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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

그래서 더 악을 쓰고 그에게 저주를 퍼붓고 속으로는 약해지지 말라고 자신에게 경고했다.

신세희, 넌 이제 아무것도 없잖아! 그 사람이 새 애인이랑 같이 있는 모습을 직접 봤잖아! 그러니까 약해지지 마!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자신에게 되뇌었다.

하지만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그녀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사실 신세희는 자신이 더 미웠다.

온 힘을 다 써서 버둥거렸기에 기진맥진한 그녀는 힘없이 침대에 축 늘어졌다.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아직도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그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아까 했던 말이 다 거짓말이었네?”

신세희는 울고 난리를 치느라 쉬어버린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부소경 씨!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을게요. 유리도요! 그냥 나를 죽여요!”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였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 얘기를 하는 것 같은 표정.

“부소경 씨, 난 정말 보잘것없는 여자예요. 이제 이 세상에서 얼굴을 들고 살아갈 수가 없어요. 내가 더럽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냥 나를 죽여요. 유리도 필요없어요. 유리 당신에게 줄게요. 난 살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나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스스로를 죽여버릴 거예요.”

“나 자신이 너무 하찮고 역겹게 느껴져요. 정말이지….”

“살고 싶지 않아요.”

차갑고 처량한 목소리.

신세희는 자신이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계속 거부만 했으면 아마 조금은 나아졌을까?

그러면 그에게 억지로 당한 거라고 그가 나쁜 놈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녀는 결국 그에게 호응해 주었고 여기 오기까지 다졌던 수많은 결심들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그래서 신세희는 살기가 싫어졌다.

그녀는 부소경을 등진 채, 상처 입은 동물처럼 몸을 잔뜩 웅크렸다.

그리고 반쯤 넋이 나간 목소리로 쉴 새 없이 중얼거렸다.

“그냥 나를 죽여요.”

이 모습을 지켜본 부소경은 가슴이 쓰라렸다.

“신세희, 고집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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