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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예의 없는 사람은 할아버지야! 할아버지 필요 없어! 할아버지 미워!”

할아버지의 호통에 신유리는 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던 신세희조차 딸의 우는 모습을 보고 아이를 품에 꽉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신세희!”

부성웅의 호통이 신세희를 향했다.

“네가 유리한테 대문 앞에서 소란 피우라고 시켰어? 너 참 대단한 애구나! 어떻게 어린 딸을 이용할 생각까지 해?”

“나한테 약점 잡힌 걸 알고 이제 도망칠 곳이 없으니까 유리 앞세워서 빠져나가려는 수작 아니야!”

신세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는 부성웅을 쏘아보며 반박했다.

“아버님!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내 아이한테 상처주는 건 내가 용납 못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안 들어갈 이유는 없죠!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말해!”

“우리 엄마랑 유리 내보내고 우리끼리 얘기해요.”

“어차피 아버님이 추궁할 사람은 저잖아요? 제가 혼자 감당할게요.”

부성웅은 사실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가 착해서가 아니라 그 역시 신유리가 충격 받을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유리는 부소경의 어린 시절 모습을 꼭 닮았다. 그래서 한 번도 저 아이가 부소경의 핏줄이 아니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니 할아버지로서 손녀가 상처받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먼저 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안 돼!”

서씨 어르신이었다.

“할아버지!”

서준명이 짜증스럽게 할아버지를 불렀다.

서씨 어르신은 서운한 표정으로 서준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준명이 너 오늘 시간 없다고 하지 않았어? 할아버지가 오자고 할 때는 바쁘다더니 왜 이제야 온 거냐?”

“할아버지는 같이 와줄 사람이 있잖아요. 고모는 혼자고요!”

서씨 어르신은 서진희의 눈치를 살폈다.

서진희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차갑게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오늘 조카 편을 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어르신은 그 눈빛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어쨌든 왔으니까 들어가자꾸나. 네 아빠랑 엄마는 외출을 별로 안 좋아하니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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