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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서진희가 말했다.

“딸, 네가 힘든 거 다 알아. 저 인간들이 네 옷을 벗기면 엄마가 너를 안아줄 수 있잖아. 그러면 너도 수치심을 덜 느낄 거야. 안 그래?”

“엄마….”

“가자. 엄마랑 같이 들어가자. 무슨 일 있어도 엄마가 같이 있어줄게.”

서진희는 굳건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창백해진 얼굴로 아까부터 말이 없던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당신 데리고 여기까지 온 건 대문 앞에서 인사만 하고 돌아가라는 뜻은 아니었어.”

신세희는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들어가죠!”

그녀는 다시 비장한 표정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기껏해야 발가벗겨진 채로 거리에 내던져지겠지!

어차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고비였다.

어쨌든 누가 자신의 딸이나 엄마에게 해를 가하면 절대 참지 않겠다는 게 그녀의 다짐이었다.

신세희는 딸 신유리의 손을 잡고 엄마의 팔짱을 낀 채, 부성웅 부부를 따라 부소경 본가로 들어섰다.

대문 앞에서 그 난리를 떨다 보니 벌써 열한 시가 넘었다.

파티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사실 파티라고 하기에는 조금 조촐한 가족모임이 더 가까웠다.

그들은 고작 식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진상희도 보이지 않았고 부태성 부부만 자리에 참석했으니 인원은 열 명 정도.

윤혜정은 신세희가 담담한 얼굴로 자리에 앉자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한테만 말해 봐. 혹시 무슨 잘못을 저질렀어?”

신세희는 말없이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이 집에서 그나마 그녀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이 윤혜정 여사였다.

신세희는 할머니의 얼굴을 보자 울컥 서러움이 북받쳤다.

“할머니, 저 괜찮아요.”

윤혜정 여사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 살다 보면 내 뜻대로 되는 일보다 힘든 일이 더 많은 법이야. 마음 굳게 먹어.”

신세희는 다소곳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머니.”

윤혜정 여사도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가, 널 보니 나도 기분이 좋구나.”

말을 마친 윤혜정 여사는 익살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그녀는 이게 별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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