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 어머님은 어렸을 때 내 작은할아버지를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했잖아요. 심지어 스스로 작은할아버지의 성을 따서 서씨라고 지었고요. 우리 엄마는 아무리 작은할아버지와 가깝게 지냈어도 성을 따르진 않았어요.”“그런데… 그런 여자가 어떻게….”고소정은 적당한 때에 말을 끊었다.마치 자신은 착하고 억울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자신들은 그냥 방관자라는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그리고 백화점에서 신세희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고 주장했다.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서씨 어르신에게 말했다.“작은할아버지가 해결하는 게 맞아요.”“작은할아버지, 어떻게 생각하세요?”고소정이 물었다.서씨 어르신은 고소정을 힐끗 바라보았다.그러자 고소정이 또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작은할아버지. 저희가 있잖아요. 저희가 옆에서 잘 보살펴 드릴게요.”“게다가 과거 사건이기는 하지만 명백히 해야 할 것도 있잖아요. 이 기회를 빌어 같이 오해를 푸는 게 좋겠어요.”“물론 이 자리를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겠죠. 자신들의 만행이 천하에 드러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제 엄마가 작은할아버지를 지켜드릴게요.”“저희가 있는 한 절대 그런 사람들에게 휘둘릴 일 없어요!”고소정은 자신이 마치 정의의 대변자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다.그러고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신세희와 안절부절못하는 서진희를 향해 무해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준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고소정! 헛소리 지껄이지 마! 오늘 가족모임을 끝으로 당장 내 집에서 꺼져! 우린 너희 모녀를 환영하지 않아!”그러자 고소정이 눈시울을 붉혔다.“준명 오빠….”“난 네 오빠가 아니야!”고소정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준명 오빠, 부 대표님도 저와의 오해를 풀고 저랑 계약을 체결했는데 아직도 그 일로 저를 나쁘게 생각하는 거예요?”“어제 신세희 저 여자가 다른 남자랑 있는 사진을 부 대표님에게 직접 전하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저도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건 싫었다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신세희와 서진희는 멍한 표정으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한참이 지난 뒤, 서진희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해요! 날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싶다고 말하라고요! 물론 곱게 죽지는 않을 거예요! 내 몸에 흐르는 당신의 피를 전부 뽑아버리고 싶네요!”서진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가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그녀를 비난했다.“서진희! 너 이모부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무리 그래도 너한테 생명을 준 아버지잖아! 너 정말 인간도 아니야!”서씨 어르신의 발언에 고가령은 뭔가 불안감을 느꼈다.저게 무슨 뜻일까?서진희를 용서하려는 걸까?그렇게 둘 수는 없지!고가령은 이 기회에 두 부녀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시킬 작정이었다.“이모부, 저거 봐요. 이모부는 그래도 딸이라고 품어주려고 했는데 쟤는 전혀 이모부 생각을 하지 않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친딸이 이모부를 버려도 제가 있잖아요. 제가 이모부 옆에서 효도할게요.”고가령은 진심을 토로하듯이 애절하게 말했다.말을 마친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서씨 어르신의 눈빛은 차갑고 냉담했다.마치 혐오스러운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성웅아.”서씨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부성웅은 공손하게 대답했다.“어르신, 사실 오늘 다들 모이라고 한 건 집안에 존재하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세요. 제가 다 책임질게요.”서씨 어르신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집안에 존재하는 오해와 모순을 풀고 싶어. 그래도 괜찮겠지?”부성웅은 당연히 괜찮다고 대답했다.어차피 이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리였다.“당연하죠! 오해는 빨리 풀고 모순은 해결하는 게 좋으니까요. 다들 모인 자리에서 풀 수 있으면 저희야 좋죠.”서씨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창백
"할아버지..."서준명은 가만히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신세희도 서진희와 시선을 맞추었다.'대체 무슨 생각이신 걸까? 이제 와 뭘 어쩌려고..."고가령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이모부... 방금 하신 말씀 무슨 뜻이에요?""우리 진희는 여태껏 나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았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않았지. 한 달만이야, 한 달 만에 우리 진희가 집에 돌아왔는데, 네가 진희를 쫓아냈어!"고가령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다.어렸을 때부터, 몇 십 년 동안 이모부가 예뻐했던 사람은 자신이라고 굳게 믿어왔다. 하물며 그의 딸인 서진희한테 따스한 미소 한번 지어주지 않았다. '이모부가 오늘 왜 이러시는 걸까?'"우리 진희를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진희가 춤 추는 곳에 가서 난동을 부렸다지? 고가령, 이것이 네가 우리 서씨 가문에 은혜를 갚는 방법이야?""이... 이모부,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고가령은 안절부절 못하며 물었다."저... 저는 이모부가 서진희를 미워하는 줄 알았어요. 서진희를 만나고 가슴이 답답하다며 기침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모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서진희를 찾아갔어요. 저는..."말을 하는 순간에도 고가령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마치 누군가의 덫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맞은편의 서준명은 피식 콧방귀를 뀌었다."고모, 할아버지가 언제 진희 고모를 미워하신다고 했죠?"고가령은 그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서씨 어르신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께서 기침을 하신 건 맞겠죠. 기침을 하면 얼굴이 빨개져 말도 하지 못하시니까. 고모가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왔을 때, 할아버지는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으시다고 했으며 밥도 제대로 드시지 못했어요. 그건 서진희 고모한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고모 때문에 화가 난 거예요.""준명아... 우리 조카...""저는 당신의 조카가 아니에요. 설령 조카라 해도, 혈연관계로 따지면 서진희 고모가 제
그의 말을 들은 서진희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비웃었다.그녀는 아버지와 조금의 감정도 없었고, 남은 것은 원망과 증오뿐이다.서씨 어르신이 그녀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말을 서진희는 믿을 수 없었고 그의 가식에 구역질이 날 따름이다.그녀는 한참 동안 멍한 표정을 짓다 콧방귀를 뀌었다."또 무슨 수작을 피우려고 이러는 거예요? 그냥 나랑 세희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세요. 빙빙 돌려 말씀하시지 말고요.""저는 당신이 하나도 무섭지가 않아요. 이제 곧 90살이 되는 나이에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그래요? 어쩌면 나랑 세희, 당신과 당신 가족들, 그리고 당신이 제일 아끼는 조카와 함께 축하파티를 하는 도중에 흥분되어 죽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것도 당신의 복이니까.""나랑 세희가 죽으면 악귀가 되서라도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고 죽어서도 괴롭힐 거예요."험한 말을 내뱉은 서진희의 입술이 떨려왔다."늙어빠진 영감탱이! 남은 인생 편히 살지 마시고 고통스럽게 죽길 바라요.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당신의 딸로 태어나지 않겠어요! 다음 생엔 우리 원수로 만나요. 어떻게든 찾아 복수할 거예요!"서진희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서씨 가문의 가정사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부씨 노부인도 미간을 찌푸렸다."서씨 어르신의 딸을 여태껏 내가 본 적이 없어. 우리 딸보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 정말 서씨 어르신의 친딸이 맞아?"부씨 노부인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서진희는 머리를 조금 숙였다.조금 전, 신세희와 부씨 노부인의 사이가 다정해 보였다. 노부인은 다른 사람의 일에 함부로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았다.서진희는 예의를 갖추어 말했다."죄송합니다. 어르신, 제가 추태를 보여드렸네요."노부인은 그런 서진희의 손을 꼭 잡고 물었다."서씨 어르신이 너의 아버지가 맞아?"서진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러니까... 네가 서씨 어르신과 부인의 행복한 가정을 깨뜨렸다는 그 애인의 딸이야?"서진희는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어쩌면, 서씨 가문의 죄인은 그녀의
"저 때문에 주희진은 평생의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저를 기다리는데 그녀는 평생을 들였습니다.""저는 그녀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누명을 씌웠어요."서씨 어르신의 말을 들은 부씨 노부인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욕을 들을 만했네요. 남자로 태어났으면 책임을 다해야지, 이게 무슨 꼴이람..."부성웅은 당황한 표정으로 노부인을 바라보았다."어머니...""이런! 얼른 잘못했다고 사과하세요! 용서할 때까지 사과하세요!"부성웅은 노부인의 팔을 꼭 쥐었다."어머니... 그만하세요.""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 너는 참견 마! "노부인은 지팡이로 서씨 어르신을 가리키며 다시 한번 명령했다."휴... 네 형수님."서씨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저는 평생 제가 한 일이 맞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저의 아내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낳은 자식도 따뜻하게 안아준 적 없습니다. 그 신념 하나로 살아왔습니다. 심지어 밖에서 낳은 자식보다 조카들을 더 예뻐했습니다. 그런 제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했고요. 근데 딸을 다시 만났을 때, 딸의 나이가 50이 되었습니다.""저의 아이는 원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실수로 이 세상에 태어나게 만들었습니다.""그런 아이를 제가 50년 동안 외면해왔던 겁니다. 그리고 온갖 친척들을 동원해 딸한테 상처주고 모욕했죠.""아직 아버지가 필요한 아이를 제가 내쳤던 겁니다.""다른 집 자식을 품고, 내 딸 앞에서 우쭐거릴 때, 내 딸은... 노숙자보다 못한 삶은 살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 딸의 어린 시절입니다.""내 돈으로 다른 집 자식을 해외로 어학연수를 보내고 최고급 생활을 누리게 하는 동안, 내 딸은 지하 단칸방에서 햇빛도 보지 못하고 살... 살았습니다.""세상에 저보다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 저의 딸이 저에게 아무리 심한 욕을 해도 저는 행복합니다.""형수님, 제가 딸의 편을 한번이라도 들게 해주세요. 저는 너무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저의 동의하
고가령과 고소정은 깜짝 놀랐다. "말해!" 서준명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두 모녀가 대체 어떻게 고모와 내 동생을 괴롭혔어!"자신보다 훨씬 아랫사람인 서준명이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자 고가령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그녀는 부성웅 부부를 힐끗 쳐다보았다.진문옥은 완전히 넋이 나갔고, 부성웅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오늘 이 자리에서 서씨 어르신을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부성웅은 고가령과 함께 잠자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노부인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고가령은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그녀는 몸을 벌벌 떨며 물었다."이모부... 어떻게. 그동안 몸이 안 좋아 밥을 드시지 못하는 것도 모두 연기였어요? 사실 모두 알고 있었던 거예요?"서씨 어르신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아니, 몸이 갑자기 나빠진 것은 사실이야. 한 달 전, 우리 진희가 나를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 때, 몸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어. 그동안 밥은 물론이고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어.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귀먹은 귀머거리는 아니야. 너희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내가 다 알고 있어.""고가령! 내 예상이 맞다면 너는 귀국하고 바로 내 손녀와 부소경한테 눈독 들였지?"고가령은 얼굴이 빨개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모부... 제 말...""내 딸과 손녀를 괴롭히려고 했던 사람한테 이모부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구나. 네가 내 딸과 손녀의 적이니 이제는 나의 적과 같아.""두 사람은 세희의 행복한 가정부터 파괴하려고 했어. 고소정, 네가 입양한 아이를 유리 유치원에 등원시킨 것이 첫 번째! 그리고 준명이의 개인명함으로 부소경을 만나러 간 것이 두 번째! 그러나 실패하고 F 그룹에서 망신을 당했지. 너는 세희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겠지!""그리고 두 사람은 전략을 바꾸고 다른 함정을 만들기 시작했어!""너희들이 내 손녀를 해치려고 할 때, 세희와 진희는 이미 알고 있었어. 그날 진희가 집에 돌아와 나한테
"고모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경호원한테까지 함부로 손을 댔다고? 고가령! 우리가 정말 검은 머리 짐승을 키웠어!""그래!""진희가 춤 배우는 곳에 찾아갔을 뿐만 아니라, 진희한테 손까지 댔어. 그리고 고소정과 함께 세희를 괴롭힐 준비까지 모두 해놓았더라고."서씨 어르신은 고소정을 힐끗 쳐다보았다."지금 병원에 누워있는 그 남자, 네가 부른 사람 맞지?""할아버지...""남자의 집은 이곳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벽현이라는 곳이야. 벽현에서 돈이 좀 있는 남자인데, 고소정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어. 너는 그것을 이용해 남자를 남성에 불러들여 신세희를 상대했어."고소정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서진희와 신세희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서씨 어르신을 쳐다보았다."이제 나도 늙었어. 거동만 불편할 뿐만 아니라 내 딸한테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나는 아버지 자격이 없어. 그저 내가 죽기 전에 우리 딸만 잘 지켜주고 싶어.""너희들은 오늘 내 딸과 손녀를 완전히 망가뜨리려고 했어. 내 딸이 망하는 모습을 내가 어떻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어? 내가 아무리 늙었어도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 어제 점심, 너희들이 포국 호텔에서 내 손녀한테 몹쓸 짓을 한 걸 듣고 나는 바로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지.""소정아,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늙은이 아직 두 눈 똑바로 뜨고 살아있어. 그 남자의 정체를 알아보는 건 나한테 어려운 일도 아니야."고소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두 사람, 우리 서씨 가문에서 편하게 지내면서 내 딸이랑 손녀를 괴롭혔어... 그리고 나한테 니네 편을 들어달라고? 도대체 어디까지 할 셈이야? 내 힘을 빌려 내 딸과 손녀를 죽게 만들어야 속이 편하겠어?""가령아, 이런 방식으로 나한테 효도를 하는 거니?"고가령과 고소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제 더는 도망치지 못한다는 것을 느낀 고가령은 목숨을 걸고 입을 열었다."이모부! 모
부성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아저씨, 그 남자가 고소정이 신세희를 괴롭히려고 불러들인 남자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누구일까요?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난 남자는 신세희를 위해 집에 쳐들어와 우리의 생활을 방해하고, 문옥이를 폭행했어요!""그 사람이 무서운 할머니를 때린 것은 우리 엄마와 상관없는 일이야!" 신유리는 서씨 어르신이 신세희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친 할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한테 누명을 씌우는 것은 신유리 어린이는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유리! 너는 너의 아빠의 딸이야!""아니야! 나는 우리 엄마가 낳은 딸이야! 우리 엄마가 나를 6년이나 키웠어. 우리 엄마가 시골 마을에서 홀로 나를 6년이나 키우고 다른 남자와 도망치려고 했다면 진작에 몰래 도망쳤어! 왜 하필 남성으로 돌아와 아빠와 결혼을 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겠어?"신유리의 말에 부성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신유리는 고소정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고상은 엄마! 그동안 우리 엄마를 괴롭힌 사람이 고상은 엄마였어! 나쁜 사람! 엄마를 괴롭히려고 우리 집에 손님으로 찾아와 아빠 친구라고 말하며 나를 속였어!""고상은 엄마는 정말 나쁜 사람이야! 우리 가족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런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엄마를 괴롭혀?"신유리는 어른처럼 팔짱을 끼고 말했다.엄선우가 신유리와 놀아주며 혼낼 때마다 팔짱을 끼고 말하는 것을 신유리가 바로 따라 배웠다."엄선우! 엄선우!"신유리는 엄선우가 마치 자신의 친구인 것처럼 그의 이름을 불렀다.운전석에서 부소경과 신세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엄선우는 신유리가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신유리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씩씩 화를 내자 곁에 있던 노부인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리, 이 작은 아이가 허리에 손을 올리는 모습이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작은 아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은 내가 혼쭐을 내겠어요!""엄선우! 엄선우!"신유리는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서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