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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하숙민 아주머니가 잠든 곳이 궁금한 거야?”

반호영은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여전히 차갑고 쓸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 사람 살아 있을 때 많이 괴로워했어?”

“혹시 그 사람 사진 가지고 있어?”

“그 사람은 어떻게 생겼어? 예뻐?”

“감옥에 갔을 때 같은 방에 있었다고 들었어. 2년 옥살이 할 때 잔병치레가 많은 그 사람을 네가 돌봐줬다면서?”

신세희는 사실 오늘 기분이 영 좋지 못했다.

엄마의 집에서 신유리를 재우려는데 신유리는 극구 집에 가고 싶다면서 떼를 썼다. 그리고 자꾸만 아빠를 찾아댔다.

“아빠는? 아빠는 왜 유리 데리러 안 와?”

아이가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신세희의 가슴은 아파왔다.

복잡하고 기나긴 하루였다.

그런데 하필 이럴 때 반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반호영의 질문은 그녀의 아픈 곳을 자꾸만 건드렸다.

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

“반호영, 당신 그냥 출국해. 부소경 씨가 당신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야. 사실 잡고 싶었으면 진작 잡았어. 계속 망설이고 있었던 건 지금 땅 속에 묻힌 그분 때문일 거야. 당신과 부소경 씨는….”

신세희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두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혈육이잖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어.”

반호영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나랑 그 인간이?”

“한쪽은 성이 부씨이고 나는 반씨인데?”

신세희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 사람 묻힌 곳이 어디야?”

반호영이 또 물었다.

“아주머니는 평생 힘들게 사셨어. 사는 게 고통이었지. 당신을 가성섬에 버려두고 온 것도 사실은 그냥 당신을 살리고 싶었던 거야.”

“신세희, 도대체 뭐가 두려운 거야? 내가 그 사람 무덤이라도 파헤칠까 봐 그래?”

신세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사실 지금의 반호영은 거의 미쳐 있었고 그가 하숙민의 무덤에 가서 무슨 짓을 할지 보장할 수 없었다.

반호영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부성웅 그 인간한테도 손을 안 댔어. 그런데 내가 그 사람 무덤 찾아가서 무슨 짓을 할 것 같아?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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