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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신세희였다면 전화는커녕 그와 얼굴 마주하기도 싫어했을 것이다.

짜증이 치밀었지만 부소경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고소정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의논드릴 일이 있어서요.”

“말해.”

“아저씨가 사실 저번 주에 저랑 엄마한테 말씀한 것이 있거든요. 오늘 대표님 본가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달라고요. 대표님은 사모님과 같이 참석하실 거죠?”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

부소경이 물었다.

고소정은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사모님은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그냥 오지 않으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부소경은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아, 오해하지 마세요. 대표님한테 본가에 오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저희도 초대받은 입장이라 안 갈 수가 없어서요. 아시잖아요. 저희는 여기 의지할 곳도 없고 권력도 없어서 아저씨 말씀을 거역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말씀드린 거예요.”

“사모님이 또 화내실까 봐… 사실 두렵거든요.”

고소정은 마치 억울한 일을 당한 어린아이처럼 구슬프게 말했다.

자신은 모든 걸 이해한다는 듯한 말투로.

사실 고소정도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어제 점심, 그와 같이 같은 룸으로 들어갔지만 손도 잡지 못했다.

부소경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고소정은 사실 그날 밤 부소경과의 뜨거운 밤을 기대했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부소경은 쉽게 낚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자신의 마음을 쉽사리 내보였다가는 오히려 큰 코 다칠 게 뻔하기에 고소정은 천천히 접근하기로 마음먹었다.

오히려 한 발 물러서서 그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게 통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부소경에게 전화해서 차라리 파티에 참석하지 않는 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다.

부소경이 담담하게 대꾸했다.

“괜찮아! 걱정할 필요 없어. 아무리 그래도 손님인데 안주인으로써 손님접대는 해야지.”

고소정은 잔뜩 감동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저… 정말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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