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정은 풀이 죽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엄마, 정말 노력했지.... 일단은 상은이 그 죽을 계집애더러 신유리랑 사이좋게 지내라 했어, 신유리의 호감을 얻고 나중에 신세희의 성격과 약점을 알아내려고 계획도 했지. 난 부소경 그 남자를 관찰하면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도 만들었는데 나를 그렇게 싫어할 줄이야.”고가령은 비웃는 듯 말했다.“그래서 네가 아직 안된다는거야. 연습을 더 하라고!”“엄마, 그럼 더 디테일하게 알려줘봐.”“우선, 넌 우아하고 고귀해 보여해.”“엄마처럼?”고소정은 존경하는 눈길로 고가령을 바라봤다.“그리고 약해져야 할 때는 약해져야 하고, 애교를 부려야 할 때는 애교를 부려야 해. 그리고 작은 기회를 엿봐, 절대 큰 기회를 노리지마. 부소경은 여색에 빠질 남자가 아니라서 노리고 접근하면 거부감을 가질 거야. 부소경이 너한테 반감을 품는 순간 모든 게 끝이라고.”“엄마, 그런데 이미…”고소정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걱정하지 마,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내가 적절한 기회를 만들어 줄게. 엄마는 일단 부성웅부터 잡고 봐야겠어.”“엄마, 부성웅은 너무 늙었어.”“늙었다고?”고가령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난 그 당시 내가 너무 어리고, 그 사람이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걸 원망하고 탓 할 뿐이야. 만약 내가 몇 살이라도 더 많았다면 분명 그 남자한테 시집갔을 텐데. 늙어도 부성웅은 영원한 부성웅이야. 그 시절 부성웅은 지금의 부소경이라고 봐도 무방하거든.”잠시 후, 고가령은 힘 빠진 말투로 말을 이었다.“안타깝게도, 그가 연애할 때 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고, 내가 시집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그는 이미 결혼해서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버렸어. 그뿐만 아니라 그때 그의 곁에는 여러 부류의 여자들도 너무 많았어, 그리고 난 질투할 명분마저 없었지. 게다가, 비록 난 서 씨네 집에서 귀한 공주처럼 자랐지만, 결국 서씨 성이 아니잖아! 난 그저 서 씨 집의 조카아이일 뿐이야. 현실을 받아들이고 외국으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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