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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강성연은 오른손을 내밀면서 기쁨에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반지훈은 강성연을 안고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싼 뒤 고개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구천광과 김아린은 본능적으로 두 아이의 눈을 가렸다.

남여진과 연희정은 흐뭇하게 웃었고 구세준과 다른 이들은 손뼉을 치면서 축하했다.

크루즈는 바다에서 움직이며 관광을 시작했고 갑판은 떠들썩했다. 크루즈 2층 계단 입구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재욱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먼 항구를 바라보았다.

“구세준 씨랑 잘 살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네.”

라민희는 실크 숄을 걸친 채로 어둠 속에 서 있었다. 바다 위 조명은 그녀의 몸을 반만 비추었다.

“그래. 당신이랑 나 사이 일 구세준 씨 다 알고 있어. 나랑 세준 씨 모두 솔직히 털어놨어.”

한재욱은 고개를 젖히며 연기를 내뱉더니 웃었다.

“그래. 잘됐네.”

“당신은 그때 나한테 일부러 접근했었지. 날 좋아해서가 아니었어.”

라민희는 몸을 돌려 그를 등졌다.

“당신한테 설렌 건 사실이야. 당신이 해준 달콤한 말에 난 내 막막한 결혼 생활에서 마치 날 위로하는 방법을 찾은 것만 같았어. 난 당신에게서 사랑의 형태를 느꼈지만 당신은 결국 진심이 아니었어. 당신은 세준 씨가 한미영을 사랑했던 걸 알고 있어서 일부러 세준 씨 아내를 유혹한 거잖아. 그런 방법으로 세준 씨를 난처하게 할 생각이었겠지.”

한재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담뱃재가 서서히 빛을 잃었고 소리 없이 그의 구두 위로 떨어졌다.

“한재욱 씨, 우리는 더 이상 젊지 않아. 우리의 시작은 잘못된 거였어.”

라민희가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등 뒤에서 한재욱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약 내가 그때 진심이었다면, 정말 당신이랑 결혼할 생각이 있었다면 나랑 함께했을 거야?”

라민희는 멍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곧 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당신은 나랑 결혼하고 싶었던 적이 없잖아. 내 말 틀렸어?”

한재욱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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