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2771 챕터

제401화

강성연은 웃음이 터졌다.반지훈의 말대로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서씨 집안의 체면을 생각해 서영유를 봐주겠지만 반지훈의 아버지는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방법이라면 서영유를 막다른 길에 몰아넣고 빠져나갈 구멍까지 철저히 막을 수 있었다.서영유는 평생을 숨어서 살 거나 얌전히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골목길에 있는 눈에 띄지 않는 모텔 안.방 안에 숨어있던 서영유는 도시 전체로 퍼져나간 자신의 수배 소식을 알고는 표정이 무섭게 변했다.반씨 집안은 그녀를 절벽 끝으로 내몰았다.빌어먹을. 처음부터 난 반지훈과 망할 강성연의 손아귀에 놀아난 거였어!반씨 집안이 먼저 매정하게 굴었으니 날 탓하지 말아!서영유는 휴대폰을 들더니 단 한 번도 먼저 연락한 적 없던 해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뒤 전화 건너편에서 남자의 냉소가 들렸다.“왜, 이제야 내가 떠오르나 보지?”서영유는 입술을 깨물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만 않았다면 절대 그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남호연 씨, 나 좀 구해줘요.”“널 구해달라고?”남자의 목소리에서는 그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내가 왜 널 구해야 하지?”상대의 비아냥에 서영유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서영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이를 악물었다.“남호연 씨, 예전에 나랑 약속했잖아요. 내가 당신을 도와 반씨 집안을 상대한다면 날 도와주겠다고요.”“하.”남자는 조롱 섞인 어조로 말했다.“반지훈이 너에게 반씨 집안 사모님 자리 안 주겠다고 했나 보네. 그래서 화가 나서 내가 떠올랐나 보지?”“남호연 씨, 날 도와준다면 뭐든 할게요...”“서영유. 난 주제 파악 못 하는 여자는 싫어해.”남자는 그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내가 너랑 한 번 잤다고 해서 조건 없이 널 도울 거라는 생각은 집어치워. 알겠어?”수모를 당한 서영유는 얼굴에서 핏기가 서서히 사라졌고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진심이라면 일단 날 도와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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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강성연은 미간을 구겼다.“난 그 여자들을 말한 거예요!”반지훈은 가볍게 웃었다.“넌 아니야?”“...”단단히 화가 난 강성연은 그의 손에서 머리카락을 빼냈다.“당신을 덮치는 건 이미 싫증 났는데 다른 남자 덮치면 안 돼요?”반지훈은 별안간 차가워진 얼굴로 말했다.“누굴 덮치고 싶은데?”강성연은 일부러 희승을 바라보았다.백미러를 통해 무언가를 눈치챈 희승은 겁에 질린 얼굴로 버벅거렸다.“강... 강성연 씨, 전, 전, 전 남자 좋아합니다!”말을 마친 그는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었다.“푸흡.”강성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반지훈은 그녀를 보며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짓궂긴.”밤이 되고 강성연은 죽도록 시달렸다.힘들어서 기절한 듯 잠이 든 강성연을 바라보며 반지훈은 화가 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그는 허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 콧방울,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아주 귀한 것을 대하듯, 혹여라도 솜사탕처럼 손에 쥐면, 입에 넣으면 녹아버릴까 걱정됐다.그는 몸을 일으킨 뒤 욕실 안으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했다.실크 재질의 잠옷을 입은 그는 욕실에서 나온 뒤 휴대폰 화면이 번쩍이는 걸 보았다.침대 옆에 다가가 휴대폰을 든 그는 문자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반지훈은 서재에 들어간 뒤 등을 켰고 노란색의 따뜻한 조명이 러그 위 책상에 드리워졌다. 그는 의자에 앉더니 서영유에게 연락했다.반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감히 나한테 연락해?”“지훈아, 너 나한테 정말 잔인하다.”서영유는 쓴웃음을 지었다.하지만 반지훈은 그녀와 더 얘기를 나눌 생각은 없었다.“네가 보낸 문자 무슨 뜻이야?”서영유는 웃음을 터뜨렸다.“네 어머니를 죽인 게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반지훈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변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영유는 느긋한 태도로 말을 이어갔다.“지훈아, 이건 내가 너한테 하는 마지막 연락이야. 내가 얘기해줄 수 있는 건 당시 너희 어머니를 납치했던 게 연씨 집안이 아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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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그날 저랑 연씨 어르신이랑 식사하게 됐을 때 연씨 어르신이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어르신 아버님이 연씨 어르신 다리 하나를 부러뜨렸고 연씨 어르신의 아버지까지 죽였다고요. 그게 사실인가요?”반지훈의 할아버지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연씨 집안과 반씨 집안 중 누가 옳고 누가 틀린 걸까?그러나 예상 밖으로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연혁 그놈이 너한테 그렇게 얘기했니?”강성연은 부인하지 않았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코웃음을 치더니 차가워진 얼굴로 말했다.“사람을 모함하네. 우리 아버지는 연혁을 이용해 연씨 집안을 협박할 셈이었어. 하지만 진짜 연혁에게 손을 댄 적은 없다. 걔 다리가 부러진 건 우리 집안과는 상관없는 일이야.”강성연은 다소 의아했다.“사실이 아니란 말이죠?”반지훈의 할아버지는 누군가 자기 아버지를 모함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당연하지. 우리 아버지는 귀족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혐오해. 그런 분이 어떻게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애한테 손을 대겠어? 연혁 그놈이 헛소리를 지껄인 거야.”강성연은 사색에 잠겼다.연혁은 반지훈의 할아버지가 그랬다고 했고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아니라고 했다. 역시 반씨 집안과 연씨 집안의 악연에는 의문점이 많았다.“그놈이 너한테 또 뭐라고 하더냐?”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너한테 반지훈을 어쩌라고 하지 않든?”강성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강성연이 설명했다.“절 이용해 지훈 씨를 상대하지는 않을 거예요.”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살짝 당황했다. 저번에 서영유가 한 말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강성연을 의심했던 그는 그녀의 설명을 듣자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했다.TG그룹.희승은 반지훈이 s국행 티켓을 준비하라고 하자 조금 놀랐다.“대표님, s국에 가시려고요?”반지훈은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뭐 문제 있어?”희승은 입을 비죽이더니 궁금한 듯 물었다.“갑자기 s국은 왜 가려고 하십니까? 어르신께서는 대표님이 s국 가는 걸 계속 반대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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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강성연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언제 가는데요?”반지훈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작게 대답했다.“내일.”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나랑 떨어지는 게 싫나 보네?”강성연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지훈이 보기에 그 모습은 더없이 유혹적이었다. 강성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그윽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허리를 잡고 그녀와 자리를 뒤바꿨다.“반지훈 씨, 당신 아직 나한테 어디에 가는지 얘기 안 해줬어요.”강성연은 그를 때리고 발로 차며 발버둥 쳤지만 두 손은 그에게 단단히 붙잡혔다....다음 날.아침 햇살 한 줄기가 커텐 틈 사이를 통해 방 안에 쏟아졌다.강성연은 환한 햇살 때문에 잠에서 깼다. 몸을 뒤척이며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사람을 끌어안으려고 했는데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강성연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녀의 옆자리는 차게 식어있었다.아래층으로 내려온 뒤 강성연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이 준비된 걸 발견했다. 반지훈은 없었지만 우유가 담긴 컵 아래 쪽지 한 장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예쁜 글씨체였다.“나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강성연은 쪽지를 구겨버렸다.“하, 어젯밤에 밤새 못살게 굴더니 내가 잠들자마자 아침 일찍 도망갔다 이거지?”남자는 정말 믿을 수 없었다.무언가 떠올린 강성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그와 조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서울 공항.반지훈은 라운지에서 잡지를 읽고 있었다.그는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있었는데 티가 때마침 목젖 부근을 가려 섹시함이 물씬 풍겼다.짙은 회색 재킷은 양옆으로 벌어져 있었고 슬랙스를 입은 그는 기다란 다리를 겹치고 있어 흰 발목이 드러났다.고혹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반지훈 때문에 그곳을 지나치는 스튜어디스들은 마음이 설렜다.희승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대표님, 비행기 출발 시간이 20분 정도 미뤄졌습니다.”페이지를 넘기던 손이 잠깐 멈칫했지만 짜증 난 것 같지는 않았다.“괜찮아.”희승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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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희영은 깨달은 얼굴이었다.“그렇군요. 그런데 대표님은 아세요?”강성연은 캐리어를 이끌고 차 앞에 섰다.“몰라요. 그래서 서프라이즈 해주려고요.”밤 11시 50분, s국 센시티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거의 10시간 가까이 비행해 이튿날 아침 10시쯤에 도착할 수 있었다.기나긴 비행 중 잠깐 깨어났을 때 보니 창밖은 환했다. 두꺼운 구름이 바로 아래쪽에 희게 깔려 있었고 하늘 끝 푸른 빛이 교차하는 곳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달을 볼 수 있었다.10시가 되고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며 s국 도시 위를 비행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곳곳에 고층 건물이 있었고 점점 더 그것들과 가까워졌다.작게 축소된 거리는 마치 도시의 맥락처럼 얽혀 있었다.30분 뒤, 비행기가 센시티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밤새 비행기를 탔더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네요.”희영은 캐리어를 끌며 강성연과 함께 걸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비행기를 탄 건 처음이었다.강성연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괜찮아요. 익숙해지면 돼요.”두 사람은 공항 출구에서 나왔고 강성연은 택시 하나를 불러세웠다.기사가 차창을 내리자 강성연은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애뉴얼 호텔로 가주세요.”강성연은 s국 센시티에 무척 익숙했다. 온라인으로 예약한 애뉴얼 호텔에 도착한 두 사람은 신분증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희영은 캐리어를 내버려 둔 뒤 곧장 침대에 뛰어들었고 부드러운 매트리스에 몸이 반동을 느꼈다.“너무 편해요. 드디어 침대에서 잘 수 있겠네요.”고개를 든 희영은 침대맡에 한국어로 된 소개서 가 있는 걸 보았다.“어, 여기 호텔에 한국어 번역이 돼 있네요?”강성연은 짐을 정리한 뒤 슬리퍼로 갈아신었다.“애뉴얼 호텔 사장이 한국인이거든요. 이 호텔을 찾는 손님도 대부분 한국인이고요.”애뉴얼은 센시티에서 6성급 호텔로 가격대도 다른 호텔보다 꽤 높았다. 국내 재벌들도 출장할 때 대부분 애뉴얼 호텔에 묵었다.희영은 더는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후까지 쉬다가 레스토랑을 예약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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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네. 지금은 저만의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참.”강성연은 그를 향해 소개했다.“이분은 제 친구 희영이에요.”울리프는 그녀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희영도 다급히 미소로 회답했다.강성연이 그녀에게 소개했다.“울리프 씨는 사셀의 주주예요. 예전에 내가 사셀에 있을 때 많이 돌봐줬어요.”“울리프 씨, 식사는 하셨어요?”강성연은 울리프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영어로 말했다.울리프는 고개를 끄덕였다.“금방 먹었어. 존스 씨랑 함께 귀한 손님을 초대했지. 참, 그분도 Z국의 사업가인데 아주 젊고 잘생겼어.”강성연은 그가 말한 사업가가 누군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때마침 그녀의 시선이 그의 등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에게 옮겨졌다.그들은 걸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중 맨 앞에 선 남자는 구김 하나 없는 정장을 입고 차가우면서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무심코 고개를 든 그는 멀지 않은 곳에서 낯익은 이를 보았다. 순간 파문 하나 없던 눈동자에 약간의 놀라움이 스쳤고 곧이어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그의 뒤에 서 있던 희승 또한 강성연을 보았다. 그런데 그의 동생까지 이곳에 올 줄은 몰랐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존스.”울리프는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넸고 반지훈 옆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가 회답했다. 강성연을 본 순간 그는 살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울리프 씨, 이분은 누구시죠?”울리프가 소개했다.“Zora씨라고 예전에 사셀의 디자이너였어요.”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먼저 존스에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미인이 먼저 인사를 건넸으니 당연히 받아줘야 했다.“안녕하세요, Zora씨. 처음 뵙겠습니다.”반지훈은 표정이 돌연 굳었다.강성연은 잠깐 그를 무시하다가 시선을 옮겨 그를 보며 싱긋 웃었다.“반지훈 씨도 센시티에 계셨군요.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반지훈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존스는 두 사람을 보며 의외라는 듯 말했다.“아는 사이세요?”강성연은 눈썹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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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울리프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Zora, 결혼했어?”강성연은 씩 웃으며 말했다.“네.”“그랬군. 그럼 남편도 센시티에 있는 거야? 같이 식사나 할까?”울리프는 이렇게 아름답고 재능도 넘치는 그녀와 결혼한 운 좋은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다.강성연은 일부러 탄식하며 말했다.“저도 그러고 싶은데 남편이 어떤 여자랑 바람이 났는지 연락이 안 되네요.”“...”반지훈과 희영, 희승 모두 어이가 없었다.울리프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동정하듯 그녀를 보며 말했다.“불행이군. 하지만 Zora 너처럼 아름답고 뛰어난 여자는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야.”강성연은 싱긋 웃었다.“고마워요. 그러면 소개라도 해주실래요?”울리프 또한 웃었다.“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반지훈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향해 웃어 보이더니 이를 악물며 말했다.“저랑 강성연 씨는 나눌 얘기가 있어서 저녁은 따로 하시죠.”말을 마친 반지훈은 강성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사람들의 놀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자리를 떴다.방문이 ‘삑’ 소리를 내며 열렸다.반지훈은 룸 키를 가져다 대더니 강성연을 그대로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강성연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반지훈 씨, 뭐 하는... 읍!”반지훈은 그녀를 벽으로 밀치면서 거칠게 키스했다.그의 눈빛은 어두우면서도 뜨거웠다. 강성연이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흘러가게 놔둘 생각이 없던 강성연은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반지훈은 헛숨을 들이키며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봤다.“날 물었어?”강성연은 고개를 돌렸다.“반 대표님, 이렇게 여자를 방으로 끌어들이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네요.”강성연이 삐진 것 같자 반지훈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태연하게 말했다.“내 아내 데리고 방으로 돌아오는 게 뭐 어때서?”“아내요?”강성연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코웃음을 쳤다.“그냥 아는 사이라면서요?”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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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그럼 당신이 먼저 얘기해요.”반지훈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강성연...그녀가 자초한 것이다!한참 뒤에야 반지훈은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강성연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니 여전히 화가 난 표정이었다. 반지훈은 그녀 대신 옷끈을 정리한 뒤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피부를 훑었다. 강성연은 평소와 달랐다.반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나한테 화난 거야?”강성연은 대꾸하지 않았다.반지훈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나랑 계속 그렇게 얘기할 셈이야?”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부끄럽지도 않나 봐.”강성연은 가운을 몸에 두르며 그를 흘겨봤다.“당신이 더 뻔뻔하죠. 내가 뭐 부끄러울 게 있어요?”반지훈은 몸을 일으키더니 두 손으로 화장대를 짚으며 그녀를 품 안에 가뒀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알겠어. 성연아, 내가 미안해.”강성연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나 씻을 거니까 나가요.”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일으켰다.“알겠어. 밖에서 기다릴게.”강성연은 샤워를 마친 뒤 자신의 옷을 들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거실에서 반지훈은 검은색 베스트를 입고 금 테두리 안경을 쓴 채로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마디마디 분명한 손가락이 아주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일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은 아주 매혹적이었다. 안경까지 끼고 있으니 어쩐지 차갑고 금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그의 바쁜 모습에 강성연은 그를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자리를 뜨려는데 등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늘 밤은 여기서 자.”강성연은 신발을 갈아신으며 웃었다.“싫어요.”의자를 옮긴 반지훈은 안경을 벗고 그녀를 향해 걸어가더니 곧장 그녀를 안아 들었다.“반지훈 씨, 내려줘요!”강성연은 씩씩거리며 그의 어깨를 때렸다. 반지훈은 화가 난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걸까?내가 더 화를 내야 하나?반지훈은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은 뒤 이불을 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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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강성연은 더 묻지 않았다.그는 희승이 희영에게 알려주지 않은 원인을 알았다. 아마 그녀가 아는 걸 원하지 않아서겠지.강성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희영은 그녀가 다른 걸 걱정하는 줄 알았다. 희영은 갑자기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절대 바람피우실 분이 아니에요.”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걸 어떻게 알아요?”희영은 가슴팍을 치면서 장담했다.“제 인격을 걸고 장담합니다.”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희영 씨한테 인격이 있던가요?”희영은 입을 비죽이다가 말을 바꾸었다.“그러면 제 미약한 월급으로 맹세할게요.”강성연은 웃었다.희영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은 선이 명확한 분이세요. 언니는 대표님이 인정한 첫 번째 여자고요. 전 예전에 대표님 같은 남자는 절대 결혼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어요.”“예전에는 어땠는데요?”무료해서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강성연은 반지훈이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지 못했다.희영은 입가를 가리며 몰래 웃었다.“언니한테 몰래 알려드릴게요. 대표님 어릴 때는 지금처럼 포커페이스가 아니었어요. 어릴 때는 구천광 도련님한테 괴롭힘당해서 자주 울었어요.”강성연은 흠칫했다. 반지훈이 어릴 때 구천광한테 괴롭힘당해서 울었다고?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어쩐지 속 시원했다. 강성연은 반지훈이 어릴 때부터 계속 포커페이스인 줄 알았다.별안간 무언가를 떠올린 강성연이 물었다.“구천광 씨랑 반지훈 씨는 어릴 때부터 자주 같이 놀았다면서요. 그런데 구씨 집안과 반씨 집안은 왜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것 같죠?”구씨 집안은 정치 쪽, 반씨 집안은 사업 쪽에 종사해 이익이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구천광이 어릴 때부터 반지훈과 함께 놀았다면 두 집안은 사이가 가까워야 했다.하지만 밖의 소문을 들어보면 구씨 집안과 반씨 집안이 사이가 좋다는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희영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구씨 집안 가주님과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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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모든 미디어가 미영이 다시 버려질지 주목하고 있었지만 반준성의 행동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불화설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그 뒤로 서울시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얘기가 퍼졌다. 반준성은 절대 회식 자리에 여자를 부르지 않는다고, 만약 누군가 여자를 부른다면 곧바로 화를 내며 자리를 뜬다고 말이다. 그리고 과거 자주 스캔들에 휘말려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미영은 절대 로맨스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다.서로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다.상대를 너무 믿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너무 존중해서였다.강성연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탄식했다.“아저씨께서는 아내를 엄청 사랑하셨나 보네요?”연씨 집안 그 일이 없었다면...반준성은 사랑하는 여자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희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15년 전 사모님께서 s국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로 대표님 아버지께서는 말수가 적어지셨어요. 그리고 계속 옛 저택에 머무시는 것도 사모님께서 그곳을 좋아하셨기 때문이에요.”강성연은 흠칫했다. 반준성이 대도시보다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옛 저택에 살기를 선택한 건 그 이유 때문이었다. 반준성은 반지훈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재혼하지 않았다.사실 강성연은 살짝 감동했다.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을 좋아한다. 그래서 슬픔과 죽음이 선사한 이별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하지만 이 세상에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이 몇 개나 될까?눈앞의 사람을 아끼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아침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성연과 희영은 우연히 존스를 마주쳤다.존스는 삼십 대 초반처럼 보였다. 눈썹뼈가 뚜렷하고 콧대가 높으며 눈이 움푹 들어간 것이 아주 전형적인 서방 미남 얼굴이었다. 그는 외출하려는 건지 캐주얼한 차림에 장갑을 끼고 있었다. “Zora씨.”존스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며 미소를 지었다.“우연이네요. 방금 아침 드셨어요?”강성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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