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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구경민은 힘없이 웃으며 받아쳤다.

“세희 씨처럼 강한 여자가 귀신도 믿어요?”

신세희는 수염이 덥수룩하고 온 몸에서 악취가 풍기는 남자를 보자 말을 잇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언제 씻은 거예요?”

“일주일 전이요.”

구경민이 말했다.

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일주일 동안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편히 눕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잠을 자본 적도 없어요. 면도는 당연히 안 했고… 양치도요.”

구경민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세희는 코를 틀어막으며 짜증스럽게 구경민을 쏘아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냉철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남자가 이 사람이 맞나 싶었다.

“윤희 언니는 찾았어요?”

신세희는 답을 뻔히 알면서도 일말의 기대를 품고 물었다.

구경민은 묻는 말에 대답 대신, 그녀에게 물었다.

“이 꼴도 보였으니 이제 나 좀 용서해 줄래요?”

“지금도 화가 안 풀렸으면 마당에서 비를 맞으며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릴게요.”

잔뜩 기가 죽은 말투였다.

고윤희는 그와 함께한 뒤로 거의 외부와 접촉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시간과 애정을 구경민에게 쏟았다.

그러다가 신세희라는 친구를 만났다.

신세희는 믿음을 받아 마땅한 친구였다.

그래서 구경민은 사과하고 싶은 마음에 돌아오자마자 신세희를 찾았다.

신세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잘못을 꼬집고 끝까지 추궁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구경민과 고윤희 두 사람 사이의 일이었고 타인인 그녀가 간섭할 권리는 없었다.

신세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구 대표님, 언니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지금 잘 지내고 있을 수도 있죠. 그냥 대표님을 만나기 싫어서 숨어버렸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구경민은 고개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와 눈을 마주치고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미 애들한테 지시를 내렸어요. 산으로 둘러싸인 지방이고 면적도 넓어서 찾는데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10년이 걸리든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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