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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고소정은 멍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 순간 고소정은 자신이 바닥에 쓰러져 있고 치마가 찢어졌다는 사실도 깜빡했다.

그리고 그룹 직원들이 이상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사실도 잊었다.

남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범하게 허리를 숙이고 가져온 신발을 신세희의 발 앞에 내려놓고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중심 잡기 힘들면 어깨 짚어.”

신세희는 얌전히 부소경의 어깨에 손을 내려놓았다.

“여우 잡으러 왔으면서 이렇게 높은 신발을 신고 오면 어떡해. 바보라고 하고 싶은데 그렇게 바보는 아닌 것 같고. 신발부터 벗고 머리채 잡아당겼으니까.”

부소경은 신세희의 발에 신발을 신겨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고소정을 포함한 회사 직원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부소경이 굉장한 애처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가 친히 그룹 공식SNS에 글을 게시할 정도였으니까.

부소경 대표가 아내를 무척이나 아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냉철하기로 소문난 그가 아내 앞에서 얼마나 약해지는지 직접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회사 여직원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부소경을 흠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여직원들도 있었고 기회만 되면 어떻게 접근할지 호시탐탐 노리는 직원들도 있었다.

그런데 대표 사모님이라는 여자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내가 소란을 벌이는 것을 보고도 오히려 다정하게 아내를 챙기는 모습이 더 충격이었다. 평소 부소경에게 접근하고 싶어했던 여직원들은 오늘 이후로 이 남자는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신발을 다 신겨준 부소경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부드럽게 아내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러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직원들에게 말했다.

“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사람이고 내 상사이자 F그룹 사모님이야.”

“사모님, 안녕하세요!”

직원들이 동시에 인사했다.

언제 온 건지, 복도에는 백여 명의 직원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일 안 한다고 핀잔들을 줄 알면서도 생글생글 웃으며 신세희에게 인사를 건넸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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