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761 - 챕터 770

2771 챕터

제761화

200억은 아주 큰 유혹이었다.누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인혁은 원래 돈과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100억의 손해를 보고 200억을 얻었으니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었다.휴대폰을 꺼낸 반지훈은 희승에게 연락하여 은행에 200억 현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라고 했다. 희승은 반지훈 쪽에 일이 생겼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은행에 200억을 준비하라고 일러둔 뒤 제주도로 사람을 파견했다.주인혁은 그가 통화하는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다가 반지훈이 수작을 부리지 않자 서서히 웃었다.“이렇게 쉽게 200억을 주는 걸 보니 예사 인물은 아닌 것 같은데 아직도 어디 사람인지, 이름이 무엇인지를 모르네요.”반지훈은 웃었다.“전 서울시 사람입니다. 회사 운영하고 있고 성은 반 씨입니다.”“그렇군요. 실례했습니다.”주인혁은 고개를 돌려 중년 남성을 바라보았다.“뭘 넋 놓고 있어? 얼른 이분께 차 따라드려.”중년 남성은 정신을 차린 건지 다급히 차를 가지러 갔다.구천광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대체 뭐 하는 거예요? 저 사람들한테 200억을 넘긴다고요? 미쳤어요?”반지훈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잠시 뒤면 알게 될 거야.”제주도 은행은 연락을 받았다. 지금 당장 신분이 특별한 분을 위해 몸값 200억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현금 액수가 어마어마했기에 은행은 중요시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납치 사건인 듯하니 은행장은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몸값이 200억이라고 한다. 200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절대 평범한 신분이 아닐 것이고 때마침 강성연이 경찰서로 향해 누군가 그녀의 남편을 납치해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신고했다.두 사건이 갑자기 이어지자 경찰서 쪽에서는 강성연이 제공한 자료를 뒤져봤고 강성연 남편의 이름이 은행장에게 200억의 몸값을 준비하라고 요구한 고객의 이름과 똑같음을 발견했다.경찰서에서는 곧바로 강성연에게 연락했다. 강성연은 마치 그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전화로 가련하게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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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중년 남성은 반지훈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인혁 씨, 200억은 적은 액수가 아니에요.”주인혁은 남자를 무시하고 반지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궁금하네요. 200억을 줄 수 있다면 왜 바로 계좌이체를 하지 않고 현금을 주는 거죠?”반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아까 200억 현금이라고 했을 때 동의하셨잖아요.”주인혁은 무언가 떠올린 건지 벌떡 일어나며 흐린 안색으로 물었다.“지금 시간 끄는 거예요?”반지훈은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다.바로 그때 밖에서 누군가 들어와 주인혁을 불렀다.“형님!”그는 주인혁의 곁에 서서 허리를 숙이고 뭐라고 말했고 주인혁은 들고 있던 술잔을 바닥에 내팽개쳤다.“역시 개수작 부리는 거였어!”주인혁의 부하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반지훈이 도망치지 못하게 그를 단단히 둘러쌌다. 5층 목욕탕이었으니 구천광과 반지훈 두 사람에게 날개가 있지 않은 이상 도망치기 힘들었다.반지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호주머니에 넣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주인혁은 침을 뱉었다.“빌어먹을, 당신들 말을 믿다니. 난 당신들한테 기회를 줬어요. 감히 날 속이려고 해요? 그렇다면 그냥 넘어갈 수 없죠.”주인혁이 손을 들자 건장한 남성 두 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반지훈은 다리를 들어 의자를 차서 두 사람을 막은 뒤 구천광을 일으켰다.뒤에 서 있던 남자는 의자를 망가뜨려 그것을 무기로 삼아 반지훈을 공격하려 했다. 반지훈은 그를 향해 발길질했고 남자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반지훈은 옆에서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고 있던 사람도 물리쳤다.하지만 수가 워낙 많았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다들 힘이 셌고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훈련받은 적 있는 반지훈도 그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고 결국 밀리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힘이 빠진 상태였다. 그들은 입고 있던 정장 외투를 벗어 던지고 와이셔츠 단추도 풀었다. 격렬한 싸움 속에서 와이셔츠가 찢기고 구겨졌다. 땀이 등을 잔뜩 적신 모습은 다소 볼품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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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경찰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어떤 이들은 총을 맞고 쓰러졌고 어떤 이들은 제압당했다. 아주 혼란스러운 장면이었다.주인혁은 두 경찰에게 제압당한 채로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반지훈은 시야가 흐릿해졌고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구천광의 목소리였다.그리고...“반지훈 씨!”강성연은 울면서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를 품에 안았다. 뜨거운 눈물이 피가 묻은 그의 뺨에 닿자 데일 듯이 뜨거웠다.반지훈은 엉엉 울고 있는 강성연을 보며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의식을 잃었다.반지훈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강성연은 줄곧 그의 옆을 지키면서 서서히 차가워지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의사가 반지훈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병원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다급히 길을 냈다.“비켜주세요!”강성연은 문밖에 가로막혔고 제인과 구천광이 뒤이어 도착했다.구천광도 상처를 입었지만 반지훈처럼 상황이 심각한 건 아니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응급실로 실려 들어가는 반지훈을 바라보았다.제인은 강성연의 옆으로 걸어가 그녀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줬고 강성연은 그녀의 어깨에 기댄 채로 울먹였다.강성연은 3년 전 반지훈이 그녀를 대신해 총을 맞고 응급실로 실려 들어갔던 기억이 떠오르자 너무 두려웠다.희승은 경호원들을 데리고 제주도 병원에 도착한 뒤 그들을 봤다.“대표님은요?”구천광은 벤치에 앉아 허리를 숙이고 팔꿈치로 허벅지를 짚었다.“안에 있어요.”희승은 당황했다. 그는 말 한마디 뱉지 못하고 응급실을 바라봤다.구천광은 두 손을 마주 잡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안해요. 나 때문이에요.”희승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조용한 위로였다.경찰은 그들에게 상황을 물었고 제인은 경찰들을 따라가 조사에 협조했다.응급실 문이 열리고 의사가 마스크를 벗으며 다가왔다.강성연은 의사에게 다가가 메마른 목소리로 물었다.“어떤가요?”의사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생명에 지장은 없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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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반지훈이 혼수상태에 빠진 넷째 날,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개인 비행기로 반지훈을 서울시 병원으로 옮겼다. 희승은 제주도에 남아 개발회사, 주인혁과의 일을 처리했다.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단단히 화가 났다.게다가 구천광이 다친 일로 구세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주도 관할구역 상부를 탄핵했다.제주도에서 폭력이나 투자 사기와 관련된 온천 사업은 전부 조사당했다. 개발회사 대표는 꼬리를 자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주인혁 명하의 온천 사업과의 관계를 부인했다.그러고는 익명으로 경찰에게 주인혁 일당의 자료와 그간 그들이 불법적으로 재물을 긁어모은 증거를 넘겼다.반씨 집안과 구씨 집안이 제주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는 없었지만 아들을 위해서 구씨 집안과 반씨 집안은 처음으로 같은 목적을 안고 함께 제주도 내부의 불법 사업의 싹을 잘라냈다.구씨 본가.구천광의 할아버지는 테이블 위에 찻잔을 쾅 내려놓았고 그 바람에 테이블이 살짝 흔들렸다.“진짜 날 속 터져 죽게 만들 셈이냐?”구천광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얼굴에 든 멍이 살짝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분명한 흔적이 보였다.구세준은 아버지를 보며 평온하게 말했다.“아버지, 천광이가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이제 그만 혼내세요.”“얘가 이 꼴인 건 네가 자꾸 봐줘서야.”구세준은 구천광의 할아버지가 화가 난 걸 알고 인정했다.“제가 소홀했습니다.”“말 한마디면 끝날 일이야, 이게?”구천광의 할아버지는 구천광을 손가락질했다.“내가 왜 얘가 사업하지 않길 바랐는지 아니? 사업하는 사람들은 다 속이 음험하니까. 근데 이놈은 반씨 집안 그놈 투자하러 제주도 가는 데 그곳까지 같이 갔잖아.”구세준은 고개를 숙였다.구천광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할아버지, 그 말씀은 틀리셨어요.”구천광의 할아버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구천광은 파문 하나 일지 않는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제주도에 투자하려던 사람은 반지훈이 아니라 저예요. 반지훈은 이 일이랑 상관없어요.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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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어른들은 반지훈 같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건 구천광의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구천광은 어릴 때 반지훈을 만난 덕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 후회하지 않을 길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그가 말했다.“반지훈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구천광 할아버지의 표정이 서서히 굳었다. 결국 그는 흐려진 얼굴로 자리를 떴다.구세준은 자신의 앞에 선 아들을 보더니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감명을 받은 것 같기도 했다.“네가 하고 싶은 거 해.”구천광은 당황하며 고개를 들었다.“아버지...”구세준의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 손을 거두어들인 그는 위층으로 올라갔다.구천광은 별장에서 나왔고 구의범이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형, 난 예전에 형을 내 우상으로 삼았어요. 형이 나보다 잘나서 할아버지에게 귀염받았잖아요.”그는 구천광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씩 웃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내가 형보다 훨씬 더 행복한 것 같네요. 나도 형이 바라는 모습을 갖고 있었네요.”구천광은 피식 웃었다.“구씨 집안은 이제 너한테 달렸어. 나 배우지 마.”구의범은 코웃음을 쳤다.“난 싫은데요. 난 지금 내 삶이 좋아요. 가업을 잇는 데는 관심이 없어요. 귀찮아요.”“술 마시러 갈래?”구의범은 놀랐다.“형이 나한테 술 마시러 가자고 하다니, 나 속이는 건 아니죠?”구천광은 어깨동무를 했다.“내가 살게.”같은 시각, 병원.강성연은 의자에 앉아 반지훈의 곁을 지켰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호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냈다.원래는 반지훈이 제주도에서 돌아오면 디자인을 마친 반지를 서프라이즈로 선물해 주고 싶었다.송아영이 밖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성연아.”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입꼬리를 당겼다.“아직 병원에 있었네.”“난 어제 퇴원했어. 너 보러 온 거야...”송아영은 그녀의 옆에 서서 손에 들린 반지 케이스를 바라보았다.“이거... 네가 디자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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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돌연 반지훈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에 닿았다. 아주 살짝 말이다.송아영은 싱긋 웃으며 강성연의 어깨를 흔들었다.“난 널 속이지 않았어. 반지훈 씨 의식이 있다니까!”강성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옆에 앉아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자기 뺨에 가져다 대더니 감격해 말했다.“반지훈 씨, 느낄 수 있는 거죠? 내 목소리 들려요?”하지만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반지훈은 반응이 없었고 깨어나지도 못했다.그러나 의식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저녁, 룸살롱.구의범은 구천광을 부축해 룸에서 나갔다. 구천광은 술을 꽤 많이 마셔서 취한 상태였다.“형, 취하려고 술 마셨어요?”그는 구천광에게 모자와 선글라스를 씌웠고 호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다가 무언가 발견했다.“나 지갑 두고 나왔어요. 형, 여기서 나 기다려요. 떠나지 말아요.”구천광은 벽에 등을 기댄 채로 허리를 숙였다. 그는 두 손으로 무릎을 짚었다. 토하고 싶어도 토할 수가 없었다.그는 몸을 일으켜 카운터에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부탁해 마신 뒤 소파에 앉았다.구천광은 모자를 벗고 손가락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어두운 불빛 아래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도 얼굴 윤곽이 뚜렷하고 무척 매력적이었다.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여자가 술잔을 들고 그의 옆에 앉으며 갑자기 거리를 좁혔다.“어머, 왜 여기 혼자 앉아 있어?”구천광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무시해 버렸다.여자는 대담히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돌려 자신에게로 향하게 했다. 가냘픈 다리가 그의 종아리에 감겼다. 여자는 거리를 좁히며 구천광을 향해 숨을 내뱉었다.“나랑 게임 할래?”구천광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서 떼어냈다.“관심 없어요.”“밤인데 왜...”여자는 손을 뻗어 그의 선글라스를 빼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구천광에게 가로막혔다.구천광은 여자를 밀어내며 벌떡 일어났다.“적당히 해요.”떠나려는데 여자가 갑자기 사람을 불러 그의 앞길을 막았고 술잔을 내려놓은 뒤 그를 향해 다가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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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신주희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구천광은 숨을 돌리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도와줘서 고마워요, 김아린 씨.”김아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혼자 룸살롱에 오다니, 누가 알아볼까 두렵지 않아요?”“남동생이랑 같이 왔어요.”구천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의범이 부랴부랴 나왔다.“형, 아무 데나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구의범은 구천광을 보다가 갑자기 김아린에게 시선을 돌렸다.“누구세요?”김아린은 대답하지 않았고 구천광이 대신 설명했다.“김아린 씨, 김씨 집안 딸이야.”“김씨 집안... 아, 설마...”구의범은 그녀를 가리키며 입만 뻐끔거렸다.구의범은 김아린을 알지 못하지만 김씨 집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김아린은 싱긋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구천광 씨는 유명인이에요. 골드 룸살롱에 있는 걸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기사가 터져서 내일 서울시에 난리가 날 거예요. 다음에는 주의하세요.”구천광은 웃었다.“김아린 씨 말이 맞아요.”김아린은 경호원들을 데리고 떠났고 구의범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구천광을 바라봤다.“형, 어쩌다가 저 여자랑 만난 거야?”“별거 아니야. 조금 전에 도움을 받았어.”구천광은 모자를 쓴 뒤 룸살롱을 떠났다.구의범은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같은 차에 올라탔고 구의범은 셔츠 단추를 풀더니 갑자기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저거 김아린 씨 아니야?”구천광은 김아린이 두 남자의 앞에 서서 무언가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것보다 형은 어떻게 김아린 씨를 알아본 거야? 나도 예전에 김아린 씨에 대한 소문을 들어본 적 있어. 그런데 별로 좋지 않은 소문이던데. 사람을 죽였다고...”구천광은 구의범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김아린의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앞으로 나서며 그중 한 남자의 손에서 카메라를 빼앗는 걸 보았다.구천광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저 두 남자가 파파라치고 조금 전 그 일을 찍은 걸까?김아린은 카메라를 들고 찍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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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선 차는 떠나지 않았다. 구천광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이번에는 그가 소홀한 것이 맞았다.구의범이 그를 보며 물었다.“형, 우리 안 가요?”구천광은 시선을 거두어들인 뒤 미간을 주물렀다.“돌아가자.”*일주일 뒤, soul주얼리.“반크 아저씨, 왜 더 쉬지 않으셨어요?”강성연은 반크가 이미 회사에 있자 그의 상처를 걱정했다.반크는 팔을 들어 올리며 웃어 보였다.“다 나았어. 영향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강성연과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 반크는 그녀와 반지훈이 제주도에서 겪었던 일을 물었다.엄청난 사건이었기에 언론은 제주도에서 발생했던 일을 보도했다. 하지만 구천광과 반지훈이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구씨 집안과 반씨 집안이 그 일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묻어두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공개한다면 괜히 성가신 일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었다.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렸다.“그냥 제주도 가서 며칠 놀았어요. 투자 건은 그냥 구천광 씨를 도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서예요.”반크는 고개를 끄덕였다.“제주도 쪽은 좀 혼란스럽긴 해. 괜한 일에 휘말리지 않아서 다행이다.”강성연은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점심쯤 송아영이 강성연을 찾아와 함께 정장을 사러 가자고 했다.강성연은 당황했다.“너 출근해?”송아영은 턱을 괴며 웃었다.“기회가 생겨서. 나 로열 음악 학원 면접 봐.”강성연은 말하면서 두 볼을 부여잡았다.“사실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잘 못할까 봐 걱정돼.”강성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몸을 일으켜 송아영의 곁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송아영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가자. 옷 사는 거 내가 같이 가줄게. 우리 아영이가 로열 음악 학원에 간다니, 정말 잘 됐다.”송아영은 강성연의 어깨에 기댔다.“우리 성연이가 최고야!”두 사람은 백화점에 도착해 3, 4층을 둘러보았다. 송아영은 정장을 사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걸 골라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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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강성연은 소파에 앉아 한복 매거진을 보고 있었다.송아영은 한복을 입고 나왔다. 색상이 조금 나이 들어 보여서 강성연은 고개를 저었다.또 다른 것으로 바꾸어 입었는데 색이 너무 화려해서 어울리지 않았다.그렇게 여러 벌 바꾸었고 강성연은 전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직원에게 조금 전 그녀가 봤던 한복 몇 벌을 가져와달라고 부탁한 뒤 송아영에게 입어보라고 했다.입어보니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나았다.또 몇 벌을 입고 난 뒤 송아영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 벽에 기대어 있었다.“성연아, 나 더 입어보면 죽을 것 같아.”강성연은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다가 갑자기 직원이 들고 있던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거 입어 봐.”“또?”송아영의 표정은 가관이었고 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송아영은 어쩔 수 없이 입으러 갔다. 그녀가 나오자 강성연이 그녀에게 다가갔다.송아영이 입은 한복은 연청색이었다. 흰색 실로 치자꽃이 수놓아져 있었고 네크라인은 벨벳 레이스로 되어 있었다.송아영에게 잘 어울리는 산뜻한 컬러에 봄을 맞아 눈이 녹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송아영은 화려한 스타일이 잘 어울리지 않았다. 화려한 걸 입으면 오히려 속물처럼 보이게 했고 반대로 청아한 색상은 그녀에게 잘 어울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직원을 바라보았다.“치수 좀 재주시겠어요? 지금 입은 스타일로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참, 네크라인은 레이스 대신 진주로 하는 게 좋겠어요.”맞춤 한복은 고객의 취향에 맞게 수정할 수 있었다. 직원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송아영은 치수를 잰 뒤 카운터로 가서 선금을 지급했다. 주문 제작은 먼저 선금을 지급해야 했고 선금은 40만 원이었다.주문을 마친 뒤 100만 원을 지급하면 되고 총 140만 원이었다.송아영은 지갑을 만지며 말했다.“내 지갑 또 얇아졌어.”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괜찮아. 우리 사촌 오빠가 너 먹여 살릴 거야.”말을 마친 뒤 강성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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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송아영과 강성연은 헤어샵에서 나왔다. 강성연은 송아영이 고개를 숙이고 축 늘어져 있자 그녀의 등을 툭 두드렸다.“고개 들고 허리 펴. 자신감이 있어야지.”송아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면접 보는 것뿐인데 그럴 필요 있어?”강성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연하지. 생각해 봐. 음악 학원 선생님들은 다들 젊고 예쁘고 자태도 중요시하잖아. 면접 보는데 그렇게 축 늘어져 있을 거야?”송아영은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네. 그러면 나 머리 들고 허리 펴?”송아영은 허리를 꼿꼿이 폈다.강성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허리를 찔렀다.“자연스럽게 해.”송아영은 본능적으로 피하면서 허리를 감싸더니 복수하려고 강성연에게도 간지럼을 태웠다.그들은 주위 행인들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크게 웃었다.병원.구천광은 반지훈의 병실로 들어간 뒤 들고 있던 꽃을 꽃병에 꽂았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고 구천광을 본 순간 잠시 뜸을 들였다.“천광이 왔니?”구천광은 고개를 돌려 그에게 인사했다.“죄송해요.”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손을 저었다.“괜찮다. 사과할 필요 없어. 난 널 탓한 적 없다.”그는 반지훈을 보았다.“지훈이가 선택한 일이잖니. 난 지훈이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런데 내가 널 어떻게 탓하겠니?”구천광은 주먹을 쥐었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그의 곁으로 걸어가 감개하며 말했다.“예전에 너희 둘 어릴 때 자주 같이 놀았었지. 이놈이 자꾸 널 데리고 같이 사고를 쳐서 너희 할아버지를 화나게 했지. 나랑 지훈이 어머니도 지훈이가 널 망칠까 봐 걱정했다.”구천광은 주먹을 풀면서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전 나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오히려 저희가 같이 사고를 쳤던 날들이 꽤 그리워요.”구씨 집안에 있을 때는 책을 읽거나 공부해야 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아주 엄격했고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너무 바빠서 그를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구천광이 유일하게 재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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