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71화

이런 생각이 들자 남자는 당장 여자를 깨워서 따지고 싶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하지만 울다가 지쳐 잠든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조용히 잠든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가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미간은 잔뜩 구겨져 있었다.

여전히 처절하고 단호한 표정.

죽더라도 자존심을 굽히고 싶지 않은 고집스러움.

그에게 꺼지라고 욕까지 했다.

남자는 웃음이 나왔다.

남성에서 그에게 이런 식으로 욕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나 할까?

아마 없을 것이다.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도, 그룹 원로급 임원들조차 그의 눈치를 보았고 부성웅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신세희였다.

미친 듯이 그에게 고함을 지르고 주먹질을 하고 깨물고 할퀴면서 이혼하자고 소리치던 모습!

아마 남성에서 같은 짓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자고 있다.

울고 때리고 욕을 하다가 지쳐 잠든 여자 옆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

지쳐서 잠든 그녀의 입가에서 침이 흘러내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팔을 빼고 거실로 나왔다.

부소경은 핸드폰을 꺼내 서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진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잔뜩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모님, 저예요.”

부소경이 말했다.

서진희는 한참 지난 뒤에야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 세희랑….”

“우리 아무 일 없어요, 장모님.”

부소경은 단호하게 서진희의 말을 잘랐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신세희랑 머리가 하얗게 될 때까지 같이할 거예요. 어느 누구도 우리 가정을 흔들지 못할 겁니다. 이 말씀 드리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유리는 오늘만 잘 부탁드릴게요.”

“그래. 알았네.”

“장모님도 아무 생각하지 마시고 일찍 주무세요.”

부소경이 위로하듯 말했다.

“그래. 그래야지.”

전화를 끊은 뒤, 부소경은 침실로 돌아와 신세희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신세희는 달게 푹 잤다.

반면 부소경은 팔이 저리고 아팠지만 그녀를 깨우기 싫어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