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221 - Chapter 1230

2823 Chapters

제1221화

역시 아이를 밴 여자는 달랐다.배가 부르자 그들은 그 길로 택시를 잡아 한진수의 고향으로 향했다.다시 차에 오른 고윤희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그녀는 한진수의 품에 기댄 채, 노곤한 표정으로 감탄하듯 말했다.“진수 씨, 사실 구경민 씨는 줄곧 나한테 잘해줬어요. 그 집에 있을 때도 한 번도 나를 홀대한 적은 없었죠. 그 사람은 항상 나한테 좋은 것만 줬어요.”한진수는 턱을 그녀의 머리에 기댄 채, 부드럽게 말했다.“윤희 씨는 좋은 여자니까요.”고윤희는 계속해서 말했다.“모든 잘못은 내가 했어요. 내가 처음부터 잘못한 거예요. 그 사람은 그럴 마음이 없었는데 내가 필사적으로 매달렸어요. 나중에 그 사람이 나한테 예쁜 옷을 사주고 모임에 데리고 나가면서 내 처지를 망각했죠. 사실 나는 처음부터 가정부였다는 것을요. 그 사람이 나를 좀 띄워준다고 나는 그 사람의 여자가 되었다고 착각한 거에요. 하지만 그 사람은 계속 그 때처럼 나를 띄워줄 사람은 아니었어요.”“그 사람이 나한테 줬던 관심과 애정을 거두면 결국 내가 가졌던 모든 건 꿈처럼 사라져 버리는 거예요.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추락하는 느낌이었죠. 그러니까 앞으로 더 이상 그런 헛된 꿈은 꾸지 않을 거예요.”“사람은 주제파악을 할 줄 알고 독립적이어야 해요. 누군가에게 기대서 삶을 영위하는 건 옳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고향으로 돌아가면 나도 놀고 먹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직장을 찾아서 일할 거예요. 그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요. 어때요?”그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한진수를 바라보며 물었다.한진수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윤희 씨는 임신 중이잖아요. 윤희 씨 힘든 건 내가 원하지 않아요.”하지만 고윤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자랑스러울 거예요. 내 친구 중에 신세희라는 친구가 있는데… 지난 번에 나한테 돈을 빌려줬던 친구요. 그 친구도 갖은 고생을 했지만 스스로 힘든 상황을 떨쳐낼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오늘에 와서야 알았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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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부하직원에 의해 잠에서 깬 구경민은 짜증스럽게 주광수의 목을 조르며 소리쳤다.“죽고 싶어? 잘 자고 있는데 왜 깨워? 꿈을 꾸고 있었다고! 내 꿈 돌려내!”그의 꿈.꿈속에서 그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고윤희를 만났다.항상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던 여자, 그를 배려해 줬던 바보 같이 착한 여자.자신의 아이를 밴 여자가 볼록 나온 배를 감싸 안고 그에게서 울며 도망치고 있었다.조금만 더 가면 그녀를 품에 안을 수 있었는데 주광수 때문에 깼으니 기분이 너무 나빴다.구경민은 미친 사람처럼 주광수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내 꿈 돌려내라고!”하지만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에도 주광수는 집요하게 그에게 물었다.“대표님, 혹시… 방금 전에 뭐라고 하셨어요? 그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최여진 씨는 이제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 대표님이 사랑하는 여자가… 고윤희 씨라고 하셨나요?”“너 정말 죽고 싶어? 윤희가 내 옆을 지킨 지가 몇 년인데! 사랑 받을 자격은 충분하지 않아? 그리고 너! 네 마누라가 임신했을 때, 나는 문안 갈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윤희가 꼭 가야 한다고 고집 부리고 간 거잖아!”주광수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그는 울며 구경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대표님! 저를 죽여 주세요! 제가 죽을 짓을 했어요! 그냥… 저를 죽여요. 제가 정말 죽을 죄를 졌어요….”주광수는 계속 사과하며 통곡했다.그의 울음 소리에 주변을 지키던 경호원들도 놀라서 이쪽을 바라보았다.구경민은 다급하게 그에게 물었다.“말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주광수는 눈을 질끈 감고 절망한 말투로 말했다.“제가… 산을 수색할 때… 사실은 사모님을 만났어요.”“뭐라고?”구경민은 다시 주광수의 멱살을 잡고 격분한 말투로 물었다.“그때 사모님이… 애절한 눈빛으로 저에게 애원하셨어요. 앞으로 다시는 대표님 앞에 나타나지 않을 테니 제발 살려달라고요. 최여진 씨한테도 사과할 테니 제발 죽이지만 말아달라고 했어요.”“최여진 씨한테 맞아서 죽을 뻔한 적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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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그런 그녀를 매몰차게 내쫓았던 그날의 순간이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다.그녀는 어디 하나 최여진에 비해 빠지는 게 없었다.‘이런 멍청한 자식! 다 너 때문이야!’“돈은 좀 줬어?”갑자기 웃음을 멈춘 구경민이 주광수에게 물었다.주광수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수색을 하러 나가느라 소지품은 다 차에 두고 내렸는데 언제 돈을 챙길 여유가 있었을까?하지만 주광수는 핑계조차 댈 수 없었다.지금 구경민이 가장 죽이고 싶은 건 자기 자신일 것이다.“돈 좀 줬냐고?”“아… 아니요.”“이런 나쁜 자식이! 돈이라도 좀 주지 그랬어! 왜 돈을 안 줬어!”구경민은 미친 사람처럼 주광수에게 주먹질을 해댔다.바닥에 쓰러진 주광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그러다 지친 구경민이 주광수를 부축해서 일으키더니 갈린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대표님, 이게 나쁜 소식만은 아니에요. 사모님께서 살아계신다는 걸 확인했으니 수색 범위를 천천히 좁히면 돼요. 근처를 다 뒤졌는데 한곳만 안 갔잖아요. 지금부터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그곳에 가는 거죠.”“그렇게 찾다 보면 언젠가는 사모님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구경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주광수가 말했다.“이 일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제가 책임지고 사모님을 찾을게요. 찾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습니다!”구경민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사실 그는 이곳에서 4일 정도 머물다가 다시 남성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그랬다. 구경민은 서울이 아닌 남성을 택했다.서울에 계신 그의 부친이 매일 전화로 돌아오라고 재촉했지만 그는 무시로 일관했다.서울에 돌아가면 처리해야 할 업무가 태산이었지만 이런 것들은 그의 절친인 부소경이 맡아서 잘 처리해 줄 것이다.그렇게 4일 뒤, 구경민은 다시 남성으로 돌아왔다.그날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 끼었고 누군가의 마음을 대변하듯, 날씨는 쌀쌀하고 음침했다.신세희도 기분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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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구경민은 힘없이 웃으며 받아쳤다.“세희 씨처럼 강한 여자가 귀신도 믿어요?”신세희는 수염이 덥수룩하고 온 몸에서 악취가 풍기는 남자를 보자 말을 잇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언제 씻은 거예요?”“일주일 전이요.”구경민이 말했다.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일주일 동안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편히 눕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잠을 자본 적도 없어요. 면도는 당연히 안 했고… 양치도요.”구경민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세희는 코를 틀어막으며 짜증스럽게 구경민을 쏘아보았다.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냉철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남자가 이 사람이 맞나 싶었다.“윤희 언니는 찾았어요?”신세희는 답을 뻔히 알면서도 일말의 기대를 품고 물었다.구경민은 묻는 말에 대답 대신, 그녀에게 물었다.“이 꼴도 보였으니 이제 나 좀 용서해 줄래요?”“지금도 화가 안 풀렸으면 마당에서 비를 맞으며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릴게요.”잔뜩 기가 죽은 말투였다.고윤희는 그와 함께한 뒤로 거의 외부와 접촉하지 않았다.그녀는 모든 시간과 애정을 구경민에게 쏟았다.그러다가 신세희라는 친구를 만났다.신세희는 믿음을 받아 마땅한 친구였다.그래서 구경민은 사과하고 싶은 마음에 돌아오자마자 신세희를 찾았다.신세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잘못을 꼬집고 끝까지 추궁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게다가 구경민과 고윤희 두 사람 사이의 일이었고 타인인 그녀가 간섭할 권리는 없었다.신세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구 대표님, 언니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지금 잘 지내고 있을 수도 있죠. 그냥 대표님을 만나기 싫어서 숨어버렸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구경민은 고개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와 눈을 마주치고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미 애들한테 지시를 내렸어요. 산으로 둘러싸인 지방이고 면적도 넓어서 찾는데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10년이 걸리든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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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어렸을 때 남성에서 자랐고 부성웅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내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본 적 있어? 열몇 살에 거리를 떠돌게 되면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어. 세상에서 내 어머니를 제외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구해준 여자는 신세희가 처음이었어. 물론 원해서 한 건 아니겠지만.”“그리고 나중에 우리 엄마를 돌봐줬잖아. 그런 진심 어린 배려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내가 그룹을 장악하고 하룻밤 사이에 전세가 역전되니까 그때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나한테 매달렸는지 알아?”“그 중에 임서아가 가장 집요했지. 나랑 결혼하려고 어떻게든 신세희를 제거하려고 했잖아.”“지금도 마찬가지야. 세상에서 엄마를 제외하고 나를 이렇게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여자는 신세희밖에 없어. 6년이 아니라 평생을 그 여자를 위해서 써도 아깝지 않다고.”부소경은 말을 이렇게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항상 말을 아끼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 구경민 앞에서 자신의 과거를 아낌없이 털어놓았다.구경민은 감탄하듯 말했다.“그래. 제수씨처럼 너 위하는 사람은 없지.”말을 마친 그는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나한테 가장 잘해준 사람은 고윤희였어. 그런데 그걸 최근에야 깨달은 거야. 내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여자는 사실 한 번도 나를 사랑한 적 없었어. 그 여자는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여자야. 내 사랑을 이용했지.”부소경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그걸 이제 알았어?”그 말을 들은 구경민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그럼 넌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난 처음부터 최여진 그 여자가 마음에 안 들었어!”“그렇게 싫었어?”“응, 역겨웠어! 내 앞에서 다시 허튼소리 지껄이면 여자고 뭐고 주먹이 나갈지도 몰라!”부소경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최여진도 자리에 없는데 겁을 주려는 생각은 아니었다.“남자고 여자고 떠나서 난 그런 사람 너무 싫어. 난 마음에 안 들면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성격이잖아.”그는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무서운 말을 내뱉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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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정문재가 입을 열었다.“내가 변경에 오래 살았잖아. 그래서 소문을 너희들보다 빨리 입수했어. 최근 동유럽 쪽에 미친 광신도들이 나타났대.”부소경이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말을 하는 거야?”“광신도들이 나타난 국가들이 좀 이상해. 우리 계열사가 있는 국가들이거든. 우리 이름을 모르는 애들도 아닐 텐데 이상해. 최근에 우리 계열사가 있는 도시에서 이런 미친 놈들이 나타났다는 거야.”정문재는 많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정문재의 더 자세한 설명을 기다렸다.정문재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나이가 너무 어린 것도 아니고 그들을 직접 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30대 정도로 돼 보이는 놈들인데 싸움 실력이 장난 아니래.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을 해치지는 않고 강도짓만 저지른다는 거야!”“그것도 대놓고 강도짓을 저지른대! 놈들이 하는 짓을 보면 자신들의 목숨 따위는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더 이상한 건 소경이 너네 계열사가 있는 지역에 사는 부자들을 많이 저격했다는 거야.”“그리고 싸움 실력이나 냉혹한 정도가 소경이 너한테 밀리지 않는다는 거지. 너는 그래도 누구를 제거하려고 할 때 고민 정도는 하잖아. 정말 죽여야 할 사람이 아니면 건드리지도 않고. 하지만 놈들은 좀 달라. 예상을 뛰어넘은 자들이야. 그 기세를 보면 어쩐지 죽고 싶어 안달난 놈들처럼 보일 때도 있어.”“최근에도 강도짓을 수도 없이 많이 저질렀어. 너무 빨라서 내 부하들도 미처 반응하기 전에 도망쳤고. 거의 수백억이 넘는 자산을 빼앗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어.”이때 구경민도 대화에 끼어들었다.“사라졌다고? 설마 그 자식 진짜 사라진 게 아니라….”정문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일부러 소경이를 노리고 그러는 것 같아. 벌써 남성에 들어왔을지도 몰라. 조심해야 해! 목숨 내놓고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이라서!”구경민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잠시 후, 그는 조심스럽게 부소경에게 물었다.“소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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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냉혹하고 차갑게 길러진 남자는 한 번도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어머니의 과거를 꺼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내 어머니는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님을 잃었어. 그래서 가장 위로와 관심이 필요할 때였지. 내 아버지는 쉽게 내 어머니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어. 그렇게 시작된 사랑은 평생 끝나지 않았지.”부소경의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부소경은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내 아버지는 어머니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떻게든 가성섬에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관계였어. 이 계획에는 큰어머니가 가장 큰 역할을 했지.”“하지만 큰어머니는 계산이 빠른 사람이었어.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인이 되라고 했으면서 내 어머니가 아이를 낳는 건 절대 동의하지 않았지.”“그러니까 나와 내 쌍둥이 남동생 말이야.”“나중에 서씨 어르신의 개입으로 어머니는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어. 어머니는 우리 둘 중 한 아이의 목숨이라도 살리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허약했던 내 동생을 가성섬에 남기기로 했어.”“가성섬 주인한테 남기고 내 동생은 두 부부의 손에서 자랐어. 그래서 성이 반씨야.”“동생도 나처럼 처음에는 자신의 출신을 몰랐어.”“나는 서씨 어르신을 통해 들었고 걔는 아마 큰형이 알려줬을 거야.”정문재가 말했다.“그런 일이 있었구나. 어쩐지 놈이 네 아지트에서만 미친 듯이 강도짓을 저지른다 했어. 그러니까 너와 부성웅 회장의 주의를 끌려는 거였네.”부소경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걔가 맞는지 사실 확실하지는 않아.”“네 말을 들어보니까 나는 그 녀석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해.”부소경은 말이 없었다.“녀석의 처지는 안 됐지만 이건 네 잘못이 아니잖아. 게다가 아줌마가 그 애를 가성섬에 홀로 남겨둔 것도 결국은 그 애를 살리기 위해서였잖아. 가성섬 주인의 집에서 자랐으면 어렸을 때부터 풍족하게 자랐네. 공자님이라고 불리기도 했잖아. 걔가 너보다는 행운인 거 아니야?”“너를 봐. 10대 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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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친구들 중, 남성에 가장 자주 방문하고 부소경의 회사에도 자주 갔던 구경민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상대에게 인사를 건넸다.“아… 아저씨가 어떻게 오셨어요?”그 말을 들은 남은 두 명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정문재와 장진혁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부성웅에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저씨! 잘 지내셨죠?”부소경이 아버지를 싫어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친구의 아버지였다.그래서 세 친구는 매번 부성웅을 볼 때마다 아저씨라고 부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부성웅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부소경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부소경! 요즘 바쁘다는 건 알고 있어! 네 장모 뒷바라지하느라 바쁘다면서? 네 장모 우울해한다고 위로해 주고 네 마누라 징징거리는 거 받아주면서 넌 네 아빠와 큰엄마의 존재는 까맣게 잊은거야?”“우리가 아무리 너한테 잘못을 했어도 그래도 너를 키워준 사람이야!”그러자 부소경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아들의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본 부성웅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한 달이야! 한 달이나 지났다고, 부소경! 한 달 전에 내가 너희 집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져서 입원했는데 퇴원할 때까지 내 아들은 뭐 하고 있었지?”“퇴원할 때까지 내 아들은 병원에 얼굴도 비추지 않았어! 넌 내 유일한 아들이야, 소경아!”“그래, 퇴원할 때 문안오지 않은 건 그렇다고 쳐! 네 큰엄마 부축을 하면서 퇴원했어. 그리고 집에서 네가 언제 오나 기다렸지.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넌 본가에 얼굴 한 번 비춘 적이 없어.”“네 할아버지 곧 100세야. 건강히 살고 계신지 궁금하지도 않니?”“네 할머니는 유리가 보고 싶다고 매일 우셨어!”부성웅이 원망을 토했지만 부소경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할머니가 유리를 보고 싶어한다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 집에서 신유리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할머니뿐이었다. 이런 이유 하나 때문에 어린 신유리를 데리고 본가에 방문하고 싶지 않았다.부소경은 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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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결국 부성웅은 처음 보는 남자한테 두 번이나 협박당한 일을 완전히 신세희의 탓으로 돌렸다.부성웅은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을 쏘아보았다.냉철하기로 소문난 부소경이었지만 이 순간 하마터면 웃음이 나올 뻔했다.“아버지!”그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입을 열었다.“세희한테 뭐라고 할 때 당신은 살면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생각해 보세요!”“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든 아들인 네가 아비한테 지적질하는 게 말이 돼?”부성웅은 진심으로 화가 치밀었다.한 달 사이, 그가 아프다고 쓰러졌지만 아들은 그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는 한 번도 문안을 온 적 없었다.한 달 사이에 그와 그의 아내는 두 번이나 어떤 남자한테 협박 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그런데 그 남자는 그들을 잘 아는 것처럼 굴었다. 남자는 경호원들이 없는 틈을 타서 그들에게 협박했다.그러니 부성웅이 어찌 침착할 수 있을까?화도 나면서 두려웠다.이런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곳은 아들뿐이었다.게다가 그 멍청한 며느리는 아직도 서씨 어르신을 외할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90세를 바라보는 노인에게 아무리 서운한 게 많아도 용서해야 맞다고 그는 생각했다.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부성웅은 지금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오늘 오후에 그는 다짜고짜 F그룹을 방문해서 부소경을 찾았다.그런데 또 헛걸음을 할 줄이야.부성웅은 부소경의 비서들에게 부소경의 위치를 물었다.하지만 비서들도 다 모른다고 했다.그러면서 들은 사실이 부소경의 친구들이 지금 남성에 왔다는 사실이었다.부성웅은 그 직원에게 질문했다.“세 명 맞아?”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맞아요. 세 명이요. 대표님까지 네 분이 같이 나가셨어요.”부성웅은 바로 알아차리고 차를 돌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그래도 아버지라고 아들이 자주 가는 장소는 기억하고 있었다. 부소경은 친구들과 모일 때면 거의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다.그는 아들의 친구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아들에게 제대로 따져야겠다고 마음먹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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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부소경은 멈칫하며 매니저에게 물었다.“그 사람 어떻게 생겼어?”“키는 크고 말랐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어서….”매니저가 당황한 말투로 말끝을 흐렸다.모두가 서로를 번갈아 보다가 아래층으로 시선을 돌렸다. 구석진 곳에서 몇몇 클럽 직원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일부는 눈가를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소란을 부린 놈은 어디 갔어?”매니저가 부하직원을 부축해서 일으키며 물었다.그 직원은 힘없이 축 처진 목소리로 대답했다.“도… 도망쳤어요.”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클럽 직원들조차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사람을 바닥에 쓰러뜨리고는 도망갔다.부소경이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놈이 왜 너희들을 때린 거지?”한 직원이 말했다.“억지로 위층에 올라가겠다고 해서 저희가 막았거든요. 오늘은 VIP 손님이 위층 전체를 대여해서 올라갈 수 없다고요. 그런데 놈은 어르신께서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꼭 찾아야 한다면서….”“놈이야! 그 놈이 분명해! 세상에! 소경아….”부성웅은 원망에 찬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는 부친에게 눈길도 돌리지 않고 매니저를 보며 말했다.“CCTV 틀어봐!”매니저는 바로 경비실로 달려가서 CCTV를 틀었지만 남자가 출현했던 시간대만 영상이 지워져 있었다.부소경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정문재를 바라보며 말했다.“이거 봐. 목숨 사리지 않는 놈은 아니라니까. 놈은 저만의 계획이 있는 거야. 사전에 CCTV 해킹까지 했잖아.”장진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놈일까?”부소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확신할 수는 없어.”범인이 반호영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지만 100퍼센트는 아니었다.혹시라도 아니면 헛다리 짚는 일이었다.부성웅이 물었다.“놈이 누군데? 너희가 아는 사람이야? 그 인간 도대체 누구야? 신세희가 밖에서 만난 남자 아니야? 소경아, 내가 걔 방탕한 애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부성웅은 모두가 신세희를 감싸고 돈다고 불만을 터뜨리려 했지만 정문재가 그의 말을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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