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911 - 챕터 920

2771 챕터

제911화

강성연은 반지훈과 함께 경찰서에 가서 사건의 진도를 확인했다. 그녀는 한성연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조 팀장은 경찰더러 그녀를 취조실에 데려가라고 했다. 곧 여자 경찰이 쇠고랑을 찬 한성연을 데려왔다.그녀의 모습은 초췌했고 예전의 생기발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빗지 않은 머리는 산발이 되어 항상 예쁘게 꾸미던 그녀 같지 않았다.그녀는 강성연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왜? 지금 나를 비웃으러 온 거야?”강성연은 꼿꼿하게 앉더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왜 사람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지?”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강성연은 그녀를 직시했다.“난 당신을 괴롭힌 적이 없어. 당신이 먼저 날 건드린 일을 내놓고 말이야. 그 일 외에 당신에게 잘못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왜 나를 미워하는 거지?”강미현과 서영유의 원한은 이유가 있었다.강미현은 초란이 어릴 때부터 주입한 사상 때문에 그녀의 자리를 대체한 후 회사를 독차지하려고 했다. 그리고 반지훈이 그녀에게 부여한 이익과 신분도 노렸다.서영유는 고집스럽게 반지훈을 사랑했고, 얻을 수 없자 사랑이 증오로 변한 거다.그렇다면 한성연은?한성연은 콧방귀를 뀌었다.“난 그저 단순히 당신이 싫어. 당신이 눈에 거슬린다고.”“내가 눈에 거슬리는 게 아니야.”강성연은 여유로운 얼굴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저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거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장 좋은 걸 얻지 못하니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거야. 다른 사람에게 있는 걸 가지지 못하자 불공평함을 느끼는 거고.”한성연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칫, 날 아주 잘 아는 것처럼 말하네. 내가 당신을 질투한다는 거야? 하지만 내가 왜 당신을 질투하겠어?” “표정의 심리학에 대해 알아? 당신이 눈썹 안쪽을 치켜 올리는 건 불안하다는 뜻이야. 당신은 열등감과 당혹함을 느끼고 있어.”강성연은 그녀의 표정을 관찰하면서 여유롭게 말했다.“나를 질투하는 게 아니라, 나랑 비교하려는 것일 수도 있네.”한성연의 표정은 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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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이는 한성연이 감옥에 들어간 후 마지막으로 그녀와 하는 대화였다.강성연이 복도로 나오자 멀지 않은 곳에 반지훈의 그림자가 보였다. 반지훈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웃으면서 그녀가 다가오는 걸 지켜봤다.“끝났어?”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인 후 그의 앞에 멈춰 섰다.“네, 한성연 씨가 왜 저를 미워하는지 알아야잖아요.”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손끝에 입을 맞췄다.“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 성연이는 최고야.”그녀는 까치발을 했다.“제가 그렇게 좋아요?”반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그러안으면서 웃었다.“평소에 조금 겁이 없지만 그래도 좋아.”강성연은 할 말을 잃었다.“누가 겁이 없다는 거예요?”반지훈은 아무 말 없이 웃었다.“에헴, 제가 좋지 않은 타이밍에 나타난 것 같네요.”조 팀장이 어색한 표정으로 나타나자 강성연은 다급히 반지훈을 밀쳤다. 아직 그들은 경찰서에 있었다.반지훈은 장난을 치면서 말했다.“부부가 경찰서에서 스킨십을 하는 건 불법이 아니죠?”조 팀장은 멍해졌다가 곧 손을 저으면서 웃었다.“아니요, 아니요. 적당히 하시면 됩니다.”강성연은 고개를 숙인 후 코끝을 비비면서 몰래 팔꿈치로 반지훈을 툭툭 쳤다. 모두 반지훈 때문이다.반지훈은 고개를 숙이며 웃더니 이렇게 물었다.“조 팀장, 고진욱에게서 뭘 좀 알아냈나요?”조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뭔가를 좀 알아냈어요. 고진욱은 일부 재산을 한성연 명의로 옮긴 걸 인정했어요. 체포된 그날에요.”강성연은 그 말을 듣고 좀 의아했다.“고진욱이 체포 전에 재산을 한성연 명의로 옮겼다고요? 그는 자신이 체포될 줄 알았나요?”한성연의 거짓말에 고진욱이 나타난 게 아니었어?조 팀장은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고진욱은 체포될 줄 알고 재산을 옮긴 게 아닙니다. 한성연이 임신했기 때문이에요.”강성연은 의아했다.“그러니 한성연이 고진욱의 아이를 임신한 거예요?”조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고진욱이 왜 모험을 무릅쓰면서 한성연을 만났는지 이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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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안지성은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지훈이도 와줬구나.”반지훈은 미소를 지으면서 웨이터가 건넨 술을 받았다.“지성 아저씨의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시작되었으니 당연히 축하하러 와야지요.”강성연도 술잔을 가져왔다.“안지성 대표님 축하드려요.”안지성은 하하 웃으면서 그들과 잔을 부딪혔다.“그렇다면 너희들의 축하를 거절하지 않고 받으마.”한재욱은 젊은 파트너를 데리고 그들에게 다가왔다. 여자는 나이가 20살 남짓해 보였으며 뛰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기품이 남달랐다.반지훈은 그와도 잔을 부딪혔다.“또 예쁜 여자친구를 얻었네요.”한재욱은 웃으며 말했다.“나와 같은 노총각이 어떻게 너와 비교할 수 있겠니? 허세를 부리려고 여자친구 한 명 찾은 거지.”안지성은 웃으면서 몸을 돌리더니 그를 바라보았다.“한재욱 대표님이 가정을 이뤘다면 지금쯤 슬하에 자손들이 가득했을 겁니다.”“전 어릴 적부터 외국에서 지내 그런 노년을 꿈꾸지 않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걸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집착하는 아내가 있다면 귀찮게 생각할 거예요.”한재욱은 젊을 때부터 유명한 바람둥이였다. 얼굴이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교육을 받아 가정을 이뤄야 한다는 관념이 없었다.당연히 그의 진짜 마음을 아는 사람은 없다.강성연은 웃으면서 물었다.“한재욱 씨, 파트너를 소개하지 않을 거예요?”한재욱은 파트너를 그러안으며 말했다.“나유, 일본인이야.”나유는 쑥스럽게 웃으면서 그들에게 한국어로 인사했다.강성연은 그녀를 바라보면서 좀 의아했다.“나유 씨는 한국어를 참 잘하네요.”그녀는 대답했다.“저는 대학교 때 한국어과를 다녔어요. 저는 한국 문화를 매우 좋아하거든요.”그녀와 몇 마디 나눈 후 반지훈은 다른 친구에게 술을 권하러 갔고, 강성연도 함께 작별 인사를 했다.강성연은 반지훈을 따라가면서 말했다.“한재욱 씨는 쉰 살이 되었는데도 주위를 맴도는 젊은 아가씨들이 많네요.”나유는 그녀와 나이가 비슷했고 27, 28살 남짓했다. 한재욱은 쉰 살이 넘었지만 신경 써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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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서울은 사계절이 분명하다. 겨울이 되었지만 정원의 장미는 원예사의 알뜰한 정성에 활짝 피고 있었다.요즘 강성연은 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회사 관리를 이율에게 맡겼다. 그녀는 오늘 미소를 보러 반크 아저씨에게 가려고 했다.미소는 6달이 되어 부드럽던 머리칼도 조금 자랐다. 아직 어리지만 그녀의 눈은 은하수를 담은 듯이 밝았는데 웃을 때면 반달이 되었다.“크면 진짜 미인일 거야.”반크는 미소를 안고 매우 즐거워했다. 비록 반크는 친아버지가 아니지만 일찍부터 미소를 친딸처럼 생각했다.강성연은 웃으면서 말했다.“미소가 2, 3살이 되면 미소에게 예쁜 원피스를 선물할 거예요. 미소를 예쁘게 꾸밀 거예요.”예전 세쌍둥이를 낳았을 때 그녀는 유이를 예쁘게 꾸밀 여유가 없었다. 강성연은 그것에 대해 매우 미련이 남았다.“참, 반크 아저씨, 아주머니가 늘 미소를 보러 오나요?”반크는 눈을 내리깔면서 말했다.“유린 씨는 이 아이를 예뻐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와. 하지만 나도 늘 폐를 끼칠 수 없어.”강성연은 손가락으로 미소의 통통한 볼을 가리키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반크 아저씨, 혼자 애를 키우려면 힘들 거예요. 아저씨는 폐를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아주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성연아, 또 나랑 장난치는 거야?”반크는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당연히 강성연의 뜻을 알 수 있었다.강성연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비록 둘을 이어줄 생각이 있지만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필경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일이니 말이다.이때 송아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강성연이 전화를 받아보니 김아린의 목소리가 들렸다.김아린이 뭐라고 말했는지 그녀는 반크 아저씨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어느 레스토랑으로 갔다.그녀들은 노천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있었으며 김아린이 강성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강성연은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엎드려있는 송아영을 바라보았다.“왜 이러는 거예요?”김아린은 커피를 마시더니 탄식했다.“큰일이 났어요.”강성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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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강성연은 코끝을 비볐다“송아영, 너 바보야? 오빠랑 약혼한 애가 술을 먹은것도 모자라 조훈이랑 밤새 동안 밖에 있었다고? 죽고 싶은 거야?”“그날 기분이 나빴어.”송아영은 한 손으로 턱을 괴더니 굳은 표정으로 테이블을 바라보았다.“전여자친구 모임에 파트너로 참석했다고. 그 사람은 왜 자신이 약혼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하는 거야?”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송아영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약혼이고 뭐고 다 거품이야. 두 가문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면 전여자친구랑 다시 만났을 수도 있어.”강성연은 턱을 괴었다.“오빠가 정말 명승희랑 다시 만나려고 했다면 너희들은 일찍부터 파혼했을 거야. 아마 다른 이유 때문에 명승희랑 그 자리에 갔을 수 있잖아. 해명을 듣지 않았던 거야?”송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아린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육예찬 씨의 해명을 듣지 않고 저를 끌고 골드 룸살롱에 갔어요. 그래서 이렇게 귀찮은 일들이 생긴 거죠.”강성연과 김아린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송아영은 겉으로 개의치 않은 척하지만 사실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밥을 먹은 후 강성연은 송아영을 음악 학원에 배웅해 주었다.강성연이 물었다.“내가 기다렸다가 집에 데려다줘?”송아영은 손을 저었다.“걱정하지 마. 나도 운전하고 왔으니까. 난 괜찮아.”강성연은 그녀가 학원에 들어가는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본 뒤에서야 자리를 떴다.송아영이 사무실 빌딩에서 고개를 드니 명승희가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그녀는 발걸음을 늦추고는 입술을 깨물며 보지 못한 듯 지나치려고 했다.명승희는 그녀 곁을 지나치면서 그녀를 불렀다.“송아영 아가씨.”송아영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왜요?”명승희는 그녀의 적의를 느꼈지만 그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랑 할 말이 있어요.”“됐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송아영은 팔짱을 끼면서 고개를 돌렸다.“저랑 육예찬 씨는 파혼할 테니 걱정하지 마요. 당신들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을게요.”명승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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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그녀는 숨을 쉬고 싶었지만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가 더 이상 반항하지 않자 육예찬은 그녀의 손을 놓아줬다.그는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손가락 끝으로 그녀 입술에 붙은 머리카락을 뗐다.“당신이 조훈을 좋아한다 해도 그에게는 기회가 없어요. 파혼은 생각도 하지 마요.”“송아영, 당신 몸과 마음은 모두 내꺼니까.”송아영은 말 못 할 억울함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육예찬은 그녀 얼굴에 눈물을 닦아주더니 또 목덜미에 키스했다. 그는 가까스로 이성을 찾았으며 그녀를 안고 사무실로 들어갔다.극심한 고통에 그녀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입술을 깨물었다. 육예찬은 뒤에서 그녀가 고개를 돌리게 하더니 키스를 했다.커튼 뒤 창문에 빛이 반사되어 유리창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가 흐릿하게 보였다.늦은 저녁, 송아영은 육예찬의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평온한 그녀의 얼굴은 조금 창백하고 피곤해 보였다.육예찬은 송아영을 안고 송씨 저택에 들어갔다. 그는 예전보다 훨씬 홀가분한 표정으로 송인후와 이야기를 나눴다.송인후는 그날 밤 송아영이 외박한 일에 대해 몇 마디 꾸짖었지만 그녀는 한 마디도 반박하지 않았다.육예찬은 그녀를 위층에 있는 방까지 데려다줬다. 송아영은 외투를 벗어 그에게 건네줬다.“나갈 때 문 닫아요.”그녀는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송아영이 샤워를 마치고 나와 보니 육예찬은 여전히 방에 있었다. 그녀는 육예찬을 무시하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육예찬은 한참 동안 침대 끝에 앉아 조용히 있더니 그녀의 이불을 여며줬다.“푹 쉬어요.”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송아영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저녁에 육예찬은 골드 룸살룽에 갔고 룸에는 육예찬 혼자였다. 구천광은 문을 열고 들어와 육예찬이 주문한 술을 테이블에 놓더니 자리에 앉았다.“왜요? 기분이 좋지 않아요?”육예찬은 술 한 잔 붓더니 단숨에 비웠다.구천광은 웃음을 터뜨렸다.“아영이 때문이군요.”육예찬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약혼으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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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오늘 명승희는 인사를 하러 온 거였다. 그녀는 사무실에서 10분 밖에 있지 않았기에 그와 무슨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구천광의 말을 들은 후 그는 오늘 송아영의 반응을 돌이켜 보았다. 확실히 신경쓰지 않는것 같지 않았다......그는 머리가 아파 이마를 주물렀다.“전 명승희랑 다시 만나려는 뜻이 없어요. 그날 밤은 명승희의 드라마가 종영하는 날이었어요. 원래 파트너는 다른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한테 일이 생겨 절 찾은 거예요.”사실 그는 예전 일 때문에 미안해 명승희의 부탁을 들어준 거였다. 구천광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명승희에게 미안해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 일은 아영이한테 해명하는 게 비교적 좋을 거예요. 아영이는 두 사람의 일을 모르기 때문에 오해하는 것도 정상이지요.”다음날.음악 학원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잇달아 동아리에 가입했으나 대부분 서양 음악을 선택했다. 특히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신청하는 사람이 많았다.고전 민악과를 신청하는 학생은 매우 적었다.민악과 선생님은 한가하게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놀고 있었다. 그러다가 신청하러 온 사람이 있으면 신청표를 줬다.송아영은 전단지를 다 나눠준 후 다시 돌아와 전단지 묶음을 들었다. 그 중 한 여자 선생님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아영 씨, 그만해요. 요즘 젊은 사람은 민악에 대해 별로 취미가 없어요.”“네, 전단지를 나눠도 소용이 없어요. 자원해서 동아리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8명뿐이에요. 옆 서양 음악 동아리에는 거의 100명이 되잖아요, 차이가 너무 커요.”송아영은 눈을 깜빡거리더니 전단지를 품에 안았다.“한 명이라도 더 오면 좋죠. 이곳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 낫잖아요.”그녀의 말에 앉아있던 선생님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송아영은 그녀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칫, 엄청 잘난체하네. 온 지 몇 달 밖에 안된 주제에.”“우리는 신경 끄자. 참, 화장품 뭐 써? 나 요즘 피부가 좀 건조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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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우강인은 당연히 이를 발견했으나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웃으면서 송아영에게 물었다.“보아하니 아직도 동아리 학생을 다 모으지 못했나 봐.”송아영은 어색하게 웃었다.이하늘은 우강인의 학생이기 때문에 웃으며 말했다.“선생님, 아영 선생님은 정말 열심히 홍보했어요. 아직 사흘이나 있으니 충분히 공연할 학생들을 모을 수 있을 거예요.”우강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희들을 믿으마. 학원의 민악과 미래는 너희 세대에게 달렸다.”이하늘과 우강인은 곁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눴고 송아영과 육예찬만 남았다.송아영이 어쩔 바를 몰라 할 때 육예찬은 갑자기 그녀더러 손을 펼치라고 했다.송아영은 의아했다.“왜 그래요?”육예찬이 다시 말했다.“손바닥 펼쳐봐요.”송아영이 머뭇거리면서 왼쪽 손을 내밀자 육예찬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는 곧 예쁘게 생긴 보라색 진주 팔찌를 그녀의 손목에 껴줬다.당황한 송아영을 보면서 육예찬은 말했다.“당신한테 어울리네요.”송아영은 손을 빼더니 주위를 둘러봤다. 그녀는 다시 손목에 끼워진 팔찌를 보면서 물었다.“왜...... 왜 저한테 이걸 선물하는 거예요?”“마음에 안 들어요?”“......”송아영이 무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자 육예찬은 그녀에게 다가왔다.“사과 선물이에요.”사과?그녀는 육예찬을 쳐다봤다. 어젯밤 그와 발생했던 일이 떠오르자 송아영은 얼굴이 빨개져 그의 시선을 피했다.“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육예찬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더니 모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다른 곳으로 향했다.강의동 뒤의 화원은 매우 고즈넉했고 주위에 사람이 없었다. 송아영은 살짝 그를 밀쳤다.“육예찬 씨, 왜 저를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육예찬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그녀가 벽에 기대게 했다. 그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더니 허리를 숙였다.“명승희의 일에 대해 해명해야겠어요.”송아영은 고개를 숙이고 이렇게 물었다.“뭘 해명하려는 거예요?”“저랑 그녀는 일찍부터 끝났고 당신이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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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그는 고개를 숙이면서 송아영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저랑 그녀는 일찍부터 끝났어요. 만약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만나지 않을게요.”송아영은 육예찬이 자신의 기분을 고려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일시 그녀는 할 말을 잃었고 심지어 자신이 너무 속이 좁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아영 씨.”육예찬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가까이 다가갔다.“교제하는 6년 동안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당신이 처음이에요.”송아영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그만 말해요.”육예찬은 계속 중얼거렸다.“어제는 처음이라...... 많이 아팠죠? 다음에는 내가...... 읍.”송아영은 새빨개진 얼굴로 그의 입을 막았다.“그만 말하라니까요!”육예찬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손등과 손끝에 키스를 했다. 송아영은 정신이 아찔해졌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육예찬은 고개를 숙여 키스를 했다. 거칠었던 어제와 달리 부드러운 키스였다.송아영은 거절하는 것도 잊은 채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송아영과 육예찬은 다시 화해했다. 이틀 전 우울해있던 그녀와 달리 지금 그녀는 매일 사랑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강성연과 김아린 두 사람은 정말 눈꼴이 시렸다.“화해했으니 결혼을 고려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강성연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결혼이라는 말에 송아영은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이렇게 물었다.“결혼이라니...... 너무 빠른 거 아니야?”김아린은 풉 웃었다.“3년 전부터 약혼을 했잖아요. 빠르지 않거든요.”“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걸요.”송아영은 고개를 숙이고 옷깃을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결혼 공포증이 있었다.김아린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그러다가 육예찬 씨가 도망가면 어떡해요?”송아영은 입을 삐죽거렸다.강성연은 찻잔을 내려놓더니 김아린을 바라보았다.“아영이만 말하지 마요. 당신도 멀지 않았어요.”김아린은 멈칫하더니 송아영의 깨고소한 미소를 보면서 이마를 주물렀다.“저는 됐어요.”송아영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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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김아린은 무표정으로 말했다.“사람 잘못 보셨어요.”“임수호가 죽으니 날 잊은 거야?”남자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더니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오래 보지 못한 사이에 많이 예뻐졌네.”그의 손이 스르륵 어깨 아래로 향했다.강성연은 벌떡 일어서더니 그의 손목을 꺾었다. 강성연이 그의 무릎을 걷어차자 남자는 처참한 몰골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조금 전 물싸대기를 맞은 것도 모자라 제 친구한테 걸떡거리는 거예요? 지금 하고 있는 짓이 성추행이라는 걸 알아요?”강성연의 목소리에 주위 사람들이 수군거리자 남자는 화내면서 일어섰다.“죽일 년아, 괜한 일에 참견할래?”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강성연은 재빨리 피하면서 그를 바닥에 쓰러눕혔다.레스토랑의 손님들은 우르르 일어서서 사진을 찍었고 어떤 사람들은 손뼉을 치기도 했다.송아영이 다가가 말했다.“여자를 괴롭히다가 꼴좋게 됐네요.”“너...... 너희들 딱 기다려!”남자는 황급히 레스토랑을 벗어났다.강성연은 얼굴이 좀 창백해진 김아린을 보더니 물었다.“임수호 친구예요?”김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저 사람의 이름은 이주고 임수호의 친구예요. 아직까지 나를 기억할 줄은 몰랐어요.”그 사고가 있은 후 임수호 친구들은 연루될까 두려워 뿔뿔이 흩어졌다. 그녀는 이곳에서 이주를 만나게 될 줄 몰랐다.예전 그 사람들이 김아린에게 가져다준 트라우마는 평생 사라지지 않을 거다. 송아영은 불쾌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아까 저 사람이 아린 씨한테 껄떡거렸어. 몇 번 더 킥을 날려야 하는데.”세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지하주차장에 내려가자 남자 몇 명이 거들먹거리면서 나타났다. 이주가 친구들을 불러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이주는 맨 앞에 서서 거들먹거리며 소리쳤다.“죽일 년들아, 아까 으스댔었지?”송아영은 큰소리로 말했다.“사내놈들이 못나게 여자를 괴롭히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게 아까 그냥 얌전히 있지 그랬어.”이주는 침을 퉤 뱉더니 손목을 움직였다.“네들한테 매운맛을 보여주지 않으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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