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에는 내 사람이 많아. 그런데 날 걱정하는 거야?”X는 지윤의 어깨를 두드렸다.“넌 아직 젊으니까 계속 메트로폴리탄에 있을 수는 없어. 이곳저곳 다니면서 세상 물정도 좀 알고 그래야지. 그리고 네가 성연이 곁에 있어야 내 마음이 놓일 것 같아.”강성연은 X가 지윤을 자신에게 줄 줄은 몰랐다. 지윤은 그곳에서 자랐기에 메트로폴리탄을 떠난 뒤 생활에 익숙지 않을 거다.강성연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지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강성연 씨 곁을 꼭 지킬게요.”강성연은 또 한 번 놀랐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반지훈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강성연이 두 남자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눠서인지 언짢은 표정이었다.옆에 있던 희승은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반지훈은 질투가 정말 심했다.강시언의 앞에 선 강성연은 허리를 숙인 뒤 아이의 뺨을 어루만졌다.“시언아, 엄마랑 아빠 먼저 돌아갈게.”“네, 엄마. 먼저 돌아가세요.”강시언은 발꿈치를 들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제가 졸업하면 귀국해서 엄마랑 동생들이랑 같이 있을 거예요.”강성연은 아쉬운 얼굴로 그를 안았다.“너 자신을 잘 보호해야 해. 아프지 말고, 상처받지 말고, 할아버지 말씀도 잘 듣고. 알겠지?”강시언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그렇게 할게요.”반지훈은 강시언의 뒤에 선 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꼬맹이, 널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빠 이름을 대.”강시언은 코웃음을 쳤다.“전 괴롭힘 받을 정도로 멍청하지 않아요.”반지훈은 아이의 부드러운 뺨을 꼬집으며 말했다.“하, 잘났네?”강시언은 그의 손을 쳐내면서 말했다.“아빠나 엄마 괴롭히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귀국해서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요.”“자식, 버릇없긴.”반지훈이 따라가려는데 강시언이 X의 곁으로 달려가 그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강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둘 다 유치해, 정말.”반지훈은 캐리어를 끌고 강성연의 옆에 섰다.“유치하다니, 유치한 건 네
강유이는 반지훈의 앞으로 달려갔다.“아빠, 병은 다 나았어요?”반지훈은 넋이 나갔다. 그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건지 꼼짝하지 않았다.강유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아빠?”희승은 다급히 유이를 한쪽으로 데려간 뒤 몸을 숙여 아이를 보았다.“대표님께서 사고를 좀 당하셔서 기억이 온전치 않아요.”그는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강유이는 눈을 깜빡였다.“아빠가 바보가 됐다는 말이에요?”희승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강성연은 유이의 곁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인 뒤 아이의 헝클어진 땋은 머리를 정리해주며 말했다.“아빠의 기억은 17살 때에 멈춰있어. 그래서 당분간 우리가 기억나지 않을 거야.”강유이와 강해신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은 뒤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마치 가엾은 사람을 보듯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반지훈은 주먹으로 입술을 가린 뒤 헛기침하면서 시선을 피했다.“곧 기억날 거야.”강성연은 몸을 일으킨 뒤 그를 보며 말했다.“기억 안 나도 상관없어요. 오빠 한 명 많아져도 괜찮으니까, 그렇지 얘들아?”강유이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빠가 아빠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오빠 해요. 저희 의로 맺은 아버지도 있거든요!”반지훈은 너무 화가 나서 몸을 흠칫 떨며 안색이 어두워졌다.“너희 의붓아버지가 누군데?”“남우주연상 받은 아저씨요!”“남우주연상 받은 아저씨가 누군데?”반지훈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그의 아이들에게 의붓아버지가 있다니?강유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큰일이었다. 아빠는 의붓아버지도 기억하지 못했다.강성연은 두 아이더러 먼저 차에 오르게 했다.반지훈은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아직 못 물어봤...”강성연이 몸을 돌리자 두 사람의 거리가 확 좁혀졌다. 강성연이 고개를 들고 반지훈이 때마침 고개를 내리고 있어서 거리가 아주 가까웠다.시선을 내리뜨린 반지훈은 부드러운 붉은 입술에 시선이 닿자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남우주연상 받은 아저씨는 당신 친구 구천광 씨예요. 이 대답은 마
그러니까 진짜 몹쓸 놈은 나란 말인가?반지훈의 아버지가 반지훈을 바라보자 강성연이 입을 열었다.“아버님, 반지훈 씨...”“지훈이 일은 나도 알고 있다.”반지훈의 아버지가 손을 들어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널 탓하지 않는다. 이놈이 어떻게 되든 다 이놈 운명이지. 숨만 붙어있으면 된다.”“...”반지훈은 혹시 내가 주워 온 아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방으로 돌아온 뒤 강성연은 현관에 이르렀고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뒤에 다가왔다. 반지훈은 손으로 벽을 짚은 뒤 그녀를 품에 안았다.“얘기 좀 해.”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이내 활짝 웃어 보였다.“반지훈 씨, 저랑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내가 예전에 너한테 미안할 짓 했어? 내가 바람을 피웠어? 아니면...”반지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현관의 하얀 불빛이 그의 준수한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의 눈썹뼈와 높이 솟은 콧날은 더욱 부드러워 보였고 그의 눈동자도 환하면서 그윽한 것이 마치 바다 위 물결처럼 보였다.강성연은 손을 들어 그의 좁혀진 미간을 주물렀다.“내가 말했잖아요. 기억 날 때까지 기다리라고요.”그는 살짝 차가운 강성연의 손끝을 움켜쥐었다. 밤이 되면 감수성이 풍부해지기 마련인데 반지훈은 또 이성을 잃고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다가갔다.눈앞에 있는 입술과 이제 곧 닿을 듯한 열기는 강성연의 손끝에 막혔다. 반지훈은 미처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를 벽에 밀쳤다.“반지훈 씨, 못된 상상은 하지 말아요.”강성연은 여우 같은 교활한 웃음을 띠면서 장난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미처 예상하지 못한 반지훈은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강성연은 그를 놓아주었다.“안전을 위해서 일단은 따로 자야겠어요.”강성연이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가려 하는데 손목이 붙잡혔다. 반지훈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왜 따로 자야 해?”강성연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반지훈은 그녀의 등 뒤에서 어깨를 감싼 뒤 어
“네.”강성연은 신문을 접은 뒤 고개를 들었다.“오늘 저도 회사 가야 하니까 같이 못 있어 줘요.”“너도 출근해?”“아니면 당신이 나 먹여 살릴래요?”강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웃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우유 한 컵을 전부 다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내가 널 먹여 살리지 못한다는 거야?”반지훈은 강성연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아내도 출근해야 할 만큼 그의 처지가 좋지 않다는 말인가?그 말에 강성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반지훈의 곁으로 걸어가더니 손으로 테이블을 짚은 뒤 몸을 굽혀 그를 바라보며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당신이 내가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집안 말아먹을 거라고 해서 출근하는 거예요. 당신이 똑똑하고 독립적인 여자를 좋아한다고 했다고요.”“내... 가 그런 말을 했다고?”반지훈은 미간을 구기며 잠깐 생각해 보았지만 떠오르는 건 없었다.강성연은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꾹 누르며 매혹적으로 말했다.“여보, 나 출근해야 해요. 나 너무 보고 싶어 하지 말아요.”반지훈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하지만 강성연은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먼저 자리를 떴다.반지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는 억지로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고 있었다. 어쩐지 강성연이 그를 희롱하는 데 재미가 들린 것 같았다.soul 주얼리 회사.강성연은 프런트 데스크로 걸어갔고 직원이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어떤 주얼리를 구입하실 생각이신가요?”강성연은 검은색 안경테를 벗고 살짝 미소 지었다.“반크 디렉터님 계시나요?”“반크 디렉터님은...”“강성연 씨?”다른 여직원이 나타나 놀란 얼굴로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그 여직원은 soul의 오래된 직원이었다.“정말 강성연 씨예요? 강성연 씨는...”강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저 돌아왔어요. 반크 아저씨는요?”“반크 디렉터님은 사무실에 계세요. 제가 안내할게요!”여직원은 다급히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신입사원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
강성연은 멍해졌고 조금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남여진이 soul과 탄자나이트 협력 루트를 중단했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탄자나이트 협력 루트는 강성연이 개인적인 이익으로 남여진을 찾아가 협상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성연이 사고를 당했고 남여진은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새로운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을 테니 협력을 중단하는 건 정상적인 일이었다.그런데 남여진이 협력을 중단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남여진은 그녀가 돌아올 걸 알고 있었던 걸까?“그것보다 서울시 사람들이 제가 그 사고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강성연이 갑자기 물었고 반크가 대답했다.“당시 그 사고가 일어난 뒤 반 대표가 모든 기사를 통제했어. 대부분 사람은 그 사실을 모를 거야.”그는 강성연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성연아, 네가 돌아왔으니 드디어 네게 soul 주얼리를 전부 돌려줄 수 있게 됐네.”반씨 저택의 서재 안.건성으로 책을 넘기는 반지훈의 차가운 얼굴 위로 약간의 짜증이 엿보였다.희승은 서류를 들고 서재 안으로 들어온 뒤 책상 위에 서류를 내려놓았다.“대표님, 어르신이 가져다주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지난 3년간 TG그룹 내부의 모든 자료를 정리해 두셨어요.”반지훈은 책을 옆으로 던져놓은 뒤 서류 몇 개를 건네받았다. 그중 하나를 열어보며 그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왜 집안에 나랑 강성연의 결혼사진이 하나도 없는 거야?”희승은 잠깐 당황해하다가 이내 대답했다.“대표님은 강성연 씨랑 혼인신고만 했을 뿐 결혼식도 올리지 않으셨습니다.”반지훈은 눈을 감고 손을 들어 미간을 주물렀다.“왜 결혼식도 하지 않은 거야?”희승은 참을성 있게 대답했다.“처리할 일이 많아서요. 그리고 그때 할아버님께서도 동의하지 않으셔서 식은 올리지 못하셨습니다.”반지훈은 가죽 의자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눈꺼풀이 조금 무거웠다.“강성연이 어느 회사로 출근하는지 알아봐 줘.”희승은 쓴웃음을 지었다.“대표님, s
그녀를 꼭 껴안았다. 성연이 지훈을 보고 정신을 차리기 전, 아영은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불평했다. “너 언제부터 또 반지훈 이 개자식이랑 잘 지낸 거야?! 용서하지 않겠다며! 나 몰래 재결합하다니!”성연은 정신이 없어 휘청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려 하였다. 한 팔이 어깨를 감싸고 그녀를 품에 안았고, 뒤에 있던 남자는 마치 새끼 강아지를 감싸듯 냉랭한 얼굴로 아영에게 말했다. "왜 흔들어요, 어지러워 하잖아요" 아영은 황당하여 눈만 깜빡였다. 비록 3년 동안 반지훈을 본 적이 없지만, 기억 속의 반지훈이 이런 모습이었던가? 그녀는 팔짱을 끼고 중얼거렸다. “참내, 이제 와서 무슨 미련 남은 척이야. 성연아, 이 사람 분명 널 속일 게 뻔해” 아영은 속사정을 몰랐고 그저 지훈이 “쓰레기”라는 것만 알았다. 지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녀의 입에서 그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은 성연 때문이었다. 그는 품에 안긴 사람을 내려다보며 얇은 입술을 움직였다. “내가 너를 속였었어?” “음…”성연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아영이 이어 말했다 “지금 일부러 모르는 척 하시는거죠? 3년 전 성연이에게 이혼을 강요하고, 질렸다고 차버리셨다면서요? 그렇게 상처 주는 말을 해놓고, 지금 와서 다시 달라붙으려고 하다니, 정말 뻔뻔하시네요!” “아영아”성연이 뒷사람의 기운이 싸늘해진 것을 알아차리고 무언가를 말해주려 했지만, 아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넌 저 사람 대변 하지마, 저사람이 이혼을 강요하지 않았다면 너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웁!” 희승은 즉시 그녀의 입을 막고 그녀를 한쪽으로 데려갔다. "아영 씨, 지금 이런 말을 해도 소용없어요, 대표님은 기억하지 못하십니다" "기억하지 못한다니 그게 무슨…." 아영이 당황하며 성연과 지훈을 바라보았다. 만약 예전의 지훈이었다면, 그녀가 감히 이렇게 그의 면전에 욕을 퍼부었을 때 그는 진작 화를 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가 말했을 때 지훈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그 스스로도 어떻게
그의 기억에 성연은 없었고, 그는 분명 아무 영향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오히려 그녀를 향했고, 마치 그녀에게 끌리듯, 아프고, 아쉬웠다. 심지어 그녀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의 심장은 쿵쾅거렸고, 맥박과 체온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했다. 성연은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놀랐다. 그녀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지금 다시 저에게 고백하는 건가요?"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성연은 그의 허리를 껴안고 뺨을 그의 뛰는 가슴에 대었다. “지훈 씨, 저는 지훈 씨가 기억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얼마가 걸리든, 지훈 씨가 저한테 약속한 게 있으니, 지훈 씨는 기억이 돌아와야만 해요” 지훈은 입을 굳게 다물고 그녀의 흘러내리는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가 그녀에게 한 약속, 과연 무엇일까? 그는 기억해 낼 것이다. 지훈이 떠난 후, 아영은 소파에 앉아 반성했다. "성연아, 난 지훈 씨가 기억을 잃으신 줄 몰랐어. 내가 한 말은 그냥 화가 나서…" 성연은 서류를 뒤적였다. "응, 마침 기억을 잃었을 때 욕 하다니, 운이 좋네" 그 말인 즉, 지금의 지훈은 아영이 직접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것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아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문밖에서 희승이 그녀에게 전부 말해주었다. 지훈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성연에게 이혼을 강요했고, s국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성연을 만났다. 두 사람이 그런 일을 겪고 다시 재결합하여 겨우 원래대로 돌아왔는데, 지훈이 기억을 잃다니.이 둘은 하느님의 미움을 산 것이 아닐까? "왜 온거야?" 성연은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물었다. 아영은 그제야 말했다. "네가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지훈 씨를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 성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내가 귀국한다는 걸 알리지 않은 것 같은데 누가 알려줬어?" 아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누구
관리자 몇몇은 상당히 놀랐다. 대표는 3년 동안 회사의 일을 상관하지 않았다.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 중이라고 알고 있었으나, 지금 대표가 돌아온 걸 보니 분명 회복된 것 같았다. 어르신은 서류를 한데 모았다. "너희들 먼저 나가거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갔다. 어르신은 가죽 의자를 돌려 그를 보았다. "이 자식, 정말 지금 회사를 인수받고 싶은거니?" 지훈은 소파에 기대어 소파 가장자리에 팔을 기대었다. “서류 모두 봤어요. 기억해야 하는 건 모두 기억했으니, 할 수 있습니다” 어르신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래, 나도 널 막지 않으마. 회사는 네가 처음 인수했을 때와 다르다.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희승에게 물어보면 돼"그가 처음 TG를 인수했을 때는 열여섯 살이었고 학교를 다니면서 회사 경영을 공부했다. 비록 그의 현재 기억이 예전에 머물러 있지만, 그는 경험이 있었고, 곁에는 희승이 그를 돕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적응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다. 그의 기억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르신은 문으로 가서 희승에게 뭐라고 설명했고 희승은 그를 배웅하고 나서야 사무실로 들어갔다. "대표님, 지금 회사를 경영하실 겁니까?" “응” 희승이 고개를 숙였다. “TG에서 내가 뭔가를 떠올릴 수 있는지 알아보고싶어” 그는 일어나 책상으로 다가가 손끝으로 책꽂이에 진열된 책을 훑고는 가죽의자에 앉았다.희승이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님, 저와 사내를 돌아보며 한번 숙지해 보시겠어요?"지훈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왜, 내가 회사에서 길을 잃을 것 같아?" 그는 기억을 잃었을 뿐, 바보가 아니다. 희승이 웃으며 아무말 하지 않다. 육 가네.연희정은 손에 있는 반지를 보고 있었다. 이 반지를 그녀는 알고 있었다. 바로 그녀의 아버지 연혁이 가지고 있던 반지였다. 그녀는 성연에게 반지를 돌려주며 말했다. "외할아버지가 너에게 준거니 네가 잘 보관해야 한다" 성연은 반지를 건네받았고, 연희정은 안색이 어두웠다. "나는 네 할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