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프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Zora, 결혼했어?”강성연은 씩 웃으며 말했다.“네.”“그랬군. 그럼 남편도 센시티에 있는 거야? 같이 식사나 할까?”울리프는 이렇게 아름답고 재능도 넘치는 그녀와 결혼한 운 좋은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다.강성연은 일부러 탄식하며 말했다.“저도 그러고 싶은데 남편이 어떤 여자랑 바람이 났는지 연락이 안 되네요.”“...”반지훈과 희영, 희승 모두 어이가 없었다.울리프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동정하듯 그녀를 보며 말했다.“불행이군. 하지만 Zora 너처럼 아름답고 뛰어난 여자는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야.”강성연은 싱긋 웃었다.“고마워요. 그러면 소개라도 해주실래요?”울리프 또한 웃었다.“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반지훈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향해 웃어 보이더니 이를 악물며 말했다.“저랑 강성연 씨는 나눌 얘기가 있어서 저녁은 따로 하시죠.”말을 마친 반지훈은 강성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사람들의 놀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자리를 떴다.방문이 ‘삑’ 소리를 내며 열렸다.반지훈은 룸 키를 가져다 대더니 강성연을 그대로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강성연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반지훈 씨, 뭐 하는... 읍!”반지훈은 그녀를 벽으로 밀치면서 거칠게 키스했다.그의 눈빛은 어두우면서도 뜨거웠다. 강성연이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흘러가게 놔둘 생각이 없던 강성연은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반지훈은 헛숨을 들이키며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봤다.“날 물었어?”강성연은 고개를 돌렸다.“반 대표님, 이렇게 여자를 방으로 끌어들이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네요.”강성연이 삐진 것 같자 반지훈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태연하게 말했다.“내 아내 데리고 방으로 돌아오는 게 뭐 어때서?”“아내요?”강성연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코웃음을 쳤다.“그냥 아는 사이라면서요?”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그럼 당신이 먼저 얘기해요.”반지훈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강성연...그녀가 자초한 것이다!한참 뒤에야 반지훈은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강성연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니 여전히 화가 난 표정이었다. 반지훈은 그녀 대신 옷끈을 정리한 뒤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피부를 훑었다. 강성연은 평소와 달랐다.반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나한테 화난 거야?”강성연은 대꾸하지 않았다.반지훈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나랑 계속 그렇게 얘기할 셈이야?”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부끄럽지도 않나 봐.”강성연은 가운을 몸에 두르며 그를 흘겨봤다.“당신이 더 뻔뻔하죠. 내가 뭐 부끄러울 게 있어요?”반지훈은 몸을 일으키더니 두 손으로 화장대를 짚으며 그녀를 품 안에 가뒀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알겠어. 성연아, 내가 미안해.”강성연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나 씻을 거니까 나가요.”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일으켰다.“알겠어. 밖에서 기다릴게.”강성연은 샤워를 마친 뒤 자신의 옷을 들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거실에서 반지훈은 검은색 베스트를 입고 금 테두리 안경을 쓴 채로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마디마디 분명한 손가락이 아주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일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은 아주 매혹적이었다. 안경까지 끼고 있으니 어쩐지 차갑고 금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그의 바쁜 모습에 강성연은 그를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자리를 뜨려는데 등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늘 밤은 여기서 자.”강성연은 신발을 갈아신으며 웃었다.“싫어요.”의자를 옮긴 반지훈은 안경을 벗고 그녀를 향해 걸어가더니 곧장 그녀를 안아 들었다.“반지훈 씨, 내려줘요!”강성연은 씩씩거리며 그의 어깨를 때렸다. 반지훈은 화가 난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걸까?내가 더 화를 내야 하나?반지훈은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은 뒤 이불을 덮어
강성연은 더 묻지 않았다.그는 희승이 희영에게 알려주지 않은 원인을 알았다. 아마 그녀가 아는 걸 원하지 않아서겠지.강성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희영은 그녀가 다른 걸 걱정하는 줄 알았다. 희영은 갑자기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절대 바람피우실 분이 아니에요.”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걸 어떻게 알아요?”희영은 가슴팍을 치면서 장담했다.“제 인격을 걸고 장담합니다.”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희영 씨한테 인격이 있던가요?”희영은 입을 비죽이다가 말을 바꾸었다.“그러면 제 미약한 월급으로 맹세할게요.”강성연은 웃었다.희영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은 선이 명확한 분이세요. 언니는 대표님이 인정한 첫 번째 여자고요. 전 예전에 대표님 같은 남자는 절대 결혼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어요.”“예전에는 어땠는데요?”무료해서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강성연은 반지훈이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지 못했다.희영은 입가를 가리며 몰래 웃었다.“언니한테 몰래 알려드릴게요. 대표님 어릴 때는 지금처럼 포커페이스가 아니었어요. 어릴 때는 구천광 도련님한테 괴롭힘당해서 자주 울었어요.”강성연은 흠칫했다. 반지훈이 어릴 때 구천광한테 괴롭힘당해서 울었다고?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어쩐지 속 시원했다. 강성연은 반지훈이 어릴 때부터 계속 포커페이스인 줄 알았다.별안간 무언가를 떠올린 강성연이 물었다.“구천광 씨랑 반지훈 씨는 어릴 때부터 자주 같이 놀았다면서요. 그런데 구씨 집안과 반씨 집안은 왜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것 같죠?”구씨 집안은 정치 쪽, 반씨 집안은 사업 쪽에 종사해 이익이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구천광이 어릴 때부터 반지훈과 함께 놀았다면 두 집안은 사이가 가까워야 했다.하지만 밖의 소문을 들어보면 구씨 집안과 반씨 집안이 사이가 좋다는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희영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구씨 집안 가주님과 대
모든 미디어가 미영이 다시 버려질지 주목하고 있었지만 반준성의 행동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불화설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그 뒤로 서울시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얘기가 퍼졌다. 반준성은 절대 회식 자리에 여자를 부르지 않는다고, 만약 누군가 여자를 부른다면 곧바로 화를 내며 자리를 뜬다고 말이다. 그리고 과거 자주 스캔들에 휘말려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미영은 절대 로맨스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다.서로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다.상대를 너무 믿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너무 존중해서였다.강성연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탄식했다.“아저씨께서는 아내를 엄청 사랑하셨나 보네요?”연씨 집안 그 일이 없었다면...반준성은 사랑하는 여자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희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15년 전 사모님께서 s국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로 대표님 아버지께서는 말수가 적어지셨어요. 그리고 계속 옛 저택에 머무시는 것도 사모님께서 그곳을 좋아하셨기 때문이에요.”강성연은 흠칫했다. 반준성이 대도시보다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옛 저택에 살기를 선택한 건 그 이유 때문이었다. 반준성은 반지훈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재혼하지 않았다.사실 강성연은 살짝 감동했다.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을 좋아한다. 그래서 슬픔과 죽음이 선사한 이별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하지만 이 세상에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이 몇 개나 될까?눈앞의 사람을 아끼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아침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성연과 희영은 우연히 존스를 마주쳤다.존스는 삼십 대 초반처럼 보였다. 눈썹뼈가 뚜렷하고 콧대가 높으며 눈이 움푹 들어간 것이 아주 전형적인 서방 미남 얼굴이었다. 그는 외출하려는 건지 캐주얼한 차림에 장갑을 끼고 있었다. “Zora씨.”존스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며 미소를 지었다.“우연이네요. 방금 아침 드셨어요?”강성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남은 몇 명도 달려들어 그녀를 둘러싸고 많은 질문을 했다. 성연은 침착하게 대답했고,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존스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곱슬머리 남자는 그의 어깨에 팔꿈치를 얹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존스, 설마 저 사람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지?" "내가?" 존스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씩 웃었다. “조금 관심있어. 하지만 그녀는 기혼자야” "기혼? 그럼 정말 기회가 없겠네" 곱슬머리 남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존스는 골프채를 잡고 잔디밭에서 공을 쳤으나 빗나간 것 같았다. 옆에 있던 파란 머리는 웃었다. "Zora양이 공 다루는 솜씨가 좋은 것 같네" 그는 성연이 있는 쪽을 쳐다보았고, 존스도 그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성연은 양손에 골프채를 쥐고 있었고, 정확하게 공을 홀에 넣었다. “꽤 잘 치네" 존스는 이를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그의 주변에는 골프를 칠 줄 아는 여성이 거의 없었다. 규수의 여인이 아웃도어형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성연은 온 정신을 골프에 집중해서 존스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것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성연의 이마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본 듯, 그는 손수건을 꺼내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줬다. 희영이 불쑥 앞으로 다가와 존스의 팔을 잡았다. “뭐하시는거죠?” 성연은 어리둥절해 하며 의심스러운 듯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존스는 자신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스스로도 당황한 듯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손을 떼었다. “죄송해요, 친구분의 오해를 샀네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다른 여성 친구였어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희영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이 외국인이 어떤 목적을 갖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성연은 웃었다. “존스 씨는 정말 상냥하시네요” 대중적인 훈남 스타일. "여성분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존스가 웃으며 대답했다. 성연은 갑자기 느껴지는
옆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Zora 씨는 기혼자가 아닌가? 대표가 그녀를 애기라고 부른다고? 설마 Zora 씨와 대표가…. 그의 품에 안겨 있던 성연은 이를 악물었다, 애기? 하하. 그녀는 그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훈 씨, 이러면 재밌어요?" 지훈은 탐욕스럽게 그녀의 머리 향을 맡았고, 눈빛은 어두웠다. 그는 어떤 남자에게도 그의 여자를 엿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s국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너 이렇게 노는 거 남편도 알아?" 성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남편도 다른 여자를 안고 있는데 저라고 다른 여자 남편 못 안을 건 뭐예요?" 희승과 희영: “......” 도대체 뭐하자는거지?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너 간이 커졌구나. 보아하니 네 남편이 어젯밤에 너를 제대로 혼내 주지 못한 것 같네. 다른 사람이랑 어울릴 힘이 남아 있나 봐?"성연은 손끝을 빙빙 돌리며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대표님이 위로해 주실래요?" 지훈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이를 악물었다. “이런 여우 같은이라고”그는 고개를 돌려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아가씨와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겠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매우 담담했다. 그는 말 할 틈도 주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데려갔다.남아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Zora 씨가 바람을 피우다니, 이렇게 대놓고! 그럴 줄은 몰랐는데! 차에 오르자마자 지훈은 그녀를 감싸 안았고, 입술은 그녀를 향해 강하게 돌진했다. 그의 눈빛은 깊었고 그 속에 숨겨진 성화가 꿈틀거렸다. 성연은 또 그에게 키스를 당하며 숨 쉴 기회조차 없었다. 그 예쁘고 정교한 얼굴에 억울함이 서린 듯 두 눈에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반지훈, 이 나쁜 놈아!"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머리 위로 들어올린 지훈은 화가 난 듯 웃으며 말했다. "아까 너가 먼저 날 희롱한 거 아니었나?" 이 여
지훈을 등지고 자던 성연은 천천히 눈을 떴다. 지훈이 옷을 차려입고 나갈 때까지 성연은 자는 척했다.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지훈은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긴장하고 심지어 자신을 숨기는 것까지 서슴지 않을까?지훈을 급히 S국으로 오게 할 수 있었던 일. 추측해보자면 분명 그에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일, 심지어 그녀에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일…. 성연은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식은땀을 흘렸다. 설마 그의 어머니와 관계가 있나?그의 어머니는 S국에서 납치되어 살해당했는데, 그가 S국에 온 것도 이 일 때문일까? 그 시각, 다른 호텔 방. 창문 앞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보던 남자는 손에 와인 한 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는 가운을 입고 있었고 가운은 살짝 열어젖혀 있었다. 탄탄한 복근이 드러나 있었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관찰 금지구역이 나타났다. 욕실에서 목욕을 마치고 나온 서영유는 몸에 걸친 가운을 꽉 감싸고 이를 악물었다. "남호연 씨, 약속하신 일은, 지킬 수 있는 거죠?" 그녀는 이미 지훈을 s국으로 보냈으니, 이번에는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남호연은 천천히 몸을 옆으로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입꼬리를 올려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지" 그는 술잔을 탁자 위에 놓고 가느다란 손 끝으로 가볍게 잔을 두드렸다. “근데, 너가 아직 나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어” 남자의 강한 압박감을 느낀 영유는 몸을 떨었다.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호연 씨, 제…. 제가 아는 건 다 말해드렸어요!" 호연은 사진 한 장을 탁자 위에 던졌다. "이 여자는 누구지?" 영유는 사진 속 여인을 보고는 경악했다. "강성연? 그녀가 어떻게…." 그녀도 s국에 있다니?"어? 아는 사이인가 봐?" 호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영유는 이를 악물었다. “당연히 알죠. 못 죽인 게 한이예요”호연이 그녀 앞으로 다가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쥐었다. 그는 마치 독사처럼 음흉하고 표독하였으며 무서웠다. "그녀
남호연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그녀의 가운을 지체없이 잡아당겼다. 그녀의 몸을 마주하였으나 그의 눈에는 어떠한 욕망도 느껴지지 않았다. “반지훈의 생모가 납치됐을 때의 일도 깔끔하게 처리해서 반서준 그 늙다리도 속였는데, 이 일을 굳이 나한테 맡길 필요가 있나?” 서영유는 수치심보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눈을 똑바로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남호연이 무서운 이유는 그가 감정이 없고 연민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반가의 사람들보다 더 악랄하고 시기심이 매우 강하다. 그를 똑바로 쳐다보기만 해도 그는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낼 것이다.그가 너무 무서워서 그녀는 전부터 그를 피했다. 그의 표적이 된다면, 그는 독사처럼 상대를 질식시킬 것이다. 그녀는 온몸의 피가 응고되는 것 같았다. "남호연 씨, 저는… 감히 당신을 이용할 수 없어요"남호연은 테이블 위에 놓인 적포도주를 들어 그녀의 몸에 부었다. 포도주는 그녀의 하얀 피부에 활짝 핀 붉은 꽃처럼 흘러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보아하니 너는 연 씨네 가족들에게 죄를 떠넘기는 것에 매우 능숙한 것 같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어머니가 납치된 일을 그들에게 떠넘기지 못 했겠지. 하지만 바로 그런 너의 가식적인 얼굴 때문에 너가 쓸모 있게 느껴지는 구나” 서영유는 갑자기 심장이 떨렸다. 호연은 그녀의 뺨을 만지며 그녀를 똑바로 마주하게 했다. "네가 반지훈을 내가 설계한 함정에빠지게만 한다면, 그 여자는 네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 알아들어? 영유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호연은 그녀를 놓아주었고, 영유는 몸을 가운으로 감쌌다. 그는 그녀에게 등을 돌렸다. “날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 이틀 뒤. 성연과 남여진 부인은 애뉴얼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창가에 자리를 잡은 남 부인 말고도 오리엔탈룩 브랜드 맞춤 정장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성연은 송구한 미소를 지었다. "남 부인, 오래 기다렸죠" 남 부인은 손사래를 쳤다. “뭐 큰일이라고”