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881 - 챕터 890

2771 챕터

제881화

“생일 말고도.”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며 시선을 맞췄다.“중요한 일이 또 하나 있어요.”반지훈은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무슨 일인데.”강성연은 그의 손을 잡고 손바닥을 주물럭거렸다.“안 알려 줄 거예요. 내일 저녁이면 알게 될 거예요.”...soul 주얼리 회사.“대표님, 저희 오늘 저녁 진짜 일찍 퇴근할 수 있어요?”회의 때 강성연은 단상에 서서 일찍 퇴근할 수 있다고 말했고 사람들은 다들 흥분했다.강성연은 마이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다들 soul 주얼리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잖아요. 그러니 대표인 제가 여러분들 복지를 조금 챙겨줘야 하지 않겠어요? 오늘 반지훈 씨 생일이라 여러분을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싶어요. 다들 어때요?”“대표님께서 말하셨으니 저희는 당연히 가야죠!”단상 아래 환호하는 직원들을 보며 강성연도 덩달아 웃었다.회의를 끝낸 뒤 강성연은 반크와 함께 잠시 뒤 자리를 떴다.“반크 아저씨, 오늘 저녁에 오실 거죠?”반크는 웃었다.“상황 보고 갈게.”“무슨 상황이요?”강성연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러고 보니 요즘 아저씨 좀 바빠진 것 같아요. 기분도 좋아 보여요. 설마 연애하는 거예요?”반크는 흠칫하면서 갑자기 헛기침했다.“그런 거 아니야. 괜한 추측 하지 마.”“알겠어요. 오늘 저녁 시간 되면 꼭 오세요. 시간 없어서 안 와도 탓하진 않을게요.”반크는 고개를 끄덕였다.“최대한 갈게.”강성연은 사무실로 돌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얼굴이 잔뜩 부어오른 여자가 있었다. 그 모습에 강성연은 흠칫 놀랐다.“엉엉엉, 성연아. 나 끝났어. 나 지금 엄청 못생겼지?”강성연은 그녀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헛숨을 들이켰다.“아영아, 너 얼굴이 왜 그래...”송아영은 거울을 보며 울었다.“알레르기 때문이야. 흑흑, 오늘 저녁 어떡해!”강성연은 그녀의 곁으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송아영의 얼굴은 붓기가 심했다.“왜 갑자기 알레르기가 생긴 거야?”“나... 어젯밤에 클렌징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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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하지만 송아영이 과거 학교에서 겪었던 일을 조사하기 위해 육예찬이 그녀에게 물으러 왔을 때, 강성연은 육예찬에게 무엇 때문에 송아영과 결혼하려 하는지 물은 적 있었다.육예찬은 이렇게 대답했다.“난 아주 오래전에 송아영을 본 적이 있어. 3년 전보다 더 오래전에 말이야.”더 오래전이라면 언제일까? 고등학교 때 축제가 있었던 그날 저녁, 학교 측에서 음악을 배우는 학생 신분인 육예찬을 초대한 적이 있었다.그는 송아영의 민악 무대를 본 적이 있었고 무척 특별하다고 생각했었다. 당시 세 사람은 무대 뒤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 있었지만 서로를 전혀 알지 못했다.몇 년 뒤 강성연이 그의 사촌 동생이 되고 다른 한 명이 그의 약혼녀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송아영은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이었다.“그런 거...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강성연은 팔짱을 두르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너 나한테 물어본 적 없잖아. 그 뒤로는 너무 바빠서 잊고 있었어.”송아영은 입을 앙다물었다.그러고 보니 그녀는 전혀 기억이 없었다. 그날 밤 공연 때 송아영은 바이올린을 켜던 남자가 육예찬인 줄 몰랐다.설마 이것이 바로 첫눈에 반한다는 걸까?이렇게 막장이라고?무언가를 떠올린 송아영은 볼을 부풀렸다.“하지만 육예찬 씨는 3년 전 카페에서 날 알아보지 못했잖아.”첫눈에 반했다면서 몇 년 지나고 나니 그녀를 잊은 걸까?강성연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더니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다시 만났을 때 오빠는 널 알아보지 못했어.”송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역시나, 그녀를 깔끔히 잊은 게 맞았다.강성연은 천천히 말을 보탰다.“누가 상상이나 하겠어? 민악을 배웠던 천재가 송 씨 집안의 백수일 줄은?”“성연아, 너 그렇게 말하면 나 상처받아!”송아영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이렇게 냉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강성연은 웃기만 할 뿐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송아영은 부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얼른 방법 좀 생각해 줘. 나 오늘 밤 어떻게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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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연희정은 드레스를 입고 부채를 들고 있었다. 그녀는 구세준을 힐끗 보더니 라민희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너 반 씨 집안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라민희는 헛기침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계속 그 일에 매달릴 수는 없지.”연희정은 깨달은 표정으로 그녀의 팔에 팔짱을 꼈다.“그러면 우리 같이 올라가자.”구세준과 구천광이 두 사람의 뒤를 바짝 따랐다. 구 씨 집안, 육 씨 집안 사람들이 다 도착하자 현장은 더욱 뜨거워졌다.잠시 뒤, 강유이와 강해신 두 사람이 각자 인형 탈을 쓴 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인형 탈이 인형 안에 있는 사람을 꽁꽁 감추어 아무도 송아영인 걸 알아보지 못했다.송아영은 울고 싶었다. 강성연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거라면서 이 방법을 추천해 줬다. 그러나 이 꼴로 나오니 오히려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것 같았다.강해신은 고개를 들었다.“아영 이모, 더워요?”“쉿!”송아영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면서 말했다.“사람들 앞에서는 아영 이모라고 부르지 마. 다른 사람이 내 정체를 알면 안 되거든. 그렇지 않으면 내가 엄청 쪽팔릴 거야.”강해신은 짧게 대답했고 강유이는 구천광에게 달려갔다.“천광 아저씨!”구천광은 술잔을 내려놓은 뒤 손을 들어 강유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왜 너희가 먼저 왔어?”강유이는 신난 얼굴로 대답했다.“엄마랑 아빠는 잠시 뒤에 올 거예요. 엄마가 아빠한테 서프라이즈해 준다고 했어요!”“송아영 씨는요?”육예찬은 구천광의 곁으로 다가갔다. 구천광은 살짝 놀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안 보이는데요.”강유이는 강해신의 곁에 있는 인형 탈에게 다가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히죽 웃었다.“아저씨, 아영 이모 찾아요? 이모 여기 있어요!”육예찬은 의아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안 보이는데.”강유이는 생글생글 웃었고 구천광은 강해신의 곁에 있는 인형 탈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그의 시선을 느낀 송아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구천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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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강해신의 휴대폰이 울렸다.“형이에요!”강해신은 통화 버튼을 누른 뒤 반지훈에게 휴대폰을 건넸다.“아빠, 형이랑 증조할아버지가 아빠랑 통화하고 싶대요!”반지훈은 휴대폰을 들었다. 영상에서 강시언과 할아버지가 그의 생일을 축하해 줬고 강성연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시언아.”강시언의 차갑던 표정이 강성연을 보자 조금 따뜻해졌다.“엄마, 보고 싶어요.”“엄마랑 아빠, 동생들 모두 네가 겨울 방학에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 해외에서 증조할아버지 말씀 잘 들었어?”강시언은 고개를 끄덕였다.“네.”반지훈은 강성연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화면을 바라봤다.“거기서 혼자 잘 지내야 해. 아프지 말고.”강시언은 아빠가 걱정해 주자 겉으로 티 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투덜거리며 받아들였다.“알겠어요. 잔소리.”강시언은 휴대폰을 증조할아버지에게 건넸다. 증조할아버지는 그들과 몇 마디 안부를 물었고 잠시 뒤 전화를 끊었다.파티가 시작되자 크루즈 위의 사람들은 양안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했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사람들은 맛있는 술과 음식을 맛보았다. 현장은 아주 떠들썩했다.송아영은 아무도 없는 구석에서 인형탈을 벗었다. 그녀는 작은 천사 강유이가 건네준 바베큐를 먹었다.“역시 우리 유이가 나한테 제일 잘 해줘!”“송아영 씨.”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송아영은 어깨를 움찔 떨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바베큐를 내려놓은 뒤 얼른 인형 탈을 뒤집어썼다.육예찬이 다가가 그녀의 인형 탈을 빼앗으려 했지만 송아영이 그를 밀어냈다.“뺏지 마요. 그렇지 않으면 화낼 거예요!”“뭐 하는 거예요?”육예찬은 어쩐지 어이가 없었다.“오늘 저녁엔 인형 탈이에요?”“어쩔 수 없어서 그래요!”송아영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 이꼴로는 사람을 만날 수 없어요.”“뭔데 그래요...”“오지마요. 가까이 오지 말고 멀찍이 서 있어요!”송아영은 몸을 돌려 육예찬을 피하면서 죽어도 그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육예찬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내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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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김아린은 끝내 웃음을 참지 못했다. 머릿속에 그려진 화면에 그녀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구천광은 그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김아린을 본 적 없는 부잣집 자제가 물었다.“강성연 씨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구야? 본 적 없는 얼굴인 것 같은데.”한지욱이 작게 헛기침했다.“김 씨 집안 딸이야.”“아, 저 여자가 김 씨 집안 딸이야?”“예전에 누군가 저 여자가 사람을 죽...”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욱이 입 다물라는 듯 팔꿈치로 그를 찔렀다.그는 구천광을 바라보았다. 구천광은 고개를 숙인 채로 술잔을 살짝 흔들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했지만 김아린이 살인범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구천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연희정은 강성연에게 다가가 술잔을 부딪쳤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남여진과 한재욱, 그리고 그의 질손이 뒤늦게 도착했다.강성연은 한재욱과 남여진이 올 줄은 몰랐다. 반지훈을 바라보니 반지훈은 놀란 것 같지 않았다.하지만 라민희와 한재욱을 바라보니 둘 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강성연은 다가가 남여진을 맞이했다.“할머니, 오셨어요.”남여진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사람을 시켜 비싸 보이는 선물 상자를 가져오게 했다.“이건 내가 너랑 반지훈한테 주는 선물이야.”강성연은 당황했다.“제 선물도 있어요?”남여진은 선물 상자를 손에 쥐여줬다.“받아. 난 너희 결혼 축하주도 마실 생각이다.”강성연은 선물을 받으며 싱긋 웃었다.“감사해요, 할머니.”반지훈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한재욱은 옆에 서 있는 소년의 등에 손을 올렸다. 소년은 언제나처럼 예쁘장했고, 파티장의 환한 불빛을 받으니 피부가 눈처럼 하얬다.“태군아, 네 외삼촌이야.”한태군은 반지훈과 시선을 마주쳤다. 소년의 예쁘장하고 덤덤한 얼굴 위로 미소가 활짝 번졌다.“안녕하세요, 외삼촌.”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외삼촌?강해신은 의아했다. 한태군이 그의 사촌 형이란 말인가? 세상에! 이럴 수가!강유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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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그래요. 아쉽네요.”구세준은 잔을 비웠다.한재욱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가갔다.“아쉽지 않았다면 구세준 씨 부인이 제 아내가 됐을지도 모르죠.”구세준은 말없이 눈살을 찌푸렸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옆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강성연은 반지훈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한재욱 씨 당신이 부른 거예요?”강성연은 남여진 부인에게만 얘기했었다. 반지훈의 생일 파티인데 남여진이 한재욱을 데려올 리는 없지 않은가?“아니.”강성연은 의아했다.“초대한 적 없는데 왔다고요?”반지훈은 입꼬리를 당겼다.“뻔뻔한 사람이라 그래. 초대받지 않고 온 건 정상이야.”사실은 그의 질손도 함께 왔다. 무언가 떠올린 반지훈은 술잔을 내려놓고 강성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너한테 할 얘기 있어.”강성연은 움찔했다.“무슨 얘기요?”반지훈은 그녀의 목덜미 뒤 긴 머리를 쓸어 넘겼다.“저 늙은이는 한 씨 집안 장손을 반씨 저택에 맡길 생각이야. 넌 어떻게 생각해?”강성연은 당황했다.저 아이를 반 씨 저택에 당분간 맡긴다고?강성연의 시선이 강유이 옆에 있는 예쁜 남자아이에게로 옮겨졌다. 강유이는 한태군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듯했고 정말 그를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렸다.“그래도 당신이 쟤 외삼촌인데, 당신은 동의하지 않는 거예요?”반지훈의 눈동자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너는 쟤 외숙모잖아.”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우리 집 조카도 봐주지 못할 정도는 아니죠?”강성연이 우리 집이라고 하자 반지훈의 눈웃음은 얼음마저 녹일 듯 따사로웠다.희승과 지윤, 그리고 두 아이는 6단 케이크를 내놓았다. 현장의 조명이 어두워졌고 송아영은 인형 탈을 입고 육예찬과 함께 옆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합주했다.송아영은 피아노를, 육예찬은 바이올린을 연주했다.강성연은 반지훈을 케이크 선반 앞으로 끌고 갔다.“어서 소원 빌어요!”반지훈은 피식 웃으며 촛불에 대고 소원을 빌었고, 강성연은 그 틈을 타 소리 없이 물러섰다.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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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강성연은 오른손을 내밀면서 기쁨에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반지훈은 강성연을 안고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싼 뒤 고개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구천광과 김아린은 본능적으로 두 아이의 눈을 가렸다.남여진과 연희정은 흐뭇하게 웃었고 구세준과 다른 이들은 손뼉을 치면서 축하했다.크루즈는 바다에서 움직이며 관광을 시작했고 갑판은 떠들썩했다. 크루즈 2층 계단 입구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재욱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먼 항구를 바라보았다.“구세준 씨랑 잘 살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네.”라민희는 실크 숄을 걸친 채로 어둠 속에 서 있었다. 바다 위 조명은 그녀의 몸을 반만 비추었다.“그래. 당신이랑 나 사이 일 구세준 씨 다 알고 있어. 나랑 세준 씨 모두 솔직히 털어놨어.”한재욱은 고개를 젖히며 연기를 내뱉더니 웃었다.“그래. 잘됐네.”“당신은 그때 나한테 일부러 접근했었지. 날 좋아해서가 아니었어.”라민희는 몸을 돌려 그를 등졌다.“당신한테 설렌 건 사실이야. 당신이 해준 달콤한 말에 난 내 막막한 결혼 생활에서 마치 날 위로하는 방법을 찾은 것만 같았어. 난 당신에게서 사랑의 형태를 느꼈지만 당신은 결국 진심이 아니었어. 당신은 세준 씨가 한미영을 사랑했던 걸 알고 있어서 일부러 세준 씨 아내를 유혹한 거잖아. 그런 방법으로 세준 씨를 난처하게 할 생각이었겠지.”한재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담뱃재가 서서히 빛을 잃었고 소리 없이 그의 구두 위로 떨어졌다.“한재욱 씨, 우리는 더 이상 젊지 않아. 우리의 시작은 잘못된 거였어.”라민희가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등 뒤에서 한재욱의 목소리가 들렸다.“만약 내가 그때 진심이었다면, 정말 당신이랑 결혼할 생각이 있었다면 나랑 함께했을 거야?”라민희는 멍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곧 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왔다.“하지만 당신은 나랑 결혼하고 싶었던 적이 없잖아. 내 말 틀렸어?”한재욱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신이랑 결혼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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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잠깐. 송아영이 뒤늦게 반응했다.“올케라니... 설마 우리 사촌 오빠 말하는 거야?”“그렇지 않으면?”송아영은 깜짝 놀랐다. 그녀의 눈동자에 점차 빛이 반짝였다.“우리 사촌 오빠랑 아린 씨?”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호기심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복도 끝, 김아린은 구천광과 함께 복도에 서서 먼 곳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왜 저 사람들이랑 같이 있지 않은 거예요? 아래층은 꽤 떠들썩할 텐데요.”김아린은 고개를 돌려 구천광을 바라보았다. 화려한 밤, 흰색 정장을 입은 구천광은 달보다 환해 보였고 속세에 더럽혀지지 않은 것처럼 마냥 말끔해 보였다.시선을 거둔 구천광은 몸을 돌려 복도 난간에 기대며 팔을 올렸다. 고개를 젖히자 바닷바람이 그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흩트렸다.“내려가면 술을 피할 수 없어서요.”술을 피하려고 온 것이었다니.김아린은 입꼬리를 당겼다.“구천광 씨는 주량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누가 그러던가요?”김아린은 팔짱을 두르며 웃었다.“난 구천광 씨 취한 모습 본 적 없어요.”구천광은 넥타이를 살짝 풀면서 웃었다.“내가 지금 취한 상태라면 믿겠어요?”그를 바라보는 김아린의 눈빛에는 불신이 가득했다.“구천광 씨 멀쩡해 보이는데요.”구천광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어떤 사람은 취해도 티가 나지 않죠.”구천광의 시선이 다른데 정신이 팔린 김아린에게 멈췄다.“김아린 씨는 취했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 같던데요.”김아린은 움찔했다.그의 흑요석 같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김아린은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그래요? 난 전혀 모르겠는데요...”구천광의 눈동자에 웃음기가 넘실거렸다.“3년 전 김덕문 아저씨가 나한테 김아린 씨를 소개했을 때, 난 김아린 씨가 단정하고 대범하며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김아린이 눈살을 찌푸렸다.3년 전, 그녀는 파티에서 아버지를 통해 구천광을 알게 됐다. 사실 그녀가 그 파티에 참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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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송아영은 강성연을 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가슴 아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송아영은 오늘 그들이 키스한다면 분명 구천광이 먼저 할 거라고 확신했다.밤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 아니면 술 때문에 취해서일까, 두 사람의 입술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구천광은 불현듯 이성이 돌아온 건지 움직임을 멈췄다.그가 몸을 빼려고 할 때, 김아린이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구천광은 김아린을 보고 있었다.잠깐이지만 그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김아린이 만족스럽게 웃어 보였다.“구천광 씨가 취해서 먼저 날 유혹한 거예요. 난 참지 못한 거고요. 그러니까 구천광 씨가 먼저 잘못한 거예요.”김아린은 웃으면서 몸을 돌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도망쳤다.송아영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구천광이 먼저 입을 맞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천광이 김아린에게 플러팅 당하다니!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강성연은 송아영의 어깨를 토닥였다.“아린 씨 안지도 꽤 오래됐는데 아직도 아린 씨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 아린 씨는 결코 수동적인 스타일이 아니야. 술을 마시지 않아서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뿐이지. 술 많이 마셨으면 네 사촌 오빠를 납치해서 침대로 데려갔을걸?”송아영의 표정이 점점 무너졌다. 그녀는 김아린이 아주 바른 사람인 줄 알았다. 강성연보다 더 바른 사람이라 절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밤 완전히 예상을 벗어났다.내 10만 원!강성연은 객실로 돌아갔고 반지훈이 때마침 씻고 나왔다. 그는 허리춤에 타올을 걸친 채로 물을 마시고 있었다. 위아래로 꿀렁이는 목젖이 매우 섹시했다.약지에 낀 결혼반지가 불빛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강성연은 그에게 다가가 백허그했다.“여보.”반지훈은 테이블 위에 컵을 놓은 뒤 강성연의 손등 위에 손을 겹쳤다. 그는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어? 왔네.”강성연은 다섯 손가락을 뻗어 결혼반지를 끼고 있는 그의 손을 잡았다.“우리 드디어 결혼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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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그렇지 않으면요?”“난 아린 씨가 들떠서 자지 못한 건 줄로 알았는데요.”젓가락을 든 김아린이 움찔했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강성연을 바라보았다.“내가 왜 들떠요?”강성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어젯밤에 아영이랑 내기를 했는데 아영이가 나한테 10만 원을 줬어요.”김아린은 여전히 망연했다.“무슨 내기요?”강해신은 주스를 마셨다.“엄마랑 아영 이모가 아린 이모랑 천광 아저씨 둘 중에 누가 먼저 입을 맞출지 내기했어요. 엄마는 아린 이모가 먼저 할 거라고 했어요.”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졌다. 김아린은 뒤늦게 얼굴을 붉혔다.“그걸...”강성연도 놀란 표정으로 강해신을 바라보았다.“해신이 넌 어떻게 안 거야?”강해신은 샌드위치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이모가 어젯밤에 저희한테 한탄했어요.”역시, 송아영은 입이 가벼웠다.김아린은 너무 창피한 나머지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숨고 싶었다. 그 장면을 보았다니?그녀는 오늘 어떻게 구천광의 얼굴을 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어젯밤에는 정말 충동적으로 그런 것이었다.“아빠, 아저씨, 좋은 아침이에요!”강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레스토랑에 나타난 두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김아린은 순간 고개를 푹 숙이며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옆으로 걸어가 그녀가 앉은 의자에 손을 올렸다.“왜 나 안 기다렸어?”“당신이 천광 씨랑 헬스장 갈 거라고 했잖아요.”강성연은 작게 헛기침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우리는 다른 곳 가서 앉을까요?”“좋아요!”강유이와 강해신은 눈치가 빨랐다. 두 아이는 자신의 그릇을 들고 콩콩 뛰면서 강성연의 뒤를 따라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반지훈은 구천광의 어깨를 두드렸다.“난 우리 아내랑 같이 간다.”김아린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맞은편에 착석한 구천광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젯밤엔...”“미안해요.”김아린은 고개를 숙인 채로 손을 꼼지락대며 같잖은 핑계를 댔다.“나도 어젯밤에 술을 많이 마셨나 봐요.”구천광은 김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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