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4화

서울은 사계절이 분명하다. 겨울이 되었지만 정원의 장미는 원예사의 알뜰한 정성에 활짝 피고 있었다.

요즘 강성연은 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회사 관리를 이율에게 맡겼다. 그녀는 오늘 미소를 보러 반크 아저씨에게 가려고 했다.

미소는 6달이 되어 부드럽던 머리칼도 조금 자랐다. 아직 어리지만 그녀의 눈은 은하수를 담은 듯이 밝았는데 웃을 때면 반달이 되었다.

“크면 진짜 미인일 거야.”

반크는 미소를 안고 매우 즐거워했다. 비록 반크는 친아버지가 아니지만 일찍부터 미소를 친딸처럼 생각했다.

강성연은 웃으면서 말했다.

“미소가 2, 3살이 되면 미소에게 예쁜 원피스를 선물할 거예요. 미소를 예쁘게 꾸밀 거예요.”

예전 세쌍둥이를 낳았을 때 그녀는 유이를 예쁘게 꾸밀 여유가 없었다. 강성연은 그것에 대해 매우 미련이 남았다.

“참, 반크 아저씨, 아주머니가 늘 미소를 보러 오나요?”

반크는 눈을 내리깔면서 말했다.

“유린 씨는 이 아이를 예뻐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와. 하지만 나도 늘 폐를 끼칠 수 없어.”

강성연은 손가락으로 미소의 통통한 볼을 가리키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반크 아저씨, 혼자 애를 키우려면 힘들 거예요. 아저씨는 폐를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아주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성연아, 또 나랑 장난치는 거야?”

반크는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당연히 강성연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강성연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비록 둘을 이어줄 생각이 있지만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필경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일이니 말이다.

이때 송아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강성연이 전화를 받아보니 김아린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아린이 뭐라고 말했는지 그녀는 반크 아저씨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어느 레스토랑으로 갔다.

그녀들은 노천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있었으며 김아린이 강성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강성연은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엎드려있는 송아영을 바라보았다.

“왜 이러는 거예요?”

김아린은 커피를 마시더니 탄식했다.

“큰일이 났어요.”

강성연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