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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고소정은 풀이 죽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엄마, 정말 노력했지.... 일단은 상은이 그 죽을 계집애더러 신유리랑 사이좋게 지내라 했어, 신유리의 호감을 얻고 나중에 신세희의 성격과 약점을 알아내려고 계획도 했지. 난 부소경 그 남자를 관찰하면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도 만들었는데 나를 그렇게 싫어할 줄이야.”

고가령은 비웃는 듯 말했다.

“그래서 네가 아직 안된다는거야. 연습을 더 하라고!”

“엄마, 그럼 더 디테일하게 알려줘봐.”

“우선, 넌 우아하고 고귀해 보여해.”

“엄마처럼?”

고소정은 존경하는 눈길로 고가령을 바라봤다.

“그리고 약해져야 할 때는 약해져야 하고, 애교를 부려야 할 때는 애교를 부려야 해. 그리고 작은 기회를 엿봐, 절대 큰 기회를 노리지마. 부소경은 여색에 빠질 남자가 아니라서 노리고 접근하면 거부감을 가질 거야. 부소경이 너한테 반감을 품는 순간 모든 게 끝이라고.”

“엄마, 그런데 이미…”

고소정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걱정하지 마,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내가 적절한 기회를 만들어 줄게. 엄마는 일단 부성웅부터 잡고 봐야겠어.”

“엄마, 부성웅은 너무 늙었어.”

“늙었다고?”

고가령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난 그 당시 내가 너무 어리고, 그 사람이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걸 원망하고 탓 할 뿐이야. 만약 내가 몇 살이라도 더 많았다면 분명 그 남자한테 시집갔을 텐데. 늙어도 부성웅은 영원한 부성웅이야. 그 시절 부성웅은 지금의 부소경이라고 봐도 무방하거든.”

잠시 후, 고가령은 힘 빠진 말투로 말을 이었다.

“안타깝게도, 그가 연애할 때 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고, 내가 시집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그는 이미 결혼해서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버렸어. 그뿐만 아니라 그때 그의 곁에는 여러 부류의 여자들도 너무 많았어, 그리고 난 질투할 명분마저 없었지. 게다가, 비록 난 서 씨네 집에서 귀한 공주처럼 자랐지만, 결국 서씨 성이 아니잖아! 난 그저 서 씨 집의 조카아이일 뿐이야. 현실을 받아들이고 외국으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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