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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진성의 온천관광 사업은 제주도보다 못했다. 제주도는 산과 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 기후처럼 추운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진성의 기후는 달랐다. 겨울이면 눈이 펑펑 내리고 가장 추울 때는 도로가 얼어 차도, 사람도 다니기 어렵다. 그곳에 관광을 간다면 눈 풍경을 볼 수 있겠지만 눈과 얼음 때문에 호되게 고생해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아진다.

반지훈은 껍질을 까는 데 쓰이는 도구를 내려놓은 뒤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구천광을 바라보았다.

“네가 이 업계에 관심 있는 줄은 몰랐는데.”

구천광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손가락으로 턱을 톡톡 두드렸다.

“집안 때문에요. 연예계 사업 제외하면 아직 나 혼자 자립하기는 어려워서요.”

“자립하려고요?”

강성연은 깜짝 놀랐다. 집안을 떠나 자립하겠다는 뜻인가?

구씨 집안처럼 엄청난 명문가는 분가하는 경우가 없었다. 게다가 구천광은 구씨 집안 어르신이 많이 아꼈고, 또 장손이다 보니 앞으로 구씨 집안 가주의 자리는 그의 것이 될 터였다.

그러나 분가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는 구씨 집안을 떠나 홀로서기 할 것이고 그렇다면 구씨 집안을 이어받는 기회를 포기하는 셈이었다.

구천광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평온한 눈빛으로 말했다.

“적어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구씨 집안의 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죠.”

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녀는 구천광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사실 반지훈을 부러워했다. 반지훈은 집안에 얽매일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천광은 달랐다. 연예계에 종사하는 것도 구씨 집안이 이례적으로 허용한 것이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강성연은 반지훈을 데리고 근처 놀이동산으로 향했다.

그녀는 딴 데 정신이 팔려있는 반지훈을 보다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아직도 삐졌어요?”

반지훈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시선을 내려뜨렸다.

“내가 무슨 화를 냈다고 그래.”

강성연은 손을 들어 그의 좁혀진 미간을 펴주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

“구천광 씨랑 어릴 때부터 사이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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