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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강성연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가는데요?”

반지훈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작게 대답했다.

“내일.”

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나랑 떨어지는 게 싫나 보네?”

강성연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지훈이 보기에 그 모습은 더없이 유혹적이었다. 강성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그윽했다.

반지훈은 강성연의 허리를 잡고 그녀와 자리를 뒤바꿨다.

“반지훈 씨, 당신 아직 나한테 어디에 가는지 얘기 안 해줬어요.”

강성연은 그를 때리고 발로 차며 발버둥 쳤지만 두 손은 그에게 단단히 붙잡혔다.

...

다음 날.

아침 햇살 한 줄기가 커텐 틈 사이를 통해 방 안에 쏟아졌다.

강성연은 환한 햇살 때문에 잠에서 깼다. 몸을 뒤척이며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사람을 끌어안으려고 했는데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강성연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녀의 옆자리는 차게 식어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뒤 강성연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이 준비된 걸 발견했다. 반지훈은 없었지만 우유가 담긴 컵 아래 쪽지 한 장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예쁜 글씨체였다.

“나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강성연은 쪽지를 구겨버렸다.

“하, 어젯밤에 밤새 못살게 굴더니 내가 잠들자마자 아침 일찍 도망갔다 이거지?”

남자는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무언가 떠올린 강성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와 조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

서울 공항.

반지훈은 라운지에서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는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있었는데 티가 때마침 목젖 부근을 가려 섹시함이 물씬 풍겼다.

짙은 회색 재킷은 양옆으로 벌어져 있었고 슬랙스를 입은 그는 기다란 다리를 겹치고 있어 흰 발목이 드러났다.

고혹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반지훈 때문에 그곳을 지나치는 스튜어디스들은 마음이 설렜다.

희승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님, 비행기 출발 시간이 20분 정도 미뤄졌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던 손이 잠깐 멈칫했지만 짜증 난 것 같지는 않았다.

“괜찮아.”

희승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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