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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요양원.

처마 밑에서 물줄기가 뚝뚝 흘러내려 창가 화분의 꽃잎 위로 떨어졌다. 안지성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무거운 마음으로 사진첩을 넘기고 있었다.

그의 딸은 누군가에게 공격받아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는 10년 동안 딸의 곁을 지켰지만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육예찬이 문 앞에 서서 노크하자 안지성은 사진첩을 내려놓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

“전 육예찬입니다.”

“육예찬?”

그는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지?”

육예찬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눈에 익은 사람을 보고 말했다.

“오늘 사람 한 명 데리고 왔어요.”

안지성은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육예찬이 경호원에게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 사람은 안지성이 처음 보는 60대 노인이었다.

안지성이 물었다.

“이분은...”

육예찬이 대답했다.

“예전에 B대 경비원이셨어요. 이미 퇴직하셨는데 따님 일은 이분이 잘 알고 계세요.”

안지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을 보았다.

“잘 아신다고요?”

60대 노인은 어깨를 움찔하며 말했다.

“그... 인상이 아주 깊은 건 아닌데 아직 그 일을 기억하고는 있어요.”

육예찬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르신,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보신 것 그대로 말씀해주시면 돼요.”

60대 노인은 침을 꿀꺽 삼킨 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10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여학생 두 명이 백스테이지에서 싸우는 걸 봤어요. 저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슨 일로 싸운 건지는 몰라요. 제가 그쪽으로 걸어가려는데 글쎄...”

안지성이 다급히 물었다.

“뭘 보셨어요?”

“한 여학생이 무언가를 들고 다른 여학생 머리를 내리치는 거예요. 맞은 여학생은 쓰러진 뒤에 꼼짝하지 않았어요. 그때 너무 놀라서 전 선생님을 찾으러 갔죠.”

60대 노인의 말로는 그가 선생님을 찾으러 간 뒤로 두 여학생은 그곳에서 사라졌고 바닥에는 피가 없었다고 한다. 노인은 자신이 헛것을 본 줄로 알았다고 한다. 분명 한 여학생이 쓰러지는 걸 목격했는데 사람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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