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731 - Chapter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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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1화

구세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구천광이 있었기에 화를 내기 껄끄러웠다.“시비 걸려는 건 아니다.”“그러면 이 사람들은 왜 데리고 왔어요?”구의범은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다들 뭘 넋 놓고 서 있어? 당장 놔. 아무도 움직이지 마!”경호원들은 난감한 얼굴로 구세호를 바라보았다. 구세호는 성가시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고 경호원들은 그제야 물러났다.구세호는 흐려진 안색으로 그를 보았다.“넌 나랑 같이 돌아가.”구의범은 팔짱을 두르더니 고자질할 듯한 태도로 말했다.“돌아가죠, 뭐. 어차피 난 할아버지한테 얘기할 생각이니까요.”“너...”구의범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구천광의 곁에 서서 말했다.“형, 저희 어머니 부탁드려요.”구천광은 고개를 끄덕였다.구의범은 입구까지 걸어가서 고개를 돌려 강성연에게 웃어 보였다.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다음번에 밥 살 때 나 불러.”강성연은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고개를 숙였다.구세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강성연은 반크의 앞에 섰다.“반크 아저씨, 괜찮으세요?”반크는 웃었다.“괜찮아, 다치지 않았어.”손유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보았다.“미안해요. 나 때문에.”강성연은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아주머니 탓이 아니에요.”구천광은 강성연을 힐끗 보더니 손유린에게 말했다.“작은어머니,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손유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세호가 난동을 부릴 줄은 몰랐기에 손유린도 많이 놀랐다. 그녀는 구천광과 함께 떠났고 강성연은 반크와 함께 룸에서 나왔다. 반크가 물었다.“네가 구천광 씨를 부른 거야?”강성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뇨. 전 구의범 씨에게만 얘기했어요.”아마 구의범이 혼자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구천광을 부른 듯했다.구천광이 와서 다행이었다. 구의범이 구세호의 친아들이라지만 구세호가 아들의 체면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천광은 달랐다.강성연은 눈알을 굴리더니 무언가 떠올린 듯 입을 열었다.“아주머니도 참 안 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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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요양원.처마 밑에서 물줄기가 뚝뚝 흘러내려 창가 화분의 꽃잎 위로 떨어졌다. 안지성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무거운 마음으로 사진첩을 넘기고 있었다.그의 딸은 누군가에게 공격받아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는 10년 동안 딸의 곁을 지켰지만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육예찬이 문 앞에 서서 노크하자 안지성은 사진첩을 내려놓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전 육예찬입니다.”“육예찬?”그는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자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지?”육예찬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눈에 익은 사람을 보고 말했다.“오늘 사람 한 명 데리고 왔어요.”안지성은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육예찬이 경호원에게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그 사람은 안지성이 처음 보는 60대 노인이었다.안지성이 물었다.“이분은...”육예찬이 대답했다.“예전에 B대 경비원이셨어요. 이미 퇴직하셨는데 따님 일은 이분이 잘 알고 계세요.”안지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을 보았다.“잘 아신다고요?”60대 노인은 어깨를 움찔하며 말했다.“그... 인상이 아주 깊은 건 아닌데 아직 그 일을 기억하고는 있어요.”육예찬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어르신,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보신 것 그대로 말씀해주시면 돼요.”60대 노인은 침을 꿀꺽 삼킨 뒤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10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여학생 두 명이 백스테이지에서 싸우는 걸 봤어요. 저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슨 일로 싸운 건지는 몰라요. 제가 그쪽으로 걸어가려는데 글쎄...”안지성이 다급히 물었다.“뭘 보셨어요?”“한 여학생이 무언가를 들고 다른 여학생 머리를 내리치는 거예요. 맞은 여학생은 쓰러진 뒤에 꼼짝하지 않았어요. 그때 너무 놀라서 전 선생님을 찾으러 갔죠.”60대 노인의 말로는 그가 선생님을 찾으러 간 뒤로 두 여학생은 그곳에서 사라졌고 바닥에는 피가 없었다고 한다. 노인은 자신이 헛것을 본 줄로 알았다고 한다. 분명 한 여학생이 쓰러지는 걸 목격했는데 사람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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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육예찬은 눈을 가늘게 떴다.60대 노인은 그 상황을 목격했고 피해자 안예지의 얼굴도 보았지만 가해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송아영이 가해자로 몰렸을 때 그는 상황을 알지 못했다.육예찬은 경호원에게 노인을 모셔다드리라고 했고 안지성의 앞에 서서 말했다.“아저씨, 송아영은 안지성 씨 따님을 공격한 가해자가 아니에요. 송아영은 따님 때문에 본인의 긍지였던 음악 학원을 포기해야 했죠. 진범은 제가 꼭 찾을게요. 전 아저씨가 송아영에게 기회를 한 번 주셨으면 합니다.”이틀 뒤, 안지성은 페이스북에서 송아영의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리며 10년 전 B대 계단 밀치기 사건의 진범은 송아영이 아니라고 했다. 안지성은 피해자 안예지의 아버지였기에 그의 글에 많은 네티즌이 경악했다.#아니 10년 동안 누명을 썼던 거야? 너무 불쌍하다.##B대 사건 들어본 적은 있는데 난 헛소문인 줄 알았어.##10년 동안 아무 얘기 없다가 갑자기 죄가 없다고?#여론은 뜨거웠다. 대부분 사람은 송아영을 동정했다. 10년 동안 누명을 쓰고 오해를 받은 데다가 그 사건 때문에 자퇴를 권유받기까지 했으니 불쌍할 수밖에 없었다.반씨 저택.강성연은 단체 채팅방에서 송아영을 멘션한 사람들이 대부분 소문 때문에 그녀를 멘션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송아영은 그들에게 대꾸하지 않았다. 모른 척 가만히 있는 것도 현명했다.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송아영의 결백을 증명했으니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둬야 했다.강성연은 반지훈에게 기대어 있었고 반지훈은 커피를 마시면서 금융 매거진을 읽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곁에 있는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너 친구 누명 벗었잖아. 기뻐?”강성연은 웃었다.“기쁘죠.”반지훈은 테이블 위에 커피를 내려놓은 뒤 그녀를 끌어안았다.“나 모레 휴가야.”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몸을 일으켜 그를 보았다.“모레요?”반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날씨 보니까 모레부터 추워진대. 온천욕 하기에 좋을 것 같더라고.”“하지만 반크 아저씨가 아직 다 낫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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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반지훈은 강성연의 어깨를 잡았다.“걱정하지 마. 그 사람 전화번호 알려줘. 내가 위치추적 해볼게. 네가 나 대신 희승이한테 말해.”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은 희승에게 연락한 뒤 육예찬에게도 연락했다. 반지훈은 그녀의 옆에서 컴퓨터로 신속히 송아영이 있는 곳을 위치추적 해냈다.“교동로에 있어.”교동로.“쿨럭!”송아영은 몸 위로 쏟아지는 찬물 때문에 사레가 들려 기침했다. 그녀가 입고 있던 겉옷은 반 이상이 젖어 몸에 달라붙었고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송아영은 격렬히 기침하다가 문득 두 팔이 뒤로 묶여서 꼼짝할 수 없다는 걸 발견했다.“깨어났네.”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송아영은 잠시 넋이 나갔다. 너무 추웠던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시선을 들었다.그녀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성예주였다.송아영은 목이 쉰 상태였다.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니 인테리어가 안 된 건물 내부였다. 벽에는 시멘트만 되어 있었고 철근이 겉으로 그대로 드러난 상태였다.대형창문은 틀만 있고 유리는 없는 상태였고 틀은 공중에 떠 있었다.바람이 안으로 불어 들어오자 송아영은 너무 추워서 턱이 덜덜 떨렸다.“성예주... 왜 너야?”성예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왜 나냐고?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송아영은 멍한 표정이었다.무슨 뜻일까?성예주는 송아영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녀의 턱을 쥐었다.“내가 그때 그 자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노력했는지 알아?”송아영은 몸이 뻣뻣이 굳고 입술도 창백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정말 너야?”송아영은 믿지 않았다.성예주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성예주는 냉소했다.“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육예찬은 내가 한 짓이라는 걸 알았고 안예지 아버지도 네 결백을 주장했어. 10년 동안 억울하게 누명을 썼으면 계속 그렇게 살지.”“성예주, 난 너일 줄은 몰랐어...”송아영의 안색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성예주는 손에서 힘을 빼며 몸을 일으켰다.“너랑 안예지 성적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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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송아영은 아주 협조적이지 않았고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녀는 남자들에 의해 바닥에 눌러졌고 그중 한 남자의 손을 꽉 깨물었다. 남자는 앓는 소리를 내며 손을 빼더니 송아영의 뺨을 때렸다.그 바람에 고개가 돌려지며 젖은 머리카락이 뺨에 붙었다.송아영의 겉옷은 남자들에게 억지로 벗겨져 단추가 뜯어졌고 안에 입은 셔츠 또한 무자비하게 뜯겨 나갔다.송아영은 두려움에 떨면서 울기 시작했다. 성예주는 휴대폰을 들어 그 상황을 촬영하며 명령을 내렸다.“다 벗겨요.”남자가 손을 뻗어 송아영의 마지막 옷을 벗기려고 할 때였다.“퍽!”문을 박차고 들어온 자가 송아영의 위에 있던 남자를 걷어차고 주먹과 발차기로 남은 두 명도 해치웠다.성예주는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육예찬은 재빨리 옷을 벗어 송아영의 차가운 몸에 둘러준 뒤 그녀를 안아 들었다.“송아영!”송아영은 의식이 흐릿했다. 비몽사몽인 와중에 자신을 안아 든 남자를 본 그녀는 흐느끼며 말했다.“육... 육예찬 씨, 나 너무 무서워요.”송아영은 추위와 두려움 때문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육예찬을 다시 만나게 되자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육예찬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송아영을 품속에 꼭 끌어안았다. 고개를 든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음산하게 성예주를 노려봤다.성예주는 깜짝 놀랐다.하지만 육예찬이 혼자 왔다는 생각에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뭘 넋 놓고 있어요? 남자 여럿이 한 명을 이기지 못해요?”남자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들자 육예찬은 송아영을 내려놓은 뒤 홀로 그들을 전부 상대했다.바닥에 쓰러졌던 남자는 야구 배트를 들어 육예찬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육예찬은 뒤쪽의 습격을 막는 동시에 배트를 피해 상대를 공격했고 이내 옆에서 또 한 번 육예찬을 습격했다.육예찬은 왼발로 남자의 복부를 세게 찼다. 그 순간, 배트가 그의 등을 가격했고 육예찬은 비틀거리다가 남자의 턱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격렬히 싸우는 모습에 겁을 먹은 성예주는 창백한 얼굴로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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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지윤이 성예주의 머리채를 쥐고 그녀를 반지훈과 강성연의 앞으로 끌고 갔다. 성예주는 무릎을 꿇은 채로 바닥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강성연은 멀지 않은 곳에서 휴대폰을 주워 들었다. 여전히 촬영 화면에 멈춰있는 게 보이자 강성연은 휴대폰을 바닥에 내팽개친 뒤 신발 굽으로 액정을 부쉈다.“제...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앞으로는 이런 일 절대 없을 거예요.”성예주는 진지한 표정으로 울먹이며 간절히 빌었다.강성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성예주의 멱살을 잡았다.“봐달라고요?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성예주의 얼굴 위로 서서히 두려움이 드리워졌다. 강성연은 냉소했다.“아영이에게 10년 동안 누명을 씌웠으면서 또 아영이를 해치려고 했는데 봐달라고요? 아영이가 봐달라고 했으면 당신이 봐줬겠어요?”성예주는 대답하지 못했다.강성연은 차갑게 말했다.“더러운 수작질로 사람을 해쳐서 얻은 성과는 당신 것이 아니에요. 당신은 자격이 없으니까요.”강성연이 손을 놓자 성예주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고 반지훈이 경찰에게 뭐라고 하자 경찰들은 곧바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성예주를 데려갔다.성예주는 얼빠진 채로 경찰에게 끌려갔다. 경찰은 반지훈과 옆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간단히 기록을 마친 뒤 사람을 데리고 떠났다.강성연은 그 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경찰차를 바라보다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반지훈은 강성연을 품에 꼭 끌어안고 그녀를 불렀다. 그제야 강성연도 조금 긴장이 풀렸다.강성연은 자책 가득한 얼굴이었다.“우리가 조금만 늦게 왔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반지훈은 팔에 힘을 주며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이제 괜찮아. 우리 제때 도착했잖아.”강성연은 그의 품에 기대어 말했다.“나 아까 너무 난폭하지 않았어요?”하마터면 손을 쓸뻔했다.반지훈은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난폭하다고? 그냥 화가 난 고양이 같던데?”강성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우리 병원 가요.”반지훈은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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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강성연이 말했다.“이모, 화내지 마세요. 이미 경찰들이 데려갔어요. 다행히 오빠랑 아영이는 괜찮아요.”“그렇다면 다행이네. 정말 놀라 죽는 줄 알았어. 일단 예찬이 그 자식 상처 좀 확인해 봐야겠다.”연희정은 육예찬의 병실로 향했다.강성연은 돌아가는 길에 줄곧 창밖을 바라보았다.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아직도 걱정돼?”강성연은 시선을 거두고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 다 괜찮으니 걱정할 건 없죠.”“성연아, 오늘 송아영 씨랑 육예찬 씨 일로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강성연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반지훈은 운전에 집중해 줄곧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우리도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겪은 적 있는 게 분명하다고 느꼈어.”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웃었다.“맞아요, 겪어봤어요.”붉은 신호등에 차가 멈췄다. 반지훈은 강성연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내가 천천히 떠올릴게.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우리 둘만의 세계야.”다음 날, 서울 공항.반지훈은 팔짱을 두른 채로 대기실에 앉아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구천광과 그의 매니저가 앉아있었다. 반지훈은 표정이 어두웠다.구천광은 버건디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반지훈과 달리 아주 명랑하고 온화해 보였다.그는 반지훈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우연이네요?”반지훈은 헛웃음을 쳤다.“우연이지.”강성연은 이마를 짚었다. 구천광도 때마침 제주도로 휴가 가는 것뿐인데 우연히 마주쳐서 이렇게 싸울 듯이 굴 줄은 몰랐다.“강성연 씨, 반지훈 씨랑 제주도 가는 거예요?”구천광은 강성연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며칠 휴가거든요.”반지훈은 강성연을 끌어안으며 그를 보았다.“나는 내 아내랑 허니문 가는 건데 넌 왜 제주도에 가는 거야? 넌 아내 있어?”강성연은 반지훈을 힐끗 바라보았다. 구천광의 앞에서 반지훈은 17살 소년처럼 굴었다.구천광은 웃었다.“있는지 없는지 내가 얘기해야 해요?”“제주도로 가는 MH8896 30분 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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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커튼을 여니 거실에서 푸른 바다가 보였다.강성연은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 밖에는 독립된 발코니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파라솔과 접이식 의자, 그리고 그네도 있었다.반지훈은 한 손으로 소매 단추를 풀고는 문가에 기댔다.“마음에 들어?”강성연은 그네에 앉았다.“잘 골랐네요.”반지훈은 그녀의 등 뒤로 걸어간 뒤 허리 숙여 그녀의 어깨를 안았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우리 둘만의 시간이잖아. 당연히 낭만적이어야지.”점심때가 되고 강성연은 반지훈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강성연은 실크로 된 랜턴 소매 원피스로 갈아입었고 겉에 조끼를 걸쳤다. 치마 길이는 마침 그녀의 종아리를 가리는 길이었다.우연일까? 그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또 구천광과 마주쳤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었다.구천광은 잔을 들며 그들을 향해 웃어 보였다.“괜찮다면 같이 식사할래요?”강성연은 지인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럼요.”강성연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고 반지훈은 내키지 않는 얼굴로 눈을 치켜떴다.“우리 스토킹한 건 아니지?”구천광은 웃었다.“내가 스토킹할 필요가 있겠어요? 이 온천 호텔 광고 못 봤어요?”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주위를 둘러봤다. 그녀의 시선은 TV에서 나오는 온천 호텔 광고로 향했다. 광고 모델은 다름 아닌 구천광이었다.반지훈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그걸 발견하지 못하다니, 실책이었다.강성연은 놀란 표정으로 구천광을 바라보았다.“구천광 씨, 제주도 온 적 있었어요?”구천광은 고개를 끄덕였다.“1년 전 온 적 있어요.”“그렇군요.”강성연은 무언가 떠올리고 말했다.“참, 매니저는요?”“비행기 멀미 때문에 속이 안 좋대요. 방에서 쉬고 있어요.”반지훈은 그들이 서로 얘기를 주고받자 표정이 잔뜩 굳었다.아내랑 어렵사리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구천광이 갑자기 끼어들어 그들의 시간을 방해하니 말이다.식사하는 내내 반지훈은 강성연을 위해 해산물 껍질을 발라줬다. 구천광과 얘기를 나누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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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진성의 온천관광 사업은 제주도보다 못했다. 제주도는 산과 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 기후처럼 추운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진성의 기후는 달랐다. 겨울이면 눈이 펑펑 내리고 가장 추울 때는 도로가 얼어 차도, 사람도 다니기 어렵다. 그곳에 관광을 간다면 눈 풍경을 볼 수 있겠지만 눈과 얼음 때문에 호되게 고생해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아진다.반지훈은 껍질을 까는 데 쓰이는 도구를 내려놓은 뒤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구천광을 바라보았다.“네가 이 업계에 관심 있는 줄은 몰랐는데.”구천광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손가락으로 턱을 톡톡 두드렸다.“집안 때문에요. 연예계 사업 제외하면 아직 나 혼자 자립하기는 어려워서요.”“자립하려고요?”강성연은 깜짝 놀랐다. 집안을 떠나 자립하겠다는 뜻인가?구씨 집안처럼 엄청난 명문가는 분가하는 경우가 없었다. 게다가 구천광은 구씨 집안 어르신이 많이 아꼈고, 또 장손이다 보니 앞으로 구씨 집안 가주의 자리는 그의 것이 될 터였다.그러나 분가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는 구씨 집안을 떠나 홀로서기 할 것이고 그렇다면 구씨 집안을 이어받는 기회를 포기하는 셈이었다.구천광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평온한 눈빛으로 말했다.“적어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구씨 집안의 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죠.”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녀는 구천광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사실 반지훈을 부러워했다. 반지훈은 집안에 얽매일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그러나 구천광은 달랐다. 연예계에 종사하는 것도 구씨 집안이 이례적으로 허용한 것이었다.점심식사가 끝나고 강성연은 반지훈을 데리고 근처 놀이동산으로 향했다.그녀는 딴 데 정신이 팔려있는 반지훈을 보다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아직도 삐졌어요?”반지훈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시선을 내려뜨렸다.“내가 무슨 화를 냈다고 그래.”강성연은 손을 들어 그의 좁혀진 미간을 펴주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구천광 씨랑 어릴 때부터 사이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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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강성연은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너무 부끄러웠다.그는 강성연을 벤치 위에 내려놓더니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짚은 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또 뭐 놀래?”강성연은 귀신의 집에서 몹시 놀랐는지 아직도 눈가에 눈물을 달고 있어 가련해 보였다.강성연은 나지막하게 대꾸했다.“안 놀래요.”반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줬다.“우리 성연이도 겁이 많을 때가 있네.”강성연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녀의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솟아 있는 관람차에 고정됐다.반지훈도 그것을 보았다.“저거 타고 싶어?”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반지훈은 그녀를 데리고 관람차 밑에 도착했다. 그들은 돈을 내고 관람차에 탔다.관람차는 아주 천천히 위로 올라갔고 강성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로 감개하며 말했다.“처음 관람차를 탔던 건 s국에서였어요.”반지훈은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관람차가 높이 올라갈수록 그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언뜻언뜻 떠올랐다.강성연은 줄곧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낮에 타서 그런지 높이 올라갈수록 더 멀리 보였고 심지어 저 멀리 지평선과 맞닿은 바다까지 보였다.해면은 쏟아지는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사람들은 무척 작아 보였고 제주도의 반이 한눈에 들어왔다.강성연이 넋 놓고 보고 있는데 반지훈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리자 거리를 좁히던 그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반지훈은 강성연의 뒤통수를 손으로 바치며 더욱 깊게 키스했다. 관람차가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하자 부드러운 광선이 유리창에 굴절되었다. 마치 수많은 핑크빛 거품에 가득 뒤덮인 느낌이었다.반지훈은 한참 뒤에야 그녀를 놓아주었고 강성연은 넋이 나갔다. 얼굴이 화끈거렸다.“반지훈 씨, 그... 관람차에서 내게 키스하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반지훈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아마 좋은 뜻이겠지.”강성연은 그가 기억을 떠올린 줄 알았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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