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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강성연은 테이블 위에 시선을 고정했다.

“반지훈 씨랑 지내면서 그에게 남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비록 반지훈 씨가 제멋대로에다가 따지는 것도 좋아하고 질투도 많지만 가끔은 바보처럼 귀여울 때도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는 다른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절 지키려고 하고 심지어 몸을 던져 절 구해줘요. 절 이렇게 사랑하는 남자를 제가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어요?”

여 노부인은 입구를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강성연은 무언가 느껴진 건지 고개를 돌렸다. 어느샌가 반지훈이 문밖에 서 있었다. 강성연은 살짝 당황했다. 조금 전 했던 얘기를 전부 다 들은 걸까?

여 노부인이 웃었다.

“며칠 푹 쉬지, 이렇게 부랴부랴 여기까지 찾아왔네? 내가 성연이를 난처하게 만들까 봐 걱정돼서 그래?”

반지훈은 강성연에게서 시선을 뗐다. 항상 무표정하던 얼굴에 약간의 어색함이 엿보였지만, 반지훈은 일부러 침착한 척 말했다.

“할머니, 흰 머리카락이 왜 이렇게 많이 나셨어요?”

여 노부인은 반지훈의 기억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반지훈의 기억 속 그녀는 여전히 그 시절에 멈춰있었다.

“늙어서 그래. 젊었을 때랑은 다르지.”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훈아. 네 아내 잘 아껴줘야 해.”

반지훈과 시선이 마주치자 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웃음기가 보였다.

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반지훈은 시선을 들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강성연의 팔뚝을 잡았다. 그 바람에 강성연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되면서 벽에 등을 기댔다.

반지훈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 전 한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우리...”

반지훈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왜 이혼했어?”

강성연은 그의 시선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기억을 회복하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을 텐데요?”

반지훈은 살짝 당황한 건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손을 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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