소리질렀다.손과 발은 쉴새없이 무언가를 집어 뜯고 다리로 걷어찼다.긴 손톱으로 부소경의 온몸에 생채기를 냈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힘으로 부소경을 이길 수는 없었다.1분도 지나지 않아 부소경은 손으로 그녀의 양 손목을 잡고 그녀의 배 위에 올라탔다.“신세희! 잘 들어!”남자가 차갑게 말했다.“넌 내가 힘들게 잡아온 포로야! 평생 살아도 내 옆에서 살고 죽어도 내 옆에서 죽어야 해! 잡혀온 전과자 주제에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신세희는 더 구슬피 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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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그래서 더 악을 쓰고 그에게 저주를 퍼붓고 속으로는 약해지지 말라고 자신에게 경고했다.신세희, 넌 이제 아무것도 없잖아! 그 사람이 새 애인이랑 같이 있는 모습을 직접 봤잖아! 그러니까 약해지지 마!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자신에게 되뇌었다.하지만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그녀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사실 신세희는 자신이 더 미웠다.온 힘을 다 써서 버둥거렸기에 기진맥진한 그녀는 힘없이 침대에 축 늘어졌다.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아직도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그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아까 했던 말이 다 거짓말이었네?”신세희는 울고 난리를 치느라 쉬어버린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부소경 씨!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을게요. 유리도요! 그냥 나를 죽여요!”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였다.마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 얘기를 하는 것 같은 표정.“부소경 씨, 난 정말 보잘것없는 여자예요. 이제 이 세상에서 얼굴을 들고 살아갈 수가 없어요. 내가 더럽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냥 나를 죽여요. 유리도 필요없어요. 유리 당신에게 줄게요. 난 살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나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스스로를 죽여버릴 거예요.”“나 자신이 너무 하찮고 역겹게 느껴져요. 정말이지….”“살고 싶지 않아요.”차갑고 처량한 목소리.신세희는 자신이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했다.처음부터 계속 거부만 했으면 아마 조금은 나아졌을까?그러면 그에게 억지로 당한 거라고 그가 나쁜 놈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그녀는 결국 그에게 호응해 주었고 여기 오기까지 다졌던 수많은 결심들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그래서 신세희는 살기가 싫어졌다.그녀는 부소경을 등진 채, 상처 입은 동물처럼 몸을 잔뜩 웅크렸다.그리고 반쯤 넋이 나간 목소리로 쉴 새 없이 중얼거렸다.“그냥 나를 죽여요.”이 모습을 지켜본 부소경은 가슴이 쓰라렸다.“신세희, 고집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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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신세희는 깊은 절망과 함께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이미 그에게 져버렸다.그와의 심리전도 져버렸고 몸싸움에서도 패배했다.오후 내내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 속으로 시물레이션했던 것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자존심이 처참하게 뭉개진 느낌이었다.신세희, 6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게 뭐야?6년 전에는 그래도 임신한 몸으로 도망이라도 쳤었지.지금은 엄마와 아이가 다 저 사람 손에 있으니 어딜 도망쳐?그리고 너도 그렇게 도망치고 싶지 않잖아?사실은 자존심 굽히면서까지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은 게 네 본심이잖아.신세희, 넌 타락했어!더럽고 비굴해!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부소경에게 말했다.“알았어요, 부 대표님. 난 당신이 많은 인력을 동원해서 잡아온 죄인에 불과하죠. 당신의 장난감. 당신이 기분 좋을 때 난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이고 기분 나쁘면 그냥 붙잡혀 온 죄인일 뿐이잖아요.”“당신이 날 걸레 취급해도 난 당신을 벗어날 수 없겠죠. 알겠다고요. 얌전히 당신 옆에서 개처럼 살게요.”“앞으로는 말 잘 듣는 개가 될게요. 그러니까 내 딸과 내 엄마를 괴롭히지 마세요.”여자의 말은 부소경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그는 그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자신을 개에 비유하지 마! 절대!”“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요.”“잠이나 자!”“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얌전히 자는 거야. 쓸데없는 생각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알겠어?”“네.”“팔베개나 베고 얌전히 자!”남자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녀는 온순한 고양이처럼 그의 품에 안겨 얌전히 눈을 감았다.그런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자!”그가 다시 명령했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너무 피곤했던 탓일까.사실 오전에 고가령 모녀와 한바탕 소란이 있었고 점심에 부소경과 고소정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본 뒤에 무너져 내렸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그녀가 억지로 약한 티를 안 냈을 뿐이다.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머리가 터질 것 같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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