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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수화기 너머로 부성웅의 씩씩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소경!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어제 몇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부소경은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되물었다.

“무슨 일로 전화했냐고요.”

“어제 회사로 찾아갔었는데 회사 안으로 안 들여보내지 뭐야!”

“그래서 무슨 일인데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었어?”

부성웅이 물었다.

하지만 부소경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냥 오늘이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와 말다툼을 한 날이라는 것만 알았다.

1년 같이 살면서 한 번도 그녀가 그렇게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 없었다.

만약 이 날에 이름을 단다면 ‘신세희가 미쳐 날뛴 날’이라고 명명했을 것이다.

부소경이 말이 없자 부성웅이 말했다.

“저번 주에 너랑 신세희가 나랑 약속했잖아. 오늘은 본가에 와서 파티에 참석하기로!”

부소경은 그제야 그 날이 떠올랐다.

고소정이 서준명의 명함을 들고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날이자 회사에서 망신당한 날, 그리고 신세희가 가위로 그의 넥타이를 싹둑 잘랐던 그 날이었다.

그날 신세희는 유리를 데리고 본가의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했었던 것 같았다.

아마 그의 부친은 파티라는 명목으로 고가령 모녀를 초대할 게 뻔했다.

부성웅이 또 말했다.

“부소경! 침묵으로 내 질문을 피하지 마! 어제 내가 불쑥 찾아간 건 좀 너무했지만 내가 회사까지 찾아갔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얘기잖아! 그런데 어제 너는 자리에 없었지! 내가 화를 참지 못하고 파티에서 신세희가 했던 더러운 짓을 까발리게 하지 마!”

“그래요? 신세희가 무슨 더러운 짓을 했는데요?”

부소경은 여전히 잠들어 있는 신세희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아내는 어제 그 난리를 치고 다시 잠에 들었다.

신세희가 그를 향해 성질을 부리고 온갖 욕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는 웃음이 나왔다. 물론 저 사랑스러운 여자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이 세상에 너뿐이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다.

이 세상에 나를 나쁜 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라고.

그런데 나한테 꺼지라고?

다른 여자가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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