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281 - 챕터 1290

2823 챕터

제1281화

세 여자는 같이 근처 일식집에 도착했다.그들은 참치 초밥과 망고 초밥, 새우 초밥을 시키고 도수가 낮은 청주도 주문했다.그날 점심, 그들은 맛있는 초밥을 먹고 청주를 마시며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윤희 언니가 여기 없는 게 아쉽네.”엄선희가 말했다.“삼촌이 언니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나도 숙모 보고 싶은데. 숙모님 없이 혼자 그 집에 시집 가려니까 나도 좀 부담돼.”“이번에도 아무런 수확 없이 돌아왔더라고. 윤희 언니는 돌아오기 싫은가 봐. 그게 아니라면 구경민 씨가 매번 실패할 리 없잖아.”신세희는 전보다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엄선희와 민정아는 신세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엄선희가 물었다.“세희 씨, 윤희 언니 임신했다면서 안 돌아오면 애는 어떻게 할 거야?”“세상에 좋은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구경민 씨 아니라도 괜찮지 않겠어?”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계속해서 말했다.“자신의 곁을 몇 년이나 지킨 여자야. 그 동안 그 사람을 위해 낙태만 네 번을 했어.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을 내쫓은 건 그 사람이야.”엄선희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긴 하네. 구경민 씨 참 지독한 사람이야.”“원할 때는 집에서 집안일 하고 잠도 같이 자고 했으면서! 필요 없으니까 집에서 나가라고? 웃겨!”“나라도 안 돌아오겠어! 세상에 남자가 구경민 한 명도 아닌데!”신세희는 두 친구의 말을 들으며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쫓겨난 사람이 왜 다시 돌아와? 나도 안 돌아와! 찾아와서 돌아와달라고 싹싹 빌어도 싫어! 배속의 아이가 그 사람이랑 무슨 상관인데?”엄선희가 가슴을 치며 말했다.민정아도 씩씩거리며 말했다.“삼촌은 고생 좀 해야 해. 평생 후회하라지. 자기 애가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는 걸 알면 마음고생 꽤 할 거야!”평소에 술을 별로 입에 대지 않던 세 사람은 간만에 마시는 청주라 그런지 한 병을 비우자 조금 취기가 돌았다.그렇게 셋이 떠들고 있을 때, 신세희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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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신세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누구요?”서준명의 목소리가 더욱 다급해졌다.“오빠가 일을 좀 잘못 처리했어. 그… 친척 동생 있잖아. 소정이라고… 금융회사에 출근하거든. 아버지를 어떻게 구슬렸는지 모르겠는데….”신세희는 고소정 세 글자를 듣자 불쾌감이 치밀었다.“어쨌든 우리 아버지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버지가 내 명함을 그 여자에게 줬어. 그리고 걔가 내 명함 들고 F 본사에 찾아갔어. 투자 관련 상담을 하러 간다고는 하는데 좀 이상해.”그 말을 들은 신세희는 바로 전화를 끊고 달려나갔다.“세희 씨, 세희 씨!”엄선희가 뒤에서 그녀를 불렀지만 신세희는 벌써 문을 나서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오후에 나 연차 좀 쓸게, 뒤처리 부탁해!”말을 마친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거리로 나온 신세희는 택시를 잡아 F그룹으로 향했다.신세희가 본사에 방문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대표 사모님이기는 하지만 대기업 돌아가는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었고 부소경은 뛰어난 경영능력을 갖춘 오너였기에 남자가 하는 일에 굳이 간섭하고 싶지 않아서였다.30분 뒤, 그녀는 F그룹 본사에 도착했다.자주 방문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을 아는 회사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신세희는 높은 하이힐을 신고 안으로 향했다. 안내데스크 직원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어떻게 오셨어요?”“부소경 씨 만나러 왔는데요.”하지만 직원은 단호한 표정으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죄송하지만 아무나 우리 대표님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예약은 하셨나요?”신세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 직원에게 말했다.“엄선우 씨한테 전화해서 신세희가 왔다고 하면 알 거예요.”그녀의 단호한 모습에 직원은 어쩔 수 없이 엄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엄 비서님, 여기 신세희라는 분이….”“당장 들어오라고 해!”엄선우가 말했다.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던 직원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엄 비서님.”전화를 끊은 직원은 공손하게 신세희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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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안내데스크 직원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그들이 수군거리고 있을 때, 신세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그녀는 높은 하이힐을 신고 당당하게 앞으로 걸었다.마치 F그룹 임원이라도 된 것 같은 위풍 있는 걸음걸이였다.밖에서 들리는 걸음소리를 들은 고소정은 속으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하이힐 소리로 보아 여직원일 테고 그 여직원이 안으로 들어서면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대표님, 투자 계획안은 다 보셨나요? 이제 답을 주실 수 있나요?”부소경 맞은편에 앉은 고소정은 일부로 자세를 앞으로 숙이며 가슴 골을 드러냈다.그녀가 조금 전 이 사무실에서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이런 차림은 아니었다.들어올 때 고소정은 목에 큰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안에 들어선 그녀는 일부러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에게 인사를 건넸다.“당신이… 여기 대표님이셨군요.”부소경은 무감각한 눈으로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서준명이 소개해서 왔다고요?”그러자 고소정은 우아한 미소를 머금었다.“죄송해요, 대표님. 마케팅 직원이 고객사에 나쁜 인상을 남기면 안 되는데… 저번에 만난 적 있었죠? 정말 그때는 당신이 부 대표님인 줄은 몰랐어요. 그때 우리 딸이 대표님 신발을 밟아서 제가 닦아드린 적 있었는데… 대표님은 제가 꼴 보기 싫다고 하셨잖아요.”“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그러니까… 제가 싫으면 지금 바로 나갈게요. 다른 마케팅 직원이 올 거예요.”“아니, 투자건이랑 당신이 내 신발을 닦아준 거랑 무슨 관련이 있냐고요?”부소경은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고소정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다가가서 두꺼운 서류뭉치를 부소경의 책상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녀는 프레젠테이션에 아주 능한 사람이었다.하지만 부소경은 듣고만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몇 번이고 고소정은 그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부소경은 계속 말하라는 말뿐이었다.고소정의 얼굴이 점점 화사해지고 있었다. 오늘 찾아온 건 현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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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당신 누구야?”“대표님, 이게 무슨 상황이죠? 악!”고소정은 두피에서 느끼는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상대는 얼굴을 확인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고소정은 애써 침착한 척, 상대에게 말했다.“누군데 이렇게 경우 없이… 대표님….”신세희는 여자의 머리를 힘껏 잡아당겼다. 하이힐이 거슬리자 아예 신발을 벗어 사무실 밖으로 던져버렸다.하이힐을 벗었지만 신세희는 고소정보다 키가 더 컸다.그녀는 고소정의 머리를 질질 끌면서 앞으로 갔다. 고소정은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신세희의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신세희는 그녀를 끌고 밖으로 향했다.“야! 내 남편 사무실 평소에 나도 잘 안 들러! 적당한 이유가 없거든? 그런데 네가 뭔데 내 남편 사무실에서 끼 부리고 있어? 망신 당하고 싶었나 보지? 너 오늘 잘 만났다! 남의 남편 사무실에 들락거리다가 어떤 꼴을 당하는지 오늘 제대로 가르쳐주지!”신세희는 고소정을 끌고 나가며 차갑게 말했다.“사모님, 오해예요. 대표 사모님 맞으시죠? 정말 오해예요. 오늘은 그냥 일 때문에….”하지만 고소정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세희에게 뺨을 맞아야 했다.신세희는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머리채를 끌고 박으로 나갔다.얼굴은 담담했지만 신세희의 힘은 우악스러웠고 동작은 깔끔했다.소란을 들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고개를 내밀고 이쪽을 바라보았다.모두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곳은 F그룹 본사였다.남성에서 가장 큰 대기업.회사 내부에서 이렇게 막장 드라마 같은 상황이 벌어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그것도 장소는 부소경 대표의 사무실이었다. 부소경은 남성에서 염라대왕으로 불린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런 일을 용납할 수 있을까?맨발의 한 여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한 손으로 다른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나오고 있었다.머리채를 잡힌 여자는 비굴한 자세로 몸을 웅크리고 힘없이 끌려가고 있었다.옷차림만 봐서 머리채를 잡힌 쪽이 더 귀한 집 자식처럼 보였다.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여자는 아주 당연한 듯이 그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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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그래? 이렇게 나온다 그거지?”신세희는 냉소를 머금었다.“고소정! 일부러 네 딸을 유리네 유치원에 입학시킨 건 나라는 사람이 궁금해서였잖아.”“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내 앞에서 도도하게 굴었어. 나한테 좋은 인상을 따내고 싶었겠지. 내가 너처럼 도도하고 자존심 강한 사람을 좋아할 줄 알고. 아니야?”“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이거 놔요! 이러는 거 부 대표님 이미지만 깎는 거 몰라요? 전혀 우아한 사모님 같지 않잖아요!”신세희는 차갑게 그녀를 비웃었다.“내가 좀 날라리 같아도 너한테 훈계 받을 정도는 아니야!”“고소정! 너 참 대단한데? 모든 걸 치밀하게 계획한 거잖아? 역겨워!”신세희는 고소정을 잡아 끌고 안내데스크까지 걸어갔다.재미난 구경을 하고 있던 안내데스크 직원들마저 눈을 동그랗게 떴다.신세희는 힘껏 고소정을 바닥에 던졌다. 고소정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닥에 흉하게 넘어졌다.오늘 짧은 치마를 입고 왔던 고소정은 넘어지면서 치마가 쫙 하고 찢어졌다.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는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분노도 아니었고 욕설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고소정이 그토록 닮고 싶었던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와 딱 맞았다.그리고 아주 강직한 인상마저 주었다.평소에 그녀를 대할 때처럼 온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신세희는 여기 없었다.지금의 신세희는 마치 사신처럼 차갑고 냉랭했다.“신세희 씨! 나는 그래도 당신은 다른 줄 알았어요. 다른 부자 사모님처럼 거들먹거리지도 않아서 좋아했는데 이렇게 성격 더럽고 갑질하는 사람이었다니 정말 실망이네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일하러 온 사람을 사무실에서 질질 끌어낼 정도로 잘못했나요?”“이거 폭행죄로 신고할 거예요!”고소정이 분노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신고?”신세희는 그런 그녀에게 비웃음을 날렸다.“내 남자가 부소경인데 네가 나를 신고해? 고소정, 내 남자를 넘보는 여자는 많지만 다 너처럼 비열한 수단을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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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고소정은 멍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그 순간 고소정은 자신이 바닥에 쓰러져 있고 치마가 찢어졌다는 사실도 깜빡했다.그리고 그룹 직원들이 이상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사실도 잊었다.남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범하게 허리를 숙이고 가져온 신발을 신세희의 발 앞에 내려놓고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중심 잡기 힘들면 어깨 짚어.”신세희는 얌전히 부소경의 어깨에 손을 내려놓았다.“여우 잡으러 왔으면서 이렇게 높은 신발을 신고 오면 어떡해. 바보라고 하고 싶은데 그렇게 바보는 아닌 것 같고. 신발부터 벗고 머리채 잡아당겼으니까.”부소경은 신세희의 발에 신발을 신겨주며 부드럽게 말했다.고소정을 포함한 회사 직원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부소경이 굉장한 애처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그가 친히 그룹 공식SNS에 글을 게시할 정도였으니까.부소경 대표가 아내를 무척이나 아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냉철하기로 소문난 그가 아내 앞에서 얼마나 약해지는지 직접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회사 여직원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부소경을 흠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여직원들도 있었고 기회만 되면 어떻게 접근할지 호시탐탐 노리는 직원들도 있었다.그런데 대표 사모님이라는 여자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내가 소란을 벌이는 것을 보고도 오히려 다정하게 아내를 챙기는 모습이 더 충격이었다. 평소 부소경에게 접근하고 싶어했던 여직원들은 오늘 이후로 이 남자는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신발을 다 신겨준 부소경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부드럽게 아내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러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직원들에게 말했다.“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사람이고 내 상사이자 F그룹 사모님이야.”“사모님, 안녕하세요!”직원들이 동시에 인사했다.언제 온 건지, 복도에는 백여 명의 직원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일 안 한다고 핀잔들을 줄 알면서도 생글생글 웃으며 신세희에게 인사를 건넸다.“사모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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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부소경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고소정 씨, 처음부터 그런 차림으로 내 사무실에 업무 때문에 왔다고 하면 아마 안내데스크에서 들여보내지도 않았을 겁니다.”그제야 안내데스크 직원은 하얗게 드러난 고소정의 가슴골에 눈길이 갔다.직원이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물었다.“당신… 옷은 언제 갈아입었어요?”신세희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옷을 갈아입은 게 아니에요. 들어올 때는 어떻게든 얌전하고 정숙하게 보이려고 스카프로 앞을 가리고 들어왔어요. 그리고 사무실에 들어가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스카프를 풀어서 머리에 묶었죠.”안내데스크 직원은 분노한 눈빛으로 고소정을 쏘아보았다.“당신,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어쩐지 사모님께서 머리채를 잡고 끌고 나오시더라니! 당신 같은 여자는 거리에 내쫓아야 해! 사람들이 그 차림을 보고 당신을 뭐라고 생각할까?”“퉤!”누군가는 아예 고소정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궁지에 몰린 고소정은 악을 쓰며 변명했다.“난… 난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요! 대표님께 서류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머리카락 때문에 시야를 가리니까 스카프 풀어서 머리 묶은 거예요! 어쨌든 꼭 중요한 부분인데 설명은 해드려야 하잖아요!”“난 항상 청렴하고 깨끗하게 살아왔어요! 그런 비겁한 짓은 안 한다고요! 오늘 당한 모욕은 이대로 못 넘어가요! 제대로 된 사과 안 하면 이 자리에서 죽어버릴 거예요!”고소정은 울며 말했다.이때, 신세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고소정 씨, 내가 꼭 이렇게까지 말해야겠어?”“지금 그게 무슨 말이죠?”“당신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없이 자랐지. 해외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성적도 좋았어. 하지만 남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을 거야. 해외에서 남자한테 상처 입은 당신 엄마가 외국 남자를 사귀는 걸 반대했거든. 교포 출신도 안 된다고 했을 거야.”“그래서 당신은 결국 귀국하기로 결정했어. 당신이 내 아이 유치원에 입학시킨 딸? 그 아이 당신이 입양한 애잖아. 해외에서 잠깐 결혼 도장 찍은 기록을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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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음… 어디로 던질까요?”뒤에 있던 엄선우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쓰레기통에 처박든가.”부소경은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대꾸했다.마치 쓰레기는 당연히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듯이 당연한 말투였다.“대표님….”고소정은 절망의 눈물을 흘리며 부소경을 애처롭게 쳐다보았다.부소경이 냉철하고 차가운 사람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오늘 직접 겪어 보니 소문보다 더한 인간이었다.이때, 부소경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신세희에게 말했다.“당신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네.”신세희는 전화를 받자마자 욕설부터 퍼부었다.“서준명! 당신 내 남자한테 무슨 이 따위 고객을 추천한 거야! 내 남자 사무실에서 옷까지 벗었다고! 당신 내 오빠 맞아?”“오빠라는 사람이 동생한테 이럴 수 있어?”“뭐? 그런 여자인 줄 몰랐다고?”“이런 여자도 당신 동생이라 감싸는 거야?”“웃기고 있네! 이런 여자가 어떻게 당신 동생이야? 당신 동생은 나거든?”“똑똑히 말하는데 이 여자 전부터 나랑 아는 사이야! 이 여자 딸이 유리랑 같은 유치원에 다니거든!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거라고! 아주 자신을 고고하고 차가운 워킹맘으로 포장해서 우리한테 접근했어! 사실은 그냥 추악한 싸구려일 뿐이면서! 본인은 모르나 봐.”절망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던 고소정의 얼굴은 더 창백하게 질렸다.할 수만 있다면 땅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래! 당신이 그렇게까지 사정하니까 쓰레기통에 처박지는 않을게!”말을 마친 신세희는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었다.그러고는 핸드폰을 부소경에게 건네고 한 손으로 그의 넥타이를 잡았다.부소경을 포함한 모두가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엄선우 씨!”신세희가 엄선우를 불렀다.“네, 사모님!”“가서 가위 좀 가져와요!”그녀가 차갑게 명령했다.모두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엄선우는 잔뜩 움츠린 자세로 사무실에 들어가서 작은 가위 하나를 가져다가 그녀에게 건넸다.모두가 손에 땀을 쥐고 그들을 지켜보았다.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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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한참 걸어가던 신세희는 갑자기 멈춰서더니 엄선우에게 말했다.“선우 씨, 오빠가 이번 한 번만 조용히 넘어가자고 하니까 쓰레기통에 처박을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몰골도 초라하니까 그냥 쫓아버리세요.”“네, 사모님.”“복도 소독 좀 하고요. 더러워서 못 견디겠네요.”“그럼요, 사모님!”신세희는 부소경의 넥타이를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고 엄선우는 바닥에 주저앉은 고소정에게 차갑게 말했다.“이제 꺼져!”고소정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나갈 수 있었다면 진작 도망갔을 것이다.그런데 하필이면 치마 엉덩이 쪽이 찢어져서 이대로 일어서면 속옷이 보일 판이었다.“당장 꺼지라고!”회사 직원들도 그녀에게 혐오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여직원들이 더 심했다.“당신 같은 여자는! 아니 당신은 여자도 아니야! 어디서 더러운 몸을 굴리다가 여기까지 기어들어온 거야? 명품으로 덕지덕지 칠하면 신분이 달라져? 당장 꺼져!”“지금 안 나가면 들어서 길에 내버릴 거야!”고소정은 급히 몸을 일으켜서 도망갔다.주저앉았을 때는 몰랐는데 오늘따라 짧게 입은 치마가 찢어져서 망사 속옷이 다 드러났다.사람들 앞에서 속옷까지 내보인 고소정은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그녀는 급히 머리에 묶었던 스카프를 꺼내 엉덩이를 가리고 엘리베이터로 뛰었다.한편, 그녀의 엄마 고가령은 회사 밖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딸이 작전에 성공하고 나오면 축하해 줄 생각이었다.오늘 첫걸음만 잘 내디디면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귀국하기 전, 고소정은 엄마 앞에서 호언장담했다.“엄마, 대어를 낚으려면 가장 큰 놈으로 낚아야지!”“부소경이 까칠하고 차가운 사람이라는 소문은 들었어. 사람을 죽여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사람이라며? 하지만 와이프한테는 아주 잘한다고 들었어.”그때 고가령은 딸을 말렸다.“알면 그 사람은 아니야. 승산이 거의 없거든. 다른 사람을 알아보는 게….”“아니! 엄마! 우리가 해외에서 매번 실패한 건 서양인의 습성을 잘 몰라서 그래. 서양인은 젠틀해 보이지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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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고가령 모녀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등 뒤에는 큰 키에 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고소정은 화들짝 놀랐고 고가령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남자를 유심히 살펴보았다.고가령이 반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혹시… 성웅 오빠?”오빠?부성웅은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누구한테 오빠라고 불린 게 얼마만이지?아마 40년은 넘은 것 같았다.아내인 진문옥도 그를 이런 호칭으로 불러준 적 없었다.“누구….”부성웅은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라는 뜻이다.그것도 아주 오래 전에 알던 사람.사이도 아마 좋았을 것이다.“나 가령이잖아. 오빠, 나 기억 안 나?”50세 초반의 고가령은 어린애처럼 부성웅 앞에서 애교를 부렸다.‘가령이?’부성웅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 있잖아….”고가령은 손짓으로 양갈래 머리를 표현했다.부성웅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처음 오빠를 만났을 때 오빠 열여덟 살이었는데… 난 그때 고작 여섯 살이었고. 이모부가 목마를 태워줘야 오빠랑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잖아. 오빠 예전에 나한테 사탕도 자주 사줬는데 정말 기억 안 나?”부성웅의 눈빛이 반짝였다.그는 반가운 말투로 고가령에게 물었다.“그럼 네가 그때 그 꼬맹이?”‘그 꼬맹이라고? 세월 참 빠르네’부성웅이 기억하는 고가령은 공주님처럼 사랑스러운 존재였다.그때는 부씨 가문과 서씨 가문이 사이가 아주 좋을 때였다.부씨 가문은 특히 아들이 많았다. 가문에서 유일한 여자는 부성웅의 아버지가 해외로 유학을 보냈다. 그래서 집에서 여자애가 재잘거리는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한 번은 부씨 가문에서 파티를 주최한 적 있었다.금방 성인이 된 부성웅의 성인식을 기념하기 위한 파티였다.남성에서 잘나간다는 집안의 여자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파티에 참석했다.그때 부성웅은 수줍은 소년이었지만 귀공자 같은 이미지와 타고난 카리스마는 여자들 눈에 제왕처럼 보였다.존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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