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2771 챕터

제581화

고개를 숙인 강성연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려 입을 가렸다.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면서 소유욕은 있다니.여준우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사촌 동생아, 장난 좀 친 것뿐인데 뭘 그렇게 진지하게 굴어?”반지훈은 이를 악물었다.“사촌 동생은 무슨, 내가 널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하, 그건 기억하네.”여준우는 침대 위에 베개를 올려두었다.“됐어. 너 아직 숨은 붙어 있으니까 고모할머니도 마음 놓이시겠지.”여준우는 강성연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그럼 부탁...”“손 치워!”반지훈이 입을 열었고 말허리를 잘린 여준우는 손을 들어서 보여줬다.“그래. 난 먼저 갈게. 그러면 강성연 씨, 이 나이 많은 소년 좀 잘 돌봐줘요.”여준우가 떠난 뒤 반지훈은 팔짱을 낀 채 안색이 어두워졌다.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해 기분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기억이 17살에 머물러 있는 지금의 그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그렇다. 반지훈은 17살 소년 때 기억에 머물러 있어서 그런지 기세가 드높았다.강성연은 침대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화났어요?”반지훈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강성연은 그의 뺨을 잡고 입술에 입을 맞췄다. 잠깐 건드렸다가 떨어지는 아주 가벼운 입맞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홀했다.반지훈은 그만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그는 살짝 멍해진 얼굴로 강성연의 입술을 빤히 쳐다봤다.강성연이 몸을 일으키며 떠나려 하자 반지훈은 그녀의 뒤통수를 누르고 한 손으로 그녀를 안으며 아무런 징조도 없이 입을 맞췄다.강성연의 동공이 떨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반지훈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했다. 반지훈은 비록 기억을 잃었지만, 몸은 경험이 많아 아주 능숙했다.하지만 지금 반지훈의 상태로 이러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기에 강성연은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반지훈은 헛숨을 들이키더니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호흡이 거칠었다.“왜 날 깨무는 거야? 우리 부부라면서?”강성연은 그의 품에서 벗어난 뒤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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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반지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차는 천천히 장도 별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반지훈은 아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아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기는 했다.다행히도 강시언이 그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고 먼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반지훈은 지금 17살 이전의 기억만 갖고 있으니 여덟 살 넘는 남자아이와 이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들 부자를 힐끗 쳐다본 뒤 나지막한 목소리로 희승에게 물었다.“17살의 반지훈 씨는 저런 모습이었나요?”희승은 고개를 끄덕였다.“네.”희승은 어쩐지 그리운 얼굴이었다.“대표님은 예전에 저런 모습이셨어요. 대표님 어머님께서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요.”강성연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반지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금의 반지훈은 차갑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기억을 잃어서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적어도 잠재의식 속에는 그들이 존재했다.그가 어떤 모습이든 그가 반지훈이라는 점은 변함없다.반지훈은 장도 별장이 낯설었다. 별장으로 돌아온 뒤 그는 주위를 한참 동안 둘러보다가 강성연에게 물었다.“우리 방은 어디 있어?”우리 방이라는 말에 강성연의 걸음이 멈췄다. 그녀는 희승에게 짐을 부탁한 뒤 반지훈의 앞에 섰다.“우리 방이 아니라 당신 방이에요. 날 따라와요.”반지훈은 강성연의 뒤를 따르며 미간을 팍 구겼다.“부부라면 같은 방에서 지내야 하는 거 아니야?”강성연은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그렇죠. 우리는 부부였지만 3년 전 당신이 내게 이혼하자고 한 뒤로 따로 살았어요.”반지훈의 눈동자에 티 나지 않게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강성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방에 도착한 뒤 반지훈은 주위를 쓱 둘러본 뒤 미간을 구겼다. 확실히 여자와 함께 살았던 흔적은 전혀 없었다.강성연은 뒷짐을 진 채로 그에게 다가가 웃어 보였다.“왜요? 설마 나랑 같이 지내고 싶어요?”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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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강성연이 의아해하자 여 노부인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예전이었다면 지훈이는 S국 일에 관여하지 않았을 거야.”그 말에 강성연은 뜻밖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반지훈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반지훈은 집안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었다. TG그룹의 오너라는 점, 그게 다였다.그런데 언제부터 반지훈이 관여하기 시작한 걸까? 강성연의 어머니가 연씨 집안과 관계가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연씨 집안과 반씨 집안의 원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기 때문일까?여 노부인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네가 연혁의 외손녀라는 건 알고 있다.”장도 별장, 반지훈이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안으로 들어온 희승이 때마침 그와 마주쳤다. 희승은 흠칫하며 말했다.“대표님?”반지훈은 거실을 지나쳤다. 거실의 가구들은 전부 새것 같았고 이곳에서 잠깐 지낸 건지 사람의 향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우리 이곳에서 지낸 지 얼마나 됐지?”희승은 뺨을 긁적였다.“몇 달 됐어요.”반지훈은 미간을 구겼다.“겨우 몇 달이라고?”“네. 아, 대표님은 기억하지 못하시죠.”희승은 그제야 그 사실을 떠올렸다.“대표님은 몇 달 전에 S국에 왔고 그때 이 별장을 사서 잠깐 지내기로 했죠.”“그럼 그 몇 달 동안 계속 강성연과 따로 지냈다는 말이야?”반지훈은 어쩐지 그 일을 따져 물었다.희승은 헛기침했다.“강성연 씨는 가끔 찾아와서 같이 있어 주셨습니다.”반지훈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어두워진 눈빛으로 말했다.“그럼 나랑 강성연이 진짜 이혼했다는 말이야?”희승은 어색하게 웃음을 쥐어 짜냈다.“그런 셈이죠.”희승은 반지훈의 불쾌한 기색을 읽고 다급히 해명했다.“겉으로는 이혼했다고 했지만 사실 대표님은 사인하지 않으셨어요.”잔뜩 구겨져 있던 반지훈의 미간이 살짝 풀렸다. 그러나 어딘가 이상했다.“강성연은 사인했어?”강성연이 그와 이혼하려 했다는 말인가?희승은 쓰게 웃었다. 그는 기억을 잃은 반지훈에게 어떻게 3년 전의 일을 설명해야 할지 감을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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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강성연은 테이블 위에 시선을 고정했다.“반지훈 씨랑 지내면서 그에게 남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비록 반지훈 씨가 제멋대로에다가 따지는 것도 좋아하고 질투도 많지만 가끔은 바보처럼 귀여울 때도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는 다른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절 지키려고 하고 심지어 몸을 던져 절 구해줘요. 절 이렇게 사랑하는 남자를 제가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어요?”여 노부인은 입구를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강성연은 무언가 느껴진 건지 고개를 돌렸다. 어느샌가 반지훈이 문밖에 서 있었다. 강성연은 살짝 당황했다. 조금 전 했던 얘기를 전부 다 들은 걸까?여 노부인이 웃었다.“며칠 푹 쉬지, 이렇게 부랴부랴 여기까지 찾아왔네? 내가 성연이를 난처하게 만들까 봐 걱정돼서 그래?”반지훈은 강성연에게서 시선을 뗐다. 항상 무표정하던 얼굴에 약간의 어색함이 엿보였지만, 반지훈은 일부러 침착한 척 말했다.“할머니, 흰 머리카락이 왜 이렇게 많이 나셨어요?”여 노부인은 반지훈의 기억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반지훈의 기억 속 그녀는 여전히 그 시절에 멈춰있었다.“늙어서 그래. 젊었을 때랑은 다르지.”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지훈아. 네 아내 잘 아껴줘야 해.”반지훈과 시선이 마주치자 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웃음기가 보였다.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반지훈은 시선을 들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강성연의 팔뚝을 잡았다. 그 바람에 강성연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되면서 벽에 등을 기댔다.반지훈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조금 전 한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우리...”반지훈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왜 이혼했어?”강성연은 그의 시선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기억을 회복하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을 텐데요?”반지훈은 살짝 당황한 건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손을 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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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너...”반지훈은 재빨리 그날 일을 떠올렸다. 그는 본능적인 욕망에 따라 움직인 것이었고 자신을 통제할 수도 없었다. 반지훈은 그녀를 놓아준 뒤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그게 내 잘못이야?”먼저 입을 맞춘 건 강성연이었다. 강성연이 먼저 꼬신 거란 말이다! 어찌 됐든 반지훈은 그녀를 만지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강성연은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됐어요. 안 놀릴게요. 얼른 집으로 돌아가요.”집으로 돌아간다라...반지훈은 얼떨떨해 보였다. 그녀의 입에서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으니 어쩐지 아주 친숙하면서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강성연은 그의 팔에 팔짱을 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그들은 보기 좋은 커플처럼 보였고 어색한 느낌이라고는 전혀 없었다.장도 별장으로 돌아오니 반지훈이 걱정스러웠던 반지훈의 할아버지가 경호원들이 일에 소홀했다고 야단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반지훈이 돌아오자 어르신은 그제야 멈췄다.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말했다.“외출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말이라도 해야지.”기억을 잃은 건 둘째 치고 감히 외출까지 하다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어르신은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반지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할머니 만나러 간 건데 그것도 얘기해야 해요?”“너...”어르신은 살짝 놀랐다. 그의 눈동자에 당황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흐려진 안색으로 말했다.“할머니를 만나러 갔다고?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어?”반지훈은 코웃음을 쳤다.“할아버지가 직접 가서 보세요.”계단 입구를 지난 뒤 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보았다. 강성연은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반지훈이 뭐라 말하려고 입을 달싹이는데 강성연이 어르신에게 다가갔다.“할아버님.”어르신은 살짝 당황했다. 그는 강성연이 자신을 할아버님이라고 부른 것 때문에 약간 놀란 듯했다. 그가 기억하기론 강성연은 단 한 번도 그를 할아버님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강성연은 웃으며 말했다.“인생은 짧아요. 하실 얘기가 있다면 직접 얼굴 보고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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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메트로폴리탄에는 내 사람이 많아. 그런데 날 걱정하는 거야?”X는 지윤의 어깨를 두드렸다.“넌 아직 젊으니까 계속 메트로폴리탄에 있을 수는 없어. 이곳저곳 다니면서 세상 물정도 좀 알고 그래야지. 그리고 네가 성연이 곁에 있어야 내 마음이 놓일 것 같아.”강성연은 X가 지윤을 자신에게 줄 줄은 몰랐다. 지윤은 그곳에서 자랐기에 메트로폴리탄을 떠난 뒤 생활에 익숙지 않을 거다.강성연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지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강성연 씨 곁을 꼭 지킬게요.”강성연은 또 한 번 놀랐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반지훈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강성연이 두 남자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눠서인지 언짢은 표정이었다.옆에 있던 희승은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반지훈은 질투가 정말 심했다.강시언의 앞에 선 강성연은 허리를 숙인 뒤 아이의 뺨을 어루만졌다.“시언아, 엄마랑 아빠 먼저 돌아갈게.”“네, 엄마. 먼저 돌아가세요.”강시언은 발꿈치를 들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제가 졸업하면 귀국해서 엄마랑 동생들이랑 같이 있을 거예요.”강성연은 아쉬운 얼굴로 그를 안았다.“너 자신을 잘 보호해야 해. 아프지 말고, 상처받지 말고, 할아버지 말씀도 잘 듣고. 알겠지?”강시언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그렇게 할게요.”반지훈은 강시언의 뒤에 선 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꼬맹이, 널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빠 이름을 대.”강시언은 코웃음을 쳤다.“전 괴롭힘 받을 정도로 멍청하지 않아요.”반지훈은 아이의 부드러운 뺨을 꼬집으며 말했다.“하, 잘났네?”강시언은 그의 손을 쳐내면서 말했다.“아빠나 엄마 괴롭히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귀국해서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요.”“자식, 버릇없긴.”반지훈이 따라가려는데 강시언이 X의 곁으로 달려가 그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강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둘 다 유치해, 정말.”반지훈은 캐리어를 끌고 강성연의 옆에 섰다.“유치하다니, 유치한 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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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강유이는 반지훈의 앞으로 달려갔다.“아빠, 병은 다 나았어요?”반지훈은 넋이 나갔다. 그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건지 꼼짝하지 않았다.강유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아빠?”희승은 다급히 유이를 한쪽으로 데려간 뒤 몸을 숙여 아이를 보았다.“대표님께서 사고를 좀 당하셔서 기억이 온전치 않아요.”그는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강유이는 눈을 깜빡였다.“아빠가 바보가 됐다는 말이에요?”희승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강성연은 유이의 곁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인 뒤 아이의 헝클어진 땋은 머리를 정리해주며 말했다.“아빠의 기억은 17살 때에 멈춰있어. 그래서 당분간 우리가 기억나지 않을 거야.”강유이와 강해신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은 뒤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마치 가엾은 사람을 보듯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반지훈은 주먹으로 입술을 가린 뒤 헛기침하면서 시선을 피했다.“곧 기억날 거야.”강성연은 몸을 일으킨 뒤 그를 보며 말했다.“기억 안 나도 상관없어요. 오빠 한 명 많아져도 괜찮으니까, 그렇지 얘들아?”강유이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빠가 아빠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오빠 해요. 저희 의로 맺은 아버지도 있거든요!”반지훈은 너무 화가 나서 몸을 흠칫 떨며 안색이 어두워졌다.“너희 의붓아버지가 누군데?”“남우주연상 받은 아저씨요!”“남우주연상 받은 아저씨가 누군데?”반지훈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그의 아이들에게 의붓아버지가 있다니?강유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큰일이었다. 아빠는 의붓아버지도 기억하지 못했다.강성연은 두 아이더러 먼저 차에 오르게 했다.반지훈은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아직 못 물어봤...”강성연이 몸을 돌리자 두 사람의 거리가 확 좁혀졌다. 강성연이 고개를 들고 반지훈이 때마침 고개를 내리고 있어서 거리가 아주 가까웠다.시선을 내리뜨린 반지훈은 부드러운 붉은 입술에 시선이 닿자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남우주연상 받은 아저씨는 당신 친구 구천광 씨예요. 이 대답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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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그러니까 진짜 몹쓸 놈은 나란 말인가?반지훈의 아버지가 반지훈을 바라보자 강성연이 입을 열었다.“아버님, 반지훈 씨...”“지훈이 일은 나도 알고 있다.”반지훈의 아버지가 손을 들어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널 탓하지 않는다. 이놈이 어떻게 되든 다 이놈 운명이지. 숨만 붙어있으면 된다.”“...”반지훈은 혹시 내가 주워 온 아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방으로 돌아온 뒤 강성연은 현관에 이르렀고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뒤에 다가왔다. 반지훈은 손으로 벽을 짚은 뒤 그녀를 품에 안았다.“얘기 좀 해.”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이내 활짝 웃어 보였다.“반지훈 씨, 저랑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내가 예전에 너한테 미안할 짓 했어? 내가 바람을 피웠어? 아니면...”반지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현관의 하얀 불빛이 그의 준수한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의 눈썹뼈와 높이 솟은 콧날은 더욱 부드러워 보였고 그의 눈동자도 환하면서 그윽한 것이 마치 바다 위 물결처럼 보였다.강성연은 손을 들어 그의 좁혀진 미간을 주물렀다.“내가 말했잖아요. 기억 날 때까지 기다리라고요.”그는 살짝 차가운 강성연의 손끝을 움켜쥐었다. 밤이 되면 감수성이 풍부해지기 마련인데 반지훈은 또 이성을 잃고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다가갔다.눈앞에 있는 입술과 이제 곧 닿을 듯한 열기는 강성연의 손끝에 막혔다. 반지훈은 미처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를 벽에 밀쳤다.“반지훈 씨, 못된 상상은 하지 말아요.”강성연은 여우 같은 교활한 웃음을 띠면서 장난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미처 예상하지 못한 반지훈은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강성연은 그를 놓아주었다.“안전을 위해서 일단은 따로 자야겠어요.”강성연이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가려 하는데 손목이 붙잡혔다. 반지훈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왜 따로 자야 해?”강성연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반지훈은 그녀의 등 뒤에서 어깨를 감싼 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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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네.”강성연은 신문을 접은 뒤 고개를 들었다.“오늘 저도 회사 가야 하니까 같이 못 있어 줘요.”“너도 출근해?”“아니면 당신이 나 먹여 살릴래요?”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웃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우유 한 컵을 전부 다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내가 널 먹여 살리지 못한다는 거야?”반지훈은 강성연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아내도 출근해야 할 만큼 그의 처지가 좋지 않다는 말인가?그 말에 강성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반지훈의 곁으로 걸어가더니 손으로 테이블을 짚은 뒤 몸을 굽혀 그를 바라보며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당신이 내가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집안 말아먹을 거라고 해서 출근하는 거예요. 당신이 똑똑하고 독립적인 여자를 좋아한다고 했다고요.”“내... 가 그런 말을 했다고?”반지훈은 미간을 구기며 잠깐 생각해 보았지만 떠오르는 건 없었다.강성연은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꾹 누르며 매혹적으로 말했다.“여보, 나 출근해야 해요. 나 너무 보고 싶어 하지 말아요.”반지훈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하지만 강성연은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먼저 자리를 떴다.반지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는 억지로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어쩐지 강성연이 그를 희롱하는 데 재미가 들린 것 같았다.soul 주얼리 회사.강성연은 프런트 데스크로 걸어갔고 직원이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어떤 주얼리를 구입하실 생각이신가요?”강성연은 검은색 안경테를 벗고 살짝 미소 지었다.“반크 디렉터님 계시나요?”“반크 디렉터님은...”“강성연 씨?”다른 여직원이 나타나 놀란 얼굴로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그 여직원은 soul의 오래된 직원이었다.“정말 강성연 씨예요? 강성연 씨는...”강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저 돌아왔어요. 반크 아저씨는요?”“반크 디렉터님은 사무실에 계세요. 제가 안내할게요!”여직원은 다급히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신입사원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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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강성연은 멍해졌고 조금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남여진이 soul과 탄자나이트 협력 루트를 중단했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탄자나이트 협력 루트는 강성연이 개인적인 이익으로 남여진을 찾아가 협상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성연이 사고를 당했고 남여진은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새로운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을 테니 협력을 중단하는 건 정상적인 일이었다.그런데 남여진이 협력을 중단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남여진은 그녀가 돌아올 걸 알고 있었던 걸까?“그것보다 서울시 사람들이 제가 그 사고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강성연이 갑자기 물었고 반크가 대답했다.“당시 그 사고가 일어난 뒤 반 대표가 모든 기사를 통제했어. 대부분 사람은 그 사실을 모를 거야.”그는 강성연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성연아, 네가 돌아왔으니 드디어 네게 soul 주얼리를 전부 돌려줄 수 있게 됐네.”반씨 저택의 서재 안.건성으로 책을 넘기는 반지훈의 차가운 얼굴 위로 약간의 짜증이 엿보였다.희승은 서류를 들고 서재 안으로 들어온 뒤 책상 위에 서류를 내려놓았다.“대표님, 어르신이 가져다주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지난 3년간 TG그룹 내부의 모든 자료를 정리해 두셨어요.”반지훈은 책을 옆으로 던져놓은 뒤 서류 몇 개를 건네받았다. 그중 하나를 열어보며 그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왜 집안에 나랑 강성연의 결혼사진이 하나도 없는 거야?”희승은 잠깐 당황해하다가 이내 대답했다.“대표님은 강성연 씨랑 혼인신고만 했을 뿐 결혼식도 올리지 않으셨습니다.”반지훈은 눈을 감고 손을 들어 미간을 주물렀다.“왜 결혼식도 하지 않은 거야?”희승은 참을성 있게 대답했다.“처리할 일이 많아서요. 그리고 그때 할아버님께서도 동의하지 않으셔서 식은 올리지 못하셨습니다.”반지훈은 가죽 의자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눈꺼풀이 조금 무거웠다.“강성연이 어느 회사로 출근하는지 알아봐 줘.”희승은 쓴웃음을 지었다.“대표님,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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