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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신세희는 깊은 절망과 함께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

이미 그에게 져버렸다.

그와의 심리전도 져버렸고 몸싸움에서도 패배했다.

오후 내내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 속으로 시물레이션했던 것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자존심이 처참하게 뭉개진 느낌이었다.

신세희, 6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게 뭐야?

6년 전에는 그래도 임신한 몸으로 도망이라도 쳤었지.

지금은 엄마와 아이가 다 저 사람 손에 있으니 어딜 도망쳐?

그리고 너도 그렇게 도망치고 싶지 않잖아?

사실은 자존심 굽히면서까지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은 게 네 본심이잖아.

신세희, 넌 타락했어!

더럽고 비굴해!

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부소경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부 대표님. 난 당신이 많은 인력을 동원해서 잡아온 죄인에 불과하죠. 당신의 장난감. 당신이 기분 좋을 때 난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이고 기분 나쁘면 그냥 붙잡혀 온 죄인일 뿐이잖아요.”

“당신이 날 걸레 취급해도 난 당신을 벗어날 수 없겠죠. 알겠다고요. 얌전히 당신 옆에서 개처럼 살게요.”

“앞으로는 말 잘 듣는 개가 될게요. 그러니까 내 딸과 내 엄마를 괴롭히지 마세요.”

여자의 말은 부소경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그는 그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자신을 개에 비유하지 마! 절대!”

“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요.”

“잠이나 자!”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얌전히 자는 거야. 쓸데없는 생각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알겠어?”

“네.”

“팔베개나 베고 얌전히 자!”

남자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온순한 고양이처럼 그의 품에 안겨 얌전히 눈을 감았다.

그런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자!”

그가 다시 명령했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너무 피곤했던 탓일까.

사실 오전에 고가령 모녀와 한바탕 소란이 있었고 점심에 부소경과 고소정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본 뒤에 무너져 내렸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

그녀가 억지로 약한 티를 안 냈을 뿐이다.

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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