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 어르신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이때 고가령이 입을 열었다.“이모부 생각은 내가 제일 잘 알지.”최근 고가령은 줄곧 서씨 어르신의 옆에서 그를 보살폈다. 그래서 서진희가 저택 앞에 나타났을 때 어르신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앓아 누웠다고 생각했다.그 날 서씨 어르신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자신이 옆에서 돌보지 않았더라면 서씨 어르신이 병원에 실려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서씨 어르신이 사생아를 얼마나 증오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서준명은 그걸 몰라서 서진희를 두둔한다고 생각했다.‘이모부는 항상 쟤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셨지!’그래서 서씨 어르신이 서진희의 딸인 신세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했다.고가령은 어르신의 등을 다독이고는 진지하고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난 내가 이모부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엄마.”고소정이 엄마의 옷깃을 잡으며 말렸다.“아무리 그래도 엄마가 작은할아버지의 생각을 완전히 대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작은할아버지가 알아서 하시게 내버려 둬. 엄마는 안 그래도 마음이 약하잖아. 서진희 씨는 엄마의 어릴적 친구이기도 하니까. 엄마는 줄곧 옛친구를 걱정했잖아. 그러니 친구한테 유리한 말만 하겠지.”“그래도 작은할아버지 생각도 좀 배려해 줘. 엄마 혼자 판단하고 서진희 씨에 대해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엄마는 유리한 증언만 할 테니까. 그러면 작은할아버지가 너무 안쓰럽잖아.”말을 마친 고소정은 다시 부소경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리고 사모님이 소경 오빠한테 한 일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해.”“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정말 사랑하는 줄 알았어. 그런데 누가 알았겠어? 겉으로는 잉꼬부부인 척하면서 같은 날에 두 남자를 호텔까지 부를 줄은.”“나는 저 사모님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아무리 남자가 좋아도 동시에 둘을 같은 호텔에 부르는 건 좀 아니지 않아? 그러다가 싸움이 났잖아?
“신세희 어머님은 어렸을 때 내 작은할아버지를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했잖아요. 심지어 스스로 작은할아버지의 성을 따서 서씨라고 지었고요. 우리 엄마는 아무리 작은할아버지와 가깝게 지냈어도 성을 따르진 않았어요.”“그런데… 그런 여자가 어떻게….”고소정은 적당한 때에 말을 끊었다.마치 자신은 착하고 억울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자신들은 그냥 방관자라는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그리고 백화점에서 신세희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고 주장했다.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서씨 어르신에게 말했다.“작은할아버지가 해결하는 게 맞아요.”“작은할아버지, 어떻게 생각하세요?”고소정이 물었다.서씨 어르신은 고소정을 힐끗 바라보았다.그러자 고소정이 또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작은할아버지. 저희가 있잖아요. 저희가 옆에서 잘 보살펴 드릴게요.”“게다가 과거 사건이기는 하지만 명백히 해야 할 것도 있잖아요. 이 기회를 빌어 같이 오해를 푸는 게 좋겠어요.”“물론 이 자리를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겠죠. 자신들의 만행이 천하에 드러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제 엄마가 작은할아버지를 지켜드릴게요.”“저희가 있는 한 절대 그런 사람들에게 휘둘릴 일 없어요!”고소정은 자신이 마치 정의의 대변자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다.그러고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신세희와 안절부절못하는 서진희를 향해 무해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준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고소정! 헛소리 지껄이지 마! 오늘 가족모임을 끝으로 당장 내 집에서 꺼져! 우린 너희 모녀를 환영하지 않아!”그러자 고소정이 눈시울을 붉혔다.“준명 오빠….”“난 네 오빠가 아니야!”고소정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준명 오빠, 부 대표님도 저와의 오해를 풀고 저랑 계약을 체결했는데 아직도 그 일로 저를 나쁘게 생각하는 거예요?”“어제 신세희 저 여자가 다른 남자랑 있는 사진을 부 대표님에게 직접 전하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저도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건 싫었다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신세희와 서진희는 멍한 표정으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한참이 지난 뒤, 서진희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해요! 날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싶다고 말하라고요! 물론 곱게 죽지는 않을 거예요! 내 몸에 흐르는 당신의 피를 전부 뽑아버리고 싶네요!”서진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가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그녀를 비난했다.“서진희! 너 이모부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무리 그래도 너한테 생명을 준 아버지잖아! 너 정말 인간도 아니야!”서씨 어르신의 발언에 고가령은 뭔가 불안감을 느꼈다.저게 무슨 뜻일까?서진희를 용서하려는 걸까?그렇게 둘 수는 없지!고가령은 이 기회에 두 부녀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시킬 작정이었다.“이모부, 저거 봐요. 이모부는 그래도 딸이라고 품어주려고 했는데 쟤는 전혀 이모부 생각을 하지 않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친딸이 이모부를 버려도 제가 있잖아요. 제가 이모부 옆에서 효도할게요.”고가령은 진심을 토로하듯이 애절하게 말했다.말을 마친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서씨 어르신의 눈빛은 차갑고 냉담했다.마치 혐오스러운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성웅아.”서씨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부성웅은 공손하게 대답했다.“어르신, 사실 오늘 다들 모이라고 한 건 집안에 존재하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세요. 제가 다 책임질게요.”서씨 어르신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집안에 존재하는 오해와 모순을 풀고 싶어. 그래도 괜찮겠지?”부성웅은 당연히 괜찮다고 대답했다.어차피 이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리였다.“당연하죠! 오해는 빨리 풀고 모순은 해결하는 게 좋으니까요. 다들 모인 자리에서 풀 수 있으면 저희야 좋죠.”서씨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창백
"할아버지..."서준명은 가만히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신세희도 서진희와 시선을 맞추었다.'대체 무슨 생각이신 걸까? 이제 와 뭘 어쩌려고..."고가령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이모부... 방금 하신 말씀 무슨 뜻이에요?""우리 진희는 여태껏 나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았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않았지. 한 달만이야, 한 달 만에 우리 진희가 집에 돌아왔는데, 네가 진희를 쫓아냈어!"고가령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다.어렸을 때부터, 몇 십 년 동안 이모부가 예뻐했던 사람은 자신이라고 굳게 믿어왔다. 하물며 그의 딸인 서진희한테 따스한 미소 한번 지어주지 않았다. '이모부가 오늘 왜 이러시는 걸까?'"우리 진희를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진희가 춤 추는 곳에 가서 난동을 부렸다지? 고가령, 이것이 네가 우리 서씨 가문에 은혜를 갚는 방법이야?""이... 이모부,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고가령은 안절부절 못하며 물었다."저... 저는 이모부가 서진희를 미워하는 줄 알았어요. 서진희를 만나고 가슴이 답답하다며 기침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모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서진희를 찾아갔어요. 저는..."말을 하는 순간에도 고가령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마치 누군가의 덫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맞은편의 서준명은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고모, 할아버지가 언제 진희 고모를 미워하신다고 했죠?"고가령은 그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서씨 어르신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께서 기침을 하신 건 맞겠죠. 기침을 하면 얼굴이 빨개져 말도 하지 못하시니까. 고모가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왔을 때, 할아버지는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으시다고 했으며 밥도 제대로 드시지 못했어요. 그건 서진희 고모한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고모 때문에 화가 난 거예요.""준명아... 우리 조카...""저는 당신의 조카가 아니에요. 설령 조카라 해도, 혈연관계로 따지면 서진희 고모가 제
그의 말을 들은 서진희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비웃었다.그녀는 아버지와 조금의 감정도 없었고, 남은 것은 원망과 증오뿐이다.서씨 어르신이 그녀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말을 서진희는 믿을 수 없었고 그의 가식에 구역질이 날 따름이다.그녀는 한참 동안 멍한 표정을 짓다 콧방귀를 뀌었다."또 무슨 수작을 피우려고 이러는 거예요? 그냥 나랑 세희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세요. 빙빙 돌려 말씀하시지 말고요.""저는 당신이 하나도 무섭지가 않아요. 이제 곧 90살이 되는 나이에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그래요? 어쩌면 나랑 세희, 당신과 당신 가족들, 그리고 당신이 제일 아끼는 조카와 함께 축하파티를 하는 도중에 흥분되어 죽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것도 당신의 복이니까.""나랑 세희가 죽으면 악귀가 되서라도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고 죽어서도 괴롭힐 거예요."험한 말을 내뱉은 서진희의 입술이 떨려왔다."늙어빠진 영감탱이! 남은 인생 편히 살지 마시고 고통스럽게 죽길 바라요.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당신의 딸로 태어나지 않겠어요! 다음 생엔 우리 원수로 만나요. 어떻게든 찾아 복수할 거예요!"서진희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서씨 가문의 가정사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부씨 노부인도 미간을 찌푸렸다."서씨 어르신의 딸을 여태껏 내가 본 적이 없어. 우리 딸보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 정말 서씨 어르신의 친딸이 맞아?"부씨 노부인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서진희는 머리를 조금 숙였다.조금 전, 신세희와 부씨 노부인의 사이가 다정해 보였다. 노부인은 다른 사람의 일에 함부로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았다.서진희는 예의를 갖추어 말했다."죄송합니다. 어르신, 제가 추태를 보여드렸네요."노부인은 그런 서진희의 손을 꼭 잡고 물었다."서씨 어르신이 너의 아버지가 맞아?"서진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러니까... 네가 서씨 어르신과 부인의 행복한 가정을 깨뜨렸다는 그 애인의 딸이야?"서진희는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어쩌면, 서씨 가문의 죄인은 그녀의
"저 때문에 주희진은 평생의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저를 기다리는데 그녀는 평생을 들였습니다.""저는 그녀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누명을 씌웠어요."서씨 어르신의 말을 들은 부씨 노부인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욕을 들을 만했네요. 남자로 태어났으면 책임을 다해야지, 이게 무슨 꼴이람..."부성웅은 당황한 표정으로 노부인을 바라보았다."어머니...""이런! 얼른 잘못했다고 사과하세요! 용서할 때까지 사과하세요!"부성웅은 노부인의 팔을 꼭 쥐었다."어머니... 그만하세요.""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 너는 참견 마! "노부인은 지팡이로 서씨 어르신을 가리키며 다시 한번 명령했다."휴... 네 형수님."서씨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저는 평생 제가 한 일이 맞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저의 아내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낳은 자식도 따뜻하게 안아준 적 없습니다. 그 신념 하나로 살아왔습니다. 심지어 밖에서 낳은 자식보다 조카들을 더 예뻐했습니다. 그런 제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했고요. 근데 딸을 다시 만났을 때, 딸의 나이가 50이 되었습니다.""저의 아이는 원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실수로 이 세상에 태어나게 만들었습니다.""그런 아이를 제가 50년 동안 외면해왔던 겁니다. 그리고 온갖 친척들을 동원해 딸한테 상처주고 모욕했죠.""아직 아버지가 필요한 아이를 제가 내쳤던 겁니다.""다른 집 자식을 품고, 내 딸 앞에서 우쭐거릴 때, 내 딸은... 노숙자보다 못한 삶은 살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 딸의 어린 시절입니다.""내 돈으로 다른 집 자식을 해외로 어학연수를 보내고 최고급 생활을 누리게 하는 동안, 내 딸은 지하 단칸방에서 햇빛도 보지 못하고 살... 살았습니다.""세상에 저보다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 저의 딸이 저에게 아무리 심한 욕을 해도 저는 행복합니다.""형수님, 제가 딸의 편을 한번이라도 들게 해주세요. 저는 너무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저의 동의하
고가령과 고소정은 깜짝 놀랐다. "말해!" 서준명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두 모녀가 대체 어떻게 고모와 내 동생을 괴롭혔어!"자신보다 훨씬 아랫사람인 서준명이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자 고가령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그녀는 부성웅 부부를 힐끗 쳐다보았다.진문옥은 완전히 넋이 나갔고, 부성웅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오늘 이 자리에서 서씨 어르신을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부성웅은 고가령과 함께 잠자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노부인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고가령은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그녀는 몸을 벌벌 떨며 물었다."이모부... 어떻게. 그동안 몸이 안 좋아 밥을 드시지 못하는 것도 모두 연기였어요? 사실 모두 알고 있었던 거예요?"서씨 어르신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아니, 몸이 갑자기 나빠진 것은 사실이야. 한 달 전, 우리 진희가 나를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 때, 몸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어. 그동안 밥은 물론이고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어.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귀먹은 귀머거리는 아니야. 너희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내가 다 알고 있어.""고가령! 내 예상이 맞다면 너는 귀국하고 바로 내 손녀와 부소경한테 눈독 들였지?"고가령은 얼굴이 빨개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모부... 제 말...""내 딸과 손녀를 괴롭히려고 했던 사람한테 이모부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구나. 네가 내 딸과 손녀의 적이니 이제는 나의 적과 같아.""두 사람은 세희의 행복한 가정부터 파괴하려고 했어. 고소정, 네가 입양한 아이를 유리 유치원에 등원시킨 것이 첫 번째! 그리고 준명이의 개인명함으로 부소경을 만나러 간 것이 두 번째! 그러나 실패하고 F 그룹에서 망신을 당했지. 너는 세희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겠지!""그리고 두 사람은 전략을 바꾸고 다른 함정을 만들기 시작했어!""너희들이 내 손녀를 해치려고 할 때, 세희와 진희는 이미 알고 있었어. 그날 진희가 집에 돌아와 나한테
"고모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경호원한테까지 함부로 손을 댔다고? 고가령! 우리가 정말 검은 머리 짐승을 키웠어!""그래!""진희가 춤 배우는 곳에 찾아갔을 뿐만 아니라, 진희한테 손까지 댔어. 그리고 고소정과 함께 세희를 괴롭힐 준비까지 모두 해놓았더라고."서씨 어르신은 고소정을 힐끗 쳐다보았다."지금 병원에 누워있는 그 남자, 네가 부른 사람 맞지?""할아버지...""남자의 집은 이곳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벽현이라는 곳이야. 벽현에서 돈이 좀 있는 남자인데, 고소정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어. 너는 그것을 이용해 남자를 남성에 불러들여 신세희를 상대했어."고소정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서진희와 신세희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서씨 어르신을 쳐다보았다."이제 나도 늙었어. 거동만 불편할 뿐만 아니라 내 딸한테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나는 아버지 자격이 없어. 그저 내가 죽기 전에 우리 딸만 잘 지켜주고 싶어.""너희들은 오늘 내 딸과 손녀를 완전히 망가뜨리려고 했어. 내 딸이 망하는 모습을 내가 어떻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어? 내가 아무리 늙었어도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 어제 점심, 너희들이 포국 호텔에서 내 손녀한테 몹쓸 짓을 한 걸 듣고 나는 바로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지.""소정아,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늙은이 아직 두 눈 똑바로 뜨고 살아있어. 그 남자의 정체를 알아보는 건 나한테 어려운 일도 아니야."고소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두 사람, 우리 서씨 가문에서 편하게 지내면서 내 딸이랑 손녀를 괴롭혔어... 그리고 나한테 니네 편을 들어달라고? 도대체 어디까지 할 셈이야? 내 힘을 빌려 내 딸과 손녀를 죽게 만들어야 속이 편하겠어?""가령아, 이런 방식으로 나한테 효도를 하는 거니?"고가령과 고소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제 더는 도망치지 못한다는 것을 느낀 고가령은 목숨을 걸고 입을 열었다."이모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