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671 - 챕터 680

2771 챕터

제671화

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구세호는 절대 송아영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 송아영도 당신이 폭로했다는 걸 모르고요. 저랑 당신 빼고는...”김아린은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난 당신을 믿어요. 만약 당신이 조사받게 된다면 내 이름을 대도 상관없어요.”강성연은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킬 거예요. 그리고 영상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내가 최대한 노력할게요.”김아린은 soul주얼리에서 떠났다. 그녀가 막 차에 올라타서 떠나자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있던 파란색 차에 앉은 여자가 멀어지는 차를 보며 미간을 구겼다.“저거 김아린 아냐?”한성연은 김아린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김아린이 soul주얼리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 설마 김아린이 강성연이랑 아는 사이인 걸까?저녁, TG그룹.노을이 창문을 통해 책상 위로 비스듬히 내려앉았다. 반지훈은 가죽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고 빛은 그의 그림 같은 옆모습을 비추고 있었다.희승이 노크했고 반지훈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들어와.”희승은 책상 앞에 섰다.“대표님, 김아린 씨가 강성연 씨, 송아영 씨와 함께 원석 경매에 참석했던 자료를 전부 소멸시켰습니다. 김아린 씨가 강성연 씨를 이용하려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정말 강성연을 이용하려 했다면 본인의 자료를 없앤 뒤 강성연과 송아영의 정보를 남겨 구세호가 그녀들을 조사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김아린은 그러지 않았다.반지훈은 고개를 들었다.“어찌 됐든 일단 잘 감시해.”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수연 쪽은 움직임이 없나?”희승은 고개를 저었다.“아무런 움직임도 없습니다. 이 일이 언론에 노출된 뒤 구세호는 그녀를 찾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강성연 씨와 지윤 씨가 수연 씨를 만나러 갔습니다.”반지훈은 서류를 덮은 뒤 한쪽에 내려놓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날이 점점 저물기 시작했다.강성연은 책상 위에서 반지훈이 김아린을 조사하며 얻은 자료를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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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반지훈은 그녀를 안아 탁자 위에 앉혔다. 굵고 단단한 팔이 그녀를 품에 안았다. 반지훈은 이마를 그녀에게 딱 붙인 채로 여우처럼 웃어 보였다.“나한테 뭐 해줄 건데?”강성연은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에게 입을 맞췄다.“몸으로 갚을까요?”반지훈은 진지한 얼굴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응!”아침.빛 한줄기가 커튼 틈 사이를 뚫고 침대 위로 내려앉았다. 몸을 돌린 강성연은 옆에 아무도 없다는 걸 발견하고는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은연중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강성연은 힘겹게 눈을 떴다. 반지훈은 언제 잠에서 깬 건지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시계를 보니 겨우 일곱 시였다. 반지훈은 커피잔을 들었고 시선을 든 순간 강성연이 깬 걸 보고는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조금 더 자지. 내가 너무 시끄럽게 해서 깬 거야?”강성연은 베개를 끌어안더니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왜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거예요?”반지훈은 커피를 마신 뒤 이불을 내려놓았다.“너 도와주려고.”강성연은 흠칫했다. 그녀는 그제야 어젯밤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강성연은 베개를 한쪽으로 치운 뒤 침대에서 내려와 그의 등 뒤에 섰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이렇게 일찍요?”반지훈은 웃었다.“이때 해킹하기에 가장 좋을 것 같아서.”강성연은 이때가 해킹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걸 알아들었다. 수연처럼 부잣집 사모님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지금 휴대폰을 하고 있지는 않을 거다.강성연은 화면을 가득 채운 코드와 데이터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 위에는 로딩 시간이 아직 6분 정도 남았다고 적혀 있었다.그런데 왼쪽 하단에는 두 시간이라고 적혀 있어 강성연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보았다.“설마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난 건 아니죠?”그렇다면 두 시간만 잤다는 말인가?반지훈은 헛기침하더니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괜찮아. 오늘 회사 바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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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반지훈이 계속해 화면을 바라보자 강성연이 투덜거리며 말했다.“뭐가 좋아서 그렇게 뚫어져라 봐요?”반지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다른 사람이 뭐 볼 게 있다고. 내가...”말을 마친 뒤 그는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그녀의 턱을 쥐었다.“너랑 해본 적 없는 것도 아닌데.”강성연은 순식간에 얼굴을 붉혔다.반지훈은 그녀를 놀리는 걸 그만뒀다.“됐어. 원하는 게 이 영상이 맞는지 확인해봐.”강성연은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눈이 썩을 것 같은 영상들은 이미 가려진 상태였고 반지훈이 클릭한 동영상은 몇 년 전 저장된 영상이었다.강성연은 몸을 돌려 바로 앉았다. 영상 속에는 김아린의 얼굴이 보였다. 비록 몇 년 전 일이지만 김아린의 외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김아린은 한 남자에게 제압당해 침대에 엎드리게 됐다. 그녀는 몸부림치면서 심하게 저항했고 겨우 2분 정도 되는 영상 속에서 김아린은 테이블 위의 칼로 자신을 침범하려는 남자를 찔렀다.“맞아요, 바로 이 영상이에요!”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반지훈은 그녀를 대신해 영상을 복제한 뒤 휴대폰에 있는 영상을 해킹했다.강성연이 물었다.“수연 씨가 발견할까요?”반지훈은 강성연의 입술을 문지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발견한다고 해도 왜 없어졌는지 원인을 알 수 없을 거야.”...카페.강성연은 복제한 동영상을 김아린에게 건넸고 김아린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떻게 손에 넣은 거예요?”강성연은 웃었다.“반지훈 씨에게 수연 씨의 휴대폰을 해킹하라고 했어요. 수연 씨 휴대폰에서 찾은 거예요. 걱정하지 마요. 수연 씨는 그 동영상을 분실한 거나 다름없으니 아린 씨를 위협할 수 없어요.”김아린은 자기 손에 들린 그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강성연 씨, 고마워요.”“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강성연은 말하면서 무언가를 떠올린 듯했다.“그런데 수연 씨는 어떻게 이 동영상을 손에 넣은 걸까요?”김아린은 미간을 구겼다.“저도 어쩌다가 찍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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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구세호는 수연을 밀어냈다. 수연은 살짝 당황하면서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세호 씨...”구세호는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서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내가 너랑 결혼하려고 해도 구씨 집안이 동의하지 않을 거야. 그건 너도 알고 있잖아.”수연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가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사라졌다.“날 속였다는 거예요?”구세호는 예전처럼 참을성 있게 그녀를 대하지 않았다.“집, 차, 돈, 줄 수 있는 건 다 줬어. 그런데도 만족 못 하는 거야?”수연은 어깨를 흠칫 떨었다. 그녀는 25살 때 48살의 구세호와 만났고 5년 동안 그의 애인으로 지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고작 이거라고?그녀가 원하는 건 구씨 집안 사모님이 되어 김씨 집안에 복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바라는 것처럼 되지 않았다.수연은 흥분하며 말했다.“구세호 씨, 나 갖고 논 거예요?”구세호는 갑자기 그녀의 뺨을 때렸고 수연은 중심을 잡지 못해 바닥에 쓰러졌다.“넌 그저 애인일 뿐이야. 내 집에서 내 돈 쓰고 살면서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요구를 해?”수연은 넋이 나갔다. 그녀는 뺨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바로 그때, 벨이 울렸다.구세호는 깜짝 놀라 얼이 빠진 가정부더러 문을 열게 했다. 가정부는 그의 말대로 문을 열었고 밖에 서 있는 여자를 본 순간 당황했다.가정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문밖에 서 있던 여자가 문을 열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구세호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손유린,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안 거야?”손유린은 바닥에 주저앉은 수연을 보았다.“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나한테 들키는 게 두려워요?”구세호에게 한 말이었다.구세호는 손유린의 앞에 서서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감히 날 미행해?”손유린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난 당신을 미행할 정도로 대단하지 않아요. 뭐 어쨌든 오늘 직접 내 눈으로 보게 됐네요. 이 여자를 위해서였다면 당신에게 기회를 줄게요. 당신은 그냥 이혼에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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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손유린은 당황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구세호는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었는데 힘을 많이 쓰지는 않았다. 구세호가 따져 물었다.“나랑 이혼하고 싶어서 나랑 수연이 일 언론에 알린 거야?”손유린은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해요?”구세호는 말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한 여자가 경호원 둘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김아린이었다.수연은 김아린의 얼굴을 보는 순간 흠칫했다.“김지원?”김지원은 김아린의 개명하기 전 이름이다. 수연은 그 얼굴이 너무도 익숙했다.“너 귀국했어?”구세호는 당연히 김씨 집안 딸 김지원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다. 김아린은 구세호도 그 자리에 있는 걸 보았지만 두려운 기색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김아린은 수연을 무시하고 구세호에게 말했다.“구세호 씨, 스캔들을 누가 폭로한 건지 조사하고 있다면서요?”김아린의 말에 구세호가 말했다.“김씨 집안 딸은 오지랖이 너무 넓은 것 같군.”“오지랖이라뇨?”김아린이 웃었다.“구세호 씨 스캔들을 폭로한 건 아내분이 아니에요.”“그게 무슨 뜻이지?”구세호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는 김씨 집안이 두렵지 않았지만 그들과 등을 돌릴 생각도 없었다. 그의 아버지인 구원석은 김아린의 할아버지와 직장 동료였다.김아린은 여유로운 태도로 솔직히 얘기했다.“내가 폭로한 거예요.”구세호는 넋이 나갔다.바닥에서 일어난 수연은 예쁜 얼굴을 사정없이 구겼다.“김지원, 너였어?”김아린은 손유린을 자신의 옆으로 부축하며 말했다.“구세호 씨께서 아내분을 배신하셨잖아요. 그저 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좋은 일을 했을 뿐이에요.”구세호는 냉소를 흘렸다.“언제부터 김씨 집안이 구씨 집안일을 간섭했지?”“간섭할 자격은 없죠.”김아린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구세호 씨 애인이 김씨 집안이랑 관련이 있어서요.”구세호는 말문이 막혔다.수연은 화가 났다.“김지원, 너 뭐 하는 짓이야?”김아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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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수연은 줄곧 휴대폰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구세호라고 해도 그녀의 휴대폰에 손을 댈 수는 없었다. 휴대폰 속 그 비밀은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었다.그녀는 심지어 구세호가 정말 그녀를 궁지로 몬다면 휴대폰 속 비밀을 공개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괴롭다면 구세호도 괴롭게 만들 생각이었다.그런데 김아린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김아린은 수연의 당황한 표정을 보는 순간 강성연의 말에 더욱더 믿음이 갔다. 수연의 휴대폰 속에는 구세호를 위협하는 데 쓰일 영상이 있는 듯했다.구세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당연히 알아챌 수 있었다. 그는 수연에게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명령했고 수연은 죽어도 내놓지 않으려 했다.김아린의 경호원이 수연을 바닥에 눌렀고 수연은 심하게 저항했다.“김지원, 뭐 하려는 거야? 휴대폰에 뭐가 있는지 알면서, 너 내가...”김아린은 그녀의 말허리를 자르며 반문했다.“네 휴대폰 속에 날 위협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해?”수연은 다시금 당황했다.경호원은 그녀에게서 휴대폰을 빼앗은 뒤 강제로 비밀번호를 풀었고 그걸 김아린에게 건넸다.김아린은 영상을 찾았지만 보지는 않고 휴대폰을 구세호에게 건넸다.“구세호 씨, 확인해 보실래요?”구세호는 휴대폰을 건네받았다.수연이 소리를 질렀다.“안 돼요!”구세호는 영상을 재생했고 듣기 거북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건 그와 수연의 목소리였다.손유린마저 안색이 확연히 달라졌다.구세호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고 분위기는 점점 더 싸늘해졌다.그는 화가 난 얼굴로 수연의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그 바람에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 그는 심지어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수연의 머리카락을 잡고 눈이 벌게져서 악을 썼다.“천한 것! 감히 몰래 이런 영상을 찍어? 이걸로 날 위협할 생각이었어?”그 영상들은 구세호를 화나게 만듦과 동시에 구씨 집안의 마지노선을 넘었다.이 영상들이 풀린다면 구세호는 명성이 땅에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구씨 집안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구씨 집안은 절대 가문에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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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구세호와 수연의 스캔들은 김아린이 폭로한 것이었다. 그리고 김아린은 특별히 그래머의 주소와 구세호와 수연이 그곳에 있다는 걸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단지 그 모습을 구경하라고 그녀를 부른 것일까?김아린은 웃었다.“전 다른 뜻은 없어요. 그런데 이 모습을 보고도 이혼하려는 마음이 변함없으신가요?”손유린은 뜸을 들이며 대답하지 않았다.김아린이 계속해 말했다.“수연은 구씨 집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예요. 하지만 구씨 집안사람들이 동의하지 않겠죠. 저도 걔 마음대로 되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수연이가 겪은 일은 손유린 씨도 보셨겠죠. 구세호 씨는 수연이랑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이런 일이 없었다면 수연이는 얌전히 애인 노릇을 했을 거고 구세호 씨도 수연이랑 관계를 끝내지는 않았겠죠.”손유린은 이미 그와 이혼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당연히 김아린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이런 일들이 없었다면 구세호는 계속해 수연을 애인으로 뒀을 거다. 대부분 여자들은 남편과 애인이 헤어진 걸 보고 남편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이혼하려는 생각을 접는다.하지만 손유린은 이 결혼생활에 충분히 실망했고 그녀의 실망감은 십여 년 전부터 쌓아온 것이었다.아이를 위해 지금까지 참아왔다. 비록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억눌린 채 살아왔다.아들도, 시아버지도 모두 그녀의 편이었다. 자유로울 기회가 있는데 왜 자신을 가두겠는가?구세호가 수연에게 어떻게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그 뒤로 수연이 그래머에서 지내지 않는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전해 들은데 의하면 수연은 그곳에서 쫓겨났고 구세호가 다시는 서울시에 나타나지 말라면서 독설을 퍼부었다고 한다.손유린은 구세호와 이혼하려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구세호가 사인하려 하지 않았기에 결국에는 변호사를 써야 했다.그녀를 찾아온 변호사는 다름 아닌 소담의 아버지였다. 구세호가 바람을 피웠을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에 협박까지 했다는 증거가 확실한 데다가 두 사람은 반년 동안 별거 중이었다. 손유린은 구세호의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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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송아영은 두 사람을 보았다.“그 사람 전 여친 꽤 유명하던데요. 명승희라고 톱 모델인데 아빠가 엘리엇 디렉터라고 하던데요.”강성연은 뜸을 들였다. 명승희라는 이름이 귀에 익어 물었다.“사나 주얼리쇼에 자주 나오는 국제 모델?”송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은 웃었다.“누군지 알겠네. S국에서 사셀의 앰버서더로 계약했는데 사셀 브랜드 아시아권 앰버서더야. 9년 전 내가 S국에 있을 때 몇 번 본 적 있는데 예쁘긴 했어.”송아영은 눈을 흘겼다.“그 바닥 그렇게 좁아?”김아린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아영 씨, 풀 죽지 마요. 예쁘게 생겼어도 결국엔 헤어졌잖아요. 어쩌면 육예찬 씨 스타일이 아닐지도 모르죠.”송아영은 김아린을 힐끗 보았다.“그런 스타일을 안 좋아하는데 6년이나 사귀었다고요?”“6년이요?”김아린은 깜짝 놀랐다.“6년이면 결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헤어졌대요?”송아영은 웃었다.“누가 알겠어요.”송아영과 김아린은 술을 꽤 많이 마셨다.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한 채로 비틀거리며 룸살롱에서 나왔다.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벤틀리가 경적을 울렸고 불빛이 두 번 깜빡였다. 강성연은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차 안에 있던 사람이 차에서 내려왔다.그는 몸에 검은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밝은 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그의 준수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온화하고 매력적이었다.김아린은 강성연을 밀었다.“어머, 남편이 데리러 왔네요.”반지훈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강성연의 옷차림이 얇은 걸 본 그는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줬다. 그는 신사적으로 그녀들을 향해 말했다.“같이 돌아가요. 가는 길에 바래다줄게요. 다들 술 마셔서 성연이가 걱정할 거예요.”길가의 불빛이 창문을 스쳐 지나가며 어두운 차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조수석에 앉은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운전하는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자꾸만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반지훈은 그녀의 친구들에게 꽤 좋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그건 기억을 잃은 반지훈에게 국한된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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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송아영은 재빨리 겉옷을 안고 몸을 일으켜 그 차를 향해 달려갔다.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은 뒤 안전벨트를 했다.“오빠 진짜 짱이에요. 오빠가 나 버리지 않을 줄 알았...”고개를 돌려 운전석에 앉은 남자를 본 순간 미소가 굳어졌다.“왜 당신이 여기 있어요?”송아영은 고개를 돌려 텅 빈 뒷좌석을 바라보았다. 육예찬은 그녀에게서 심한 술 냄새가 나자 표정 한 번 변하지 않고 차창을 내렸다.“사촌오빠가 아영 씨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하던데.”“우리 사촌오빠가... 당신을 보낸 거예요?”송아영은 넋을 놓았다. 구천광에게 연락했을 때 어쩐지 흔쾌히 대답한다 싶었는데 사실은 올 생각이 전혀 없던 거였다.이런 친척은 필요 없었다.육예찬은 대답하지 않았다.“아빠한테 연락해서 열어달라고 할게요.”송아영이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려고 했는데 육예찬이 갑자기 문을 잠갔다. 문이 열리지 않자 송아영은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의아하게 그를 쳐다봤다.“뭐 하는 거예요?”육예찬은 웃었다.“이렇게 늦었는데 잔뜩 취해서 집에 들어가려고요? 아저씨가 혼낼까 두렵지 않아요?”“그러면 내가...”송아영은 뜸을 들였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러면 나 근처 호텔로 보내줘요.”말을 끝맺자마자 휴대폰 화면이 까매지면서 휴대폰이 꺼졌다.육예찬은 눈썹을 치켜올렸다.“호텔에서 묵을 돈 있어요?”송아영은 지갑을 꺼낸 뒤 작게 틈을 내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고작 만 원에 동전 몇 개가 전부였다.육예찬은 웃음을 터뜨렸다.“진짜 돈 없네요.”“내가 돈이 없다고요?”송아영은 그를 향해 지갑을 내던졌다.“당신 때문이잖아요. 3년 동안 백수로 살아서 아무도 나 쓰려고 하지 않아요. 내가 사과하면 될까요? 내가 미안해요.”송아영은 술기운이 올라오자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참지 못했다.육예찬은 그녀의 지갑을 제대로 놓은 뒤 그녀를 보았다.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자 그의 말투도 조금 누그러졌다.“일자리 하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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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육예찬은 문을 닫았다.가정부는 문밖에서 한참을 서 있으면서 이 일을 내일 사모님께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송아영은 몸을 뒤척이며 볼을 긁적였고 잠꼬대를 했다.육예찬은 침대 옆에 앉아 해장국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그녀를 보았다.“송아영 씨.”송아영이 깨지 않자 육예찬은 허리를 숙이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일어나봐요.”“시끄러워...”송아영이 아무렇게나 그의 손을 뿌리치다가 손톱이 그의 옷깃에 걸리는 바람에 단추 하나가 떨어졌다.단추는 굴러 침대 밑으로 들어갔고 육예찬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송아영 씨, 당신...”송아영은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고 심지어 깊게 잠든 상태였다. 육예찬은 코앞에 있는 그녀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의 술 냄새가 그를 취하게 만든 걸까, 육예찬은 침을 꿀꺽 삼켰다.그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잠깐 냉정을 되찾고 방에서 나갔다.가정부는 아침 일찍 그 일을 연희정에게 알렸다. 연희정은 잡지를 내려놓고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뭐라고요?”가정부가 말했다.“사모님, 도련님이 어젯밤 여자를 데리고 왔어요. 도련님은 송아영 씨랑 결혼할 사이인데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걸 어떡하면 좋죠?”연희정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는 아들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엘리엇 디렉터의 딸 명승희와 헤어진 뒤 그는 다른 여자를 만난 적이 없다.그도 결혼할 나이가 돼서 연희정은 여러 차례 선을 보게 했지만 전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송씨 집안과 사이가 좋다는 생각에 연희정은 차라리 송아영과 아들을 결혼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진짜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강요할 생각도 없었다.그래서 3년 전 결혼을 약속하고부터 지금까지 그 일을 거론한 적이 없었다. 결국 아들의 태도에 달린 문제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상한 점은 육예찬이 이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를 데리고 집에 오다니?때마침 아래층으로 내려온 육예찬은 잠을 잘 자지 못했는지 준수한 얼굴이 초췌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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