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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어딘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신세희는 마치 전장에 나온 것 같은 비장함도 느껴졌다. 물론 지는 건 자신이겠지만 져도 나약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허리를 곧게 세웠다.

남자는 아내를 바라보며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그가 물었다.

“우리….”

신세희는 길게 심호흡하고는 쓰게 웃었다.

“어쨌든 문밖에서 나눌 대화는 아닌 것 같네요. 당신이 꼭 밖에서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죠.”

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부소경이 입을 열었다.

“난 당신을 여태 기다렸어. 전화해도 안 받길래.”

“안 올라갈 거예요?”

부소경은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신세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어깨가 여느 때보다 차가웠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신세희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잠시 움찔하다가 가만히 있었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진실이 드러날 텐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상대를 도발할 필요는 없었다.

신세희는 계속 침착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침착해야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어.

그리고 남자는 그녀가 자신을 뿌리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더 바짝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고 신세희는 뿌리치고 싶어도 그의 힘을 당해낼 자신이 없었다.

부소경은 그녀를 끌어안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

신유리가 없는 커다란 거실은 여느 때보다 더 적막해 보였다.

남자는 신세희를 소파로 데려다가 앉혔다.

그리고 자신은 그녀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

그는 다리를 쭉 뻗고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신세희, 오늘 무슨 일 있었어?”

그가 물었다.

신세희는 조용히 부소경을 응시했다.

자신을 향해 쭉 뻗은 그의 다리가 보였다.

너무 가깝고 애매한 거리였다.

그녀에게는 불리한 자세였다.

평소의 그녀라면 그의 품에 부드럽게 안기며 애교를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침착해야 해.

그녀는 등을 곧게 세우고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소경 씨, 그 여자는 나보다 젊고 학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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