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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1화

역시 아이를 밴 여자는 달랐다.

배가 부르자 그들은 그 길로 택시를 잡아 한진수의 고향으로 향했다.

다시 차에 오른 고윤희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는 한진수의 품에 기댄 채, 노곤한 표정으로 감탄하듯 말했다.

“진수 씨, 사실 구경민 씨는 줄곧 나한테 잘해줬어요. 그 집에 있을 때도 한 번도 나를 홀대한 적은 없었죠. 그 사람은 항상 나한테 좋은 것만 줬어요.”

한진수는 턱을 그녀의 머리에 기댄 채, 부드럽게 말했다.

“윤희 씨는 좋은 여자니까요.”

고윤희는 계속해서 말했다.

“모든 잘못은 내가 했어요. 내가 처음부터 잘못한 거예요. 그 사람은 그럴 마음이 없었는데 내가 필사적으로 매달렸어요. 나중에 그 사람이 나한테 예쁜 옷을 사주고 모임에 데리고 나가면서 내 처지를 망각했죠. 사실 나는 처음부터 가정부였다는 것을요. 그 사람이 나를 좀 띄워준다고 나는 그 사람의 여자가 되었다고 착각한 거에요. 하지만 그 사람은 계속 그 때처럼 나를 띄워줄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 사람이 나한테 줬던 관심과 애정을 거두면 결국 내가 가졌던 모든 건 꿈처럼 사라져 버리는 거예요.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추락하는 느낌이었죠. 그러니까 앞으로 더 이상 그런 헛된 꿈은 꾸지 않을 거예요.”

“사람은 주제파악을 할 줄 알고 독립적이어야 해요. 누군가에게 기대서 삶을 영위하는 건 옳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고향으로 돌아가면 나도 놀고 먹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직장을 찾아서 일할 거예요. 그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요. 어때요?”

그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한진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한진수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희 씨는 임신 중이잖아요. 윤희 씨 힘든 건 내가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고윤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자랑스러울 거예요. 내 친구 중에 신세희라는 친구가 있는데… 지난 번에 나한테 돈을 빌려줬던 친구요. 그 친구도 갖은 고생을 했지만 스스로 힘든 상황을 떨쳐낼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오늘에 와서야 알았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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